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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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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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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53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10.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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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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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7쪽

66화. 콩나물국밥(2)

DUMMY

한편 안성진도 요리가 거의 완성되어갔다.


“마지막에 바질만 올려주면 식욕도 상승하는 특제 치즈감자수프가 완성된다.”


안성진이 준비한 요리는 바로 치즈감자수프였다.

라이트닝은 한 숟갈 떠서 맛보았다.


“오! 따끈따끈 부드러운 맛이 온 몸을 녹여주네. 근데 왜 하필 이 요리야?”

“내 고향 세계의 서양권에선 아프면 치킨 수프를 끓여주곤 하지. 닭고기로 우려낸 수프 말이야. 다들 그걸 먹으면 몸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거든. 일종의 죽을 먹는 느낌이지. 그런 의미에서 수프를 생각한 거야. 아플 때 먹는 건 수프니까. 거기에 수프는 레시피가 간단하고 많은 양을 만들기에도 딱 좋아 전쟁에서도 자주 먹는 요리지. 다시 말해 지금 상황에 딱 맞는 요리다, 이 말이야.”

“그렇구나.”

“물론 엘프들을 비롯해 대부분 채식을 하니까 포만감도 느낄 수 있는 감자 수프로 만든 거고. 콘소메(consomme) 같은 맑은 수프는 지금처럼 배고픈 상황에선 맞지도 않고, 포타지(potage)같은 걸쭉한 수프가 어울리지. 거기에 풍미를 더하려고 바질과 비건 치즈를 곁들인 거지. 먹는 느낌을 내려고 건더기로 감자와 양파, 그리고 양배추를 뭉텅 썰어 넣은 건 덤이고. 씹는 맛도 더했지.”

“흐음.”

“물론, 원래 수프란 요리 자체는 빵을 적시려고 만들어진 요리라서 식빵 같은 걸 볶거나 튀겨 얹어내는 것도 좋겠지만. 그럴 요령은 없으니까. 빵 발효에만 몇 시간이 걸리는데.”


안성진은 승리를 확신했다.


“그 늙은이는 이걸로 패배다. 흐흐흐. 그럼, 슬슬 배식해볼까?”


안성진은 배식 받으러 몰려든 피난민의 그릇에 수프를 담아주기 시작했다.


“저쪽은 벌써 배식하기 시작했나 봐요!”

“이쪽도 그럼 슬슬 배식하도록 합시다. 배식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배식하는 것도 방법이 있어?”


아마릴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요리’와 ‘조리’는 다릅니다. 요리는 하나의 음식을 한 손님을 위해 정성들여 만들지만, 조리는 다수의 손님을 위해 한꺼번에 음식 만드는 걸 말하죠. 지금 우리들이 하는 건 조리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일정한 맛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간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 그렇구나.”


「음식을 만드는 것에도 그런 심오한 차이가 있었구나.」


일행은 류금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제가 말한 순서대로 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됩니다. 먼저 밥을 한 공기 퍼서 그릇에 담습니다.”


류금수의 말대로 릴리는 뚜껑 열어 살짝 식은 밥을 주걱으로 퍼서 그릇에 담았다.


“이렇게?”

“그 다음 콩나물 육수의 건더기 중에서 무 1개와 콩나물 한 주먹을 같이 건져 얹어줍니다. 국물은 밥을 말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잠기게 넣어주세요.”


아마릴리스는 그 말대로 릴리가 넘겨준 밥그릇에 국물과 건더기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그 국밥그릇에 참기름 한 스푼, 대파 한 줌, 홍고추 조각 3개, 그리고 고춧가루 1 스푼 넣어줘 손님께 드리면 됩니다.”


「참기름 한 스푼, 대파 한 줌, 레드 캡시컴 조각 3개, 그리고 캡시컴 가루 1스푼.」


데스페라디오스는 그 레시피 대로 양념을 국밥에 넣었다.


“이걸로 콩나물 국밥 완성입니다.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국밥이죠. 거기에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까지! 최고입니다.”

“근데 캡시컴 가루 때문에 매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해?”


아마릴리스는 걱정되듯이 말했다.


“그래서 고춧가루를 가장 마지막에 넣는 것입니다. 원하면 뺄 수 있도록 말이죠. 손님이 매운 것을 싫어하면 고춧가루랑 홍고추를 빼도 무관합니다.”

“아, 그러면 되겠네.”

“이제 얼추 정리된 것 같으니 저희도 배급하기 시작하죠.”


그렇게 류금수 일행도 본격적으로 콩나물국밥을 배급하기 시작했다.


“와, 드디어 밥 먹는다! 향이 너무 좋아. 이 수프는 뭐야, 엄마?”

“아까 요리장의 말로는 치즈감자수프라는데, 누룽열매 수프 같구나.”

“아~, 누룽열매 수프? 맛있는 냄새. 빨리 먹고 싶다.”

“자리에 앉았으니 맛있게 먹자꾸나.”

“잘 먹겠습니다.”

“그래 맛있게 먹어라. 먹고 저쪽 음식도 먹으러 가자.”

“네, 엄마.”


엘프 모자(母子)는 안성진의 수프를 받고 자리를 잡아 한 숟가락 떠마셨다.


“와. 이거 맛있어, 엄마.”

“그러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맛있구나. 이 고소한 맛은 치즈로구나. 거기에 건더기로 누룽열매와 알봉초, 그리고 요람슈도 넣어 먹는 느낌이 있어 식감이 더 좋네.”

“나중에 이거 만들어 줘.”

“엄마가 열심히 노력해 볼게.”


모자는 맛있게 안성진의 치즈감자수프를 해치우고, 류금수의 콩나물국밥 줄을 서서 마침내 콩나물국밥도 받아냈다.


“이건 또 무슨 요리야?”

“엄마도 처음 보는 음식인데······.”

“콩나물국밥이라고 합니다.”

“콩나물국밥?”


류금수가 영업미소로 엘프 모자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콩을 길러 만든 콩나물로 만든 국밥인데, 시원한 맛이 일품인 요리입니다. 안에 밥도 같이 있으니 말아드시면 됩니다.”

“신기한 요리네요.”

“아, 혹시 매운 거 좋아하십니까? 이 요리엔 고추, 아니 캡시컴이 들어가서 말이죠.”


류금수는 신기해하는 어머님께 입맛을 물어봤다.


“저는 괜찮은데, 애가 먹기엔 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하나는 고춧가루를 빼고 드리도록 하죠.”

“고춧가루?”

“아, 캡시컴 가루를 말하는 겁니다. 이걸로 칼칼한 맛이 나서 풍미가 더 좋아진답니다. 허허허.”


류금수는 멋쩍은 웃음을 내며 엘프 모자에게 콩나물국밥을 건넸다. 물론 하나는 고추를 완전히 빼고서 말이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다음 손님~.”


엘프 모자는 류금수의 콩나물국밥을 받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좀 배고프다.”

“그래, 어서 먹자꾸나.”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식전 인사를 하고 두 엘프는 국밥을 말아 한 숟갈 떠 봤다.


“이렇게 콩나물하고 밥을 같이 먹는 건가? 어디······.”

“냠.”


두 엘프는 입에 밥 위에 콩나물을 얹어 먹어보았다.


-오물오물

-아삭아삭


적당한 온도의 밥에 아삭아삭한 콩나물의 식감이 더해지니 입 안이 즐거웠다. 거기에 시원한 콩나물 국물이 더해지니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크허어.”

“크아.”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은 국밥용 감탄사인데, 저절로 입에서 나와 버렸다.


“이거 맛있어 엄마.”

“하아. 그러게. 맛있네.”


두 모자는 다시 국밥 한 입 먹어보았다.


“하아. 하아.”

“후우. 후우.”


오물오물 뭔가 안에서 따뜻하게 차오르는 느낌이 올라왔다.


“뭔가 느낌이 좋아.”

“그러게. 몸 안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게 마치······, 그래. 뭔가에 위로 받는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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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69화. 금의환향 +4 19.10.18 557 14 9쪽
69 68화. 콩나물국밥(4) +2 19.10.18 500 15 7쪽
68 67화. 콩나물국밥(3) +2 19.10.17 470 10 11쪽
» 66화. 콩나물국밥(2) +5 19.10.17 481 14 7쪽
66 65화. 콩나물국밥(1) +2 19.10.16 533 13 8쪽
65 64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3) +5 19.10.16 522 13 7쪽
64 63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2) +2 19.10.15 497 15 7쪽
63 62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1) +2 19.10.15 536 11 7쪽
62 61화. 폴른 엘프의 난(3) +4 19.10.15 506 8 7쪽
61 60화. 폴른 엘프의 난(2) +3 19.10.14 495 14 8쪽
60 59화. 폴른 엘프의 난(1) +2 19.10.14 498 14 9쪽
59 58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2) +3 19.10.14 518 12 8쪽
58 57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1) +4 19.10.13 502 12 7쪽
57 56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3) +4 19.10.12 487 14 8쪽
56 55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2) +3 19.10.12 490 13 8쪽
55 54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1) +4 19.10.11 525 16 8쪽
54 53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16강(2) +5 19.10.11 525 17 8쪽
53 52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16강(1) +4 19.10.10 528 18 8쪽
52 51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3) +4 19.10.10 513 15 8쪽
51 50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2) +4 19.10.09 530 17 9쪽
50 49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1) +3 19.10.09 541 17 8쪽
49 48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2) +4 19.10.08 564 18 8쪽
48 47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1) +4 19.10.08 574 21 9쪽
47 46화. 보답의 김치찌개 +4 19.10.07 630 19 9쪽
46 45화. 징조(6) +3 19.10.07 647 1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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