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影野輯錄

주유강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눌밭
작품등록일 :
2012.11.15 06:53
최근연재일 :
2013.01.13 14:24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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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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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577

작성
11.09.1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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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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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8쪽

주유강호-귀주이편[제3-1화]

DUMMY

적수오웅(赤水五雄).

서하루를 중심으로 하는 귀주 청성세력의 후기지수 오인(五人)을 지칭하며, 지역 신진 고수들에게는 흠모와 영광의 대명사였다. 이들의 별호가 땅에 떨어진 것은 유명한 귀주 살변이 일어난 다음부터였다. 취금의 미혼향에 당해 술창고의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것이 당시 경계를 하던 청성문도의 손에 의해 발견 되었다. 비연은 부랴부랴 루주 곽근창과 고수들의 격전이 벌어지는 곳으로 달려갔다. 공력이 달리는 사제들은 시차를 두고 비연의 뒤를 좇았다.


소동이 가라앉고 그들의 추태도 함께 사라지려했다. 뜻밖에도 문제를 삼은 것은 천강을 뇌옥으로 옮기라는 명령을 내린 곡자백이었다. 서하루 삼 장로의 한명이자 비연의 백부이기도 한 그가 사태를 수습해 가는 과정에서 그의 실책을 추궁한 것이었다. 그들을 구해준 자의 증언까지 더해지자 징계가 불가피 했다. 다만 적수오웅 개개인과 청성의 명성에 누가 될 것을 우려하여 관련자들에게 철저한 함구령을 내렸다.


세력을 가진 이들은 항상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귀주 삼대 세력 중 최성세를 자랑하는 청성의 실태를 호사가들의 이목이 놓칠 리가 없었다. 이름도 없는 기녀에게 수모를 당한 적수오웅의 활약상(?)은 곧 서하루가 있는 모태( 茅台)를 넘어 귀주일대를 뒤덮었고 곧 전 중원의 객잔에서 안주꺼리 중 하나로 한동안 인기를 구가했다. 적수오웅이 적수오취(赤水五醉)라는 오명을 얻은 이후로 그들의 행동은 전에 없이 위축되었다.


서하루에 끈을 댈 정도로 유력한 가문과 오웅이라는 실력에 어울릴만한 무공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무공을 익히기 위한 고된 수련은 했지만 세파를 헤쳐 나갈 만 한 단련은 돼 있지 않았다. 비난과 조롱이 심해질수록 그들의 분노는 천강과 취금을 향했다. 청성이 종지행의 죽음에 대한 면피를 위해 두 남녀에게 모든 혐의를 덮어씌우고, 이에 놀아난 화산이 정백련을 통해 통문을 발했을 때는 쾌재를 불렀다.


청성 내부에서도 이들의 행방에 주목했다. 곽근창과 종지행의 사체를 수습했을 때, 대라신공 비급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위서임에는 분명했지만, 곽근창이 속아 넘어갔을 정도로 내용의 대부분은 진본에 가까웠고, 정수에 이르러서야 부작용이 나타나도록 정교한 조작이 가해져 있었다. 이것이 청성 문도가 아닌 타인의 손에 넘어간다면 그들로서는 뼈아픈 손해를 감내해야 했다. 그들은 서하루의 영업을 며칠간 중단하면서도 비급을 찾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급은 종적을 드러내지 않자 격전 후 급히 현장에서 빠져나간 천강과 취금을 의심했다. 마침 천강은 당문에 구금당한 상태였다. 또 한명의 용의자인 취금의 행방은 묘연하여 찾을 길이 없었다. 청성으로서는 속이 타 들어갈 지경이었다. 행여나 천강의 손을 통해 당문에라도 비급이 전해지는 날에는 청성, 당문 아미가 삼분하고 있는 사천과 귀주에서의 판도에 영향이 갈 것이 분명했다. 별다른 수확도 없이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강호는 갑자기 은화지단에 대한 이야기로 들썩였고,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는 사파 세력의 잔당인 무노인에 대한 존재였다. 청성은 이야기의 곁다리 정도로 끼어 있는 천강에 대한 소식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재빨리 사건이 벌어진 무노인의 작방으로 사람들을 급파했다. 작방은 이미 화산파가 훑고 지나가 실마리가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말머리를 돌려 은화지단으로 찾아갔으나 얻은 수확이라곤 화산파의 냉대와 양 파 사이에 놓인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짐을 확인 할 뿐이었다.


이 후, 천강 역시 강호에서 종적을 감추었다. 청성은 당문과 화산에 선을 대어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혹시라도 그들에게 대라신공 비급이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리고 천강이나 취금이 움직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적수오웅은 징계를 받아 성문을 지키는 일에 동원되었다. 이미 소문이 퍼질 대로 퍼져있어, 많은 사람을 응대해야 하는 이일은 그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벌이라 할 수 있었다. 곡자백은 이렇게나마 강호에서 살아가기 위한 내성을 기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일을 맡긴 것이다. 그 날도 다섯 명은 성문을 지키고 있었다. 사람들의 조롱 섞인 시선이 부담스러워 으슥한 초소 한쪽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징계라는 형식을 띄는 이상 감시를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나뭇단을 짊어진 천강이 보였다. 뛸 듯이 기뻤다. 분명 피칠갑이 되어 상향루의 바닥을 기던 그 얼굴이다. 곡자백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웠다. 당장이라도 달려 나가 멱살을 움켜쥐고 싶었지만, 옆에 있는 여인이 걸렸다. 취금은 아니었다. 나이도 어려보이는 것이 별로 대수로울 것도 없어 보였다. 천강을 잡을 때 함께 처리하면 되겠거니 생각했다.


그들은 그가 사지(死地)에 위험을 무릅쓰고 나타난 이유가 무얼까 추측해 보았다. 특별한 연고도 없었고 재물을 남겨 놓은 흔적도 없다. 남은 이유는 대라신공이라고 단정지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이미 땅에 떨어진 그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에 이보다 더 좋은 건수는 없었다. 욕심이 생겼다. 천강을 잡고 대라신공의 비급을 찾는 공을 적수오웅만의 것으로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본 파에도 알리지 않았다. 비연이 미리 빠져나가 그들 두 사람의 뒤를 은밀히 밟았다.


날이 어두워지고. 적수오웅은 천강과 효기가 숨어있는 관제묘 근처에 모일 수 있었다. 두사람은 그 안에 숨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초조함과 지루함이 수도없이 교차하는 감시가 계속되었다. 바로 들이닥치기에는 뭔가 결정적인 것이 부족했다. 마침내 그들의 기다림은 열매를 맺는 듯 했다. 천강이 모태진의 잔교에서 무언가를 찾은 후, 서둘러 관제묘로 돌아왔다. 그들의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었다. 다섯 명은 기세 좋게 관제묘 안으로 들이 닥쳤다.


"자, 이제 사이좋게 서로 수혈(睡穴)을 짚도록 해요."

그녀의 말에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조만간 적하오수라는 별명을 하나 더 얻을 지도 모른다. 그들이 머뭇거리자 효기가 비연의 사혈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천강도 질세라 비급을 흔들어 보였다. 두 연놈을 죽이고 싶었지만 도리가 없었다.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면 효기와 천강을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비연의 목숨과 비급을 고스란히 공중에 날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만약 그들이 좀 더 냉정했더라면 세 사람이 남아 천강과 효기를 압박하고, 한사람은 연통을 위해 빠져나갔을 것이다. 그들의 경공과 조직이라면 한식경 정도면 관제묘 주위를 청성파로 가득 채울 수 있을 터였다. 애석하게도 그들은 우물쭈물 하다 서로의 수혈을 짚었다. 어설픈 점혈로 정신을 잃지는 않았으나 각각의 신체에 충격을 가하는 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효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네 사람을 깔끔하게 잠재웠다. 이로서 그들이 또 하나의 별호를 얻는데 부족함이 없어졌다.


효기가 천강을 바라보았다. 이제 어쩔 거냐는 의미였다. 천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도박을 걸어보는 수밖에 없겠다. 이대로는 제대로 길을 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거니 말야."

"승산은 있어요?"

"패가 확실하다면 도박이라도 얘기하질 않았겠지."

둘은 마주보고 거의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햇빛이 관제묘 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시간이 참 빨리도 갑니다.
갑자기 두가지일을 하다보니 뭐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네요..
수확의 계절 가을... 뭐라도 건지려면 열심히 뛰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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