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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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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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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52
추천수 :
1,845
글자수 :
279,473

작성
19.10.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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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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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8쪽

53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16강(2)

DUMMY

「이제 심사가 이루어지겠습니다. 순서는 먼저 완성한 루피너스 씨부터 진행되겠습니다.」


스텝의 손을 통해 그릇이 심사위원 앞에 서빙 되었다.


“오, 정말 먹음직스럽군요.”

“맛있어 보인다.”

“이 요리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심사위원이 묻자 루피너스가 말했다.


“누룽열매우동이어유.”

“누룽열매 우동? 면이 탱글하고 통통한게 우동면으로 만들었나보군.”

“살짝 노란 맑은 국물. 우동면 위에 가지봉초(쪽파)와 채소, 버섯, 그리고 이상한 빵 같은 걸로 고명을 했구만.”


한 심사위원이 젓가락으로 둥글고 납작한 고명을 집어들어 물었다.


“이 빵이 무엇이지?”

“그건 누룽열매떡이어유.”

“!!”


류금수는 놀랐다. 고명으로 떡이라고?


“누룽열매떡?”

“맞슈. 옆에 있는 인간 아씨가 저희 동네에 사는데, 거기서 감자꿀떡이란 걸 팔았슈. 나도 그걸 먹어보고 참고해서 비슷하게 흉내 내본 것이라유. 겉은 바삭 고소하면서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주 좋을 것이유.”

“떡······ 이란거군.”


심사위원들은 감상을 그만하고 이제 시식에 들어갔다.


“먼저 이 누룽열매떡이란 걸 먹어봐야겠어.”


심사위원 모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누룽열매 떡을 한 입에 베어물었다.


“아아. 밖은 바삭하게 구웠는데, 안은 따뜻하고 쫀득쫀득한 식감. 너무 맛있어.”

“누룽열매의 식감에다가 기름으로 겉면을 구워내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더하다니.”

“면이 불어버리니 빨리 호로록 드셔주샤요. 호호호.”


루피너스 아주머니가 재촉하자 심사위원들은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들었다.


겉으로 봐도 탱글탱글하고 오동통한 면이 꽤나 먹음직스러웠다.


후우, 후우. 심사위원들은 혀가 데이지 않도록 입으로 열을 살짝 식힌 다음 바로 입에 집어넣었다.


호로로록.


‘아아!’


심사위원들의 얼굴이 놀란 얼굴로 바뀌었다.


“이 스프. 마른 채소와 버섯으로 감칠맛을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라고 생각해는데, 생각보다 살짝 걸죽해. 누룽열매의 맛이 좀 더 극대화 된 것 같은 느낌인데, 그리고 국물에 떠다니는 것 같은 이 알갱이. 설마?”

“설마가 사람잡쥬. 말씀대로 마른 채소와 버섯으로 국물을 우려냈는데, 여기에 누룽열매의 맛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국물에도 으깬 누룽열매를 넣었슈.”


아주머니의 말에 심사위원들은 무언가 깨달았다.


“그렇군! 국물에 누룽열매의 전분성분이 녹아들어가 걸죽한 식감이 추가된 거였어.”

“버섯과 채소로 우려낸 시원한 감칠맛에 누룽열매의 맛을 더한 우동. 쫄깃쫄깃한 누룽열매면에 누룽열매 채수 그리고 누룽열매떡까지. 이 한 그릇에 누룽열매의 다양한 식감을 다 모아놨어.”

“그야말로 누룽열매의 풀코스.”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유. 호호호.”


심사위원의 칭찬에 입에 손을 올리며 웃는 루피너스였다.


“이제 인간 요리사의 음식을 먹을 차례군.”


스텝이 류금수의 칼국수를 심사위원 식탁 앞에 올려놓았다.


“시뻘건 국물이네. 되게 매워 보이는데?”

“이 요리는 이름이 무엇인가요?”


류금수가 대답했다.


“해물얼큰칼국수입니다.”

“해물얼큰칼국수?”

“제 고향 세계의 요리입니다.”

“이세계의 요리라, 흥미롭군.”


심사위원들은 찬찬히 음식을 살펴보았다. 고명으로 올라간 쪽파와 바지락, 그리고 무엇보다 새빨간 국물의 색이 식욕을 자극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후루루룩.


“허억!”


심사위원들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맛있다······!”

“이 면발의 탄력. 루피너스 씨의 것과 필적한다.”

“정말 제대로 된 수타면이네요. 이 쫄깃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 맛있어요.”


탱글탱글한 탄력덕분인지, 면을 좀 늦게 넣은 탓인지 면은 아직 불지 않고 제대로 된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당신, 면에 이상한 물을 넣던데 그 물의 정체가 뭔가?”


이에 류금수가 답했다.


“두부를 만들면서 나온 간수입니다.”

“간수······!”

“근데 두부가 뭐죠?”


류금수는 이어 설명했다.


“두부는 콩을 갈아 응고시킨 제 고향 세계 재료인데, 이 콘을 응고시키는 게 바로 간수입니다. 간수와 함께 면을 반죽하면 탄력이 배로 늘어서 면이 쫄깃쫄깃해져 맛있어지니까요.”


“간수를 이용한 반죽. 그래서 이렇게 탄력있고 쫄깃쫄깃한건가. 거기에 콩가루를 미묘한 밸런스로 넣어서 나오는 이 고소한 식감도 너무 좋구만.”


심사위원들의 평이 계속되었다.


“무엇보다 이 국물······! 캡시컴(고추)의 얼큰한 맛에 조개의 시원한 맛 그리고 미지의 소스가 구수한 맛을 내서 안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야. 거기에 이 미묘한 짭조름함이 식욕을 계속 당겨주고 있어.”

“그래, 미지의 소스. 국물에 이상한 소스 세 개를 넣던 데 그 소스가 무엇입니까?”

“소스?”


심사위원의 질문에 류금수는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었다.


“뭉텅이진 소스인데, 빨간 소스랑 갈색 소스 있잖아요. 마지막 하나는 묽은 검정색 소스.”


그제야 류금수는 무엇인지 ‘아!’하고 잡아냈다.


“순서대로 고추장, 된장, 간장입니다.”

“고추장.”

“된장.”

“간장?”


처음 듣는 소스들에 심사위원들은 의아했다.


“제 고향에서 주로 사용하는 조미료인데. 고추장은 된장에 고춧가루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고, 된장과 간장은 콩을 발효시켜서 만든 재료입니다.”

“콩으로 그런 재료를 만들 수 있다고?”

“예. 그렇습니다.”


류금수는 설명을 이어갔다.


“된장은 구수한 맛을 내는 데 사용하고, 간장은 그 특유의 향으로 식욕을 돋우는 데 사용했습니다. 고추장은 얼큰한 맛을 내기 위해 사용했지요. 된장과 고추장의 조합으로 그 풍미는 더욱 깊어졌을 겁니다.”

“그, 그게 이 얼큰칼국수의 맛의 비밀이었군.”


심사위원들은 난생 처음 먹어본 조미료에 감탄했다.


“이 미묘하게 식욕을 돋우는 구수하고 매콤한 맛이 계속 끌리는 걸? 젓가락을 멈출 수 없어······.”


그렇게 심사위원은 국물 한 사발까지 말끔하게 비워냈다.


“후우. 맵지만, 맛있다.”

“이런 요리, 난생 처음입니다.”

“하아. 하아. 씁. 하아. 하아.”


그야말로 맛있게 매웠다.


「자, 이제 두 음식 모두 맛을 보았으니 결과를 발표해주십시오. 각 요리에 2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주시면 되겠습니다. 심사 결과는 각 점수를 합산하여 패널에 나타날 겁니다. 당연히 점수가 높은 쪽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게 됩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북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그럼, 점수를 공개해주세요!」


허공의 홀로그램 패널에 점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꿀꺽.


두 요리사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며 눈이 뚫어져라 패널을 쳐다보았다.


점수 올라가는 속도가 천천히 느려지고 이윽고 그 움직임을 멈쳤다.


「승자는······?」


북소리가 멈추고, 화면에 표시된 숫자는 이러했다.


【류금수 94 : 루피너스 89】


류금수의 승리였다.


「네! 94점대 89점으로 류금수 선수의 8강 진출이 결정되었습니다!」


심사위원이 이렇게 점수를 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루피너스 씨의 누룽열매 우동도 정말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류금수 씨의 해물얼큰칼국수를 먹고나니, 더 자극적인 맛에 그 맛이 덮어져버렸죠.”

“루피너스의 우동면과 류금수 씨의 칼국수면의 탄력이나 쫄깃함은 막상막하였어요. 그래서 국물의 맛이 승부를 좌우했죠.”

“루피너스 씨의 누룽열매 국물은 감칠맛도 뛰어나고 적당한 걸죽한 식감이 몸을 따뜻하게 적셨지만, 아무래도 류금수 씨의 얼큰 해물육수가 더 시원하고 감칠맛이 있는데다가, 면에 콩가루를 집어넣어서 그 고소함이 조화를 극대화 시켰습니다.”


루피너스 아주머니는 승부를 납득했다.


“그랬군요. 정말 좋은 승부였네유. 인간 요리사 씨.”

“저도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 이름은 류금수입니다, 루피너스 아주머니.”

“알겠어유, 류금수 씨. 그럼 나중에 올그레스 마을에서 다시 웃는 얼굴로 봐유. 꼭 우승하셔야 되유.”

“감사합니다.”


그렇게 서로 악수하며 그의 16강전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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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69화. 금의환향 +4 19.10.18 557 14 9쪽
69 68화. 콩나물국밥(4) +2 19.10.18 500 15 7쪽
68 67화. 콩나물국밥(3) +2 19.10.17 470 10 11쪽
67 66화. 콩나물국밥(2) +5 19.10.17 480 14 7쪽
66 65화. 콩나물국밥(1) +2 19.10.16 533 13 8쪽
65 64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3) +5 19.10.16 522 13 7쪽
64 63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2) +2 19.10.15 497 15 7쪽
63 62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1) +2 19.10.15 536 11 7쪽
62 61화. 폴른 엘프의 난(3) +4 19.10.15 506 8 7쪽
61 60화. 폴른 엘프의 난(2) +3 19.10.14 495 14 8쪽
60 59화. 폴른 엘프의 난(1) +2 19.10.14 498 14 9쪽
59 58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2) +3 19.10.14 518 12 8쪽
58 57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1) +4 19.10.13 502 12 7쪽
57 56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3) +4 19.10.12 487 14 8쪽
56 55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2) +3 19.10.12 490 13 8쪽
55 54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1) +4 19.10.11 525 16 8쪽
» 53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16강(2) +5 19.10.11 525 17 8쪽
53 52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16강(1) +4 19.10.10 528 18 8쪽
52 51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3) +4 19.10.10 513 15 8쪽
51 50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2) +4 19.10.09 530 17 9쪽
50 49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예선전(1) +3 19.10.09 541 17 8쪽
49 48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2) +4 19.10.08 564 18 8쪽
48 47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1) +4 19.10.08 574 21 9쪽
47 46화. 보답의 김치찌개 +4 19.10.07 630 19 9쪽
46 45화. 징조(6) +3 19.10.07 647 19 9쪽
45 44화. 징조(5) +6 19.10.06 675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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