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影野輯錄

주유강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눌밭
작품등록일 :
2012.11.15 06:53
최근연재일 :
2013.01.13 14:24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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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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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4,577

작성
11.07.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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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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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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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주유강호-사천편[제20-1화]

DUMMY

무노인과 화산파가 대치하고 있는 한 가운데로 아팔이 뛰어들었다. 예의 무지막지한 장력이 세 사람을 덮쳤다. 문광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았다. 무노인의 약뢰가 묵색(墨色)의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 정파의 선배를 대하는 아주 기본적인 도리마저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마라혈공(魔羅血功)

지금은 장강이북으로 세력을 옮긴 흑월교의 교주 막림(莫淋)의 성명절기였다. 그는 주로 검을 사용했으나 무노인은 특이하게 철적을 이용했다. 중요한 건 그가 마각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아미의 무공도 함께 익히고 있었으나 문제 될 건 없었다. 설령 아미와 관련이 있는 자라 하더라도 정파 무림의 금기인 사공(邪功)을 익힌 시점에서 죽음으로 그 죄를 갚아야 한다.


아팔이 반선수로 공격해 갔다. 무지막지한 장력과 술을 깬 후 안정적인 심법에서 나오는 위력은 굉장했다. 하지만 화산으로서도 이제 저어할 것이 없었다. 무노인과 함께 생활했다면 그 역시 불구대천의 원수. 사파의 종자들에게 손속의 정을 둘 필요는 없었다. 아팔의 장력이 문광을 향함과 동시에 건용이 합세했다. 두 사람의 손에서 다시 양의추월검의 현기가 발출되었다. 이전의 주저함이 완전히 제거된 패도 일색의 검무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무노인이 마각을 드러낼 정도로 위협적인 축운탄교의 초식이 펼쳐지고 숨쉴 틈도 없이 고검파정(孤劍破鼎), 관월유회(觀月由懷)의 초식으로 이어졌다. 아팔은 우리에 갇힌 들짐승처럼 포효했다. 분노는 일시적으로 공력을 늘려줄지언정 시간이 흐를 수록 파탄만 드러내 주었다. 무수한 공격에도 피 한방울 흐르지 않던 몸에서 마침내 긴 혈흔이 나타났다. 그의 신체를 탄탄하게 지켜내던 경기가 두 화산고수의 손에 의해 산산 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상처 입은 짐승의 반격은 거칠었다. 무공이 바뀌었다. 무노인의 경우와 같았다. 아미의 반선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는 손바닥을 드러내고 각각의 손가락을 폈다. 역시 막림이 과거 강호를 암흑으로 물들이는데 일조한 미타려(彌陀攦)를 펼쳤다. 악명이 자자한 무공에 건용의 눈빛이 변했다. 그는 응조공의 고수였다. 처음 대하는 권법에 호승심이 일었다. 사형인 문광과 함께 할 때는 양의추월검을 사용했으나 그는 응조공에 더 애착을 쏟고 있었다. 권법가로서의 피가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산이라도 꺾어버릴 기세로 달려드는 아팔을 상대로 건용이 빠른 경공을 바탕으로 주위를 맴돌며 그의 혈을 노렸다. 두 사람은 채 한 척도 떨어지지 않고 빠르게 초식을 이어갔다. 서로의 몸이 스치는 순간 네개의 팔은 복잡하게 얽혔다. 아팔이 아슬아슬한 한계까지 관절을 몰아붙이면 건용은 뱀의 신이라도 강림한 양 상상도 못할 각도로 사지가 휘면서 공격을 무마시켰다. 이어 파탄이 드러난 아팔의 요혈을 집요하게 뜯어냈다. 보통 사람의 다리통보다도 굵은 아팔의 팔이 그렇게 영활 하게 움직인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상대적으로 가냘픈 건용도 상대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로 압박해 갔다.


자연스레 문광의 자리가 없어졌다. 일촉즉발의 접근전을 펼치는 두 사람을 상대로 함부로 공격했다가는 자칫 사제를 상할 염려도 있었다. 그는 잠깐의 여유를 갖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부상당한 사제들은 다행히 목숨은 보전한 것 같았다. 침상의 위에서는 여전히 정신 나간 여인이 허공만 쳐다보고 있었다. 무노인의 주절거림으로 유추해 보았을 때 그들 조손은 무언가 대법을 이용해 사공을 연마하고 있었음에 틀림없었다. 채음보양술을 이용하는 사파의 악랄함은 이미 혁혁하게 위명을 떨치고 있었다. 흑월교는 대표적인 사술이 없었지만 이미 생각지도 못한 이들의 무공이 정파의 하늘아래 모습을 드러낸 마당에 사고의 폭을 제한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무노인이 침상 위에서 구형(球型)의 향로를 챙긴 것을 기억해 냈다. 자신의 모든 것이 날아가는 순간에도 챙긴 것을 봐서는 허튼 물건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노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진상의 기척도 없었다. 서둘러 마당으로 나갔다. 깊은 늪에라도 빠진 것 같은 무력감이 그를 덮쳤다. 노인의 피리와 검을 맞대었을 때와 같은 감각이다. 작방을 둘러쌌을 때만 해도 달빛은 약하게 나마 지상을 비추고 있었다. 지금은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무노인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검은 기운이 늪의 장기(瘴氣)처럼 문광의 몸을 갉아먹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진상의 도끼는 구원의 빛처럼 현란하게 움직였다. 피리와 도끼, 두 도구는 상반된 감각을 문광에게 전해 주었다. 나무꾼 출신의 화산 고수가 창안했다는 진상의 마운부는 진상의 손에서 그 상서로움을 잃지 않고 간신히 무노인의 묵색 약뢰를 상대해 나갔다. 문광이 진상에 가세했다. 진상이 양의검진을 펼치기 위해 도끼를 갈무리하고 장검을 뽑아 들었다.


최대한 약뢰와의 접촉을 피해가며 무노인을 압박해 들어갔다. 검진 속에서 문광과 진상의 상청검법은 청량함을 더해갔다. 검의 명문이란 말은 명불허전 이었다.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 문광의 검이 점점 제 실력을 찾아갔다. 진상에게 향했던 무노인의 압력이 대부분 문광에 집중되었다. 무노인이 점점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아팔!"

무노인의 일갈. 정신 없이 공방을 펼치던 아팔이 건용을 밀어냈다. 두 사람의 팔은 길어진 접전으로 이미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무리한 공격으로 인해 아팔은 팔에 다시 긴 생채기가 생겼다. 이번에는 칼이 아닌 건용의 손톱에 의한 것이다. 건용 역시 득만 본 것은 아니었다. 쇠를 갉아내는 듯한 충격으로 양손이 저렸다. 부러지는 것은 면했으나 충격이 만만치 않았다. 당장 응조공을 제대로 펼치기 힘들 정도였다. 아팔이 뒤로 돌아보지 않고 무노인이 있는 곳까지 재빠르게 날아갔다.


문광은 무노인을 상대하느라 몸을 뺄 여력이 없었다. 진상이 아팔을 받았다. 상청검법 중 벽파천원(碧破穿元)으로 아팔의 경기에 맞선 후 검을 뻗었다. 양의검진에 파탄이 생겼다. 뒤따라 온 건용까지 가세했으나 미처 태세를 정비하지 못한 세 사람은 아팔과 무노인의 파상공격에 순식간에 수세로 몰렸다. 아팔이 세 사람을 막아 섰다. 그의 미타려가 세 사람의 검을 꺾어버릴 듯한 기세로 덮쳐왔다. 진상은 짧은 마운부로 병기를 고쳐 쥐었다. 건용의 응조공이 봉쇄된 것이 뼈아팠다.


아팔의 거대한 동체가 세 사람의 시야를 가렸다. 드문드문 나타나는 파탄으로는 오히려 무노인의 약뢰가 세 사람을 노렸다. 닿기만 하면 피리를 통한 마라혈공에 기세에 휘말려 버릴 참이었다. 화산은 삼대이라는 수적우세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연환 공격에 속절없이 밀리기만 했다.


"멈추시오!"

문광의 명으로 후원으로 정찰을 갔던 방사제 일행이 몰려왔다. 방사제가 한 사람을 앞장세워 걸어 나왔다. 천강이었다. 그는 검을 뽑아 천강의 목을 겨누며 무노인과 아팔을 위협적인 눈으로 쳐다보았다.

"하하하하하하, 천하의 화산의 위명이 참 대단하구려. 인질까지 잡아놓고 말이오."

무노인이 조롱 섞인 광소를 터뜨렸다. 문광을 비롯한 세 사람은 눈살을 찌푸리며 난감해했다. 평소에도 눈치 없기로 유명한 방사제의 특기가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다. 그나마 수세에 몰리던 그들에게 전기를 마련해 준 것이 공이라 할 수 있었다.


얼떨떨해 하는 방사제와 일행에게 문광이 명령을 내렸다.

"매화검진을 펼쳐라!"

명령과 동시에 화산 제자들은 방위를 잡았다. 그 중 한 명은 천강을 감시하기 위해 후위로 빠졌다. 매화 가지의 매화를 형상하듯 각자의 자리를 찾은 제자들은 검진의 보법대로 신형을 옮기며 기식을 펼쳤다. 화산 제자 일곱이 일으키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검풍이 장내를 휩쓸었다.


작가의말

PC가 이상해졌는지 그림 파일이 보이지 않았네요..
한참 헤메다가 지금에야 올립니다...
=============================================
파란블로그에 외부링크제한이 걸렸네요.
다음으로 옮겼는데 이곳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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