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影野輯錄

주유강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눌밭
작품등록일 :
2012.11.15 06:53
최근연재일 :
2013.01.13 14:24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240,123
추천수 :
1,830
글자수 :
294,577

작성
11.10.16 03:48
조회
2,462
추천
24
글자
7쪽

주유강호-귀주이편[제6-2화]

DUMMY

적수의 차가운 물은 천강의 심장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긴장과 피로까지 더해져 천강은 가까스로 잡고 있던 밧줄을 손에서 놓을 수밖에 없었다. 세찬 물살은 그를 빠르게 하류로 끌어갔다. 검은 물속, 별빛과 달빛이 어슴푸레 비추고 있는 수면에서 희미하게 그가 끌고 왔던 배의 밑 전이 보인다.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젠장 여기까진가?'

목적 없이 흘러만 다니던 덧없는 인생이었다. 회한일까? 체념에 가까운 감정이 일었다. 시야가 어두워지고 더 이상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갑자기 따듯하고 부드러운 것이 천강의 입술을 덮었다. 뜨거운 숨결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온다.


한번 끊어졌던 의식을 가까스로 다시 찾았다. 그는 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 효기의 걱정 가득한 얼굴이 그의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녀의 눈은 벌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정신을 차린 것 같군?"

단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천강이 물을 몇 모금 토해냈다. 밭은기침이 계속되었다. 단리는 천강과 효기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이노, 내가 알아야 할 것이 있나?"

이노가 단리에게 다가갔다. 품속에서 종이뭉치를 꺼냈다. 정백련에서 돌린 통문이었다. 이전 죽지작방에서 화산파가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다른 문서였다. 예전의 통문에는 천강과 취금의 용파가 나란히 실려 있었던 것에 반해, 이것은 각각 따로 기재되어 있었다. 두 사람 이외에도 효기와 아팔의 것도 추가되어 있었다. 천강의 경우에는 사도맹과 내통이라는 죄목도 추가되었다.


효기의 죄목에 단리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흑월교 교주 막림의 후예로 추정. 희대의 요녀로 정부와 함께 조부를 농락하고 살해 위협 후 도주라고 적혀 있었다. 단리는 흥미로운 듯 손으로 턱을 문지르며, 효기를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흑월교라……. 이 혐의가 사실인가?"

단리의 물음에 이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녀가 정백련과 대립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요."


주천강에 대해서는 그도 익히 들은바가 있었다. 하수에 불과한 그가 청성과 당문, 그리고 화산을 농락한 것에 꽤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오늘 눈으로 직접 보니 과연 그가 벌인 일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통문에 있는 용파와 대조를 하면서 의심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천강이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사람을 잘 속이시는 구려."

"본의는 아니었소."

"그렇겠지. 그나저나 저 소저가 깨버린 술은 어떻게 할 것이오?"

"그건 내가 저지른 일이예요. 대형과는 상관없어요."

효기가 단리의 앞에 섰다. 단리는 싱긋 웃음을 지었다.

"무소저라고 했나? 그렇게 자신 만만한가 보니 뭔가 대책이 있나보군."

효기는 고개를 저었다. 단리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단리는 잠시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우리는 운남으로 가고 싶소. 가서 무슨 일을 해서든 술값을 갚을 것이오."

천강이 말했다.

"당신들 둘 팔아봤자 술 한 동이 값도 안 나올 텐데……."

"대단한 안목을 지녔군요. 한 번보고 사람을 판단할 수 있으니 말예요."

단리의 빈정거림에 효기가 쏘아 붙였다. 그는 고개를 흔들고 뒤돌아섰다. 이들을 잘 감시하라고 지시한 후 이노와 한께 자리를 떴다.


"손 장로의 부탁이었습니다."

단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정창의 손불여 그 늙은 너구리를 생각하면 짜증부터 쏠렸다. 청성 서하루의 장로 이면서 사도맹과도 끈을 대고 있는 것 같았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손해를 입히는 자도 아니어서 일정 거리를 두면서도 계속 거래를 해오고는 있었다. 어쩌면 이노는 그가 알지 못하는 다른 면을 알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를 속이면서도 그의 부탁을 들어줄 정도로 중요한 일이었소?"

이노는 개인적인 부탁이었다며, 손해를 입혀 죄송하다고만 했다. 맹에서의 배분은 단리가 높았지만 직속이 아닌 터라 더 이상 추궁할 수도 없었다. 날이 완전히 밝았다. 생각보다 피해가 컸다. 노발대발하는 분타주의 얼굴이 떠오른다. 남은 섬부들로는 배 두 척을 운용할 수 없었다. 그는 피해를 면한 술들을 다른 배로 옮기라 지시했다. 빈 배는 포기하고 한척만 가져가기로 한 것이다. 과적으로 배가 전복될 수도 있었으나 손 놓고 멀쩡한 술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또한 천강과 효기를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손불여가 아무런 이유 없이 그들을 운남으로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용파까지 나 붙은 죄인을 빼돌리는 것은 그의 목숨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력은 맹에 이런 저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특히 효기와 흑월교의 관계를 그냥 흘릴 수 없었다. 사도맹과 정백련 분리 이전에 강호상에서 자취를 감춘 문파가 다시 나타난 것은 파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어떤 사안이 튀어나와 그를 몰아갈 지는 이후 생각할 일이다.


단리가 천강이 있는 곳으로 왔다. 움직일 수 있겠냐는 질문에 천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성이 언제 다시 들이닥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천강에게 즉시 운남으로 갈 것을 제안했다. 천강이 효기를 쳐다보았다.

"기매를 두고 갈수는 없소."

"그녀도 함께 갈 것이오. 술값을 갚으려면 그녀의 몸뚱이가 열이라도 모자를 거요. 하하하하하."

효기는 눈썹을 찡그렸다. 단리의 무공이 높고 호탕하기는 했으나 너무 경망스러웠다. 다시 한마디 쏘아 붙이려 몸을 일으켰다. 천강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기매, 그는 우리를 도와주려 한다."

"그야 두고 봐야 알 일이죠."


단리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이 때, 섬부들이 말을 끌고 왔다. 비연들이 놓고 간 말이었다. 운남까지는 말을 이용하기로 했다. 배를 한척으로 줄인 것은 이 때문이었다. 만약 청성이 다시 시비를 걸어와도 이노와 섬부들이라면 여간한 장애는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단리는 간단히 여장을 꾸린 후 말에 실었다. 천강과 효기는 이렇다한 짐이 없었다. 이노에게 건량을 넘겨받아 말안장에 걸어 놓은 게 전부였다. 운남까지는 말을 타고 하루면 충분했다.


단리가 이노에게 뒷일을 부탁하고는 급하게 말을 몰았다. 천강과 효기가 그의 뒤를 따랐다. 청성이 가지고 온 말들은 꽤 좋은 축에서 속했다. 밤새 달려온 뒤 별다른 휴식도 취하지 않았고 먹이를 주지도 않았지만, 녀석들은 새로운 주인의 구령에 힘차게 땅을 박찼다.


작가의말

비가 많이 옵니다. 이제 제대로 좀 쌀쌀해 지겠지요.
최근 읽고 있는 소설에 영향을 받았는지 천강이를 그리로 보내 찌질 판타지를 한번 엮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주유강호 하나도 갤갤거리는 판이라 과감히 생각을 접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간만에 인사 드리는 삽화의 천지입니다 ㅎㅎ
주유강호가 몇 회 전 부터 연재 시기가 정확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삽화작업을 다시 손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수정은 아니지만 인물들의 복장과 배경을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처음엔 몇일안에 끝나겠지 하다가 하다보니 한 달 여가 더 걸리는 작업이 되어 버렸네요ㅎㅎ 이제거의 끝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연재의 주기도 정확해지고,, 삽화도 더 많은 정성(?)이
들어 갈듯합니다 ~
항상 봐주시고 덧과 응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환절기 건강하세요 행복은 덤입니다~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39 오저비
    작성일
    11.10.17 15:54
    No. 1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무우지게
    작성일
    11.10.18 01:40
    No. 2

    매번 위기극복 순간이 아주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좋은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아쿠마
    작성일
    11.10.19 10:43
    No. 3

    이제 무대는 운남으로 이동이네요 ㅎ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천외일랑
    작성일
    12.11.24 11:55
    No. 4

    이런 글이 ...홍보가 않되어서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MixiM
    작성일
    12.12.31 12:05
    No. 5

    이미 천강은 민폐 찌질 캐릭터입니다.

    글 쓰시는 분만 모르시는지...난감하네요.

    글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감정 이입하고 지켜볼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이 글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부분을 찾기가 어렵네요.
    아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유강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전판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12.11.22 2,151 0 -
65 주유강호-운남편[제7화] +4 13.01.13 2,309 19 15쪽
64 주유강호-운남편[제6화] +5 12.12.31 2,010 20 12쪽
63 주유강호-운남편[제5화] +2 12.12.26 2,128 20 12쪽
62 주유강호-운남편[제4화] +2 12.12.17 1,937 25 12쪽
61 주유강호-운남편[제3화] +2 12.12.11 1,782 19 13쪽
60 주유강호-운남편[제2화] +1 12.12.05 1,857 21 13쪽
59 주유강호-운남편[제1화] +2 12.12.01 2,138 18 12쪽
58 주유강호-귀주이편[제10화][完] +3 12.11.27 2,047 19 13쪽
57 주유강호-귀주이편[제9화] +3 12.11.22 1,789 16 13쪽
56 주유강호-귀주이편[제8화] +3 12.11.15 2,115 24 12쪽
55 주유강호-귀주이편[제7-2화] +6 11.10.27 2,335 24 7쪽
54 주유강호-귀주이편[제7-1화] +3 11.10.23 2,324 25 9쪽
» 주유강호-귀주이편[제6-2화] +5 11.10.16 2,463 24 7쪽
52 주유강호-귀주이편[제6-1화] +5 11.10.11 2,239 36 8쪽
51 주유강호-귀주이편[제5-2화] +3 11.10.07 2,408 44 7쪽
50 주유강호-귀주이편[제5-1화] +5 11.09.30 2,418 22 8쪽
49 주유강호-귀주이편[제4-2화] +2 11.09.28 2,314 20 8쪽
48 주유강호-귀주이편[제4-1화] +4 11.09.24 2,477 24 9쪽
47 주유강호-귀주이편[제3-2화] +4 11.09.21 2,647 25 8쪽
46 주유강호-귀주이편[제3-1화] +3 11.09.16 2,448 24 8쪽
45 주유강호-귀주이편[제2-2화] +7 11.09.10 3,030 40 8쪽
44 주유강호-귀주이편[제2-1화] +4 11.09.06 2,756 30 8쪽
43 주유강호-귀주이편[제1-2화] +6 11.09.02 2,763 26 7쪽
42 주유강호-귀주이편[제1-1화] +3 11.08.23 2,812 30 7쪽
41 ============================== +3 11.08.09 2,471 10 1쪽
40 주유강호-사천편[제21화][完] +3 11.08.07 2,873 23 12쪽
39 주유강호-사천편[제20-2화] +4 11.08.02 2,823 22 8쪽
38 주유강호-사천편[제20-1화] +4 11.07.30 3,110 33 8쪽
37 주유강호-사천편[제19-2화] +5 11.07.27 3,228 3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