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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 서재

방구석 타워 소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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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4.05.22 09:25
최근연재일 :
2024.07.06 22:2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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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255

작성
24.06.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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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화 : 세레나 윈드워커

DUMMY

13화 : 세레나 윈드워커




‘설마···. 오빠 말이 진짜인가?’


김지우는 얼떨떨했다.


허언 혹은 망상이라 생각했던 오빠의 톡 내용.


당연히 믿지 못했다.


본인이 그 유명한 닉네임 ‘F급’ 헌터라고?


하지만 오빠의 말대로, 어제 자신의 집으로 사람이 찾아왔다.


그것도 무려 샤벨타이거 길드의 인사과장.


인사과장은 B급 헌터였고, 최소 월 1억을 넘게 버는 능력자였다.


그렇게 바쁘고 능력 있는 사람이 자신의 집에 직접 찾아올 이유가 뭐가 있을까?


오빠의 말대로 인사과장은 마정석이 담긴 상자를 주었고, ‘F급’께서 기부하는 선물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심지어, F급이 누군지 아냐는 질문까지 받았고.


그렇기에 김지우는 아침방송을 정신없이 끝마치자 마자.


바로 오빠의 집으로 향했다.



***



“어, 왔어?”


나는 어색하게 여동생을 맞이했다.


“어···. 집이 깨끗하네?”


“이번에 청소 좀 했지. 전처럼 쓰레기 소굴이 아니니까 좀 낫지?”


“그렇긴 한데···.”

- 오빠 말이 진짜인가?


지우의 속마음이 들렸다.


지우도 속마음을 듣는다는 걸 알기에, 말없이 나를 쳐다봤다.


정말 오빠가 소문의 ‘F급’이 맞냐는 듯이.


“야, 진짜 맞다니까 그러네. 갑자기 타워 소환하는 능력이 딱 하고 생겼다니까?”


“말이 안 되잖아. 오빠 능력은···. 그거잖아. 근데 갑자기 타워를 소환한다고?”


“나도 깜짝 놀라긴 했지. 시스템메시지로 분명 2차 각성이라고 나왔어.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2차 각성했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더라.”


“2차 각성? 으음······. 그래서? 진짜 내가 가져온 게 마정석 맞아? 샤벨타이거 인사과장이라는 사람이 직접 찾아와서 주던데.”


김지우가 믿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음. 진짜 못 믿네?


하지만 내가 영웅을 소환하면 될 일이었다.


눈 앞에 멀쩡히 증거가 나타나는데, 믿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응. 내가 레벨 5를 찍고 새로 해금된 게 있거든. 영웅 소환.”


“해금? 영웅 소환?”


“내가 원격으로 타워를 소환하는 능력이 있잖아? 그것처럼 영웅도 소환할 수 있어. 마치 타워디펜스 게임처럼.”


“아···. F급 능력에 대해선 많이 듣긴 했어.”


여전히 못 믿는 눈빛. 누구나 얻을 수 있는 F급의 정보니까, 진짜 증거를 보여달라는 뜻이었다.


“잘 됐다. 그럼 너도 영웅 소환하는 거 보고 가. 안 그래도 영웅이랑 인사하는 게 좀 걱정됐는데.”


“영웅 마음도 들릴까 봐? 그럼 일단 해 봐. 소환이라는 거.”


“······그래. 해 보자.”


나는 침을 꿀꺽 삼킨 다음, 영웅 소환을 눌렀다.


[세레나 윈드워커를 소환하시겠습니까? D등급 마정석 1개가 소모됩니다.]


“마정석 줘 봐.”


“···여기.”


지우가 가져온 D등급 마정석이 오색찬란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김지우의 표정을 확인한 뒤.


시스템 창의 [영웅 소환] 버튼을 눌렀다.


슈우우웅!


한순간에 빛을 내던 마정석이 사라지고 난 뒤···.


[세레나 윈드워커에게 소환 요청을 보냅니다.]

[세레나 윈드워커 소환 대기 : 23h 59m]


[TIP! 영웅이 소환되기 전, 영웅을 맞이할 준비를 끝내주세요! 소환된 영웅은 소환사님과 영원히 함께합니다.]


“···뭐야? 사라졌는데? 영웅은 어디 있어?”


김지우가 벙찐 표정으로 물었다.


나도 벙찐 표정으로 답했다.


“···하루 지나야 소환된다는데?”



***



[세레나 윈드워커 소환 대기 : 15m]


15분 남았다.


어제 소환을 시작하고 나서, 하루를 꼬박 기다렸다.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되는 마음 때문에 게이트 방어 임무에 손이 가지 않았다.


지우도 스케쥴 때문에 어제 돌아갔고.


대신 집에 돌아갈 때 좀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을 읽어보니 뭐라더라? 무슨 건강 의학과?


뭔가 착각하는 것 같았지만···. 냅두기로 했다.


어차피 며칠 내로 정산금 3억 이상을 받게 될 터였다.


통장에 숫자가 찍힐텐데, 증거가 있으니 믿겠지. 뭐.


‘그러고보니 그냥 나한테 다시 돈 입금하지 말고 카드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할까.’


세금 문제라거나, 내 정체를 발각할 만한 모든 요소를 없애고 싶었다.


높은 가치의 현물을 넣어야 좋은 아이템이 뜬다는 제작공방 능력도 있으니···.


돈이 아니라 비싼 거 사서 돌려보는 게 나을 거 같았다.


또한, 원룸의 배고픈 생활 말고도 돈은 많이 필요했다.


차라리 돈을 지우가 다 받고, 카드를 내가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


“시간 다 됐다!”


[영웅, 세레나 윈드워커를 소환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황홀한 빛이 내 방을 가득 채웠다. 마치, 작은 오로라를 옮겨다 둔 것 같은 아름다운 빛.


빛이 사라지자···.


나타난 영웅은 상상했던 엘프의 모습과 똑같았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색빛 머리, 뾰족한 귀, 푸른색 눈동자, 오똑한 코와 자그마한 입술, 자그마한 얼굴과 길게 내려오는 목.


연두색과 갈색이 섞인 가죽옷 상하의, 무릎까지 올라오는 가죽 부츠까지.


“부르셨습니까, 소환사님. 세레나 윈드워커입니다.”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엘프, 세레나가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어···. 반가워요.”


숨이 턱 막혔다.


타워 디펜스 게임에서 엘프 영웅이 나온다면, 당연히 궁수 여캐라는 건 국룰이다.


이름만 봐도 여자일 거라 생각하긴 했고.


단순히 처음 보는 엘프가 진짜 있다는 것으로도 놀랄 만한 일이었지만.


그냥···. 대화할 수 있는 인격체를 만나니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그래서 답답했다.


극 I의 성격, 히키코모리, 방구석 폐인, 대인기피증이 있는 나로서는 가슴이 내려앉을 만한 상황.


“소환사님의 적이 있는 곳에는 제가 언제든지 출전하겠습니다. 명령만 내려주세요.”


“음···. 출전. 그렇죠. 스테이지 시작 해야 하는데···. 근데 제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편하게 부르셔도 됩니다. 세레나라고 하셔도 되고요.”


“그러면 세레나?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생각···. 말입니까? 소환된 이 세계가 제가 있던 숲과는 많이 다르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 물론 소환사님의 대적자들과 싸울 마음의 각오도 하고 있었고요.”


“아······. 그렇구나.”


세레나의 눈빛에서 솔직함이 느껴졌고.


동시에, 세레나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지구 사람이 아니라서? 이세계에서 소환된 존재라 독심술 스킬이 발동이 안되는 걸까?


“하나만 테스트 해 봐도 될까요?”


“네, 소환사님. 제 능력을 시험하시는 거라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그건 아니고···. 손을 뒤로 하고 손가락을 펴 주세요.”


“···네?”


“세레나가 손가락 몇 개를 폈는지, 제가 한 번 맞춰보려고요.”


“아아. 이해했습니다.”


세레나의 얼굴에 당황함이 잠깐 깃들었다가, 사라졌다.


“지금 몇 개를 피고 있는지 마음 속으로 생각해 볼래요?”


“네, 생각했습니다.”


“······3개? 맞아요?”


“어···. 두 개 였습니다.”


세레나가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뒤로 숨겼던 손을 내보였다. 두 손가락만 피고 있었다.


“틀렸네. 아하하···.”


나는 실이 끊긴 꼭두각시 인형처럼 맥아리없이 주저앉았다.


세레나 윈드워커, 내가 소환한 영웅 엘프의 생각이 들리지 않는다.


독심술 스킬이 발동되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나는 나를 방으로 가두게 만든 타인의 속마음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동창회에서 각성한 날 보고 질투하던 동창.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었지만, 깔보는 마음이 가득했던 절친.


F급 판정을 받자 매몰차게 무시하던 헌터관리국 직원.

짐꾼 생활 당시 F급이라며 벌레처럼 생각하던 헌터.

기가 죽어 일을 제대로 못해내자 체념하고, 무정하게 쳐내던 작업반장.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쥐꼬리도 안되는 돈 한 푼이라도 뜯어낼 수 있을까 호시탐탐 노리던 외삼촌.

숨겨둔 재산이 없다는 말에 불신하던 이모.


그 뿐만이 아니었다.


길 가면서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의 원념마저 떠올랐다.


직장 상사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던 회사원부터 시작해서···.


성별에 따라, 나이에 따라, 출신 지역에 따라 서로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마음.


소득 수준에 따라, 사는 아파트에 따라, 학력에 따라 서로를 비교하며 폄훼하는 마음.


필터링 없이 들리는 마음의 소리 때문에 나는 집으로 돌아왔으며.


그 모든 악의(惡意)가 세상으로부터 나를 집으로 격리시켰다.


하지만···.


내가 소환한 영웅. 세레나와는 그럴 일이 없겠구나.


“제가 소환사님을 속인 건 아니고, 진짜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건 왜 하셨는지 여쭤봐도···.”


나는 목놓아 울었다.



***



윈드워커 일족은 블랙 드래곤에 의해 숲이 불타면서 터전을 잃었다.


결국 그들은 엘프임에도 불구하고, 사막 같이 메마른 광야에 새로 터전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세계수가 될 수 있도록 이그드라실 씨를 심었지만···.


터전을 잡는 과정 중에 수 많은 엘프들이 죽었으며, 힘을 잃었다.


여전히 주변에는 윈드워커 일족을 노리는 세력들이 있는 상황.


- 세레나 윈드워커여, 소환에 응하라.


숲의 어머니, 엘레시아 님의 말씀이었다.


세레나 윈드워커는 윈드워커 일족의 장로 중 한 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소환의식에 동참했다.


소환사의 명령에 따라 전투에서 활약하면, 그만큼의 ‘룬석’을 일족에게 보내준다는 엘레시아님의 약속이 있었으니까.


룬석만 많다면 숲의 재건도, 터전을 잡고 뿌리를 내리는 것도 가능할 터였다.


그렇기에 세레나는 어떻게든 소환사와 적대하는 존재 누구든, 섬멸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소환사님이 갑자기 울었다.


“소, 소환사님?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


“아, 아니에요. 옛날 생각이 나서. 전 괜찮아요.”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연약한 소환사 같아 보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줘야 겠다.’


세레나는 굳은 결심을 하고 질문했다.


“저, 소환사님? 혹시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아아, 맞아요···. 도울 수 있는 일은 많죠. 근데 그 전에, 뭘 할 수 있어요?”


세레나는 소환사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차림새나 몰골은 처음 보는 독특한 인간 남성이지만.


눈을 보니 악의가 없어 보였다.


보통 엘프를 보면 성욕에 눈이 돌아가는 인간 남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순수하게 내 능력을 묻는 거구나?’


“먼저···. 제가 차원을 넘어 소환된 거라, 제 영혼석이 유실됐어요. 만약 그걸 되찾아서 기억을 회복하면 원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아, 그런 개념이구나. 레벨업도 하고, 각성재료 모아서 각성시키고. 다시보니 세레나는 별이 한 개네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당장 지금은 활을 쏠 수 있고요···.”


“그러면 마석은 줏을 수 있죠? 인벤토리 능력이랑.”


묻는 소환사님의 얼굴은 ‘그것만 할 줄 알면 충분하다.’라는 표정이었다.


윈드워커 일족에서 1000년 만에 태어난 천재적인 재능, 블랙드래곤에게서 일족을 도피시킨 영웅, 숲의 수호자, 정령왕의 친구···.


“······예?”


세레나는 자신의 앞에 달린 칭호와 다른 취급에 벙찐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면 충분하죠 뭐.”


설마, 꼬마얘들이나 공깃돌로 가지고 노는 그 마석 말인가? 그걸 나한테 줍는 일을 시킨다고?


세레나는 눈에 불을 켰다.


룬석을 일족에게 보내주기 위해선 소환사들의 적을 물리치는 활약을 해야 했다.


‘아까 레벨업이라고 했던가? 좋아. 어떻게든 소환사님에게 내 힘을 보여 드리고, 힘을 회복해서 적을 다 물리쳐야겠어.’


“소환사님? 한번 절 믿어주세요. 제가 소환사님의 적들을 모조리 물리치겠습니다.”


“음···. 열의가 대단하시네요. 좋아요. 그러면 뭐, 간단하게 몸 풀어 볼까요?”


소환사님이 무언가를 조작하며 말했다.


“아, 이렇게 하면 바로 스테이지로 이동되는 개념이네. 세레나. 가서 솜씨 보여주세요. 위험하면 기동성 별 네 개 반이니까 도망치시구요.”


세레나는 소환사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내 무력을 보여 드려야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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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 시너지 +2 24.06.02 3,973 101 12쪽
» 13화 : 세레나 윈드워커 +1 24.06.01 4,011 84 12쪽
12 12화 : 김지우 +3 24.05.31 4,043 89 12쪽
11 11화 : 마정석 +2 24.05.30 4,076 87 12쪽
10 10화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1 24.05.29 4,118 84 13쪽
9 9화 : 바람이 분다 24.05.28 4,296 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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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 소환사 레벨 +3 24.05.24 5,369 108 14쪽
2 2화 : F급 +8 24.05.23 5,691 106 14쪽
1 1화 : 히키코모리 +17 24.05.22 6,481 10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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