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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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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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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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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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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5장 9화

DUMMY

발하크 대사막을 달려 나가는 리온 일행의 선두는 패트릭과 두 마리의 동물.

패트릭과 두 마리의 동물을 앞세운 리온 일행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발하크 대사막을 나아가고 있었다.

레나드가 길을 알리면, 패트릭은 마력 재해를 회피하고, 두 마리의 동물은 마나 신기루를 간파해 올바른 길을 알려준다.

그에 리온 일행은 그저 달려 나가면 올바른 길이 나오는 상황이다.


“리온.”


한참 길을 가던 중, 문득 레나드가 달리던 그대로 리온을 불렀다.

마찬가지로 달리던 리온은 의식만을 레나드에게 집중했다. 리온이 자기 말을 듣고 있다는 걸 확인한 레나드는 떠오른 의문을 물었다.


“지금 쫓고 있는 거. 정체가 뭐야?”


리온과 베르는 지금 쫓고 있는 것. 마왕의 마력을 받아들인 존재를 알고 있다.

그러나 레나드는 지금 쫓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기척은 지나치게 이질적인 탓에 오히려 쉽게 알 수 있지만, 기척을 추적하는 지금도 레나드는 꺼림칙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레나드의 질문에 리온은 잠시 생각하더니, 간단히 답을 내놓았다.


“오염된 인간.”

“···오염된 인간?”


리온의 말은 지나치게 단적인 대답이었기에, 관련된 지식이 없는 레나드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건 패트릭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여전히 의문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챈 베르는 이 이상 설명할 생각이 없는 리온을 대신해 설명했다.


“음···. 그건, 간단히 말해서···. 지나치게 강한 마력에 물든 거야.”

“물들었다, 라···. 그럼 이쪽도 물들 수 있는 건가?”


베르에 대한 태도를 정한 레나드는 특별한 생각 없이, 문득 떠오른 의문을 물었다.

다만, 그 질문은 리온과 베르에게 있어서 좋은 질문은 아니다. 오히려 피해야만 하는, 질 나쁜 이야기였기에 리온과 베르는 엇비슷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레나드는 두 사람의 기척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실수를 인지했지만, 레나드가 말하기도 전에 베르가 대답했다.


“응. 물들 수 있지만, 전혀 좋은 게 아니야.”

“그건 뭐, 짐작할 수 있긴 한데···. 그, 상대하는 방법을 생각하려 한 거니까.”

“알고 있어. 걱정 안 해도 돼.”


레나드의 변명에 베르는 웃음을 지으며 일순 어색해진 분위기를 날렸다.

한 차례 어색해진 분위기가 날아가고, 다시 진지한 분위기가 돌아올 때쯤. 베르는 설명을 이었다.


“그건, 이미 여러모로 말했듯. 마왕이라 불린 존재의 일부. 그 마력을 받아들인 존재야.”

“···인간이라고 한 건.”

“아마 저렇게 되기 이전엔 인간이었겠지. 특유의 형태가 있으니까.”

“그런가···.”


이미 기척으로는 대부분 따라잡았다.

레나드는 기척을 의식하면서도, 마력에 오염된 말로를 떠올리고 조금 소름 돋은 팔을 잡았다.


“저건 늦든 빠르든, 이 세상을 향해 침식을 시작했을 거야.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졌겠지.”

“이번에 움직인 건, 그저 계기에 불과했다고···?”

“그런 셈이야. 저건···. 이 세상을 침식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니까.”


베르의 이야기를 들은 레나드는 사실, 모든 것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그저, 마왕의 마력에 오염된 존재는 좋은 말로가 없다는 것. 그리고 마왕이라는 존재는 세상의 위협이라는 것. 이 두 가지만 이해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두 가지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슬슬 보이겠는데.”

“아니, 저건 안 보여.”

“···?”


레나드가 기척을 쫓아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자, 리온이 대답했다.

리온의 대답을 들은 레나드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리고 뒤늦게 떠오른 생각에 리온을 향해 물었다.


“리온. 계속, 그것이나 저것으로 말하는 건 힘든데. 다른 이름을 붙이면 안 될까?”

“···이름.”

“아···. 안 되는 거였나?”


레나드의 질문에 리온은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레나드는 이름을 생각하다가.


“그래.”


돌연, 떠오른 이름을 중얼거렸다.


“간단하게, 떨어진 존재. ···어때?”


레나드의 이야기를 들은 리온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다만, 베르는 고개를 끄덕였고. 패트릭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화뿐이다. 그에 레나드의 의견은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저기 있네.”


리온 일행은 어느새 그것. 떨어진 존재가 있는 위치까지 도착했다.


“···전혀 안 보여.”

“어둠을 타고 다니니까.”

“계속 이동 중이네.”


기척으로 위치를 찾은 레나드는 리온의 말처럼 정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개를 내저었다.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하는 건 상당히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체이스마저 잠든 상태이니, 실질적으로 레나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에 레나드는 떨어진 존재를 주시하기를 잠시.


“그···. 저기에 뭔가 있나요?”

“끼잉···.”

“크으···.”


패트릭이 불안한 모습으로 리온과 베르에게 물었다. 그의 곁을 지키는 두 마리의 동물은 떨어진 존재를 감지한 듯, 꼬리를 감추고 몸을 웅크리며 공포에 떨었다.

그 모습을 본 패트릭은 두 마리를 달래면서도 리온 일행에게 물었다. 반면, 리온과 베르는 패트릭의 모습을 살피지 않고 대답했다.


“떨어져 있어.”

“네?”

“여기, 엄청 위험한 전투가 될 거니까. 떨어지는 게 좋아. 가능하면 먼저 돌아가는 게 더 좋고.”


리온의 단적인 설명에 베르가 추가적인 설명을 하니, 패트릭은 당황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레나드. 위치는.”

“왼쪽 대각. 다만, 계속 움직이는 탓에 정확하진 않아.”

“그 정도면 충분해.”


어느덧 『칼라드볼그』를 손에 쥔 리온은 레나드가 말한 장소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점차 주변 분위기가 날카로워진 것을 느낀 패트릭은 두 마리를 이끌고 페르나 왕국 방향으로, 그러면서도 떨어진 존재가 없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곁눈질로 확인한 리온은 『칼라드볼그』를 지닌 손에 힘을 주더니.


- 푹.


검의 끝을, 땅에 박아넣었다.

『칼라드볼그』는 용사의 검이다. 베르의 자아가 있는 검이기도 하며, 수많은 능력을 지닌 검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의 능력이 마왕을 상대로 빛을 발하는 능력이다.

리온이 모래 지반을 향해 검을 찔러 넣은 것 또한, 마찬가지.


“『칼라드볼그』.”


리온이 『칼라드볼그』를 불러, 능력을 해방한 순간.


- 화악.


박아넣은 칼끝이 폭발하듯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대지에만 영향을 미치며, 끝없이 빛나며. 주변 일대를 빛으로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빛의 색은 청백의 유려한 색. 하늘보다도 투명한 빛으로 인해, 발하크 대사막 일부는 지금, 이 순간. 하늘보다도 푸른 하늘이 되었다.

빛이 나아가기를 한참.


“닿아라.”


대지를 타고 흐르던 빛이 떨어진 존재와 마주했다.

동시에.


“@#$@#%---!!”


- 키이잉···!


떨어진 존재가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뒤늦게 연기가 피어오르듯 모습을 나타낸 떨어진 존재는 제 한 몸이 불탄 것처럼 곳곳에서 연기를 흩뿌리고 있다.

게다가, 떨어진 존재가 불에 타던 순간 일어난 소리. 공기가 찢기며 일어나던 진동으로 인해 주변 사막이 기묘한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와.”

“레나드. 떨어져라.”

“그래야겠네.”


리온이 검을 박아넣고, 『칼라드볼그』가 빛을 뿜어내고, 떨어진 존재가 빛에 휩싸이기까지. 불과 30초.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일어난 공방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리온과 베르뿐. 레나드는 곁에 선 상태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떨어진 존재의 비명으로 찢어진 공기와 대기. 다만, 영향을 받은 건 대기뿐만이 아니라는 듯. 주변 일대의 중력이 불규칙하게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등.

대사막 일부의 모래가 공중으로 뜨며 모래섬을 만드는 현상이 이어졌다. 그 모습을 곁에서 목격한 레나드는 다소 당황하면서도 자리를 벗어났다.


“···.”

“@#$@#%---!!”


그리고 남은 것은, 리온과 『칼라드볼그』 그리고 떨어진 존재.

베르는 『칼라드볼그』인 상태로, 리온은 자기 눈을 통해. 떨어진 존재는 있는지도 알 수 없는 감각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신경전이 이어진 직후. 고요한 침묵은 돌연히 깨졌다.


- 파앙.


먼저 움직인 것은 떨어진 존재.

어둠 덩어리인 제 몸을 마구잡이로 늘려, 채찍인 마냥 휘둘렀다.

떨어진 존재의 몸을 이루는 것은 어둠. 그러나 그 안에 내포된 오염된 마력은 절대 가볍지 않다. 마력만으로 무게를 재현한 떨어진 존재의 공격.

하지만, 그 공격은 모래를 부쉈을 뿐이다.


- 카강.


이미 자리를 벗어난 리온이 『칼라드볼그』를 휘두르고, 떨어진 존재가 채찍을 통해 검을 막아낸 순간.

리온은 다시 한번 이름을 중얼거렸다.


“『칼라드볼그』.”


- 띵.

- 철컥.


그와 동시에 울리는 소리.

무언가 맞물린 순간에는 이미.


- 촤악.


떨어진 존재의 몸이 잘려 나갔다.


“@#$@#$!!”


분노하며 포효하는 떨어진 존재는 제 몸을 부풀려 다양한 형상을 취했다.

검, 망치, 활, 나이프 등. 개중에는 무기조차 아닌, 사슬이나 날카로운 조각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 떨어진 존재는 그 모든 걸 리온을 향해 휘둘렀다.

다만.


- 서걱.


리온에게 도달한 건 무엇 하나 없다.

불과 조금 전. 한순간이나마 떨어진 존재와 힘겨루기를 이루었던 『칼라드볼그』는 어느새 청백의 빛을 머금고 있다.

그 탓인지, 떨어진 존재가 만든 무기와 물건은 『칼라드볼그』의 빛과 마주한 순간. 오염된 마력이 무색할 정도로 쉽게 베였다.


“@#$@#--!!”


떨어진 존재가 만든 모든 무기와 물건은 결국, 제 몸을 변화시켰을 뿐이다. 제 몸이 쉽게 잘려 나가자 떨어진 존재는 분노를 머금으며 포효했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벌써 학습한 건가.”

- “본능일지도 모르지.”


떨어진 존재는 이해한 것이다. 『칼라드볼그』는 자신의 천적이다. 자신이 아무리 날뛰어도 『칼라드볼그』의 빛에는 당해낼 수 없다.

그 사실을 뒤늦게나마 이해한 떨어진 존재는 체내의 오염된 마력을 모았다.


“쯧.”


떨어진 존재의 체내 마력이 뭉치기 시작한 걸 파악한 리온은 혀를 차며, 움직였다.

단 한걸음에 떨어진 존재의 앞으로 이동한 리온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마치 처음부터 휘두른 후였다는 듯. 검을 휘둘렀다.

신속을 넘어 결과만 확정된 『칼라드볼그』의 참격. 그러나 『칼라드볼그』의 참격은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우선.


“@$@#@%--!”


결과로 향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칼라드볼그』는 결과를 확정할 뿐. 미래를 이끄는 무기가 아니다. 그 탓에 베이는 상대가 무언가의 이유로 막아내거나, 회피한다면. 그 참격은 제 위력을 내지 못한다.

지금처럼.


“···!”

- “리온!”

“알고 있어!”


늘린 몸을 방패 삼아서 참격을 흘려내는 것. 그 과정에서 『칼라드볼그』는 무조건 떨어진 존재에게 맞는다. 맞지만, 떨어진 존재를 쓰러뜨릴 수는 없다.

일그러진 결과에 도달한 참격을 확인한 리온은 도약하기 시작한 떨어진 존재에게, 『칼라드볼그』를 휘둘렀다.

그러나.


- 서걱.


“$%#%!!”

“···젠장.”


이미 한참이나 도약한 떨어진 존재를 완전히 베어내지는 못하고, 그 몸의 절반을 베어냈다.

다만, 떨어진 존재는 이미 생명체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존재. 반뿐인 몸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리온은 검을 든 손이 아닌. 빈 손을 들어보였다.


- “리온.”


리온이 빈손을 든 동시에 체내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마력.

그 마력을 파악한 베르는 강제로 리온의 마력을 잠재웠다.


“···놓친다.”

- “지금 마법을 써도 쓰러뜨리진 못해. 오히려 리온. 네가 쓰러질 거야.”


리온 자신을 제외하고, 그 누구보다 리온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베르였기에 할 수 있는 단언.

베르의 이야기를 들은 리온은 한숨을 내쉬며, 이미 도망친 존재. 떨어진 존재를 찾아 시선을 돌렸다.


“···왕국에 도착하기 전에 끝내.”

- “응. 나도 도울게.”


떨어진 존재가 향하는 곳은 페르나 왕국.

만일, 떨어진 존재가 페르나 왕국에 도착할 경우. 그 이후에 일어날 끔찍한 상황을 예상한 리온과 베르는 서둘러 레나드를 데리고 페르나 왕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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