1부 외전-19화 공작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끄럽고 피곤했던 연회가 모두 끝난 다음 날 아침-
미리 정해진 일정 대로
수도 내 고위 귀족들을 만나러 가야 했던 시안은
아침 이른 시간부터 몸을 움직였다.
'다른 건 몰라도'
'옷장에 옷이 많은 건 좋네'
'다 내 취향이 아니라서 문제지만'
'나중에 시간이 좀 남는다면 현대 식 느낌이 나는 옷들을 만들어야겠어'
옷장에 걸려 있는 옷들 중 하나를 입고
문을 나서자 문밖에서 바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왕실 고문 중 한 사람
'...무슨 일이지?'
그녀는 무슨 일인가 싶었던 시안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네며 그와 동시에
오늘 시안이 만나러 가야 할 귀족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용사 님"
"모쪼록 잘 주무셨는지요?"
"네 뭐...아마도?"
"오늘부터는 전에 폐하께서 말씀드린 일정 대로"
"수도 내의 몇몇 귀족 분들을 만나 뵈러 가셔야 되는 데요"
"오늘 용사 님께서 만나 뵈셔야 할 분은..."
'할 분은...?'
"제국 내 유일한 공작이신 루안 루비우스 공작 님이십니다."
오늘 첫 번째로 시안이 만나야 될 사람이
어제 넘어질 뻔했던 자신을 도와줬던
루안 루비우스 공작이라 말하는 고문
'루비우스...공작이라면..'
'어제 봤던 그 흰머리 아저씨?'
하긴 어찌 보자면 당연한 서순이기도 했다.
중세와 비슷한 수준의 왕권 국가라면
권력의 흐름대로 만나는 게 일반 적일 테니까
「1-황제」
「2-공작」
「3-후작」
이런 식으로
'어차피 그 사람한테는 어제 날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과'
'왜 날 피해 도망갔는지 물어볼 생각이었으니까'
어차피 만나서 물어볼 내용도 있겠다.
시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문을 향해
언제 공작가로 출발하면 되는 지 물어 보았고
"그럼 언제 출발하는 거죠?"
그런 시안에게 고문은 아침을 먹고
바로 출발하면 될 거라 이야기 했다.
"어...바로 출발하셔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아침은 드시고 가시죠?"
아침 먹고 조금 뒤-
공작가로 가기 위한 마차에 오른 시안은
마차 안에서 엊그제 헤어졌던
성 왕국에서 온 그녀의 호위들과 다시 마주했고
"용사 님 그 동안 무탈 없으셨습니까?!"
"네"
"무슨 큰 일이 있다 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호위 분들께서는 어떻게 아무 일 없으셨나요?"
"저희야 물론 아무 일 없었습니다."
가벼운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은 시안이
다리를 떨자
다리를 떨며 앉아 있던 그녀가 불안 때문에
다리를 떤다 생각해서 인지
호위는 시안에게 제국의 법률 상 용사는
공작보다 더 높은 직위로 치환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오늘의 만남도 가벼운 인사와 티 타임 정도일 거라 말하며 그녀를
안심 시켰다.
"용사 님"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제국 법령 상 용사는 왕족과 동등한 직위를 지니고 있으니"
"이 나라의 공작이라 해도 용사 님껜 아주 예의를 차려야 할 겁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귀족과 독대하시는 게 부담스러우시다면"
"아마 오늘 만남이라 해 봐야 그냥 가벼운 티 타임 정도 일 테니"
"그것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고요."
물론 시안은 전혀 불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지만
'아...네'
'별로 아무 생각 없었는데'
'하긴...이쪽 세계엔 다리를 떨 만한 일이 없겠네'
'자동차도 이어폰도 없으니까'
「이 뒤 공 작가에 저택에 도착한 뒤」
「저택 내부를 안내 받아 구경하는 내용은 생략함-」
「별로 스토리에 중요하지도 않고 귀찮으니까」
「응접실-」
잠시 공작이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서
몇 분이 흘렀을까 공작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응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거 이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용사 님"
"잠깐 일이 생겨서 용사 님을 기다리게 했군요."
시안의 앞 소파에 앉은 공작-
그는 시안에게 이야기에 앞서 어떤 음료를 원하는지 물었고
"용사 님은 어떤 음료를 마실 생각이신지요?"
시안이 그냥 아무 음료든 상관 없다 답하자
공작과 함께 들어온 집사는 홍차를 내어 주었다.
'사이다 콜라 뭐 이런 건 당연히 없겠지?'
"그냥 아무거나 주세요."
"네 그럼 여기..."
집사가 내어준 차를 조용히 마시고 있는 공작과
뭔가 이런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짜고짜 본론으로 넘어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그를 따라 음료(홍차)를 마시는 시안-
차를 마시며 몇 분 정도 시간을 보낸 시안은
먼저 공작에게 어제 뒤로 넘어갈 뻔한 자신을
도와줘서 고맙다 인사를 건넸다.
"저..."
"네 용사 님"
"어제 도와주신 건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안 넘어갈 수 있었어요."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 답하는 공작
"조금 위태로워 보여서 잠깐 도와 드린 거죠 뭐"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용사님"
그런 그에게 시안은 그 일의 연장 선으로-
왜 어제 자신을 피해 도망 가듯 사라진 것인지 물었다.
"근데..어제 왜 갑자기 그렇게 도망치듯 사라진 거죠?"
질문에 순간 조금 놀란 건지 마시던 찻잔이 살짝 흔들리는 공작-
그 잠깐 사이 시안은 공작의 속 마음을 읽었고
'어디까지 알고 오신 거지?'
'확증...까지는 없으시겠지만'
(있다면 그냥 바로 꺼내셨겠지)
저 표정은 이미 내가 용사 님께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걸 확신한 표정인데'
'음...이럴 땐 그냥 사실대로 말씀 드리는 편이 더 나을지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한
시안에게 공작은 하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군요."
"제가 한 겁니다."
'...네?"
갑자기 커밍 아웃을 하는 공작의 말에
무슨 뜻이냐는 표정을 짓는 시안
공작은 시안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음...그냥 말씀 드리는 편이 나을 것 같으니 말씀 드리죠"
루비우스는 시안이 제국에 올 무렵
그녀가 제국에 온다는 말을 수도에 퍼트린 게 자신이라 말했다.
"제국에 처음 오신 날 용사 님을 수 많은 인파에 둘러 쌓이게 만든 사람이 바로 접니다."
"왜..굳이 그런 짓을 한 거죠?"
왜 굳이 그런 짓을 한 거냐는 질문에
시안이 어떤 인물인지 알기 위함이었다 대답하는 공작-
"용사 님의 근원적인 성격이 알고 싶었거든요."
"만약 타인의 관심에 익숙하고 기뻐하는 이였다면"
"당신은 마차에서 내려 용사라는 사실을 밝히며 정문을 지나갔겠죠"
"그렇다면 당신을 보러 온 군중 들 중에 다치는 이가 나왔을 테고"
"반대로 당신이 소극적인 이였다면 용사라는 사실조차 밝히지 않고
넘어가기를 원해 사람들은 황제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때 까지"
"계속 용사가 오기를 정문 앞에서 기다렸을 테고요"
"그 외에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거나 혼자 가는 방법 등"
"여러 방법이 있었지만 당신은 민중들에게 가장 피해가 덜 드는 방법"
"자신의 정체는 밝히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막아 다치거나 기다리는 이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방법"
"그것을 선택했죠"
"제 말이 틀린 가요?"
완벽히 시안이 선택한 방법의 의도를 꿰뚫어 본 공작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시안에게 그는
그녀를 호구라 칭했고
"덕분에 전 당신이 상당히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손해는 자신이 감수하는 호구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말에 시안은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공작을 바라보았다.
'호구?'
맞춤법 틀린게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작가의말
공작이 쓴 저 방법도 지구에선 비 윤리적인 방법이지만
저 세계에선 저게 전혀 문제가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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