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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추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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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추리
작품등록일 :
2020.05.22 19:09
최근연재일 :
2020.06.05 16:20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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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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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글자수 :
97,996

작성
20.06.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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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7. 차선주 누구냐 넌?

DUMMY

17. 차선주 누구냐 넌?



아래쪽에서 군산댁 할머니가 김 실장과 건달들을 줄줄이 달고 올라오고 있었다.

도일이 놀란 것은 그 순간 길옆의 허름한 2층 집 뒤에서 나오던 여자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그 여자는 바로 차선주였다.


“시원아. 저 여자 차선주···.”

“쉿! 모른 척 해.”


올라오던 군산댁 할머니의 시선이 한곳에 꽂히며 동공이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시원은 부드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할머니에게 접근했다.


“아이고··· 할머니. 부르시면 제가 내려갔을 텐데. 직접 올라 오셨어요?”

“모친 안부도 궁금하고···.”


차선주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움직일 줄을 몰랐다. 할머니와 뒤에 있는 건달들··· 그리고 시원의 일행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때 시원이 툭 치고 나왔다.


“거기! 김 실장님 아니십니까?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지금은 조 상무 전담 보안실장이라고 들었는데? 조 상무가 여기 왔습니까?”

“그런 건 아니고··· 개인적인 볼 일이 있어서.”

“아! 그러셨습니까? 아무튼 반갑습니다. 그럼 볼 일 보세요.”


그러자 김 실장은 차선주가 있는 곳으로 접근하려고 하였다.


할머니는 그 순간 차선주를 향해 소리쳤다.


“뭐해. 이년아 가!”


차선주는 김 실장의 어깨를 세게 부딪치며 전속력으로 골목길 아래쪽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뒤에 있던 건달들이 쫓으려다 김 실장의 눈짓에 멈추었다.

그 모습을 시원이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 실장님 저 여성분을 아십니까?”

“··· 잘 모르겠···.”

“모르긴 뭘 몰라? 어제부터 저년 찾느라 그 난리를 치고. 지금도 거머리마냥 붙어서 지랄을···.”


할머니가 다급히 끼어들며 말을 쏟아냈다.


시원은 묘하게 웃으며 김 실장의 눈을 쳐다보았다.


“오해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찾던 사람은··· 다른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럼 내려가 보겠습니다.”

“잠깐!”


시원은 김 실장이 서둘러 아래로 내려가려는 것을 말로 잡아 세우며, 도일에게 눈짓을 했다.


건장한 도일이 김 실장 일행의 뒤로 재빨리 들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앗! 내가 휴대폰을 차에 두고 왔네? 시원아 금방 가지고 올라갈게.”


그리고 도일이 길 아래로 번개처럼 다다다 달려 내려갔다.


“김 실장님. 요 위에 있는 절에 볼 일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이 길로 올라오셔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이것들이 어제 밤부텀 붙어 있었응게···.”

“아닙니다. 오해가 풀렸습니다. 할머니가 아시는 분이 우리가 찾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


시원은 강렬한 눈빛으로 김 실장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은 차갑고 무거우며 짓누르는 것 같은 힘이 들어 있었다.

김 실장은 저도 모르게 호랑이 앞의 개처럼 이상하게 압도당해 꼼짝할 수 없었다.


그 상태에서 김 실장에게 물었다.


“저 여성분이 차선주씨 아닙니까?”

“······.”

“차선주씨를 모른다는 말은 안 통합니다. 조계식씨의 경호담당이었잖아요? 나중에 저 분이 차선주씨라는 것이 밝혀지면 지금의 이 행동은 설명하셔야 할 겁니다.”


김 실장은 딜레마에 빠졌다.

조봉식이 차선주를 찾는다는 것을 들키기 않기 위해 모른 척 했는데··· 그게 또 발목을 잡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군산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어졌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김 실장과 일당들이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김 실장의 불편한 뒷모습은 불만이 뒤엉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닭 쫓던 개의 모습이었다.


시원은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김 실장이 차선주를 모른 척 했다는 것은 그만큼 차선주가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목격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봉식이 왜? 차선주를?


그때 차선주는 숨차게 달려 언덕 아래 큰 길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서둘러 택시를 잡으려고 길 가에 서서 두리번거렸다.

그때 그녀의 어깨를 누군가 잡았다.


“으악!”


놀라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보자 체격 건장한 도일이 두 손을 들며 말했다.


“놀라지 마세요. 저는 경찰입니다. 차선주씨? 맞으시죠?”

“아닌데요?”


차선주는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렸다.


“도망치시려고요? 안 그러셔도 됩니다. 체포하려는 거 아닙니다. 도와 드리려고요.”


그러자 조금 누그러진 표정이 되었다.


“왜 숨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그럼 숨을 곳은 있습니까?”


저 멀리서 택시 한 대가 오고 있었다. 차선주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뭐, 알겠습니다. 위험해 지거나 하면 전화 하세요. 언제든지 됩니다.”


도일은 차선주의 손에 자신의 명함을 쥐어주고 한발 물러섰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런 다음 다시 언덕길을 오르는데 김 실장과 일당들이 터덜터덜 내려오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봐서 지금 당장은 차선주를 쫓을 것 같지 않았다.

천천히 그들의 곁을 스치며 도일이 지나갔다.


한편 절에 올라간 군산댁 할머니와 시원은 나무 그늘 아래 나무 의자에 앉았다. 앞에 바닷가가 훤히 보이는 기분 좋은 전망을 즐기며 시원은 질문을 했다.


“할머니. 저는 고시원이라고 합니다. 어머니께 물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께 옛날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내가 뭐를 안다고···.”


할머니는 아련한 눈빛으로 먼 바다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가 우주그룹 조진복 회장 일가의 집에 계실 때 이야기입니다.”

“······.”

“불편하십니까?”

“뭐··· 그러고 말고 할 것도 없어. 그냥 일 좀 해주고···.”

“봉식이는 어떤 아이였습니까? 동생 계식이와 사이는 좋았습니까?”

“······.”


군산댁은 그 집 삼형제가 생각이 났다. 조용한 성격의 장남 용식은 거의 동생들과 어울리지 않고 공부만 했다. 둘째 봉식은 반대로 공부는 뒷전이고 늘 놀 궁리만 했다. 봉식이 동생 계식을 끌어내 놀려고 하면 계식은 싫어했다.

계식은 큰 형처럼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큰 형 용식한테 가서 물어보곤 했는데, 그런 계식의 태도가 봉식은 화가 났는지도 몰랐다. 자기만 따돌린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자라면서 봉식은 끊임없이 계식을 괴롭혔다. 아무도 모르게 때리는 건 기본이고··· 수시로 못된 짓까지 했다.


“그냥··· 뭐. 다른 형제들과 다를 것이 있나? 평범했지···.”


군산댁은 그런 것을 들춰내 말하고 싶지 않았다.


“제가 보기엔 아닌 것 같은데요? 동생 계식이 얼마 전에 사망했는데··· 아··· 뉴스 보셔서 아십니까? 그런데··· 봉식이는 전혀 슬픈 기색이 없어서요.”

“그 장남은 뭐 안 그래? 아들들이 다 그렇지. 속으로야 슬퍼도 내색을 잘 안 하지···.”

“그런가요?”


시원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긁으며 잠시 침묵하였다. 그리고 다른 질문을 시작했다.


“그럼. 차선주씨는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

“그것도 말씀하시기 불편하십니까?”

“나도 몰라. 걔가 왜 도망 다니는지.”

“그건 저도 모릅니다. 차선주씨가 할머니를 안다는 것이 이상해서요. 할머니는 오래 전에 그 집 일을 그만두셨잖아요? 차선주씨가 계식씨와 만난 지도 얼마 안···.”

“여, 여기 우리 식당에 와서 밥을 먹었제. 거 뭐냐. 언제던가? 작년 인가? 봉식이랑 와서···.”

“아··· 그렇군요.”


할머니는 뭔가 숨기는 것이 있어보였다. 그걸 숨기느라 지금의 상황을 잘못 얼버무렸다.


“근데 혹시··· 어릴 때, 봉식이가 동생 계식이를 때리거나 그러지 않았습니까? 제가 봉식이를 좀 알거든요.”

“뭔 소리? 봉식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원래 악한 놈은 아니라니께? 동생이 공부를 좀 하니까 샘을 좀 내긴 했어도, 남 해코지 하고 그럴 놈은 아니여.”

“봉식이가 밖에서는 안 그랬는데··· 할머니는 손자 같고 그래서 좋게만 보시네요?”


군산댁 할머니는 시원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았다. 자신을 말을 믿어달라는 무언의 몸짓이었다.


“검사양반이라 그런가? 뭔 의심을 그라고··· 해싸. 죽은 놈도 불쌍코, 남은 놈도 불쌍한 것이제. 그년이나 잘 좀 살펴 줘. 홀몸도 아니더만 그라다 애 내릴라···.”


시원은 붉은 피부에 거칠게 박힌 주름사이로 스러저 가는 할머니의 눈빛이 더 안타까웠다.


“할머니. 제 전화번호 잘 가지고 계시죠? 저한테 말씀 하실 거 있으시면 아무 때나 전화 하세요. 뒷면에 보면 어머니 휴대폰 번호도 적었어요. 어머니가 할머니 간장게장 이야기 아직도 하세요.”


시원은 할머니를 보내 드리기로 했다. 더 이상 질문해서 나올 것이 없어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내려가려는데 도일이 절 마당에 나타났다.


“그럼 할머니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다음엔 어머니와 함께 밥 먹으러 올게요.”


시원과 군산댁 할머니를 배웅하고 다시 나무 그늘에 앉았다.


“차선주는?”

“어디론가 택시타고 갔어. 내 명함 줬으니까 전화하겠지. 근데 저 할머니는 뭐야? 차선주를 어떻게 알아?”

“글쎄. 조금 복잡해··· 흥미진진해. 점점 맘에 들어 이 사건.”

“어느 구석이?”


시원은 양손으로 머리를 통째로 벅벅 긁으며 말했다.


“봉식이 차선주를 찾으러 김 실장을 보낸 것 같은데··· 차선주는 그걸 피해서 군산댁 할머니한테 숨고··· 군산댁 할머니는 봉식이가 남 해코지 할 놈이 아니라면서 싸고 도네?”


도일은 시원의 말을 곱씹으며 뭔가 생각하다 말을 꺼냈다.


“근데 시원아. 내가 차선주 얼굴을 어디서 본 것 같다··· 했거든. 그래서 수진이랑 좀 알아봤지.”


시원이 도일의 옆얼굴을 궁금한 듯 쳐다보았다.


“차선주··· 예쁜 얼굴이잖아. 그만하면. 어디 지역미인대회라도 나갔나? 박대아가씨 그런 거?”

“그게 아니야··· 들어 봐··· 완전 깜놀이야.”


그러면서 도일이 휴대폰을 열고 어떤 사진을 보여 주었다. 평범··· 보다는 조금 많이 후덕하게 생긴 어떤 여학생의 사진이었다.


“이게 누군데?”

“이게 진짜 차선주야. 지금의 차선주는 차선주가 아니라는 거지.”

“뭐?”


시원은 그 사진을 다시 한 번 유심히 보았다.

그러자 도일은 현재 차선주의 사진도 열어서 보여 주었다. 두 개의 사진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못 생긴 차선주가 거의 갈아엎는 수준의 재개발 공사를 해서 환골탈태를 했다는 거지. 그 얼굴이 강남 유명 성형외과에 붙어 있었고. 내가 그걸 기억해 냈다는 거 아냐?”

“그 의사를 만났어?”

“아니 만나지는 못했지만 간호사들이 확인해 줬어. 그 당시 집도의는 다른 병원으로 갔대.”

“차선주는 정신과 전문의라고 하지 않았어.”

“한국병원에서 레지던트 마치고 전문의도 따고, 그 다음에 사라져서 얼굴을 완전 바꾼 거지.”


시원은 최근의 차선주 사진을 다시 보았다.


같은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의료 기술의 힘이 놀랍네.


“그럼 그 다음에 조계식을 만난 건가? 조계식은 그런 사실을 몰랐을까?”

“글쎄···.”

“아까 할머니가 이상한 말을 했어. 작년에 봉식이랑 여기 식당에 왔었다··· 라고.”

“노인네가 봉식이랑 계식이랑 헛갈린 거지.”

“아니야. 할머니는 그렇게 알고 있는 거야.”


시원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이어서 말했다.


“난 할머니에게 차선주가 계식의 여자 친구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


도일과 시원이 눈을 마주쳤다.


“그럼 차선주가 봉식··· 설마! 양 다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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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차선주 누구냐 넌? +1 20.06.05 31 3 12쪽
16 16. 만날 사람 20.06.04 27 2 13쪽
15 15. 낯설지 않은 낯선 여인 20.06.03 30 3 13쪽
14 14. 악마적인 변호사 +2 20.06.02 48 5 13쪽
13 13. 반사귀신 20.06.01 45 2 12쪽
12 12. 욕쟁이 할머니의 비밀 20.05.31 40 2 13쪽
11 11. 친절한 왕 비서 +1 20.05.30 59 2 12쪽
10 10. 보물 찾기 20.05.29 33 2 13쪽
9 9. 인생 디테일하게 즐겨 보자 20.05.28 43 3 12쪽
8 8. 뜨거운 피 20.05.27 49 3 11쪽
7 7. 죽음의 동기 20.05.26 54 2 12쪽
6 6. 의심이 취미 20.05.25 45 3 13쪽
5 5. 어두운 창고의 추억 20.05.24 62 4 13쪽
4 4. 봉식이 동생 계식이 +2 20.05.23 66 4 14쪽
3 3. 단순한 건 재미없지. +1 20.05.22 92 3 15쪽
2 2. 선수 모집 20.05.22 105 6 13쪽
1 1. 죽음을 부르는 검사 20.05.22 153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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