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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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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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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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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473

작성
19.10.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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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45화. 징조(6)

DUMMY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네.”

 

나르시스는 반갑게 윙크함과 함께 손을 까딱였다.

 

“이건 대체 언제 설치한 거야?”

 

함정에 붙잡힌 폴른 엘프가 물었다.

 

“이상한 움직임이 잡혀서 봤더니 너희들이 전투 중이길래 이동경로를 분석하고 알맞은 위치에 미리 함정을 설치해둔 것뿐. 다 내 계산대로지.”

“대단합니다, 나르시스 씨.”

 

류금수는 감탄했다.

 

“그치? 대단하지? 하. 이래서 난 내가 너무 무섭다니까. 이 완벽한 두뇌, 철저한 계획성, 재빠른 판단력. 이 완벽한 엘프를 사랑할 사람은 나밖에 없어. 흑.”

 

나르시스는 다시 자아도취에 빠졌다.

 

‘저 병이 다시 도졌구먼, 그래.’

 

반가운 마음이 싹 사라진 류금수였다.

 

“크윽. 안 풀어져······!”

“마봉석(魔封石)으로 만든 거라 그 어떤 마법도 쓸 수 없을 거니 포기해. 그나저나 진짜 폴른 엘프라니! 실물은 나도 처음 봐! 이제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 하아. 하아.”

 

나르시스는 군침이 돌았다.

나르시스는 무척 달콤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경찰에 넘기기 전, 지금 당장 연구하고 싶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 구석 하나하나 전부 다! 얘네들 DNA 분석하는 순간 너무 흥분될 거 같은데. 아아, 어떡하지. 먼저 혈액을 채취 해야겠다.”

“크윽, 이 변태 자식.”

“걱정 마. 넌 내 훌륭한 샘플이니까 죽이지는 않아.”

 

나르시스는 혈액 샘플을 병에 담았다.

 

“나르시스 씨, 그래서 경찰은 불렀습니까?”

“응? 아, 인간 요리사 씨. 당연히 내가 그 정도도 안했을 거 같아?”

“그건 아닙니다만.”

“여기 오기 전에 좌표와 함께 경찰에 신고했지. 좀 만 더 기다리면 올 걸?”

“그렇군요.”

 

류금수는 그제야 다리에 힘이 풀어 천천히 자리에 주저 않았다. 엘프 자매를 천천히 내려놓고서 말이다.

 

“세포 샘플도 채취했고 이번엔 어딜 연구해야하나.”

“오, 오지 마. 이 더러운 엘프!”

“말 했잖아요. 온몸 구석구석을 연구할 거라고. 후후후후.”

 

나르시스의 음침한 웃음소리에 류금수 일행은 그를 적으로 돌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

 

나르시스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그림자가 솟구쳐 또 다른 의문의 로브가 나르시스를 공격하며 나타났다.

 

“큭!”

 

나르시스는 재빨리 피해 거리를 벌렸다.

 

“뭐하나 했더니 애송이들에게 붙잡혀 있었나, 드로세라.”

 

사내의 목소리였다.

 

“넌, 드오네라!”


드로세라는 그와 구면인 모양이었다.


“정말 꼴사납군. 안 그런가?”

“방금 그림자에서 나타난 거야?”

 

나르시스는 처음 보는 이동법에 감탄했다.

 

“이런 놈들에게 당했다니. 믿기지 않는 구만.”

“방심했을 뿐이야.”

 

드오네라는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마음 같아선 이놈들을 처리하고 싶지만, 날파리들이 오고 있어. 어서 벗어나도록 하지.”

 

드오네라는 함정을 끊자 그림자가 솟구쳐 올랐다. 그 그림자는 두 폴른 엘프를 집어삼키고 사라져버렸다.


"아, 도망쳐 버렸네."


나르시스는 멀뚱이 서있었다.

 

 

 

@@@

 

이곳은 엘프 자매의 집.

폴른 엘프가 도망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은 쓰러진 류금수와 아마릴리스와 릴리의 신변을 확보해 응급처치를 진행했으며, 별 다른 이상이 없자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참이었다.

 

“그나저나 범인이 폴른 엘프였을 줄이야.”

“수사에 진전이 없던 이유가 있었네.”

 

피케아와 크리샌스는 나르시스의 영상 증거물로 사건의 범인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대해선 좀 더 이 몸을 칭찬해도 좋은데 말이죠.”

“그건 한 번 했으니 사양하지.”

 

나르시스는 살짝 실망했다.

 

“아무튼 류금수 씨와 아마릴리스 씨, 릴리 씨가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보호기간이 끝나자마자 습격하다니. 정말 악랄한 엘프네요.”

“예. 정말 십년감수 했습니다. 누님들은 피곤해서 이제 막 잠에 들었습니다. 그 전투를 치렀으니 피곤한 것도 무리가 아니죠. 에휴.”

 

피케아와 크리샌스의 위로에 류금수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기서 피케아가 한 가지 의문을 꺼냈다.

 

“그런데 정황상 폴른 엘프들이 황궁 시스템 체계에 접근 했단 소린데,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건 나도 의문이야. 폴른 엘프는 육식을 고집해 파문당한 엘프야. 공무원 중에 폴른 엘프가 있을 리가 없지.”

“그럼 역시, 접근 권한을 가진 요정 중에 내통자가 있단 소리인가······.”

 

두 경찰은 머리를 맞대고 생각했다.

 

“빨리 놈들을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론 두 팔 뻗고 잘 수 없어요.”

 

류금수는 피곤한 기색이었다.

 

“예. 저희는 우선 이세계인 자료에 접근한 자들의 리스트를 뽑아 용의자를 추려낼 겁니다.”

“그래도 많겠지만 하루 빨리 범인을 잡도록 하죠.”

“경찰님들, 그런데 그들이 썼던 《그림자이동술》에 대해선 뭔가 짚이는 게 없는 건가요?”

 

나르시스가 피케아와 크리샌스의 말을 끊고 물었다.

 

“《그림자이동술》?”

“내가 붙인 기술 이름이죠. 그들 발아래서 그림자가 솟구치더니 그대로 집어삼켜 사라지는 이동법. 영상에서 다같이 봤잖아요?”

 

그 말에 크리샌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마법은 난생 처음 봤어요. 관련 문헌이 있는지도 조사해 볼게요. 이게 아마 그들이 말했던 《그림자》라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으니.”

“딱 보니 《텔레포트》 계열의 마법 같은 데······. 자세한 건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피케아가 말을 끝내고 류금수에게 다가갔다.

 

“류금수 씨.”

“네.”

 

피케아 경관은 잠시 말을 뜸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 저희 《올그레스》마을의 치안력으론 류금수 씨와 두 엘프를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정 제국의 수도, 《실바디온》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실바디온》?”

 

크리샌스가 설명을 이어갔다.

 

“《실바디온》은 서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수도입니다. 요정황 〈오베론〉님이 거처하고 계시는 황궁이 있는 곳이죠. 오베론님이 계신 만큼 치안은 서대륙 최고의 수준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실바디온》이라면, 〈황궁요리경연대회〉가 열리는 곳이잖나?’

 

류금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놈들이 다시 습격하기 전에 이동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어차피 〈황궁요리경연대회〉가 거기서 열리니까요.”

 

류금수는 흔쾌히 동의했다.

어차피 가야할 곳이기 때문이었다.

 

“황, 황궁요리경연대회?”

“류금수 씨, 거기 출전권을 얻었어요?”

“예, 여기요.”

 

류금수가 출전 자격증을 보여주자, 두 경찰은 놀랐다.

 

“와. 요리 실력이 장난 아니더니 벌써 여기에 출전하는 군요.”

“여기서 우승하면 궁전요리사 자격을 얻는 다는데, 이세계에 오더니 벌써 출세하는 건거요? 축하드려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걸요. 제가 인간이라고 놀라는 요정들에게 일일이 제 상황을 설명하는 것보다 큰 대회에서 유명해지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 겁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류금수의 말에 크리샌스가 긍정했다.

 

“근데, 누가 출전권을 준 건가요?”

“아네모네 씨가요.”

“아, 그 아줌마가? 되게 깐깐해 보이던데 어지간히 류금수 씨가 맘에 들었나 봅니다.”

“아하하.”

 

류금수도 속으로 생각해보니 일전의 《엘로리다 비치》의 일도 있고,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아무튼 열심히 해요, 저희는 여기서 응원할테니까요.”

“아,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

“황실요리대회가 열리는 곳 근처의 경찰청에 미리 귀띔 해 둘게요. 그 근처로 숙소를 잡는 게 좋을 거예요.”

“아, 감사합니다. 피케아 경관님.”

 

그때 류금수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어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아, 여러분.”

“응?”

“예, 류금수 씨. 무슨 일인가요?”

 

나르시스와 크리샌스가 반응했다.

 

“혹시, 지금 잠시 시간 있습니까?”

“네. 말씀하세요.”

 

이번엔 피케아 경관이 대답했다.

 

“일하느라 출출할 텐데 두 분 모두 오늘 여기서 밥 먹고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작가의말

이번 에피소드도 무사히 끝났습니다.


다음편부터 수도로 넘어가 요리대회편이 시작하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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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69화. 금의환향 +4 19.10.18 556 14 9쪽
69 68화. 콩나물국밥(4) +2 19.10.18 499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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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6화. 콩나물국밥(2) +5 19.10.17 480 14 7쪽
66 65화. 콩나물국밥(1) +2 19.10.16 533 13 8쪽
65 64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3) +5 19.10.16 521 13 7쪽
64 63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2) +2 19.10.15 496 15 7쪽
63 62화. 콩으로 고기를 만들자(1) +2 19.10.15 535 11 7쪽
62 61화. 폴른 엘프의 난(3) +4 19.10.15 505 8 7쪽
61 60화. 폴른 엘프의 난(2) +3 19.10.14 495 14 8쪽
60 59화. 폴른 엘프의 난(1) +2 19.10.14 498 14 9쪽
59 58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2) +3 19.10.14 518 12 8쪽
58 57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4강(1) +4 19.10.13 501 12 7쪽
57 56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3) +4 19.10.12 487 14 8쪽
56 55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2) +3 19.10.12 489 13 8쪽
55 54화. 황실요리경연대회 - 8강(1) +4 19.10.11 525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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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2) +4 19.10.08 564 18 8쪽
48 47화. 실바디온에서 일어난 일(1) +4 19.10.08 574 21 9쪽
47 46화. 보답의 김치찌개 +4 19.10.07 630 19 9쪽
» 45화. 징조(6) +3 19.10.07 647 19 9쪽
45 44화. 징조(5) +6 19.10.06 674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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