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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4.05.22 09:25
최근연재일 :
2024.07.06 22:2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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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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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4,255

작성
24.05.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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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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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글자
13쪽

10화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DUMMY

10화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타오른다.


삽시간에 사방이 불바다가 되었다. 파도가 넘실거리며 게이트 주변을 삼킨다.


온세상을 붉갛게 타오르는 불꽃에 빼곡히 넘치던 거미 떼가 하얀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마치, 부산물을 얻을 수 없다는 것처럼 조롱하듯이.


‘저 거미 새끼들 등껍질이랑 맹독은 진짜 비싼데···!’


공대장의 마음 속에서는 잠깐 탐욕의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는 게 먼저.


“좋았어! F급이 우리를 도와준다! 최전방은 어떻게든 막아내고, 마법사 클래스들은 풍속성 마법으로 바람을 계속 만들어 내!”


“네, 알겠습니다!”


전선에 희망과 힘이 생긴다.


E급 헌터들은 모르는 D급 헌터들부터 생기는 막중한 책임감.


방어전 임무를 포기하고 도망치면, 인간보다 더 못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뼈저리게 아는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목숨 걸고 거미 떼를 막아내는 와중, 희망이 생긴 것이다.


타탕! 타탕! 콰아아앙!


여전히 총소리에 깜짝 놀라고, 굉음에 몸이 자연스레 굽혀지지만···.


헌터들의 눈빛에 생기가 생겨났다.


이 싸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



“좋았어!”


나는 화면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정체되어 있던 폭탄 타워의 경험치가 쭉쭉 올라간다.


[폭탄타워 - Lv.9, 33%]

[공격력 : ★★★★★+☆]

[공격속도 : ★★☆] UP!

[방어력 : ★]

[사거리 : ★★]


제작 공방에서 쓰레기로 만든 스킨 덕에 공격력 별 반 개가 더 붙었다.


거기에 공격속도도 두개 반이 되니 화염병 날아가는 속도가 전과 확연하게 차이났다.


콰아아앙!


대신 타겟팅 능력은 조금 아쉬웠다.


최첨단 인공지능이 있었다면 지금의 전투 현황을 파악하고 흩뿌리듯 공격했을 텐데.


마법사 클래스 헌터들이 바람을 일으키니, 화염병이 터지고 남은 불바닥이 게이트 쪽으로 점점 더 확장되었다.


그러면 불길 없는 곳에, 아직도 새끼 거미들이 많은 곳에 화염병을 던지면 딱 좋을텐데.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하지.”


맨 처음 총 쏘고, 수류탄 하나 던지던 그때와는 달랐다.


정말, 어마어마한 군세가 몰려와도 다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올라오는 장면이었다.


“오우, 저 놈은 엄청 큰데?”


새끼 거미들 사이로 집채만한 대형 거미도 있었다.


그 놈들은 불길 속을 뚫고와 기어이 방패를 든 헌터들에게 공격했다.


콰직!


방패가 찌그러졌지만, 동시에 다른 헌터들의 공격이 매섭게 들이쳤다.


칼이 다리를 잘라내고, 도끼가 몸통에 박혔으며, 화살이 날아와 눈을 꿰뚫었다.


그렇게 손발을 맞추어가며 쏟아져 나오는 거미 떼를 막아내던 와중.


“지원군?”


이메일로 예고했던 C급 헌터팀이 등장했다.



***



“오, 역시 C급부터는 완전 차원이 다르네.”


5명으로 이루어진 C급 헌터팀이 참전하자 전투의 양상은 완전 달라졌다.


이들은 용맹무쌍하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이미 화염병의 화염으로 뒤덮인 지역까지 망설임없이 전진했다.


전혀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부터는 달려나가면서 가까이에 있는 거미들을 모조리 분쇄시켰다.


최전방에 선 헌터는 창을 썼는데, 휘두를 때마다 거미가 이등분으로 잘려나갔다.


옆에 있는 헌터는 검을 사용했고, 착실하게 하나씩 베어 나갔다.


뒤에 있는 헌터 세 명 중 한 명은 화살을 날렸고, 마법을 쓰고, 버프를 줬다.


버프를 주는 헌터는 계속해서 보호막을 생성시켰고, 그 덕에 다섯 명의 C급 헌터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나갔다.


- 파이어 익스플로젼!


마법사가 스킬을 사용하자, 화염병으로 생긴 불장판이 일순간 폭발했다. 퍼퍼퍼펑!


“와우.”


싸우던 D급 헌터들조차 구경을 할 만큼···.


게이트 주변을 메우고 있던 거미떼들이 한순간에 녹아버렸다.


“개멋있다.”


솔직히···.


멋있었다.


나도 마법사 클래스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라고 망상을 할 정도로.


일순간에 화면을 뒤덮는 화염과, 녹아버리는 거미떼와, 바닥에서 반짝이는 마석들까지.


이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까!


전투 중 찰나의 휴식이 생기자, C급 헌터들이 나머지 헌터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헌터들은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곤 전열을 가다듬었다.


게이트가 다시 붉어지자···.


보스몬스터가 등장했다.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가장 작은 놈조차도 2층짜리 단독주택만하게 생긴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미.


알을 미친듯이 낳고, 실시간으로 부화시켜 새끼거미의 물량공세를 보여주는 극악의 난이도.


D등급에서 기피되는 이유가 있는 보스 몬스터였다.


- 모두 다 고치로 만들어주마!


“음?”


게이트에서 방금 등장한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의 머리 위에 말풍선이 떴다.


“이게 뭐야?”


나는 처음 보는 상황에 [현장 사운드 듣기]를 눌렀지만···.


- 키에에엑!


괴상한 소리만 들렸다.


“내 스킬 화면에서는 보스몬스터 말이 보이는 건가?”


내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이 또 다시 말했다.


- 내 아이들아, 이 땅을 뒤덮거라!


빌라만한 크기의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에게서 거미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촤아아악!


거미줄과 함께 날아간 알들은 넓게 퍼지더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부화할 터.


그 순간 C급 헌터팀의 움직임이 바뀌었다.


창을 쓰는 헌터와 검을 쓰는 헌터가 보스 몬스터를 향해 대쉬했고, 버프를 쓰는 헌터가 뒤따랐다.


그리고 마법사는 왼쪽을, 궁수는 오른쪽을 맡았는지 서로 헤어지면서 알들을 향해 무차별적 스킬을 퍼부었다. 퍼퍼펑!


전술적으로 아주 훌륭한 판단이었다.


“나도 도와야지.”


혹시 몰라 헤드샷의 확률을 기대하며 라이플 타워 두 개는 보스 몬스터만 공격하게 바꾸었다. 타탕! 타탕!


그리고 알이 밀집해 있는 곳에 폭탄 타워를 조작하려는 순간.


거미알들의 미세한 차이가 보였다.


옅은 노란색의 알들이 있는 곳과, 하얀 색의 알들이 있는 곳.


먼저 노란색 알들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다. 콰아아앙!


[부화 전의 스파이더 알을 파괴해 추가 경험치를 얻습니다.]


“오···. 설마?”


반면 알을 부수러 간 C급 마법사와 궁수는 색깔 구분 없이 알들을 모조리 부수고 있었다.


당연히 시간 내에 모든 알들을 부술 수 없었고, 마침내 새끼 거미들이 부화하기 시작했다.


- 내 아이들아, 이 땅을 뒤덮거라!


어마어마한 새끼 거미들의 떼가 몰려오기 시작하자, 곧바로 퀸이 새로운 알들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이대로면 물량이 계속 쌓이겠는데?”


이번에도 마법사와 궁수는 미친듯이 알을 부쉈지만, 어떤 알이 진짜 알인지 아닌지 구분하지는 못하는 눈치였다.


태어난 새끼 거미 떼를 D급 헌터팀 스무 명이 막고는 있었지만···. 더 많아지면 감당 불가능할 수준이었다.


결국 내 타워들이 보스 몬스터와 알을 부수기 위해 새끼들을 공격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어떤 게 진짜 알인지 알려줘야 하는데···!”


영웅 소환이 너무나도 고팠다. 영웅을 통해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전략게임을 하듯, 전투의 상황이 한눈에 보였지만···.


내 유닛을 다루듯 헌터들에게 명령할 수 있는 방법도, 능력도 없었다.


“아, 맞다!”


타워앞에 오늘도 서 있는 익숙한 헌터 한 명이 보였다.


머리숱이 좀 비어 보이고, 나를 전담해서 지원한다는 팀의 헌터.


나는 재빨리 타워 이름을 바꿔 말을 전했다.


[2시] [11시] [진짜]


“알아들으려나?”



***



노영준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머리카락이 또 떨어졌지만, 현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F급 헌터가 이번에도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긴한데···. 이거 해결 가능한 건가? C급 헌터들도 꽤나 고전하는데.”


지난 며칠간 동분서주하게 차를 끌고다니며 F급의 활약을 두 눈으로 지켜본 그였다.


매일매일 그가 소환한 타워는 강해졌고, 라이플 타워에서 내뿜는 총알은 중저격총 수준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화염병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하지만, D등급은 역시 달랐다. 더군다나 C등급에서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괜히 C급 헌터팀이 고생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순간.


딸깍.


“어?”


익숙한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타워에 적힌 두 글자가 바뀌어 있었다.


[2시] [11시] [진짜]


“······?”


노영준은 다시 머리를 긁으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무슨 뜻이지?


콰아아앙!


화염병이 날아가 터지는 곳을 확인했다. 노영준의 기준에서 2시 방향.


그 곳에 있던 알들이 터지자, 태어나기 직전이었던 새끼 거미들이 불에 타더니 사라졌다.


콰아아앙!


또 다시 날아간 화염병이 11시 지역의 알들을 불태웠다. 이번에도 알 안에는 새끼 거미들이 있었다.


수 많은 알들 중, 어떤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것도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공략 난이도를 올리는 주된 이유였다.


“설마, 어떤 게 진짜 알인지 안다는 겁니까?”


노영준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타워 앞에 문구가 또 다시 바뀌었다.


[1시] [3시] [10시]


노영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화살을 날리고 있던 C급 헌터에게 소리쳤다.


“선배님! 진짜 알은 1시, 3시, 10시 방향에 있답니다!”



***



“그렇지!”


혹시나 했는데 제대로 통했다.


머리숱 적은 헌터가 내 말뜻을 이해하고 말하는 게 정확하게 들렸다.


[현장 사운드 듣기] 기능이 무척 좋지만, 반대로 내 목소리를 현장에 전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옵션과 외관은 한참 구졌지만 쓰레기 더미로 만든 스킨이 톡톡히 제 할일을 하고 있었다.


- 내 아이들아, 이 땅을 뒤덮거라!


나는 이후에도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이 알을 뿜어낼 때마다, 진짜 알의 위치를 알려줬다.


시간이 지나자 이제는 마법사와 내 포탑 타워만으로도 알처리가 가능해졌다.


상황을 눈치챈 궁수는 보스몬스터를 저격하기 시작했다.


[타겟설정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40%)]


아쉽게도 헤드샷은 계속 터지지 않았지만, 착실하게 보스 몬스터의 체력이 줄고 있었다.


타탕! 타탕!


하지만 외피가 두껍고 강해서인지, 총알이나 C급 헌터의 화살조차 뚫고 강력한 데미지를 주고 있진 못했다.


“뭐 그래도 이대로만 가면 공략은 문제 없겠는데?”


단 한 방에 못 잡는 게 아쉬울 뿐이지, 데미지가 들어가고 있으니 못 잡을 이유는 없었다.


그 순간.


퍼퍼퍼펑!


D급 헌터들이 모여 있던 후방에서 녹색빛이 터져나갔다.



***



“···버로우 맹독거미야!”


창 쓰는 C급 헌터가 이를 갈며 외쳤다.


후방의 땅속에서 튀어나온 맹독거미가 폭발했고, 그로 인해 전열이 무너져 있었다.


“이런 젠장! 어쩐지 크기도 크고 패턴도 다른 것 같더니만···. 네임드 몬스터다!”


옆에서 검쓰는 C급 헌터 또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네임드 몬스터.


지능을 가지고 싸우는 몬스터.


알려진 공략 외에도 변수를 항상 생각해야 하는 놈들이었다.


잡으면 대가로 마석의 집약체이자 아직 알려지지 않은 힘까지 있다는 마정석을 주지만.


현 상황으로서는 최악이었다.


후방이 무너지면서 알을 부수던 마법사도, 보스에게 저격을 날리던 궁수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끼리 어떻게든 극딜 넣어서 잡아야해. 보스 잡으면 다 해결할 수 있어.”


“······우리끼리? 젠장, 무슨 D등급 게이트에서 이런 괴물이 나와가지고···.”


“그래도 해 봐야지. 가자!”


버프를 주는 헌터까지 총 세 명의 사내는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죽더라도 반드시 이 보스 몬스터의 숨통은 끊어두겠다는 암묵적인 동의.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공략을 시작하려는 순간.


슈우우우웅-


공기를 찢는 파공성.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는 거 같은데···?”



***



[폭탄 타워가 레벨업했습니다.]


[폭탄타워 - Lv.10(승급필요)]

[공격력 : ★★★★★+☆]

[공격속도 : ★★☆]

[방어력 : ★]

[사거리 : ★★☆] UP!


[특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철갑유탄 : 상대를 꿰뚫고 폭발하는 유탄을 발사합니다.]

- 새로운 능력치 : 물리관통력


[어뢰 : 수중 지역에서 폭발하는 어뢰를 날립니다.]


어마어마한 거미 떼를 싹쓸이하고, 경험치를 추가로 주는 거미 알까지 부수던 폭탄 타워가 드디어 10레벨을 찍었다.


나는 새롭게 생긴 특성을 빠르게 읽은 뒤, 고민 없이 선택했다.


“철갑유탄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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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 리콜 +2 24.06.08 3,772 82 12쪽
20 20화 :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24.06.07 3,826 81 14쪽
19 19화 : 줄건 줘 +2 24.06.07 3,822 83 13쪽
18 18화 : 화살을 품은 달 24.06.06 3,822 85 13쪽
17 17화 : 파견 보상 24.06.05 3,882 88 15쪽
16 16화 : 쩔해주는 예쁜 누나 24.06.04 3,924 87 13쪽
15 15화 : 고등급 장비 +6 24.06.03 3,983 86 14쪽
14 14화 : 시너지 +2 24.06.02 3,971 101 12쪽
13 13화 : 세레나 윈드워커 +1 24.06.01 4,009 84 12쪽
12 12화 : 김지우 +3 24.05.31 4,041 89 12쪽
11 11화 : 마정석 +2 24.05.30 4,074 87 12쪽
» 10화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1 24.05.29 4,117 84 13쪽
9 9화 : 바람이 분다 24.05.28 4,294 81 12쪽
8 8화 : 거물 +4 24.05.27 4,628 86 13쪽
7 7화 : 태민22 24.05.27 4,681 99 12쪽
6 6화 : 마석 경쟁 +2 24.05.26 4,870 96 16쪽
5 5화 : 메일 +1 24.05.25 5,054 106 13쪽
4 4화 : 가지세요 +2 24.05.24 5,101 111 12쪽
3 3화 : 소환사 레벨 +3 24.05.24 5,368 108 14쪽
2 2화 : F급 +8 24.05.23 5,688 106 14쪽
1 1화 : 히키코모리 +17 24.05.22 6,479 10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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