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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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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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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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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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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5장 13화

DUMMY

- 툭.


발하크 대사막.

그곳에는 지금, 세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은 테이블과 의자를 펼치고, 그 앞에 놓인 다과를 즐기고 있다. 반면, 다른 한 사람의 앞에는 수많은 도구가 늘어 놓여 있다.

리온 일행의 주변으로는 리온이 만들었던 결계로 인해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된 상태다.


“리온?”


마나 신기루를 간파하지 못해 발하크 대사막을 반복하기를 한참.

리온이 직접 마나 신기루를 파헤치는 마법 도구를 만들기로 하고, 어느덧 세 시간. 리온은 한참 만지작거리던 구체를 놓았다.

그 소리에 찻잔을 내린 레나드는 드디어 완성된 것인지 의문을 보이며 리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리온은.


“다됐다.”


완성된 마법 도구를 보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리온이 만든 마법 도구. 마나 신기루를 간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법 도구다. 이는 마나 신기루에 반복된 길을 돌아다닌 리온 일행이 페르나 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모한 시간이다.

리온이 만든 마법 도구는 정확히 말해서 마나 신기루를 간파하는 물건이 아니다.


“그게 마법 도구야?”

“그래. 가자.”


레나드의 의문에 고개를 끄덕인 리온은 주변 도구를 전부 정리하고, 마법 도구를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베르와 레나드는 리온의 분위기에 이미 자리를 정리한 뒤. 세 사람은 마나 신기루가 퍼져 있을 주변으로 발을 대디뎠다.

그와 동시에.


- 키이이잉.


리온의 손에 들려있던 마법 도구가 기묘한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뜨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소음에 레나드와 베르가 당황하기를 잠시, 두 사람은 마법 도구의 모습을 살폈다.

마법 도구는 갑작스러운 소음 이외에도 주변 마나를 빨아들이며 기묘한 소리를 내고 있다.


“이거···.”

“리온, 혹시. 마나를 흐트러뜨리는 거야?”


레나드가 의문을 보이는 사이, 다양한 지식을 지닌 베르가 먼저 정답을 이야기했다.

베르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 리온은 간단히 설명했다.


“마나 신기루가 생기지 않게, 마나를 소모하는 거지.”

“···그건, 뭐라고 할까. 정답이지만···.”


베르는 리온이 내놓은 해답에 잠시 말을 고르며 의문을 보였다.

그러나 레나드가 먼저, 베르가 생각만 하고 말하지 않았던 내용을 말해버렸다.


“과격한 방법이네.”

“···.”

“···.”


확실히.

마나 신기루를 돌파하기 위해 주변 마나를 전부 소모한다는 일은 상당히 과격한 일이다.

리온이 만든 마법 도구는 상당한 양의 마나를 소모해도 무너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마법 도구나 마술 도구라면 이미 한참 전에 무너지고도 남았다.

다만, 리온이 내놓은 해답 이외에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아.”


리온의 본래 몸 상태라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는 마나 신기루. 그러나 리온의 몸은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정확히는 리온이 영혼 마법을 사용할수록 무너져내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온은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영혼 마법을 사용할 생각이다. 그 사실은 베르도, 레나드조차 알고 있다.

잠시 침묵이 떠돈 세 사람은 조용히. 레나드를 선두로 페르나 왕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큭···!”


성벽의 앞.

기사단과 병사들은 물밀듯 떠밀려오는 마수들을 상대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다.

제자리를 찾기도 전에 떠밀려온 수천의 마수에 병사들은 겁을 먹으면서도 무기를 휘둘렀다. 그에 마수들은 자신들끼리 부딪히는 등. 예상외의 피해를 내면서 전선이 만들어졌다.

그 사실에 기사단장은 다소 안도하는 한편.


‘저게 움직이면 끝난다···.’


시야의 밖. 눈앞의 마수에 뒤덮여 보이지 않는 어둠을 떠올렸다.

기사단장은 떨어진 존재를 모른다. 마왕조차 모른다. 그런 기사단장이, 단번에 괴물이라고 알아차린 떨어진 존재는 말 그대로 괴물이다.

떨어진 존재가 전력을 다한다면, 이 자리에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은 간단히 휩쓸려 나간다. 그러나 떨어진 존재는 움직이지 않는다.

기사단장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오히려 꺼림칙했지만, 떨어진 존재가 움직이지 않는 건 간단한 이유다.


“@#%%@#.”


떨어진 존재는 전력을 온존하고 있다.

마수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떨어진 존재에게 마수는 자신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잡졸.

떨어진 존재의 전력은 언제나 자기 자신. 단 하나다.


‘저게 움직이지 않는 동안···. 어떻게든···!’


기사단장은 떨어진 존재가 움직이지 않는 사이에 전선을 견고히 다지고자 했다.

지금 병사들의 위치는 제각각. 기사들마저 마수의 급류에 휩쓸려, 제 자리를 잃었다. 어떻게든 아슬아슬한 전선을 유지하는 상황이 현 상황이다.

기사단장은 눈앞에 몰리는 마수들을 쓸어내며 전선의 안정화를 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


떨어진 존재가 울부짖자.


“끄르아악!!”

“끼에에엑!!”

“크르와악!!”


마수들의 움직임이 격해졌다.

마치, 세뇌된 것처럼 제 몸을 신경 쓰지 않고 돌진하기 시작한 마수들의 모습에 전선은 차츰 무너지기 시작했다.

기사단장은 어떻게든 전선을 유지하려 했으나, 휩쓸리는 것은 기사단장도 마찬가지.

이미 한참이나 놓치고 있던 마수들의 무리가 더욱 도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젠장···!”


- 서걱.


도시로 향하는 마수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안도를 느낀 기사단장은 분함과 죄책감으로 검을 휘둘렀다.

마수 무리가 도시로 향한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은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도시 내부에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은 무조건 죽는다.


“나는!”


이미 도시의 전력은 전무한 상태.

전 병력으로 마수를 처리하려고 한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

기사단장은 자신의 실책과 조금 전의 분함. 그리고 죄책감과 자신의 직위. 무엇보다, 백성을 지키고자 한 기사도를 떠올리며 울부짖었다.


“페르나 왕국의 제1 기사단장이다!!”


- 촤아악!


도시를 구하고자, 동료를 구하고자 검을 휘두르는 기사단장은 마치 검귀와도 같이 전선을 휩쓸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개인이 날뛰어도 개인의 한계는 벗어날 수 없다.

마수의 무리는 한차례 병사와 기사들을 쓸어버렸고, 도시에 들어선 마수의 수도 백이 넘는다.

그렇다고는 하나, 기사단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눈앞의 마수를 베는 일.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기사단장 자신이 잘 알기에, 그는 더욱 검에 미쳐갔다.


-+-


대피소로 적격인 도서관을 앞두고, 마수 두 마리가 지키는 광장을 눈앞에 둔 두 사람은 이미 한참을 기다렸다.

두 마리의 마수는 잠자리에 든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작은 소리에 눈을 뜨는 등. 상당히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그 탓에 루제니아와 패트릭은 더욱 움직이기 힘들어졌다.


“···어딘가로 가 주지 않으려나.”

“그러게요.”


문득, 갑작스레 떠오른 이야기를 중얼거리며 시간 보내기를 잠시.


- 쿵.


그리 멀지 않은 장소에서 커다란 폭음과 함께, 진동과 비명. 피비린내가 날아왔다.

눈으로 보이는 장소는 아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자리가 어떻게 되었을지, 지나치게 잘 알고 있다.

두 사람의 안색이 어두워지는 것도 잠시.


“크르···.”


두 마리의 마수 중 한 마리.

늑대의 형상을 한 마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은 어딘가로 나아갈 듯한 모습이었기에, 두 사람은 조용히 모습을 살폈다. 그리고.


“···한 마리는 갔네.”

“아직 한 마리가 있어요.”

“하아···.”


패트릭과 루제니아가 있는 곳은 그리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광장에서는 보이기 힘든 골목이지만, 마수들이 제대로 두 사람을 찾고자 한다면 쉽게 발견되는 장소다.

다만, 지금은 광장 너머의 도서관으로 향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골목에 숨어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한 마리의 마수가 남은 상황. 루제니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잠시 후.


- 키이잉.


“쉬릭.”


멀리서 울린 소리.

소음에 가까운 소리에 반응한 마지막 마수. 뱀 마수가 묘한 소리를 흘리면서 광장 밖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좋아.”

“아직. 잠시 기다렸다가, 가요.”

“알았어. 기다리고 가자.”


두 사람은 광장에서 두 마리의 마수가 떠난 후에도 잠시 주변을 경계하며 마수를 살폈다.

그러나 한참을 경계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그제야 두 사람은 샐리와 윌리를 데리고서 함께 광장을 넘기 시작했다.

광장은 그리 넓은 크기가 아니다. 달리면 10분 정도에 광장을 건널 수 있을 정도다. 그렇기에, 패트릭과 루제니아. 두 사람은 간과한 사실이 있다.


“끼이이익---!!”


마수는 땅에만 있지 않다.


“뭐!?”

“···! 루제니아! 달려요!”

“달리고 있어!”


하늘을 날고 있던 마수가 보기에 광장은 넓은 공터. 먹잇감인 두 사람이 지나가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공간이다.

그에 두 사람이 달리기 시작한 직후. 마수가 두 사람을 노리고 급강하를 시작했다.


“끼이익!”


불과 2분 거리.

엎어지면 닿을 눈앞에서, 마수가 지상에 닿았다.

그와 동시에.


- 퍽.

- 퍼억.


두 사람은 등에서 비롯한 충격에 앞으로 쓰러지며, 광장 너머의 길목으로 굴러 들어갔다.

충격에 구른 두 사람은 아주 짧은 시간. 의식을 잊었으나, 이내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자의 등이 떠밀린 사실을 기억했다.

마수가 지상에 닿았다는 말은 두 사람에게 공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패트릭과 루제니아의 몸에는 상처 하나 없다.

그 사실에 의문을 느끼며 뒤를 돌아본 두 사람은 각각 왼쪽 뒷다리와 등에 상처를 입은 두 마리를 발견했다.


“샐리! 윌리!”

“설마···. 너희 둘이 밀어준 거야? ···이런.”


두 마리가 입은 상처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찢어진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는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당장이라도 치료가 필요하단 사실에 두 사람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은 골목.


“패트릭. 도서관으로 빨리 가자.”

“···알겠어요. 윌리를 부탁드릴게요.”

“그래. ···가자.”


주변에 마땅히 치료할 수 있는 물품이 없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서둘러 본래 목적지. 도서관으로 향하기로 했다.

도서관에는 평상시에도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간단한 구조 용품이 놓여 있다. 그에 두 사람은 샐리와 윌리를 치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악에는 책을 찢어서라도 지혈하려고 결정했다.


- 쾅.


도서관의 문을 다소 강하게 연 두 사람은 구조 용품을 발견했다.

붕대와 소독약. 그 외에 약과 비상식량을 발견한 두 사람은 샐리와 윌리를 지하 공간으로 데려가, 응급 침대에서 치료하기 시작했다.

두 마리의 상처는 그리 크거나 깊지 않다. 덕분에 붕대와 약으로 쉽게 상처를 막을 수 있었다.

있었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모양인데.”

“샐리···. 윌리···.”


두 마리는 상처가 생긴 직후보다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상태로, 점차 안색이 나빠지고 있다.

그 원인을 모르는 두 사람은 어떻게든 샐리와 윌리를 돕기 위해 간호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두 사람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지금 도시를 공격하는 마수는 떨어진 존재의 간섭을 받았다.

그리고 떨어진 존재의 몸은 오염된 마력. 떨어진 존재가 구사하는 것도 오염된 마력이다.


“끄응···.”

“킁···.”


오염된 마력에 간섭받은 마수들은 이미, 하나의 저주가 정착된 상태다.

오염된 마력에서 비롯된 저주. 그 저주가 묻은 공격. 이는, 일찍이 마왕의 공격에서 비롯된 저주와 지극히 유사하다.

즉, 마왕이 구사한 저주와 같은 계통인 이상. 제대로 된 치유법이 없다는 의미다.


“···안돼. 샐리. 윌리. ···제발.”


계속 안색이 나빠지는 두 마리의 앞에서, 패트릭은 고개를 숙인 상태로 적잖은 불안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보던 루제니아는 마찬가지로 두 마리를 걱정했으나, 일단. 패트릭을 제정신으로 되돌리고자 가볍게 어깨에 손을 얹었다.


“패트릭. 샐리와 윌리는 괜찮아진다. 그렇게 걱정되면, 네 자랑의 요리나 준비해라. 두 마리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그러면 될까? 그러면···. 괜찮아질까?”

“그래. 먹기 쉬운 걸로 해라. ···내 것도.”

“알았어.”


힘없이 요리장으로 향하는 패트릭을 바라보던 루제니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상처 입은 두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빨리 나아라. 너희 주인이 많이 걱정하니까.”

“우으으···.”

“쿠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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