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影野輯錄

주유강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눌밭
작품등록일 :
2012.11.15 06:53
최근연재일 :
2013.01.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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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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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4,577

작성
11.10.2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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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7쪽

주유강호-귀주이편[제7-2화]

DUMMY

강호인들의 승마 법은 비강호인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평상시에는 서로 비슷하지만, 지금 같은 위급 시에는 그들의 특기인 경신법을 십분 활용한다. 내공을 끌어올려 가능한 한 몸을 가볍게 하여 말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춘다. 말은 사람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한 명의 무게를 고스란히 지고 가는 말에 비해 훨씬 빨리 오래 달릴 수 있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도 없었다. 내공을 소비한다는 것이 단점이긴 했지만, 그를 상쇄할 만한 이점이 컸기 때문에 흔히들 사용하는 수법이었다.


원래라면 세 마리의 말은 힘껏 자신이 낼 수 있는 거의 최고 속도를 내며 운남을 향해 달려가야 했다. 단리는 그게 가능할 줄 알았다. 천강이 설마 이정도 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무공이 고강하지는 않다고 해도 적어도 강호인이라 불릴 정도의 기본 소양은 갖추고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꽝을 뽑은 것이다. 세 사람의 이동 속도는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천강은 무리해서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부작용도 부작용이거니와 지속시간은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 괜스레 미안해 졌다. 따지고 보면 이런 사단이 난 것도 전적으로 자기 때문이지 않은가. 멋쩍은 마음에 효기를 보았다. 유유자적한 모습이다. 산속에서 살면서 언제 승마 기술을 익혔는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물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의 감각이 없어졌다. 그래도 말도 못하고 죽어라 앞 선 두 사람을 따라 갔다. 보다 못한 효기가 말을 멈췄다. 단리도 할 수 없이 그녀를 따랐다. 천강은 계속 갈수 있다고 고집을 피웠다. 효기는 말도 쉬어야 하니 잠자코 내려서 요기나 하라는 말로 그를 조용히 시켰다.


"여기서 잠시 헤어지도록 합시다."

건량을 입에 털어 넣은 단리가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어쩔 생각이시오?"

천강의 물음에 자신은 남아 뒤 따라올 자들을 대비하겠다고 했다. 청성의 추격은 당연한 일이었다. 귀주를 주름잡고 있는 대 문파의 체면을 뭉개놨으니 곱게 넘어갈 녀석들이 아니었다.


"아직 청성은 당신들이 동행하는 것을 모르니 내가 남는 것이 나을 것이오."

두 사람은 단리의 말에 수긍했다. 단리는 급하게 땅에다 지도 하나를 그렸다. 적수하를 중심으로 운남과 귀주 사천의 경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하류 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표를 했다.

"이곳에서 팔십 리를 가면 조그마한 나루가 하나 보일 것이오. 그 나루를 끼고 인화촌(隣華村)이라는 작은 촌락이 있소. 그 곳에 가서 도수객잔을 찾아 총관을 만나시오."


단리는 도중에 작은 나루가 하나 더 있으니 혼동하지 말 것을 덧붙이며, 품에서 작은 영패하나를 꺼내 들었다. 화려한 문양 안에 호(護)자가 새겨져 있었다. 천강은 말없이 그것을 받았다.

"그 패를 총관에게 보이면 알아서 조치를 취해 줄 것이오."

그의 말에 따르면 인화촌은 귀주와 운남의 접경지역에서 약 이십여 리가 떨어져 있다고 했다. 가끔 귀주를 지키고 있는 정백련의 인사가 드나들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 당부했다.


천강과 효기는 단리의 말을 새겨들으며 다시 말에 올랐다. 잠시의 휴식이 효과가 있어, 천강은 그럭저럭 효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단리의 얼굴에 근심이 서렸다. 과연 제대로 도착이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었다. 그는 관도를 벗어나 무심하게 서 있는 나무에 기대어 곧 들이 닥칠 추적대를 기다렸다.


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단리는 땅을 울리는 미세한 진동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꺾으며 곧 있을 싸움에 대비했다. 마침내 급격히 꺾어진 모퉁이에서 말의 콧잔등이 보이고 바로 화려한 복색을 걸친 일단의 무리들이 그를 향해 돌진해 왔다. 그가 관도의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곡자백은 단숨에 그를 알아보았다. 일면식도 없었으나 단리의 몸에서 뻗어 나오는 심상찮은 기도는 곡자백을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아넣었다. 백도 정종의 웅혼함과 사파의 패기가 혼재된 독특한 위압감이 좌중을 뒤 덮었다.

'콰쾅!'

곡자백과 상문호를 제외한 청성의 제자들은 단리의 기도를 알아채기도 전에 폭음에 귀를 막아야 했다. 사람들은 급히 고삐를 잡아채어 말머리를 틀었다. 일행은 단리의 공격을 피해 물결이 갈라지듯 좌우로 벌어지며 그를 지나쳐 갔다.


애처로운 말의 울음소리가 공중에 비산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제자 하나가 땅바닥에 쓰러지며 피를 토했다. 하지만 그의 피는 온몸에 돌이 박혀 구멍투성이가 된 말이 쏟아내는 피에 섞여들었다. 청성은 중요한 전력하나를 잃고 말았다. 단리를 왼쪽으로 돌아간 상문호가 바로 몸을 날렸다. 그의 풍뢰장이 터져 나왔다. 넓은 공간이 순식간에 한 점으로 모이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단리의 미간을 노려왔다.


단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우수를 들어 손가락을 천천히 밀어냈다. 아무런 기세도 없었다. 상문호의 장과 단리의 지가 부딪혔다. 상문호는 마치 뾰족이 솟아 있는 바위의 첨단을 손으로 때린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점과 점의 대결. 단리의 지법은 풍뢰장을 압도했다. 상문호는 오른손을 움켜쥐고 뒷걸음질 쳤다. 단리가 담뱃대를 꺼내 여유롭게 한 모금 머금었다. 불씨가 꺼져 있어 담배 본연의 역할을 하지는 않았으나 그 행위가 주는 효과는 대단했다.


곡자백의 눈은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연이 준 정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자신과 더불어 서하루의 삼 장로 중 일석을 차지하는 상문호의 어이없는 패퇴가 믿어지지 않았다. 그것도 단 일합에 승패가 갈린 것이다. 기습에 가까운 공격에 일신의 공력을 십이성 뽑아내지 못했다고는 하나 강호에서 그 같은 말은 변명에 불과했다. 정작 단리에게는 불가피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만약 폭뢰공으로 기습을 하지 않고 청성의 검진에 갇혔다면 이렇다 할 저항도 못한 채 잡힐 것이 분명했다. 청성은 절대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기습 후 상문호의 일격에 그 역시 내장이 진탕되는 피해를 입었으나 담배를 빼어 무는 것으로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다. 내심 가슴을 쓸어내리며 우두머리 격으로 보이는 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왜 쫓아오는 것이오?"

"우선 통성명을 하는 것이 강호의 예의 아니겠소?"


곡자백의 한마디에 단리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이거 무례를 범했소이다. 단리라고 하오."

"청성 서하루의 곡자백이라 한다오."

냉랭하고 간결한 인사였다. 단리는 바로 곡자백을 채근했다. 주도권은 그가 잡고 있었다.


"못난 조카 녀석들이 단소협에게 가르침을 받았나 보오. 그러니 보답을 하지 않고 보낼 수는 없지 않겠소?"

"하핫. 좋지 좋아. 어디 그 보답이라는 걸 보여주지 않겠소."

단리의 담뱃대가 곡자백의 명치를 노렸다. 곡자백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애병을 꺼내 들었다. 새하얀 검신이 햇빛에 반사될 틈도 없이 단리의 공격을 받았다. 병기와 병기가 맞닿아 갈리는 소리가 연속으로 이어졌다.


작가의말

그림이 좀 묘하네요.ㅎㅎㅎ
하지만 내용은 전혀 안그렇습니다...^^

인터넷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문구들이 몇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정치란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인생 일부를 판돈으로 놓고 벌이는 도박판이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활기찬 새벽(?)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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