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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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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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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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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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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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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go] 5장 14화

DUMMY

“한참 늦은 것 같은데?”


발하크 대사막을 달려 나온 리온 일행은 사막 언덕에서 아래쪽. 페르나 왕국의 성벽 방향을 바라봤다.

그곳에 펼쳐진 것은 그야말로 전쟁터. 수천의 마수가 입구 부근에서 병사와 기사들을 상대로 날뛰고, 병사들과 기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검과 마법을 휘두르는 중이다.

그러나 리온은 그곳으로 시선을 향하지 않았다. 리온의 시선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찾는 듯한 모습. 그 모습을 확인한 레나드는 하나의 기척을 찾았다.


“떨어진 존재라면, 저쪽에 있네.”

“···.”


레나드가 전장의 한 방향을 가리키자, 리온은 레나드가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향했다.


- “리온.”

“알고 있어.”


이미 『칼라드볼그』의 형상으로 변화한 베르가 조용히 리온을 불렀다.

그에 고개를 끄덕인 리온은 잠시 레나드를 바라보더니.


- 후욱.


레나드의 등.

『아르케부스』의 형태인 체이스에게 마력을 불어넣었다.

체이스는 지금, 마력이 부족한 탓에 총인 『아르케부스』의 형태로 잠들었다. 즉, 체이스를 깨우기 위해서는 부족한 양의 마력만 채워지면 된다.

부족한 마력을 리온이 직접 채우자, 체이스는 차츰 잠든 상태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레나드. 저쪽을 맡길게.”

“···리온, 진심이야?”


리온이 가리킨 방향은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리온이 직접 향하려는 곳은 떨어진 존재가 있는 곳. 그렇다면, 리온이 레나드에게 부탁하려는 곳은 당연히.


“나 혼자서 저 전장을 맡으라고?”


수천의 마수가 날뛰는 장소다.

떨어진 존재는 전장의 너머. 어둠 어딘가로 숨어든 상태다. 그러나 이 정도로 가깝다면 리온과 베르의 힘으로도 추적할 수 있다.

반면, 수천의 마수를 상대로 레나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조금이 아니다. 전혀 없다. 그 사실을 아는 레나드가 당황하며 리온을 바라봤지만, 리온은 오히려 『아르케부스』를 가리켰다.


“혼자가 아니니까.”

“···그렇긴 한데 말이지.”


레나드는 체이스를 가리킨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체이스와 힘을 합친다고 해도 레나드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떨어진 존재를 자유롭게 풀어두는 쪽이 더 큰 문제다.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쉰 레나드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와. 어떻게든 해볼게.”

“이쪽은 맡겨둬.”


레나드가 고개를 끄덕인 직후. 리온은 상당한 속도로 사라졌다.

떨어진 존재가 확인된 위치는 전장 너머. 도시의 성벽이 전장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미 도시 내부로 들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떨어진 존재는 어둠을 타고 움직인다. 제아무리 높은 성벽과 강인한 병사와 기사들이 막아서더라도, 사전에 정보가 없다면 막아낼 수 없다.

그에 레나드는 떨어진 존재를 쫓은 리온이 향한 곳. 도시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내려 전장을 바라봤다.


“···체이스. 일어났지?”

- “···일어나 있다.”


체이스의 영혼과 통로가 이어진 레나드는 감각적으로 체이스가 일어난 사실을 파악했다.

체이스의 몸 상태는 최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준수한 편. 그에 레나드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파트너. 체이스에게 물었다.


“저거, 전부 쓰러뜨릴 수 있어?”

- “···.”


리온을 창조주이자 아버님이라 부르는 체이스는 다소 오만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런 체이스마저도 레나드의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않았다.

잠시간 이어진 침묵. 레나드는 전장을 바라보며 어디서부터 공략해야 할지 생각했고, 체이스는 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어라.”


수천의 마수 무리. 그 무리를 공략하기 위해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던 레나드는 단 한 곳. 마수의 기척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곳을 발견했다.

레나드는 마수의 기척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상황에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며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뭐야, 저게···.”


검에 홀린 듯, 일심불란(一心不亂)하게 검을 휘두르는 기사단장을 발견했다.

레나드의 목소리에 체이스도 기사단장을 발견했다. 두 사람이 본 기사단장의 주변에는 수십은 우습게도, 수백에 달할 정도로 많은 마수가 모여 있다.

주변을 포위하고, 땅에서도 나타나고, 하늘에서도 날아드는 마수들. 그 다종다양한 공격을, 기사단장은 전부.


“검 하나로 파훼하고 있는 건가···.”

- “반격도 하고 있다. 그러니 쓰러뜨릴 수 있겠지.”

“···그렇네. ···저 사람, 엄청 강한 모양인데.”


기사단장을 향한 공격 그 모두를 검 하나로 흘려보내고, 막아낸다.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반격. 반격을 위해 움직인 검은 그저 물 흐르듯,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수를 베어낸다.

마수를 베어낸 검은 다시 한번 마수의 공격을 막아내고, 주변에 있는 다른 마수를 베어낸다.

그러기를 한참.


“와···.”

- “···.”


어느새 기사단장의 주변을 둘러친 마수의 시체 산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레나드는 감탄하는 한편, 페르나 왕국에도 강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혼자서 전선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존재. 기사단장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러모로 좋은 상황이다.

레나드는 『아르케부스』의 형태로, 전장 전체를 부감하고 있을 체이스를 불렀다.


“체이스.”

- “뭐냐.”

“저 사람이랑 연계하자.”


레나드가 판단하기에 기사단장은 도시에 있는 이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 게다가, 혼자서 전선을 유지할 정도라면 자신의 도움으로 더욱 호전된 상황이 나올지도 모른다.

기사단장이 눈앞에 있는데 멀리 있는 레나드 자신을 노리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에 레나드는 『아르케부스』. 체이스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나눈 끝에.

탄환을 장전했다.


“후우.”


숨을 내뱉고.


“스읍.”


들이마신다.

그와 동시에.


- 탕.


흔들림 없는 탄환은 한참을 나아가, 순식간에 전장으로 향했다. 마수 무리를 향해 나아간 탄환은 갑작스레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하더니.


- 펑.


폭발했다.

다만, 나아간 탄환은 하나가 아니다.


- 펑.

- 퍼퍼펑.

- 퍼펑.


여러 번 이어진 폭발에 마수 무리는 대열을 잃고, 서로를 노려보며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무언가에 홀린 듯 마수 무리는 병사와 기사. 도시를 노렸다.

레나드와 체이스의 공격으로 생긴 아주 작은 틈. 기사단장에게는 크나큰 빈틈이다.


“와···. 대단한데.”

- “흥. 별것 아닌 재주일 뿐이다.”


마수 무리의 틈을 노린 기사단장의 검격이, 순식간에 수십의 마수를 베어 넘겼다. 일부 병사와 기사들은 폭발에 당황했으나, 기사단장만큼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마수를 쓰러뜨렸다.

그 모습에 감탄한 레나드는 체이스의 반발에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한번 마수 무리를 조준했다.


“그럼, 이쪽도 제대로 해보자고.”

- “네 녀석이나 제대로 해라.”

“아하하. 그러지 뭐.”


생각지도 못한 기사단장의 존재로, 상당히 여유를 찾은 레나드는 웃음을 머금으며,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


- 탕.


-+-


마수 대군이 있는 전장 너머.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에는 이미, 수백에 달하는 마수가 들어서 있었다.

그중에는 백성을 노리고 날뛰는 마수와 아무렇게나 날뛰는 마수 등. 다양한 마수들이 도시의 곳곳을 부수고 있었다.

그에 백성들은 도망치거나 숨는다는 두 가지의 선택밖에 할 수 없었다.


“베르.”

- “···도시의 중앙 부근이려나.”


다만, 리온과 베르는 도시의 경관에 전혀 시선을 두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떨어진 존재. 아니, 마왕의 마력을 지닌 존재를 오랫동안 자유롭게 두면 더욱 큰 문제가 생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일부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떨어진 존재만을 향했다.


- 탓.


베르가 떨어진 존재의 위치를 찾으면, 리온은 제 신체 능력을 살린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한다.

리온의 움직임은 일반인을 아득히 넘은 속도. 가볍게 달리는 정도로 도시의 절반을 지나왔다.

베르가 가리킨 방향은 도시의 중앙. 보통의 도시라면 영주의 저택이 있는 장소다.

하지만.


“이건···.”

- “시설을 보면, 대사막을 감시하던 곳일까?”


발하크 대사막의 이웃 도시인 이곳은 영주의 저택보다, 발하크 대사막의 위험을 감시하는 시설이 있었다.

리온은 잠시 떠오른 작은 의문을 곧바로 날려버리고 건물 내부로 향했다. 떨어진 존재는 어째서인지 이곳으로 향했다. 리온이 지금,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떨어진 존재의 처리다.

베르 또한, 리온과 마찬가지로 떨어진 존재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사용했다.


- “리온. 지하.”

“알았어.”


- 서걱.


시설의 길을 찾는 것보다, 바닥을 부수는 쪽이 빠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리온은 곧바로 바닥을 베었다. 순식간에 지하로 내려간 리온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찾았어.”


한 벽면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 서, 콰직.


잘게 베이던 벽은 갑작스레 압축되듯 무너졌다.

그러나 벽면을 둘러싸던 어둠은 마치 리온의 검을 피하듯이 움직였다.

지하를 가득 메우던 어둠. 그건 어둠이 아니라, 떨어진 존재의 몸이었다.


“@#$#···.”


떨어진 존재는 리온의 모습을 발견하고, 증오에 가득 찬 목소리를 흘렸다.

떨어진 존재를 찾은 리온은 곧바로 『칼라드볼그』를 겨누고.


- 서걱.


휘둘렀다.

다만.


“···쯧. 분신인가.”

- “귀찮게 됐네.”


리온이 베어낸 어둠은 떨어진 존재와 달리, 손맛이 적다.

말 그대로 그림자를 베어낸 손맛에 리온은 혀를 차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은 어느새 어둠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 어둠은 온전한 어둠이 아니다. 떨어진 존재의 몸. 그 일부가 떨어진 존재의 명령을 받아 분신이 된 것이다.

리온은 다시 한번 검을 들었다.


“단번에 벨게.”

- “좋아, 오랜만에 열심히 해볼까?”


리온이 검을 휘두르기 전.

리온은 검. 『칼라드볼그』를 불렀다.


“『칼라드볼그』.”


이름을 부르는 것은 무기의 힘을 일깨우는 행동.

그에 반응하듯 『칼라드볼그』의 도신은 청백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미 한 차례 저주를 상대하며 다수의 적을 쓰러뜨린 리온은 수가 많을 뿐인 분신을 손쉽게 처리했다.

그저 휘두르는 것만으로 분신은 허물어졌다. 『칼라드볼그』가 두른 청백의 빛 때문이다.

분신이 쉽게 허물어지는 모습에 리온은 특별한 감상을 품지 않고, 떨어진 존재의 본체를 찾았다.


“···주변에 있겠지.”

- “멀리서는 조종할 수 없으니까.”


떨어진 존재의 근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그 하위인 떨어진 존재는 더욱 가까운 곳에 있다.

전장의 경험을 떠올리며 떨어진 존재를 찾던 리온은 복도를 건너고.


“···.”


시설의 본 모습을 발견했다.


- “이건···.”


리온은 물론, 베르마저 시설의 모습에 당황한 순간.

그 빈틈을 노리듯.


- 콰직.


리온의 발치에 있던 그림자가 커다란 입으로 변하더니, 그대로 닫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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