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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닉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성좌에게 전생당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무닉
작품등록일 :
2019.05.14 23:33
최근연재일 :
2019.07.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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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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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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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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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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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계획대로

DUMMY

철민이 집합장소에 도착하니 평소와 달리 팔에 턱을 괸 채로 생각에 잠겨 있는 레오가 보였다.


"레오. 무슨 일 있어?"


"아, 형. 오셨어요?"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두워?"


"이틀 전 일 때문에요."


고로스와의 결전으로 다들 지쳤기에 하루 쉰 다음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 사이 레오는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지켜지기만 한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왜? 설마 그때 싸움이 아직도 마음에 걸려? 그런 괴물들이랑 비교하지 마."


"괴물이라니? 이거 기껏 지켜줬더니 좀 서운해지려고 한다?"


철민이 뒤를 돌아보니 메이와 리연, 에란셀이 서 있었다.


"마지막까지 박정한 거 봐."


메이가 웃으며 철민의 볼을 꼬집자 그 모습을 보며 리연이 살포시 웃었다.


"마지막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응? 여기 너무 오래 있었잖아. 스피니아도 왔고 이제 슬슬 일하러 가야지."


"어디로 가시는데요?"


"정해진 거 없이 지원팀은 원래 세계 곳곳에 다 다니는 거야. 다음에 가는 곳은 사막 지역. 아으. 상상만 해도 가기 싫어진다."


"가면 언제 돌아와요?"


"음..... 이번이 온 게 5달 만에 온 거고.... 좀 걸리지 않을까?"


"그렇구나. 그럼 인사하러 오신 거에요?"


"응. 란이랑 길마한테는 어제 인사 끝냈거든."


막상 메이를 떠나보내려니 철민도 살짝 섭섭해졌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래. 다음에 봐~"


메이와 스피니아 일행이 떠나자 레오가 입을 열었다.


"떠났네요. 그동안 정 많이 들었는데."


"언젠간 다시 만나겠지."


철민의 말에 레오가 씁쓸하게 웃었다.


"다시 만난 다라...."


다시 만난다는 건 전혀 있을 수 없다는 듯한 레오의 모습은 아련하기까지 보여서 철민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레오 정도의 얼굴이면 여러 사람을 많이 만나봤을 텐데...?'


"여기 있었네요!"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보니 저 멀리서 라비아와 델라가 오는 게 보였다.


정확히는 라비아에게 끌려오는 델라가 보였다.


"어휴. 힘들어라. 이제 출발하시는 거죠?"


"네. 그런데 무슨 볼일이세요?"


"아이참. 파티원을 놓고 가면 어떡해요."


"파티원이요?"


그리 말하며 철민은 두리번거렸는데 레오와 리연은 출발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였다.


"다 있는데요?"


"여기 있잖아요."


그리 말하며 억지로 버티는 델라를 철민 앞으로 밀어 넣었다.


"저희는 이런 파티원 둔 적 없습니다."


"이미 영주님 아들에게 낙인찍혀서 같이 파티하기로 했잖아요~"


"추방시키겠습니다."


"아직 사냥도 안 해보고요?"


"저희랑 파티하시려면 도망을 아주 잘 치셔야 돼요."


리연의 합류 이후로 도망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수가 많으면 아무래도 불리하기에 철민은 필사적으로 철벽 쳤다.


라비아가 격퇴당하자 이번엔 되려 델라가 덤벼들었다.


"야! 뭔데 추방이니 뭐니 멋대로 정하는 건데! 나가도 내가! 나가는 거야! 이런 꼴통 파티!"


델라는 특히 내가라고 말할 때 악센트를 강하게 주며 손으로 가슴을 쳤다.


"하- 아~!"


델라의 말에 철민이 목소리를 낮췄다가 높이면서 비아냥대었는데, 표정은 "네가?"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쪽이 꼴통 파티면, 꼴통 파티도 안 받아주는 그쪽은 뭔데요~?"


물론 마무리로 썩소를 날리는 걸 잊지 않았다.


"왜. 정곡을 찔렸니? 그리고 나는 못 구하는 게 아니라 안! 구하는 거야."


"말은 누가 못해."


"야 너. 그럼 나랑 대결할까?"


"대결?"


"너네 셋이서 한 팀. 그리고 나 혼자 팀 해서 둘 중 누가 사냥을 많이 하는지 대결하자고."


"흥."


이미 내기라면 지긋지긋했기에 철민은 코웃음 쳤는데 델라는 이미 열이 오른 상태라 철민을 도발했다.


"왜~? 질까 봐 무서워~?"


물론 철민은 그런 저급 도발엔 넘어가지 않았다.


"물론 그쪽이 쪽팔릴까 봐죠."


"왜~? 난 자신 있는데?"


"그보다 아무런 이득이 없는데 뭣 하러 합니까?"


"내가 지면 너희 파티에 들어가 줄게."


선심 쓰듯 하는 말에 철민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크. 지금 쫓아내려고 하는 판국에 우리가 이기면 영입할 리가 없잖아요. 바보예요?"


"바보라니! 취소해!"


"바보를 바보라고도 못해요?"


"이익!"


짝.


라비아가 손뼉을 쳐서 시선을 집중 시킨 후에 말했다.


"그럼 이건 어떠세요? 철민 씨가 이기면 델라를 파티로 데려와서 마음대로 부려먹기. 대신 델라가 이기면 델라에게 사과하기."


"내 쪽이 너무 손해 보잖아."


"델라. 지금 네가 잘못한 게 발단인 걸 모르겠어?"


"그런가...?"


사실 따지자면 파티 사건과 델라의 일은 별개고, 파티 사건의 원흉 제공자는 라비아였다.


"그래. 그런 거야."


물론 라비아는 그걸 인지시켜줄 마음이 없었다.


"저는 한다고 한 적 없는데요?"


"뭘 모르시네요. 철민씨."


"네? 뭐가요?"


"일 대 삼을 제안할 정도로 실력에 자신 있는 인력을 얻는 거잖아요. 게다가 져도 손해 볼 거 없고요."


지면 델라가 저지른 짓의 사과도 못 받고 되려 사과해야 되니 손해다.


"그쵸?"


"그런....가?"


"어차피 지금 레오가 거의 전투를 전담할 텐데, 전투원 하나 정도는 더 들이는게 안정적이지 않겠어요?"


"그렇죠...?"


"사과도 그냥 바보라 한걸 취소한 하면 되잖아요. 손해볼게 뭐 있어요."


"그렇...네요?"


상대를 절대 놓치지 않고 논점을 흐리며 혼을 뺴놓는 협상가. 라비아의 전생 전의 직업이다.


싱긋.


'계획대로.'



*

"자. 룰을 다시 설명할게요. 철민씨 파티를 이하 A조. 델라를 이하 B조라고 부르겠습니다. 제가 신호를 주기 전까지 사냥해서 부산물의 가격의 합이 높은 쪽이 이깁니다. 단, 전투 도중 신호가 들어오면 A조는 사냥에 실패로 간주. B조는 사냥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네."


"응."


"출발은 동시에 하는 대신 방향은 A조가 먼저 선택권이 있습니다."


"네."


"알았어."


"상대를 방해할 경우 그 즉시 실격패입니다. 룰 설명은 끝났습니다. 이의 있나요?"


"없습니다."


"없어."


라비아는 양쪽을 한 번씩 본 후에 깃발을 들어 올리며 시작 신호를 알렸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가자!"


"네!"


"ㄴ, 네!"


철민 일행이 출발했는데도 델라는 출발하지 않았다.


"출발 안 해?"


"내가 고작 저런 꼬꼬마들한테 질까 봐?"


"나이는 네가 철민씨 보다 더 어리지 않아?"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왜 성질이야."


델라가 버럭 소리 지르자 라비아는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면서 엄살을 부렸다.


"흠흠. 아무튼. 내가 저런 초짜들한테 질 리가 없지."


"만약 지면?"


"뭐?"


"만약 진다면. 군소리 하지 않고 얌전히 파티에 다니겠다고 약속해."


라비아가 새끼손가락까지 내밀며 말했다.


"내가 왜?"


"질 리가 없으면 약속해도 아무 상관 없잖아?? 어차피 진다는 게 전제 조건이니 이뤄지지도 않을 테니까."


"뭐?"


"맞잖아. 아무런 문제 없네? 약속한 거다?"


"아 몰라. 마음대로 해."


델라가 고개를 홱 돌리고 출발하자 라비아가 음흉한 표정을 드러냈다.


'자아. 어떻게 방해해볼까?'


라비아가 벼르고 벼르던 델라의 사회화 계획이 은밀히 시작되었다.



*

"형.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


"그리즐리 베어 잡으러."


"제, 제가 나설 차례군요!"


"어딜 봐서?"


철민이 정색하며 진심으로 반문했다.


"에이~ 농담도 참."


'쟤는 왜 하라고 할 땐 안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는 걸까?'


철민이 혹시나 하고 반대로 말해봤다.


"그래! 리연, 너만 믿을게!"


"ㄴ, 네! 저 힘낼게요!"


"....?"


역효과였다.


'쟤는 대체...?'


"형. 도착했어요."


레오의 말에 다들 수풀에 숨어서 주위를 살펴보니 그리즐리 베어 두 마리가 풀을 뜯어 먹는 게 보였다.


"쟤는 저 모습으로 초식동물이라는 게 제일 이해가 안 돼."


매우 날카로운 이빨로 풀을 잘근잘근 씹어먹는 모습은 굉장히 안 어울렸다.


"출발할까요?"


"잠시만. 이번에 리연이 먼저 버프를 걸어보자."


"아, 네!"


리연이 그리즐리 베어에게 빨라지는 버프를 걸자 운 좋게 두 마리 다 속박에 걸렸다.


지난 사냥으로 알아낸 바로는 디버프는 거의 10% 확률로 성공하고 버프는 대략 20% 확률로 성공한다.


물론 지금처럼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 성공 확률이 더 오르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었다.


"좋아. 돌격하자!"


"네!"


레오는 신호가 들리자마자 곧바로 한 마리에게 달려들어 옆구리에 검을 깊게 찔러넣었다.


"크엉!"


그렇게 반항 한번 제대로 못 해보고 허무하게 한 마리가 쓰러졌다.


'진짜 언제봐도 사기적이란 말이지. 성공만 한다면.'


그 사이 철민도 다른 한 마리의 바로 앞에서 미간을 향해 활을 쏘았지만, 피부가 두꺼운 탓인지 제대로 박히지 않아 한 방에 죽이지 못했다.


그것을 보고 레오가 다가와 마무리 지었다.


"이걸로 두 마리인가."


"순조롭네요."


"그러게 오늘은 운이 좋은 거 같아."


리연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레오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너도 잘했어."


"헤헤!"



*

그렇게 철민 일행이 순조롭게 첫 사냥에 성공할 때, 델라는 몬스터를 찾아 한참을 헤매고 있었다.


"왜 이렇게 안 보이는 거야?"


초반의 자신만만 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초조함만이 남아 있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목소리도 초조함을 넘어서 이젠 거의 울먹이기 시작했다.


물론 이렇게까지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 건 델라가 운이 없는 게 아니라 라비아의 함정 탓이다.


펜릴의 배설물은 특이하게 몬스터만이 향을 맡을 수 있는데, 이 향이 나면 웬만한 몬스터들은 다 도망친다.


하지만 대기 중에 그냥 놔두면 점점 향이 옅어지는데, 문제는 약품으로서의 가치 또한 사라지기 때문에 보통은 꽁꽁 싸맨 다음 약품 재료로 비싸게 팔아버린다.


물론 라비아는 이 미친 짓을 위해서 500골드가 넘어가는 돈 지랄을 행하고 있었다.


'크크큭.'


라비아는 발을 동동 구리고 있는 델라를 보면서 변태처럼 웃었다.


쿵. 쿵.


그때 멀리서 커다란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몬스터인가!"


델라가 눈을 빛내며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려들었고 라비아는 경악했다.


"안돼! 내 계획이!"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델라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거의 높이만 2m는 되는 새끼 카두케우스가 나무를 쓰러트리며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저건 아무리 나라도 무리지."


밀림 지역에서나 서식해야 될 녀석이 왜 여기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꿀꺽.


뱀 특유의 혀를 날름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도망쳐야 해.'


그렇게 몰래 도망치려고 할 때 갑자기 카두케우스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한 곳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뭐지?'


잠시 후 그곳에서 라비아가 튀어나왔다.


"델~ 라~. 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


그리 말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라비아는 카두케우스와 눈이 마주쳤고,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라비아가 입을 열었다.


"아, 안녕?"


쉬이익.


"날씨 좋네?"


쉬익.


"그래. 사냥 열심히 해."


샤악.


카두케우스가 입을 벌리고 침까지 흘리자 라비아가 다급하게 몸을 돌려 도망쳤다.


"꺄아아악!"


슈욱.


"라비아!"




*

"어디서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아요?"


잠시 쉬고 있던 일행은 레오의 말에 소리에 집중해 보았지만 철민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그러나 리연은 눈을 감은 채 계속해서 집중하더니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에서 소리가 들려요."


"그래?"


"왠지 불길해요. 한번 가보죠."


레오의 말에 철민은 '불길하면 더욱 가면 안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가보자."


그러나 그럴 필요도 없이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서 철민의 귀에도 들리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오는 거 같은데?"


"조심해요."


레오가 검을 들고 앞을 막아서자 곧이어 라비아와 거대한 덩치의 뱀이 나타났다.


"저게.... 뭐야?"


카두케우스에게 쫓기던 라비아가 멍하니 몬스터만 보고 있는 일행을 향해 다급하게 말했다.


"모두 도망쳐요!"


"네?"


카두케우스가 목표를 바꿔서 리연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멀리서 델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벽!"


델라의 외침과 함께 바닥에서 거대한 불의 벽이 일어나며 리연을 지켰다.


쉬익.


갑작스런 열기에 놀란 녀석이 뒤로 물러나자 델라가 수풀을 헤치며 나타났다.


"다들 멍하니 뭐 하는 거야? 도망쳐! 이 바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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