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
어느 순간 부터인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한순간도 빠짐없이 동부 군대의 밤낮 없는 공격을 받던 조프리는 이런 끝도 없는 연속에서 해방되었다. 갑자기 수많은 군대가 나타나 다들 경악했지만 다행히 사무엘의 군대였다.
사무엘은 라솜 평야 지대에서 약 1만의 대군을 모아왔는데 기병 5백에 나머지는 모두 보병이었다. 조프리는 이미 식량도 떨어지고 다시 보급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만난 사무엘은 급류에 휘말려 익사하기 전 날아든 생명을 구할 밧줄과 같았다.
사무엘은 조프리를 보자 말에서 내려 엎드려 지난번 2만 대군을 이끌고 내려갔다가 순식간에 패전한 일에 대해 사죄했다. 더욱이 지난번 조프리가 6천 정예병을 이끌고 남하했을 때 시기에 맞춰 돕지 못한 일도 용서를 구했다.
달려온다고 달려온 것이지만 정예병이 아닌 급하게 끌어 모은 군대라 지금에서야 겨우 도착한 것이다. 조프리는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면서 사무엘이 이제라도 달려와 준 것에 대해서 감사했다.
“샘이 있어서 다행이군. 지난 일은 다시 공로를 세워 잊도록 해.”
“일찍 전하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너무 마음 쓰지 말게.”
“송구합니다. 전하.”
사무엘이 물러나고 조프리는 여기까지 자신과 함께 한 최정예병들을 돌아보며 감사를 표했다. 모두 대단한 것이 온 몸에 피로함과 병색을 가득 매달고 있음에도 갑옷과 무기를 내버리지 않았다.
남아 있는 사람들을 따져보니 5백 남짓이었다. 6천 명의 최정예병을 이끌고 커튼 도시를 출발해 이들만으로 와트링턴을 구해내겠다고 맹세한 조프리였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이 지나고 이제 남아 있는 것은 5백 명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길바닥에 길게 이어졌다. 그것도 창과 칼의 소용돌이 속에서 활줄과 겨루다 죽은 것이 아니다. 역병이라는 적에게 당해 속수무책으로 쓰러져 길바닥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조프리는 애써 탄식하지 않고 대신 사무엘에게 찰스 도셋과 니콜라스 런던을 구해 줄 것을 부탁했다. 비록 자신이 여유가 없어서 뒤따라 오는 두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사무엘은 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사무엘이 당장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이 자력으로 탈출하는 것을 기대해야 합니다.”
“······어째서지??”
“조금 전까지 전하를 공격해 왔던 동부 기병대가 아직 건재합니다. 저들은 잠시 물러나 있을 뿐입니다. 이 상황에서 섣부르게 군대를 나눴다가 겨우 모아들인 병력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전하께서 무사히 커튼 도시로 돌아가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두 사람을 구하는 것은 그 이후에 해야 합니다.”
“······알겠어. 샘의 말대로 하지.”
조프리도 동부 기병대의 계속된 공격에 더 이상 부대를 노출 시키고 싶지 않았다. 사무엘의 부대와 함께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재촉했다. 여러 차례 오간 길이었지만 이번에는 유달리 길고 한없이 멀었다.
에드워드는 사무엘 트로이가 1만 대군을 이끌고 조프리를 구해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후 조프리는 사무엘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북상했다. 에드워드가 주목한 것은 조프리의 최정예병들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대한 문제였다.
대략 5백 남짓이고 나머지는 모두 길바닥에 쓰러져 죽었거나 병에 걸린 채로 방치되어 기병들에게 최후를 맞았다. 찰스 도셋과 니콜라스 런던의 군대도 매일 같이 탈영과 물자 탈취가 진행되어 현재 수백 명 규모로 줄어들어 있다.
남아 있는 병사들도 기병들의 계속된 공격으로 몹시 지쳐 있었다. 보고를 받은 에드워드는 중부 롱포드 왕가의 중무장 기병들이 윌리엄과 조나단과의 전쟁으로 소진되어 버린 사실에 감사했다.
중부 롱포드 왕가의 기병대가 건재했다면 무어 도시 일대에서 연달아 벌어진 기병 전투처럼 굉장한 고난이 함께 했을 것이다. 서부 롱포드 왕가에서 데려온 1천의 용병 기병들만으로도 위간 마을 전투 같은 무시무시한 전과가 이어졌었다.
‘이것이 기회지. 이것은 전에 없는 기회야.’
조프리가 어리석게도 최정예 병력들을 하나 둘씩 소진해서 결국에는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라솜 평야 지대에서 모아들인 1만이 전부였다. 커튼 도시에도 알프레드 케인 백작의 노력으로 많은 병력이 집중되고 있기는 해도 정예병들은 아니었다.
“윌레스 대왕이 남겨 놓은 왕국의 유산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모두 소진되어 사라져 버리다니 참으로 안타깝구나. 하지만 내게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을 것이니 말이야.”
지금 와트링턴 도시를 손에 넣은 에드워드지만 더 이상 북쪽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와트링턴 도시는 사방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여러곳에서 공격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에드워드 톨 상인의 외침에 여기까지 왔지만 더 이상 움직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로타르 왕국 최대의 곡물 생산지대까지 손에 넣은 상황이라서 더 이상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여겼다.
조프리도 더 이상 군대를 움직일 힘이 없으니 무역을 통제하면서 서로 돈을 벌면 적당히 공존할 수 있었다. 더욱이 더 이상 군대를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 시기적으로 이 지역에서 비가 내리는 때였다.
봄비가 내렸는데 우기처럼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같은 시기 킹스힐 쪽에서는 아예 건조한 바람이 불거나 혹은 비가 내리더라도 폭우가 아닌 촉촉하게 세상이 젖을 정도로 내릴 뿐이다.
물론 킹스힐 쪽도 종종 정신없이 비가 쏟아져 대지 전체가 강이나 호수로 변해 익사하거나 혹은 며칠씩 높은 곳에서 머물며 물이 빠지길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다. 어쨌든 지금 제법 내리는 봄비 때문에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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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봄이네요...^^ 아니 이제 여름인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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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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