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탱이 님의 서재입니다.

0층 모험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4.01.23 21:18
최근연재일 :
2024.05.11 20: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6,092
추천수 :
63
글자수 :
553,991

작성
24.04.24 20:00
조회
9
추천
0
글자
12쪽

89화

DUMMY

라오를 죽이려고 우와아아~달려오던 놈들이, 이제는 나도 눈에 들어왔는지 더 눈이 돌아가서 덤벼든다.


그중 몇몇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지만, 뒤는 이미 철수가 가로막고 있다. 누구도 되돌아갈 수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B가 지금의 이 상황에 흥미를 느끼는가 아닌가 인데!



“저들은 너를 노리는 것 같다만.”

“그리고 전 상대도 안 되죠!”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싸우지 않으려는 건가?”

“평소엔 말도 많이 안 하시는 분이 말도 많고 불만도 많으시네요! 쫄리시나요!”

“이놈이?”



B가 나를 내려다보며 웃는 것이 느껴진다.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인건가 했더니 대화마저도 이런 느낌으로 투닥거리는 걸 좋아하는 건가? 변태적인 취향이다.


쓰읍, 피의 광전사는 하나 같이 다 조금씩 이상해. A는 말투와 폭발적인 기운이 그렇고, B는 위에서 말했고, C는 토끼 따위를 따라 하고 말이야.


어쨌거나. B가 대신 싸워줄 생각이 들었는지 천막에 들어가서 새로운 무기를 챙겨온다.


두 자루의 거대한 대검. 내가 들고 있는 대검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거대한 대검의 칼등에는 호스 같은 것이 덧대어져 있다. 뭘까 저건?



“너나 나처럼. 무거운 무기를 사용하는 전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어, 힘?”

“차분함이다. 우리가 힘이 아무리 좋아 이 대검을 빠르게 휘두른다 해도 반드시 가벼운 무기를 든 녀석들보다 느리다.”

“오오, B씨도 그래요?”

“그래. 좋은 무기일수록 밀도가 높아지고 마력이 포함된 정도가 높아져 무겁다 느껴지지. 너의 대검과 마찬가지로.”



아! 내 대검도 힘을 계속 불어넣으면 더 단단해지는 대신 더 무거워지지. 과연, 고층의 무기는 대체로 그런 느낌이구나.


그런데, 철수가 만든 것들은 그런 느낌이 거의 없던데? 철수는 또 뭔가 다른 수단을 쓰고 있는 건가? 하여튼 괴물 같은 놈이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검을 휘두를 때마다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고, 상대는 우리의 공격을 보고 피할 틈이 생기게 되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고 배워라.”



이제 정말 코앞까지 덮쳐온 녀석들은 기어이 라오를 붙잡아 다짐육으로 만들어버리고 이젠 나를 바라본다.


뒤의 철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놈들은 스왐프 쪽일 것이고, 뒤의 철수를 계속 신경 쓰면서 도망갈 각을 보는 녀석은 새시대겠지.


멍청한 놈들. 라오가 살살 긁는다고 미련하게 곧바로 뛰쳐나오는 놈들은 진짜 뭐 하는 놈들일까? 세상이 시끄럽다고 이제 자기들 세상인 줄 아는 놈들인 건가?


뭐, 어쨌거나. 그다지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들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뭐라도 하나 얻어낼 구멍이 있겠지.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나를 향해 달려드는 녀석들을 막아서는 B. 뭐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냅다 무기를 휘두르는 녀석들을 상대로, B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격을 피하더니.


펑!!


폭발음과 함께 대검을 휘둘러 적 하나를 절단한다. 와우, 조금 전의 둔기로도 보여주었던 그 피를 폭발시켜 순간적인 가속을 얻는 그 기술이다.


흠! 가만 생각해보면 나도 토끼들을 이용해서 폭발을 만들 수 있으니까, 하려고 하면 따라 할 수는 있겠네!



“상대가 나의 빈틈을 파악하는 것보다 먼저, 내가 상대를 파악해야 한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움직여라. 보아하니 넌 이미 순간적으로 인지 능력이 올리는 기술을 익힌 듯하던데, 잘 활용하도록.”



버니 타임에 대해서 이미 눈치채고 있었구나. B, 생긴 것에 비해 상당히 눈치가 빠르다. 지금 당장도 적의 움직임을 끝까지 보고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차분함. 이런 것이구나!


그래, 단순하게 생각하면 더 크고 더 무거운 게 일반적으론 더 파괴적이긴 하겠지. 그러니까 괜히 한 번 한 번에 연연하지 말고 상대의 빈틈을 노린 치명적인 한 방을 노리는 거야!


대검이라는 무기는 그런 것인가. 다르게 생각하면 단 한 번이라도 행동을 실수하거나 상대의 행동을 잘못 예측하면 큰일이 난다는 의미네? 좀, 부담스럽다.



“대검은 방패로도 쓸 수 있다. 손안에서 대검을 자유롭게 다루는 법을 익히도록.”

“네!”



슬쩍슬쩍 공격을 피하고 검의 면으로 내려찍어 기절시키거나 걷어차서 날려버리거나. 스왐프 녀석들을 상대로 확실히 B는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인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예상하는 것처럼 미리 움직여 피하는 저 모습. 움직임이 그렇게 크지도 않은데 화려하다고 느껴진다.


텅!


스왐프 녀석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중, 뒤에서 눈치만 보던 새시대 녀석 하나가 대뜸 B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둘렀다.


과연, 새시대의 일원이다. 어마어마한 공격력. 스왐프 녀석들 따위는 양아치 수준으로 만들어버리는 괴물의 일격이다.



“흥분해선 안 된다. 흥분해서 단 한 번 공격을 실수하는 순간 빈틈을 허용하고 반드시 치명타가 된다.”

“별! 개 같은! 네가 어떻게 내 공격을 버티는 건데!”

“적의 말에 휘둘리지 마라. 경험이 많은 강자가 던지는 말은 대개 빈틈을 만들기 위함이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확실하게 큰 움직임으로 휙휙 공격을 피하며 간간이 공격한다. 하지만 상대 역시 보통은 아니라 그런지 잘 피하고, 맞아도 버텨낸다.



“방어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하나 조언하자면, 갑옷을 반드시 고체로 만들 필요는 없다. 액체인 상태로 둔 채 빠르게 흐르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방어가 된다.



촤악!


B의 빈틈을 헤집고 들어와 명치에 힘껏 주먹을 올려 친 새시대 녀석의 주먹이 멈추지 않고 그대로 위로 쭉 솟아오르더니 그대로 하늘로 휙 던져진다.


B가 살짝 몸을 틀어 명치 부근에 빠르게 흐르는 피의 띠를 보여준다. 과연, 저런 식으로도 방어를 할 수 있는 건가. 상대의 공격을 막아 멈춰 세우는 게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흘려 무너뜨린다! 멋지다!


팡!


우리가 그런 스승과 제자 역할에 집중하거나 말거나, 새시대 녀석은 허공에서 짠하고 멈춰서 팔에 반투명한 푸른색의 팔을 덮어씌운다.


어깨 위와 겨드랑이의 아래에서 그것과 비슷한 팔이 네 개가 투두둑 튀어나오는데, 저건! 권술사의 테크트리 중 하나인 아수라의 재능! 저것도 낭만이지!


원거리에서도 마력을 뭉쳐 탄의 형태로 날려 보내고, B가 피를 부스터로 사용했던 것처럼 그런 탄을 사용해 고속이동을 하기도 한다. 내 눈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그 모습의 끝은 B의 앞.


B가 대검을 비틀어 방패로 사용하는가 싶더라니 그대로 칼등의 호스에서 피를 폭발적으로 뿜어내어 프로펠러처럼 돌려버린다! B는 저런 식으로 돌리는 걸 잘하는구나? 어떻게 하는 거지? 어떻게 검을 고정하고 있는 거지?


······보였다! 손목을 잘라서 그대로 돌리고 있는 거였어! 피로 잘린 손목과 팔을 연결하고 돌리는 거였어!


나와 마찬가지로 새시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 방식! 당황해서 주먹을 늦게 빼는 바람에 여섯 개의 주먹 중 두 개가 잘려 나갔다!



“피의 광전사는 육체의 형태에 연연해선 안 된다. 우리의 모든 것은 피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육체는 피를 담는 통에 불과하니.”

“어우, 그건 좀.”

“넌 이미 육체를 안개로 바꾸는 뱀파이어를 보았고, 무엇으로든 변하지만, 무엇으로도 변하지 않을 수도 있는 도플갱어도 보았다. 뭐가 이상하지?”



어어······그런 건가?


어쨌거나, 이젠 슬슬 끝낼 때라고 생각한 것인지 B가 대검을 빠르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 번 펑펑 소리가 들릴 때마다 검의 궤적이 달라지고 시야는 점점 붉게 만들어간다.


오히려 그런 공격에는 익숙한 듯 상대는 빈틈을 노려 공격을 쑤셔 박아 B에게 대미지를 입히기도 하지만.


쾅!



“크아아!!!”

“고통에 익숙하지 않은 자의 외침이로군. 너는 지양하도록 해라.”

“아, 네!”



B의 커다란 대검이 녀석의 어깨를 부수고 가슴까지 찍어 내린 뒤 끝이 난다. 그것이 결정타이긴 하지만, 상대의 몸 곳곳에는 닿지도 않은 곳마저도 수많은 상처가 남아 있다.


피를 터트려 공기를 피로 가득 채우고, 그 피마저 이용해 상대가 공격을 피해도 대미지를 입힌다. 치사한 싸움법인데, 알고 있다면 대처가 가능한 수준이기는 하다.


게다가 B라고 해서 막 되게 멀쩡한 상황은 아니고, 기습을 위해 잘랐던 손목은 아직도 살짝 달랑거리는 것을 보면, 확실히 피의 광전사는 무적도 아니고 사기도 아니다.


······쓰읍, B는 대충 30레벨, 아니 어쩌면 40레벨? 그 정도의 NPC일까? 대단한데?



“되게, 잘 싸우네여······.”

“그렇지? 내 선배님이셔.”

“네에······.”



아직 살아있는 녀석들은 이미 영희와 철수가 나타나서 수습 중이니 저쪽은 신경 쓰지 말자. 알아서 잘하겠지.



“우와, 아니, 어라? 이렇게, 강했어요?”

“어? 카나 씨? 왜 여기에?”

“뭔가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해서······.”

“엇, 뭔, 되게 솔직하시네요.”



카메라를 든 카나 씨가 있다. B를 찍고 있다. 으음~그녀도 B와 싸운 적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렇게 강한 B를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는 거지.


하긴. 4층에서 그냥 지나가는 몬스터.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그런 몬스터가 갑자기 30레벨 정도로 생각되는 새시대의 일원과 싸워서 당당하게 이겨버리는 모습은, 경이롭다.



“1층부터 계속 찍고 계신 거예요?”

“네네, 혹시 나중에라도 영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B에게 뭐라뭐라 질문을 던져보지만 대답 한마디 안 해주니 그냥 철수에게 호다닥 달려가 또 이런저런 대화를 시작했다. 되게 열심히 사시네.


흠, 하긴. 지금 우리가 노리는 기술을 얻을 수 있다면, 뭐 꼭 굳이 본인이 고층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돈이 되겠지.


하다못해 카메라 대여 사업 이런 것만 해도 꽤 괜찮게 벌 수 있지 않을까? 아닌가? 아니려나?



“그런데, 이제 저희 탑에서 못 나가는 건 확실한 거네여······?”

“그렇지.”

“아······.”

“에이 뭐, 여기도 뭐, 나름 살만하잖아.”

“네.”

“어, 어. 되게, 단호하게 대답하네.”

“이곳도 괜찮은 것 같아여.”

“그래. 그렇다니 다행이네.”



쩝. 어쩌다 보니 철수처럼 탑에 갇힌 신세가 되어버렸네. 이젠 정말 탑을 오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허이고, 이를 어째.


······오히려 이렇게 되니 후련한 느낌도 드네. 다른 세상의 모든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탑을 나아가는 거지. 허허.



“그렇군. 심문인가.”

“아, 네. 아 참! 오늘 감사했습니다. 선배님!!”

“음. 흠. 심문이라. 그렇다면, 5층으로 가라. 그곳에서 D를 찾아라.”

“예? 갑자기?”

“그래. 가라.”



그 말만 툭 던지고 이 양반이 그냥 자기 천막으로 쏙 들어갔다. 아니, 저기요! 이봐요! 다짜고짜 그렇게 찾으라고만 하고! 왜 찾으라는지는 말도 안 하고!


삐진 건가? 그런 건가? 날 대신해서 싸우게 해서 심술부리나? 아! 은근히 지쳤나? 그럴 수도!



“형.”

“넌 또 왜!”

“괜찮은 목표를 찾았네.”

“뭐?”

“ABCD. 어쩌면 Z까지 있을지도 몰라. 전부 찾아보자.”

“신나 보인다?”

“궁금하잖아.”



······쓰읍, 음. 흠. 아이, 궁금하긴, 하네. 그래, 어차피 할 일도 없겠다.



“가자! 5층!”



쿵!


갑자기 난 큰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철수와 포로들이 있던 곳을 거대한 기둥으로 내려찍은 B가 보였다.


······어라?


쿵!!


눈을 깜빡인 순간엔 카나 씨도 기둥에 찍힌 뒤였고.


쿵!!!


다음은 나와 설이까지, 기둥에 찍히고 말았다. 정말, 단 한순간을 평범하질 못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0층 모험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8 97화 NEW 9시간 전 4 0 13쪽
97 96화 24.05.09 4 0 12쪽
96 95화 24.05.06 6 0 12쪽
95 94화 24.05.04 9 0 12쪽
94 93화 24.05.02 9 0 12쪽
93 92화 24.04.30 8 0 12쪽
92 91화 24.04.28 9 0 13쪽
91 90화 24.04.26 8 0 12쪽
» 89화 24.04.24 10 0 12쪽
89 88화 24.04.22 9 0 12쪽
88 87화 24.04.20 12 0 12쪽
87 86화 24.04.18 11 0 13쪽
86 85화 24.04.16 11 0 13쪽
85 84화 24.04.14 10 0 13쪽
84 83화 24.04.13 11 0 12쪽
83 82화 24.04.11 8 0 13쪽
82 81화 24.04.10 10 0 13쪽
81 80화 24.04.09 11 0 12쪽
80 79화 24.04.07 7 0 12쪽
79 78화 24.04.06 11 0 13쪽
78 77화 24.04.04 8 0 13쪽
77 76화 24.04.03 10 0 13쪽
76 75화 24.04.02 12 0 13쪽
75 74화 24.04.01 9 0 12쪽
74 73화 24.03.31 11 0 14쪽
73 72화 24.03.30 12 0 13쪽
72 71화 24.03.29 14 0 12쪽
71 70화 24.03.27 14 0 13쪽
70 69화 24.03.26 13 0 12쪽
69 68화 24.03.25 15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