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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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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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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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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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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5장 8화

DUMMY

리온이 지상으로 나온 뒤. 주변을 둘러본 리온은 이반과 미아가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이반과 미아는 지상으로 뛰쳐나온 그것을 본 후, 어딘가로 사라졌다.

레나드는 리온을 기다리느라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레나드는 떠나는 두 사람의 기척을 기억하는 동시에, 지하에서 올라오는 리온의 기척을 파악했다.

그리고 지금, 지상으로 나온 리온은 지하에 있던 그것이 페르나 왕국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리온···. 아까, 그거. 뭐였어?”


리온이 한참 모래를 털어내는 모습을 보던 레나드는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지금 리온의 몸에서는 온갖 기척이 얽힌 상태. 지하에서 저주를 처리하는 사이, 리온의 몸에 저주의 기척이 묻은 탓이다.

민감하게 저주의 기척을 읽은 레나드는 저주보다 더 큰 문제인 그것을 물었다.


“···.”


레나드의 질문에 리온은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주변은 여전히 모래로 한가득한 상황이다. 다른 점이라고는 모래의 위치. 리온과 미아의 전투로 인해 주변 언덕이 무너지고, 새로운 언덕이 나타났다.

주변을 둘러본 리온은 다시 시선을 레나드에게 향하더니.


“패트릭은.”

“···아.”


패트릭은 리온과 미아가 한참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모래 해일에 휩쓸렸다.

그 탓에 어디론가 휩쓸린 패트릭과 두 마리는 이미 주변을 둘러보는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레나드는 뒤늦게 패트릭을 떠올리고, 기척을 찾기 시작했다.

레나드가 기척을 읽기를 잠시.


“찾았다.”


패트릭의 기척을 찾은 레나드는 곧바로 대사막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 지점은 리온과 레나드가 있는 방향에서 상당히 떨어진 지점. 서둘러 패트릭이 있는 방향으로 향한 두 사람은 모래에 파묻힌 사람의 반신을 찾았다.

아무리 보아도 패트릭의 하반신. 그에 리온과 레나드는 패트릭을 구하고, 주변에 파묻힌 샐리와 윌리를 찾아 꺼냈다.


“쿠, 쿨럭. 쿨럭.”

“와, 와아앙.”

“크앙. 크으으.”


패트릭과 샐리, 윌리는 저마다 모래를 털어내며 숨을 탐하듯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잠시, 겨우 정신을 차린 패트릭과 두 마리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리온과 레나드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의문을 보였다.

패트릭이 모래 해일에 휩쓸리던 순간. 멀쩡한 의식으로 확인했던 마지막 순간은 리온과 미아의 전투 장면이다.

그러나 리온은 흐트러진 모습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상처조차 없다.


“리, 리온 씨. 괜찮으신가요?”

“···?”

“아···. 리온이라면 괜찮아. 그보다, 그쪽은?”


정신을 차린 패트릭은 리온이 싸웠다는 사실에 상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다만, 리온은 미아와의 전투에서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

흐트러진 모습도 휩쓸린 모래 해일과 지하에서 정화한 저주로 인한 것으로, 실질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패트릭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리온을 대신해 레나드가 패트릭에게 묻자, 패트릭은 자신보다 먼저 샐리와 윌리를 확인하더니.


“괜찮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레나드는 잠시 한숨을 내뱉고, 리온에게 시선을 돌렸다.

리온 일행이 있는 이곳은 발하크 대사막. 리온이 찾던 카타스트로피의 거점은 지하에 있다. 그러나 의문의 폭발로 인해 거점에 있던 그것이 탈출해버렸다.

상황을 확인한 리온은 폭발의 원인이 이반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동시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그것이 한참 날뛰려는 것도 이해했다.

그것의 위치는 레나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반면, 카타스트로피의 거점은 패트릭을 통해서 알수도 있고. 리온 자신이 기억한 거점으로 알 수도 있다.


“리온, 어떻게 할래?”


레나드의 물음에 리온은 『칼라드볼그』를 베르의 형태로 변화하며 대답했다.


“쫓는다.”

“그래, 라고 말하고 싶지만···.”

“···?”

“잠시 이것 좀 해결해줄 수 있어?”


고개를 기울인 리온을 향해 내민 것은 총.

체이스의 총 형태, 『아르케부스』다.


“···이건.”

“아, 마력 부족이네? 하지만···. 이건, 마력이 빼앗긴 형태구나!”


리온이 『아르케부스』. 체이스의 상태를 이해한 순간.

인간 형태로 변환한 베르가 먼저 대답해버렸다.

동시에 의문을 보이듯 고개를 기울인 베르는 한참이나 『아르케부스』를 관찰하며 상태를 살폈다.


“···베르.”

“리온, 이 아이. 마력이 빼앗긴 상태야. ···어떻게 빼앗은 거지?”


베르는 체이스가 잠든 상태라는 것까지는 이해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어떻게 해서 마력이 빼앗겼는지 알 수 없었다.

체이스는 영혼을 지닌 마법 도구로, 일반적인 마법 도구와는 전혀 다르다. 그 탓에 마력을 부여하는 것도 빼앗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체이스는 마력이 부족해져서 잠들었다.


“베르.”


반면, 리온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미 파악한 상태다.

그에 리온이 베르를 부르자, 뒤늦게 조용해진 베르는 리온에게 시선을 향했다.


“알겠어?”


베르의 물음에 리온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떠올리는 것은 오래전. 수십년 전의 전투.

당시 전장에서 리온은 에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용사라 불린 레네와 함께 전장을 다녔다.

그러나 가끔, 리온은 레네와 헤어져 전장을 다닌 적이 있다. 리온이 짐작한 것 또한, 그때.

리온이 별동대로 나뉘었을 때 마주한 적.


“『바알』.”

“···그건.”


마왕의 혈육.

그중에서도 최악을 지칭하는 일곱 마리의 혈육의 이름이다.

이름을 들어본 베르는 안색을 달리하며 리온을 바라봤다. 리온은 그 이상 특별한 말을 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상대방. 즉, 카타스트로피에게 마왕의 혈육이 있다는 건 파악했다.

그러나.


“그건···. 분명, 무기였어. 그런데 그게 어떻게···.”


『아르케부스』에 남은 흔적은 분명 마왕의 혈육. 그중에서도 리온이 직접 상대했던 『바알』의 흔적이 틀림없다.

『바알』의 특성은 다른 여섯 종과 달리 마력의 흡수. 오롯이 흡수하는 것에 중점을 둔 특성이다. 그 특성이라면 『아르케부스』 내부의 마력을 흡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바알』 그 자체는 마왕의 혈육. 그 혈육이 단순한 도구에 흡수될 리는 없다.

그렇기에 베르는 놀라며, 동시에 당황했다.


“어떻게···. 그의 혈육이야. 혈육이라고? 직접 영향을 받은 존재.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베르, 진정해.”


마왕의 혈육은 절대 가벼운 의미가 아니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마왕. 그 존재의 실질적인 혈육. 말 그대로 마왕의 피와 살에서 비롯된 생명이 마왕의 혈육이다.

그런 혈육을 단순한 도구에 부여했다는 것은 세상을 넘은 존재의 통합. 즉, 세계의 통합마저도 시사한다.

리온의 목소리에 다소 진정을 되찾은 베르는 조용히, 잔잔히 리온에게 물었다.


“···리온. 리온은 가능하다고 생각해?”

“이미 결과가 있어. 그러니,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

“···그래, 그래야겠지.”


한참 당황하던 베르는 리온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했다. 마왕의 혈육. 그걸 도구에 부여했다면, 도구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이미 그것은 『칼라드볼그』와도 비슷한 무언가다. 비록, 베르가 있는 『칼라드볼그』에 비해 한참이나 뒤떨어지더라도. 그 가능성만큼은 베르조차 무시할 수 없다.

리온과 베르의 이야기를 지켜본 레나드는 잠시 어깨를 으쓱였다.


‘설마, 그 무기가 그렇게 위험다고는···. 몰랐네.’


이미 한 차례 『바알』과 마주했던 레나드는 이반의 판단에 따라서는 자칫 죽을 수도 있었다. 뒤늦게 가능성을 깨달은 레나드는 너스레를 떨면서도 이반의 위험을 상향 조정했다.


“레나드, 체이스는 성장 중이니 금방 깨어날 거야. 다만, 『바알』의 특성에는 소용없으니 조심해.”

“고마워. 그래, 그래야지. ···나중에 다시 만날 것 같지만.”


리온의 이야기를 들은 레나드는 체이스. 『아르케부스』를 다시 뒤로 매고, 리온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리온은 이미 그것을 쫓는다고 결정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추적해. 그것을 쓰러뜨릴 뿐.


“가자.”


리온의 이야기에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패트릭과 두 마리마저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오기 시작했다.


-+-


그것은 달린다.

한참을 달린다.

어둠을 자신과 같이. 자신이 어둠과 같이.

이미 사막의 모래알이 되어버린 그것은 제 의지를 넓게 퍼뜨려, 생물이 많은 곳으로 향한다.


“-----.”


그것은 이성 한 줌 없는 괴물.

누군가의 욕망과 바람에서 비롯된 어둠 덩어리.

비록, 그것이 순수한 바람에서 비롯되었더라도.

만들어진 그것은 제 본능에 따라서 움직일 뿐이다.


-+-


“아···. 진짜 큰일 났네.”


그것을 따라 움직이던 이반은 문득, 제자리에 서며 중얼거렸다.

이반이 멈추자 뒤를 따르던 미아도 자리에 멈추며 고개를 기울였다.


“놓쳤어.”

“그래?”

“그래. 놓쳤다.”


이반이 그것을 쫓던 방법은 다소 특별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성이 없음에도 제 능력을 잘 파악하고 있다. 본능에 새겨진 모든 것들이 그것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기에, 그것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줄곧 탈출을 바라왔다. 제 본능이 이 세상의 침식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게 불가능했던 것은 우연과 특징으로 인해. 그러나 그것을 막는 것은 이 이상 없다.


“아···. 진짜. 보이지도 않고.”


그것은 발하크 대사막 한복판에서 사라졌다.

빛이 가득한 장소에서, 마치 그림자 지듯 땅속으로 사라진 그것을 눈으로 좇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에 이반은 자신이 지닌 무기. 『바알』의 특성을 이용해 그것의 마력을 먹어 치우며 움직였다.

『바알』의 특성은 폭식.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존재에게 잔류한 마력은 먹음직스러운 요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런 『바알』이 지금.


“이 녀석은 배가 차버렸고.”


완전히 잠들었다.

『바알』은 폭식.

즉, 언제나 공복 상태다. 그렇기에 『바알』을 움직이는 데는 조금의 마력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바알』을 깨우는 단어면 충분하다.

하지만, 『바알』이 잠들 때가 있다. 그건 『바알』의 위장을 전부 채울 때.


“···듣기만 했는데, 진짜 괴물이네.”

“응.”


『바알』이 비록 [무구화(武具化]되는 과정에서 제 능력이 깎였다고 하나, 여전히 그 위장은 세상의 절반을 먹어 치울 정도다.

그런 『바알』의 위장을, 본래 마력도 아닌. 잔류 마력. 움직이며 남은 극히 미세한 마력으로 채워버렸다.


“마력의 밀도가 어느 정도인 거야?”


이미 그것을 추적할 방법조차 잃은 이반은 제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잠시.


“미아. 네 걸로 가능할까?”


미아의 건틀릿을 바라보며 물었다.


“···불가능해.”

“그렇지···. 네 건 다르니까.”

“응.”

“하아···. 어쩌냐, 이거.”


두 사람이 윗선에서 받은 명령은 거점의 뒤처리.

이미 사용처를 다한 거점을 정리하는 게 두 사람의 명령이다.

거점의 정리는 어느 정도 끝냈다. 그러나, 거점이 있는 장소에서 만난 인물이 문제였다.


“···아.”

“···.”


리온 일행은 이미 카타스트로피 내부에서 1급 처리 대상으로 지정되었다.

그에 이반은 거점의 정리와 함께, 리온의 처리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탓에 이번 일이 일어났다.

명백히 이반의 실수. 동시에, 카타스트로피의 연구 자료가 날뛰는 상황이다.

이반은 잠시, 그것이 향했던 길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중얼거렸다.


“모른 척할까?”

“···.”

“연구 거점을 폭파했더니, 그 틈에 도망쳤습니다, 라고.”

“···.”


이럴 때만은 조용한 파트너, 미아를 바라본 이반은 한숨을 내쉬며 결론지었다.


“좋아. 도망가자.”

“···그래도 돼?”

“몰라. 그래도 우리는 처리할 수 없어.”


이미 반쯤 해탈한 이반은 제 등에 걸린 대검과 미아의 건틀릿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건, 이것들과 다르니까.”

“달라?”


고개를 기울인 미아의 모습에 이반은 발걸음을 되돌리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중얼거렸다.


“가짜인 이것들이랑 다르게, 저건 진짜 ‘신’의 일부니까.”


포기했다는 듯 발걸음을 되돌려, 대륙을 떠나기 위해 움직이는 이반의 뒤로, 미아가 호기심으로 가득한 시선을 페르나 왕국 방향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나도 싸워보고 싶어.”

“관둬라. 만난 순간 오염될 수도 있다.”

“그래? 그럼 그만둘래.”

“오냐. 따라오기나 해라.”

“응.”


두 사람은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조용히 대륙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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