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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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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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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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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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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5장 10화

DUMMY

그것. 지금은 레나드로 인해 떨어진 존재로 불리는 존재는 어둠을 통해 재빨리 움직였다.

비록 몸의 절반을 잃었다고 한들, 떨어진 존재에게는 문제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떨어진 존재는 단 하나의 살점에서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재빨리 움직이는 떨어진 존재는 제 몸을 재생하지 못하고 있었다.


『칼라드볼그』.


용사의 검으로, 마왕을 쓰러뜨리는 검.

그 검에 내포된 힘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넘은 존재. 떨어진 존재의 오염된 마력을 정화하는 데까지 이른다.

떨어진 존재의 몸 대부분은 오염된 마력으로 구성된 것. 오염된 마력이 정화되면 재생할 수 없다.

그렇기에.


“#$%#$%---!!”


떨어진 존재는 제 몸을 대신할 것들을 불렀다.

리온 일행과 떨어진 존재가 있는 대륙, 주호 대륙에는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페르나 왕국. 대륙의 3할 정도인 멀쩡한 땅을 이용중인 국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발하크 대사막.


- 쿠구구궁.


발하크 대사막은 자연적인 요인이 겹겹이 쌓여, 지나칠 정도로 많은 마나가 뭉친 곳.

그곳에 존재하는 생물은 모두가 하나같이 강력한 마수다. 개중에는 마물의 영역마저 넘보는 마수가 있을 정도.

즉, 발하크 대사막에는 수천 이상의 마수가 존재한다.


“끼이익---!!”

“크라랄---!”


떨어진 존재는 오염된 마력을 다룬다. 오염된 마력은 생물에게 있어,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마력을 지닌 존재를 이끄는 것. 인간 정도의 지성을 지닌 생물은 불가능하지만, 마수와 같이 본능에 이끌리는 생물은 손쉽게 조종할 수 있다.

이미 본능으로 제 능력을 이해하고 있는 떨어진 존재는 잃어버린 반신을 대신해, 수천의 마수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불러 모은 마수의 대군과 떨어진 존재가 향하는 곳은.


“@#$@#%---!!”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가득한 곳.

페르나 왕국이다.


-+-


“···쯧.”


발하크 대사막을 나아가던 리온은 혀를 찼다.

베르는 잠시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으나, 이내 다시 입을 다물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자기 말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온 일행은 떨어진 존재를 뒤쫓아, 발하크 대사막을 나아갔다. 그러나 발하크 대사막은 다양한 마력 재해와 마나 신기루가 가득한 곳이다.


“리온. 진정해.”

“···.”


베르를 대신해 입을 연 것은 레나드.

리온 일행은 지금, 몇 번이나 마주한 마나 신기루로 인해 같은 자리를 반복하고 있었다.

마나 신기루는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현상. 그에 리온 일행도 거짓된 길에 속고, 진짜 길을 잊었다.

이전까지는 패트릭과 두 마리의 길 안내로 손쉽게 발하크 대사막을 나아갔다. 그러나 지금은 레나드의 안내뿐이다.

레나드의 안내는 정확하다. 정확하지만, 마나 신기루를 간파할 수 없다. 마력 재해는 전혀 문제없으니 정작 문제 되는 것은 마나 신기루 하나.


“···만들까.”

“응?”


잠시 제자리에 멈춰 생각하던 리온은 두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하나는 직접 걸어서 마나 신기루를 돌파하는 것.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진다. 설령, 마나 신기루를 돌파할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치게 걸린다.

그리고 다른 하나.


“마나 신기루를 넘을 수 있게, 마법 도구를 만들게.”


직접 마나 신기루를 간파하는 마법 도구를 만드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대사막 한가운데에서 도구를 만든다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시간 자체는 이쪽이 줄어든다.

마법 도구를 만드는 데 최대한 집중한다면 소모하는 시간은 최소. 그렇기에, 리온은 대사막 한가운데에서 다양한 도구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레나드는 잠시 입을 닫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리온이지.”


집중하기 시작한 리온의 모습을 본 레나드는 지금 모습이 가장 리온답다는 생각을 하며, 리온이 꺼낸 의자 중 하나에 앉았다.


-+-


평화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깨진다.

하지만, 사건이 클수록 그 전조 증상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발하크 대사막 방면에서 마수 무리의 흐름을 확인!! 최소 수백 이상입니다!!”


페르나 왕국은 대륙에 유일한 국가다. 주변은 삼면이 바다와 맞닿아 있기에, 수백 년간 평화를 누려왔다.

그러나 그런 페르나 왕국에도 크고 작은 사건은 이어졌다. 주로, 발하크 대사막에서 넘어온 마수가 대표적인 사건이다.

발하크 대사막에서 마수가 넘어오는 것은 언제나의 일. 그렇기에 페르나 왕국의 이들은 발하크 대사막의 마수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일어날 사건을 최소화하는 것이 그들의 일.


“뭐라?! 재관측을 요구한다! 더 자세한 정보를!”

“네! 재관측을 시작합니다!”


페르나 왕국에서도 서쪽으로 치우친 위치. 발하크 대사막의 경계와 가까운 도시에는 발하크 대사막을 감시하는 기관이 있었다.

발하크 대사막에는 수만 이상의 마수가 존재하며, 그중에는 단 한 마리로 국가가 멸망할 정도의 강력한 개체도 존재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페르나 왕국의 왕족들은 발하크 대사막의 관측에 매년 많은 자금을 소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재관측!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관측된 마수의 수가 증가!”

“젠장···! 당장 비상 연락을 돌려라! 각 부처에 연락 및 조사 부서에 연락을!!”

““알겠습니다!!””


마나가 넘치는 발하크 대사막은 단순히 관측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기술을 요구한다.

그들이 관측할 수 있는 지점은 발하크 대사막의 입구 중의 입구. 그런 위치에 수백 이상의 마수가 관측되었다는 것. 그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것들이 무리를 이루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문제다.

발하크 대사막 주변 도시의 영주는 탈진한 마냥 의자에 앉았다.


“이게···. 무슨···.”


지금 그가 자리한 곳은 발하크 대사막의 환경을 관측하는 시설.

주로 무리에서 떨어진 마수나 강력한 마력 재해를 사전에 알리기 위한 시설이다. 그곳의 최상단의 위치한 영주는 마술 도구 너머의 화면을 보고 숨을 삼켰다.

마술 도구는 투명한 판으로, 다양한 정보를 보인다. 그리고 그중. 레이더의 역할을 하는 창은 이미 새빨갛게 물들었다.


“오늘이, 페르나 왕국의 멸망인가···.”


본래 레이더에 나타나는 빨강은 일정 이상의 마나를 관측하여, 점으로 나타낸다. 그 점이 클수록 마나와 마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 남자가 보는 화면에는 수많은 빨간 점이, 화면을 뒤덮을 기세로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움직이는 방향은 페르나 왕국.

자신이 위치한 도시를 향해서다.


“왕도···. 왕도에···. 연락을···.”


이미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중얼거린 남자는 방에서도 드문 마법 도구를 들고, 어디론가 마법을 이었다.

이어진 곳은 왕도. 그곳의 담당자가 마법 도구를 든 순간. 마법 도구 너머의 남자가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왕국은···. 망한다···. 마수의 무리가, 수백 이상, 아마 천에 달할 수가 오고 있다.”

“···예? 하르네 영주님 아니십니까?”


담당자는 영주의 한탄에 고개를 기울이면서도 다시 한번 물었다. 그리고 잠시 뒤.

담당자의 곁에 놓인 마법 도구에 다양한 자료가 넘어왔다.

그 자료들을 확인한 담당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긴급 사항입니다!! 당장 폐하에게 진언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곧장 페르나 왕국의 왕을 찾아 달렸다.

그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 이가 몇 명.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살피고 파란을 예상한 이가 몇 명.

그중에는 이미 발하크 대사막 방면으로 흘러드는 마력을 파악한 실력자마저 존재했다.


“···서쪽 도시로 향한다.”

“네? 기사단장님. 곧 회의 시간입니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병력을 소집해라. 왕국의 위기다.”

“···진심입니까?”

“나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네가 더 잘 알 텐데.”

“알겠습니다!”


왕도에서 이름을 날리는 기사단장의 결단은 재빨랐다. 순식간에 병사를 모은 그들은 출진의 허가도 없이, 왕국을 지킨다는 일념 하나로 반역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이미 왕족에게 발하크 대사막의 사건이 전달된 후였기에, 기사단장의 결단에 감사할 뿐이었다.

그렇게, 페르나 왕국 전역에 마수의 범람이 예상된 지금.


“후우···. 돌아왔네요.”


패트릭은 발하크 대사막의 경계를 넘어, 페르나 왕국으로 돌아왔다.

지칠 대로 지친 패트릭은 자신의 발치에 쓰러진 두 마리를 쓰다듬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향하는 식당은 패트릭의 친우가 운영 중인 식당.

자연스럽게 문을 넘어 들어선 식당에는 손님 하나 없다.


“오늘은 장사 안 하나요?”

“쯧. 패트릭, 너냐.”


아무렇지 않게 주방으로 들어선 패트릭은 주방에 앉은 여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여성은 얼굴과 팔에 커다란 흉터를 지닌 상태로, 다소 험상궂은 얼굴을 찌푸리며 패트릭에게 불평했다.


“손님이 없는 것뿐이다.”

“그건 이상한데요. 루제니아의 요리는 맛있는데?”

“···쯧.”


루제니아는 다시 한번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어디선가 가져온 고기를 손질하더니, 발치에서 휴식을 취하던 샐리와 윌리에게 던졌다.


“남는 거다. 상하기 전에 먹어.”

“왕!”

“크앙!”


샐리와 윌리는 루제니아의 고기에 감사를 전하듯 한 번 울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패트릭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감사를 표했다.

루제니아는 패트릭의 인사를 무시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왜 온 건데?”


루제니아는 흥미 없는 듯하면서도 패트릭에게 물었다.

패트릭은 평소 발하크 대사막을 쏘다닌다. 그 탓에 인기가 많던 자신의 식당을 루제니아에게 떠넘기다시피 한 상태다. 식당에 손님이 없는 건 패트릭의 요리를 그리워하는 이가 많은 탓이다.

루제니아는 어디선가 꺼낸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패트릭을 기다렸다.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요.”

“하, 헛소리.”

“진짜인데요?”

“···그래, 마음대로 말해라.”


패트릭이 식당을 찾은 이유는 조금 전, 패트릭이 말한 대로다.

발하크 대사막에서 마주한 미아와 이반에 놀란 것. 그 정도로는 패트릭이 당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후에 마주한 존재.

떨어진 존재를 두 눈에 담아버린 패트릭은 미처 지우지 못한 두려움을 얼버무리고자 루제니아를 찾았다.

루제니아도 패트릭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렇기에 루제니아는 불평과 불만을 말하면서도 패트릭을 내쫓지는 않았다.

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흐르기를 잠시.


- 땡. 땡. 땡. 땡.


도시 전역에 울리는 종소리에 루제니아는 고개를 기울였다.

도시에 설치된 종은 평상시에 시간을 알리기 위해 설치된 종이다. 그렇기에 제시간이 아닌 순간에 울린 종소리에 루제니아는 의문을 보였고.

조금이나마 이유를 짐작한 패트릭은 온몸이 굳었다. 당황한 것은 패트릭뿐만이 아니다. 샐리와 윌리마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잔뜩 겁먹었다.

패트릭과 두 마리가 떠올린 것은 떨어진 존재.


“패트릭···?”


루제니아는 갑작스레 굳은 패트릭의 모습에 의문과 동시에 불안감을 품었다.

루제니아가 파악한 패트릭은 감이 뛰어난 인물. 그렇기에 위험천만한 발하크 대사막을 다닐 수 있다.

그리고 이 말은 즉, 발하크 대사막을 가볍게 다니는 패트릭조차 겁먹은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다.


“···그런 건가.”


루제니아는 갑작스레 패트릭이 자신을 찾은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했다. 두려움을 얼버무리고자 나타난 것이다.

그 사실을 짐작한 루제니아는 한숨을 내쉬고, 패트릭에게 열쇠를 하나 건네주었다.


“패트릭.”

“···.”


잔뜩 긴장한 패트릭은 루제니아의 목소리에 말없이 시선만 향했다. 패트릭이 자기 말을 듣고 있다는 걸 확인한 루제니아는 조용히 말했다.


“주방의 한쪽에, 방공호가 있어. 알고 있지? 식량은 충분할 테니까. 그곳에서 기다려.”

“···루제니아는요.”

“나는 뭐. 상황을 보고 와야겠지.”

“위험해요.”

“그래도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 ···다녀올게.”


루제니아는 패트릭에게 열쇠를 쥐여주고, 발치에서 겁에 떠는 두 마리를 쓰다듬으며 식당을 나섰다.

그 사이. 떨어진 존재를 직접 보고, 그 모습을 지워내지 못한 패트릭은 멍하니. 루제니아가 떠난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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