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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닉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성좌에게 전생당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무닉
작품등록일 :
2019.05.14 23:33
최근연재일 :
2019.07.12 23:55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5,341
추천수 :
111
글자수 :
211,877

작성
19.06.10 23:59
조회
84
추천
2
글자
11쪽

동료니까

DUMMY

카두케우스가 방해받아 열 받았는지 꼬리를 바닥에 내리치며 난동을 부렸고, 부딪힌 곳은 움푹 패이며 수많은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철민은 그것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카두케우스는 주로 밀림 지역에서 발견되는 몬스터로 그냥 거대한 뱀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지금처럼 덜 자란 녀석도 몸체 높이만 해도 2m가 넘고 길이도 10m는 넘는다.


"뭘 멍하니 있어! 도망치라고!"


델라가 재차 재촉했지만 철민 일행은 굳어서 움직일 생각을 못 했다.


"도망칠 수는 있고요?"


"도망을 칠 수 있어야만 쳐? 그냥 하고 보는 거지!"


쾅.


델라가 철민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가려 하자 카두케우스가 꼬리를 내려서 그 사이를 가로막았다.


"델라!"


라비아가 그 광경을 보고 재빨리 검을 꺼내 들고 꼬리에 달려들었다.


챙.


그러나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하고 검이 튕겨서 나왔다.


휘익.


카두케우스가 귀찮다는 듯 꼬리 끝으로 라비아를 쳤다.


"꺄악!"


검 면으로 공격을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힘에 밀려 그대로 날아갔다.


"라비아씨!"


휘릭.


그러나 레오의 걱정과는 달리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중에서 우아하게 회전하며 착지했다.


"내 걱정은 하지 마!"


멀리서 델라의 외침 소리가 들리자 라비아가 조금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다시 표정이 굳었다.


애초에 라비아는 쾌검을 사용하기에 지금처럼 힘으로 밀어붙이는 상대에게는 약하기 때문이다.


"리연, 시야를 가려 봐."


"소용 없어요."


철민의 지시에 라비아가 끼어들었다.


"네?"


"뱀은 애초에 시력에 의존하는 녀석이 아니에요."


"그럼 어떻해요?"


"애초에 카두케우스는 마주치는 일이 드물어서 정보 자체가 적어요."


라비아는 그리 말하며 초조한지 입술을 깨물었다.


"ㅈ, 저 어떻게 할까요?"


리연의 말에 철민도 딱히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가장 리스크가 적은게 블라인드였고 나머지는 실패했을 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냥 도망쳐!"


쉬익.


카두케우스가 혀를 낼름거리며 델라 쪽을 쳐다보자 다급해진 철민이 활로 녀석의 머리를 향해 쏘았다.


화살이 눈 옆을 스쳐 지나가자 카두케우스가 다시 철민 일행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철민은 녀석과 눈이 마주치자 몸이 굳어버렸다.


[상태 이상에 빠졌습니다. 몸이 굳었습니다.]


안내 음성이 들리자 식은땀이 등 뒤를 타고 흘러내렸다.


슈욱.


카두케우스가 철민을 향해 달려들어도 가만히 있자 레오가 철민을 옆구리에 끼고 피했다.


녀석의 시선이 사라지자 철민의 몸이 다시 움직여졌다.


"괜찮아요?"


"응. 이제 괜찮아."


라비아가 그것을 보며 소리쳤다.


"시선이 마주치면 몸이 굳는 거 같아요! 다들 녀석의 눈을 쳐다보지 마요!"


철민이 공격받는 사이에 델라가 가로막은 꼬리를 우회해서 일행에 합류했다.


"야."


"네?"


레오가 당황하며 대답하자 델라가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벽을 칠 테니까 나를 업고 달려."


"네?"


"대답!"


"ㄴ, 네!"


"다들 도망갈 준비해!"


다들 고개를 끄덕이자 델라가 녀석을 향해 바라보며 주먹을 쥐고 위로 팔을 끌어올렸다.


"하아아아아!!"


곧이어 녀석과 일행 사이에 거대한 불의 벽이 일어나며 시야를 완전히 가렸는데 불이 나무에 옮겨붙지는 않았다.


델라가 쓰러지려고 하자 레오가 재빨리 받아들고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도 가자."


철민이 리연에게 말하며 뒤따라 달리려고 하자 뒤에서 라비아의 외침이 들렸다.


"피해!"


철민이 뒤를 보자 불의 벽을 뚫고 녀석의 꼬리가 레오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레오가 간신히 옆으로 몸을 비틀며 피했다.


하지만 바로 옆을 지나는 꼬리 때문에 무리하게 옆으로 기울다 바닥으로 넘어졌고, 그 반동으로 델라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윽."


"괜찮아?"


그러나 안부를 물을 새도 없이 카두케우스가 불의 벽을 뚫고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처음에 불을 피하던 모습과 다른 공격적인 모습에 모두들 할말을 잃었다.


"뭐 저런 괴물이 다있어...."


"역시 안되나."


그러나 델라는 이미 예상했는지 담담한 반응이었다.


"제기랄."


철민이 욕설을 하며 어찌할바를 모르자 델라가 나직히 말했다.


"괜찮아. 방금 그걸 보고 누군가는 올거야. 일부러 신호도 겸하려고 크게 쓴거니까."


"과연 그 전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어느새 레오가 앞을 막아서며 말했는데 긴장했는지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철민이 레오의 뒤로 가 타박상을 치료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철민의 격려에 레오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제가 시선을 끌게요."


라비아가 어느새 검까지 집어 넣고 녀석을 향해 돌을 집어 던지며 말했다.


그러나 녀석은 움직이지 못하는 델라만을 집요하게 노려보았다.


샤악.


"이거 위험한데?"


찰나 같은 신경전이 끝나고 카두케우스가 곧바로 델라를 향해 달려들었고, 델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


쾅.


델라는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충격이 느껴지지 않아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눈앞에서 철민과 레오가 라운드 실드 하나만으로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니들 뭐 하는 거야?"


그러나 둘 다 힘겨루기만으로도 벅차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ㄷ, 뒤로 물러나세요!"


리연이 보다 못해 버프를 걸었는데 카두케우스의 크기가 조금 더 커지더니 바닥에서 다리가 올라와 감싸 안았다.


"서, 성공인가?"


그러나 힘이 세진 녀석이 버둥거리자 상대적으로 왜소한 다리가 얼마 못 가 뽑힐 듯 아슬아슬해 보였다.


"실패겠지!"


"히잉."


철민의 구박에 리연은 풀이 죽은 채로 쭈구리가 됐다.


"어떻게 된 거예요?"


라비아의 물음에 철민이 침음을 흘리며 말했다.


"버프가 성공해 버려서 힘이 세졌어요...."


"네? 버프를 왜 걸어요?"


"그러게요. 허허허...."


아련하게 대답하는 철민의 마지막 말에는 여러 감정이 복받쳐 있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


그러나 사색에 잠길 새도 없이 델라가 짜증을 냈다.


"야! 대답 안해?"


"뭐요?"


철민은 가뜩이나 답없는 상황인지라 짜증이 몰려와 불량하게 대답했다.


"방금 왜 날 구했냐고."


"입으로 똥 쌀 시간에 해결책이나 말하시죠."


"뭐?"


"지금 싸울 때가 아니에요!"


라비아의 외침에 앞을 보니 곧 다리가 풀리려고 하고 있었다.


"그냥 날 버리고 도망가."


"너, 또!"


델라의 말에 라비아가 진심으로 화를 냈지만 델라도 맞받아쳤다.


"내가 그런 소리 하지 말랬지!"


"필요 없으니 버린다. 그게 다야. 전멸하는거 보다 낫잖아?"


"계속 그런식으로 말하니까 다들 떠나는 거잖아!"


"그럼 너도 이 참에 떠나면 되겠네!"


"저기, 싸움 중에 죄송한데요! 이제 위험한데요!"


카두케우스는 속박이 풀리자 몸을 한차례 비틀고 나서 매섭게 노려봤는데, 델라의 불 장벽으로 음영이 져서 더욱 살벌하게 보였다.


더욱 절망적인 점은 속박을 강제로 푼 것이기에 아직도 강화가 풀리지 않았단 것이다.


"괜한 허세 부리지 말고 니들도 그냥 도망가."


"허세라뇨."


"허세가 아니면 뭔데. 날 구해줄 이유가 어딨는데?"


"네. 없어요. 내가 그쪽을 구해줄 이유 따위 없고 의리는 더더욱 없죠."


"철민씨!"


철민의 말에 라비아가 애가 타서 불렀고 델라는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거봐."


"그런데."


"?"


"도와주지 못할 이유도 없죠."


"뭐? 그게 무슨 개소리야."


"동료끼리는 도와줄 이유도, 도와주지 못할 이유도 없죠. 안 그래요?"


철민의 말에 레오와 리연이 살포시 웃었고 델라는 잠시 동안 할 말을 잃었다.


"뭐, 뭐? 내가 언제부터 니들 동료였는데?"


"리연을 구해줬을 때부터요."


"뭐?"


"구해줄 때, 특별한 이유나 사명감 가지고 구했어요?"


"...."


"서로 돕고 돕는다. 그게 동료죠 뭐."


그러나 대화는 여기서 종료되었다.


리연의 공격을 경계하던 카두케우스가 어느새 탐색전을 끝냈는지 머리를 높게 치켜들었기 때문이다.


"칫. 이대로 더 경계했으면 좋았을 텐데."


"곧 공격할 거예요."


라비아의 말에 다들 전투 태세를 지었다.


"동료라...."


델라가 비틀대며 일어나 철민과 레오의 옆으로 왔다.


"내 부하가 이런 데서 죽게 할 수는 없지!"


"부하 같은 소리 하네!"


델라가 다시 카두케우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차피 안 통하는데 뭐해요?"


델라가 주먹을 꽉 쥠과 동시에 녀석이 달려들었는데 그대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휘잉.


강하게 회전하며 일어난 불기둥이 녀석의 머리를 정통으로 공격했고, 강한 열풍에 철민 일행은 팔로 앞을 막았다.


그리고 불기둥이 그대로 카두케우스를 빙빙 둘러 감싸 안았다.


샤악.


녀석이 괴로운지 미친듯이 발버둥쳤고 그것을 보며 델라가 다시 쓰러졌다.


탁.


철민이 쓰러지는 델라를 부축하자 델라가 웃으며 말했다.


"봤냐? 대장님의 힘을."


철민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곧이어 화살이 날라와 카두케우스의 몸통에 쌓여가기 시작하자 녀석이 도망쳤다.


"다들 괜찮아요?"


에란셀이 멀리서 다른 사람들과 뛰어오며 소리쳤다.


"네! 괜찮아요!"


그 모습을 보며 다들 안도했는지 자리에 주저 앉았다.


"흐아. 죽는 줄 알았네."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수, 수고했어요."


차례로 라비아, 레오, 리연이 말을 마치자 철민이 말했다.


"대체 어디서 저런게 튀어나온거지?"


"그러게요. 일단 다들 마을로 돌아가서 푹 쉬세요. 이 일은 제가 길드 사람들과 함께 알아볼게요."


에란셀의 말이 끝나자 델라가 주저 앉더니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으아. 죽겠다. 야, 너 힐러라며. 치유 좀 해봐."


"그거 치유가 되는 부분이었어요?"


"안돼? 힐러라면서 쓸모가 없구만. 대체 그 능력 언제 쓰는 건데?"


철민이 최근 신경 쓰고 있던 부분을 찔리자 잠시 비틀거렸다.


"뭔 상관이에요?"


"당연히 있지. 동료라며? 동료의 능력은 확실히 알아둬야지."


"아, 그냥 퇴사하세요."


"야! 사람이 한 입으로 두말하기야?"


"저 사람 아닌데요?"


"더러운 반마족 같으니."


"호오. 반마족한테 이쁨 좀 받아볼래요?"


철민이 손을 들어 올리며 음흉하게 웃자 델라가 당황하며 바닥을 기며 도망쳤다.


"오지 마라? 경고했다?"


"호오?"


"야, 야! 오지 마! 내가 잘못했어!"


라비아만이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

"호오~ 제법인데?"


상처 입은 카두케우스 옆에서 한 여자가 녀석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도 고로스를 제압할 정도는 아닌 데에."


손가락으로 볼을 두드리며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매혹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이거 재밌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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