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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 서재

방구석 타워 소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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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4.05.22 09:25
최근연재일 :
2024.07.06 22:2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55,126
추천수 :
3,674
글자수 :
304,255

작성
24.05.27 08:51
조회
4,675
추천
99
글자
12쪽

7화 : 태민22

DUMMY

7화 : 태민22





[스테이지를 시작합니다.]


인천 계양구의 한 야산, 주변에 인적까지 드문 곳이었다.


E등급이니 익숙하게 손풀기도 좋았고, 소음 걱정까지도 오케이.


“근데 왜 D급 헌터팀이 오는거지? 아직 신뢰를 못받는 건가?”


폭주 지원요청으로 인해 방어조가 출동했는데, D급 헌터팀이 출발했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뭐, 경험치만 먹으면 될 일. 마석을 많이 버느냐 못 버느냐는 당장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현재 내 첫 번째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었다.


추후에는 여동생 기생충, 히키코모리의 삶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지···.


지금 당장은 마석을 바닥에 버리는 갑부라는 이미지만 없애는 게 중요했으니까.


게이트가 붉어지는 순간, 때마침 D급 헌터팀이 방어를 위해 도착했다.


“D급 헌터팀이면 전력을 다해도 되겠지?”


[마력 1을 사용해 라이플 타워를 소환합니다.]

[마력 1을 사용해 라이플 타워를 소환합니다.]

[마력 2를 사용해 폭탄 타워를 소환합니다.]


폭탄 타워 하나, 라이플 타워 둘.


파괴력과 안정성 둘 모두를 잡은 최강 조합을 소환했다.


게이트에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내 사랑스런 타워들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타탕! 타탕! 콰아앙!


“···근데 쟤네들 왜 엎드리고 있지?”


전투가 시작되자, D급 헌터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이상하다? 화염병 터져도 아군은 피해 입지 않을텐데?


나는 곧바로 [현장 사운드 듣기]를 눌렀다.



***



낮과 밤의 경계교대를 하는 순간, 노을빛이 뉘엿뉘엿 지나가는 순간.


붉은색으로 변한 게이트에서 오크 무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매캐한 화약 냄새, 작열하는 화염병, 동시에 울리는 지축까지.


화염병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류탄보다 더 강력해진 파괴력에 땅이 울렸다.


“사, 살려주세요!”

“꺄악!”


둘둘즈의 두 명의 여자 헌터들은 엎드린 채 울고 있었다.


“태, 태민아? 저기 타워가 알아서 처리하고 있으니까 우린 뒤로 빠지면 안될까?”


콰아앙!


둘둘즈의 리더, 허태민은 친구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아까부터 귀에서 울리는 삐- 소리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저게 화염병이라고?’


D급 헌터로서 1년간 활동하며 얼마나 많은 위험이 있었던가.


D등급 게이트는 목숨의 위협을 받을 만큼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던전 안에서 흡혈박쥐 떼를 마주해서 죽을뻔했었고.

정글 필드에서 네펜데스에게 먹혔다가 겨우 살아났었고.

설산에서는 눈보라를 헤치며 사스콰치와 싸웠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양쪽에서 쏘아대는 총 때문에 귀가 먹먹했다. 이런 소음 쯤이야 괜찮다고 넘길 수 있었지만···.


제일 심각한 건 저 놈의 화염병.


처음에는 별 볼품없이 날아가는 모습에 비웃었다.


저런 거에 몬스터가 죽기나 하겠어?


하지만, 단 한 번의 폭발로 둘둘즈는 모두 땅바닥에 엎드렸다.


콰아앙!


“꺄아악!”


싸우려고 진형을 갖추려다가도, 어마어마한 폭음과 흔들림에 제대로 서 있기도 어려웠다.


기껏해야 화염병인데. 왜 땅이 흔들리는 거지?


“어이, 후배님들. 조심해. 내 파티는 수류탄 파편 맞을까봐 엎드려서 후퇴했다고. 날아가는 건 화염병이어도 수류탄처럼 터지는 건 같더라. 그러니 알아서 피해야지?”


운전 기사이자 E급 헌터인 노영준이 말했다.


그는 머리를 긁는 대신 허태민을 비롯한 둘둘즈 모두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었다.


“이런 괴물, 아니 충분히 쎄 보이는 저 헌터는 왜 E등급 게이트에 오는 겁니까? 이럴 거면 저희를 부르지 말았어야죠!”


“낸들 알겠냐? 근데 너희 돈 벌러 온 거 아니야? 그럼 가서 돈 벌어야지. 뭐 방어조 임무 출동한 것만으로도 출장비는 나오긴 하겠지만. E등급이니 10만원 나오는 건 알지?”


“······이 수모를 겪고 10만원이요?”


허태민은 이를 꽉 깨물었다. 콰아앙! 하지만 그렇다고 불길 속에서 싸울 생각은 나지도 않았다.


유일하게 마법사 클래스인 친구도 벌벌 떠느라 주문조차 외우지 못하는 상황.


분명, 전투가 시작되면 충분히 쓸어버릴 수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오크 따위야 어려운 게 아니었으니까.


“저런. 벌써 보스 몬스터 나왔는데? 우리 후배님들 가만히 있으면 기여도 0퍼센트 뜨는 거 아니야?”


노영준의 말에 허태민이 게이트 앞을 쳐다봤다.



***



4미터에 가까운 거구, 성인 남자 키만한 나무 몽둥이.


오우거.


물리 저항력이 매우 높기에 마법으로 공략하는 게 정석인 몬스터.


“E등급 게이트 중에서도 하필 곤란한 놈이 나왔네.”


노영준은 한 걸음 떨어져 사태를 관망했다.


게이트 폐쇄에 실패한 진입조 헌터들조차 물러서 있었고, 둘둘즈 애송이들은 여전히 벌벌 떨고 있는 상황.


노영준은 책임질 것도 없고, 수익이 문제나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방관자에 가까운 위치였다.


‘근데···. 결국 총이나 화염병이나 둘 다 물리데미지 판정 나는거 아닌가?’


오우거가 까다로운 이유는 오로지 높은 물리저항력과 가공할만한 파괴력 때문이었다.


마법데미지를 넣을 수 있는 헌터들은 소수였고, 그만큼 몸값이 비쌌다.


더군다나 오우거의 어그로를 견딜 수 있는 근접 헌터들의 수준도 높아야 했다.


그렇기에 사실상 오우거만 떼고 보자면 충분히 D등급 게이트 수준이라 볼 수 있는 셈.


타탕! 타탕! 콰아앙!


아직 몰려오고 있는 오크들이 있었기에, 전방을 향해 총알과 화염병이 날아다녔다.


노영준은 하얀 연기가 되어 사라지는 오크들을 유심히 살폈다.


사라지기 직전, 총알 한 방에 오크들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마치 실수로 떨어뜨린 수박처럼 박살이 나면서.


5.56mm탄과 7.62mm탄의 파괴력 차이를 알아볼 수 있는 밀덕이 아니었던 노영준은 현상 자체만을 보고 감탄했다.


“확실히 전보다 강해졌네. 성장형 스킬인가 본데···.”


아무리 실탄이 가공할만한 무기인 건 맞지만, 오크를 저렇게 단 한 방에 작살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닐 터.


타워가 강해지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건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화염병.


날아가는 모습은 분명 화염병이었지만, 폭발하며 보여주는 파괴력은 수류탄 그 이상급이었다.


심지어 불길이 남는 범위도 넓어졌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 오우거가 남아 있었다.


오우거를 확인한 둘둘즈는 그제서야 몸을 일으켰다.


“오우거! 보스까지 넘길 순 없어! 총알이 먹힐 리 없으니 썬더 볼트 하나 날려!”


“오케이!”


그래도 D급 헌터여서 그런지 둘둘즈가 가까스로 진형을 구축했다.


가운데에 있는 마법사 클래스 헌터가 주문을 외우고, 스킬을 시전하려는 순간.


타탕!


총알 한 방에 오우거의 머리통이 날아갔다.


“······어?”


게이트 폐쇄에 실패하고 지원을 요청했던 헌터들도.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마법을 시전하려고 했던 둘둘즈도.

질질 짜는 애송이들의 모습에 통쾌함을 느꼈던 노영준도.


“어떻게 오우거를 단 한 방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총알이 물리 데미지인지, 마법 데미지인지 모르겠지만.


마법 데미지라 할지라도 단 한 방에 오우거를 잡는다는 게 말이 될까?


[E-734732번 게이트가 폐쇄되었습니다.]


[E-734732번 게이트 MVP : F급]

[기여도 순위 : 1위 99%, 2위 1%···.]

[MVP 메시지 : 기여도 만큼 마석 회수 부탁드립니다.]


노영준은 MVP 메시지를 확인하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야, 전원 D급인 애송이들! 스킬 취소하고 얼른 마석 주워라. 기여도 보니까 0% 아니냐?”


“······D급 파티가 E등급 게이트에 와서 0%라고?”


지원 요청했던 진입조 헌터들이 수군거렸다.


방금 전까지 총탄과 화염병을 날려보내던 타워가 사라지자···.


허태민은 그제야 굽은 허리를 피며 이를 갈았다.


‘닉네임이 F급? 얼굴도 보이지 않고 하는 짓이 음침한 찌질한 새끼 같으니라구···.’


타워만 없으면 별 거 아닐 터. 혹시나 만나게 된다면 수모를 갚으리라.


“야! 니넨 선배 똥으로 아냐? 빨리 뛰어와서 마석 안 줏어?”


“예예, 갑니다!”



***



나는 방구석에서 음침하게 웃었다.


흐흐흐.


[라이플타워 - Lv.9, 4%]

[공격력 : ★★★★] UP!

[공격속도 : ★★☆]

[방어력 : ★]

[사거리 : ★★★☆]


“라이플 타워 개꿀.”


어느덧 레벨 10을 바라보고 있는 라이플 타워였다.


레벨 2를 찍었을 때만 하더라도 공격력은 별 두 개 반이었다.


지금은? 꽉 찬 네 개.


다섯 개를 다 채우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공격력이 상승할 때마다 체감할 수 있었다.


한 발에 한 놈씩.


폭탄 타워가 범위 공격이 넓다보니 엄청난 효율을 자랑하긴 하지만.


자신의 진정한 국밥같은 능력은 라이플 타워라 할 수 있었다.


“진짜배기는 이 놈이긴 하네.”


특성, 헤드샷.


일정 확률이 몇 퍼센트인지는 몰라도, 진짜 랜덤하게 즉사 판정이 터졌다.


물리저항력이 아무리 높아도, 체력 100퍼센트의 오우거마저 즉사 판정 하나에 끝났다.


하지만···.


“인생을 운빨에 모든 걸 걸 수는 없지.”


타워레벨 5에 특성을 찍었으니, 10을 빨리 찍어보고 싶었다.


원래 성장하면 할수록 더 좋은 능력이 나오기 마련이니까.


나는 집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강박감에 무거워졌던 가슴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다.


그 덕에 할 일을 미루지 않고 곧바로 메일을 보냈다.


- D등급 게이트는 없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D등급 게이트 지원요청 해달라고요.



***



“크으으! 씨벌···.”


허태민은 편의점 앞에서 소주를 까며 욕설을 내뱉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끝난 방어조 임무 덕에, 둘둘즈는 뒤늦은 불금을 애매모호하게 즐겼다.


2차, 3차는 커녕 간단하게 술이나 좀 마시고 끝난 것.


부족했던 허태민은 집 앞 편의점에서 깡소주를 위장에 때려붓고 있었다.


“F급 따위가 뭐라고 다들 떠들썩 한거야? 이 새끼, 하는 짓 보면 분명 친구 없이 방구석에서 혼자 사는 아싸일텐데.”


(맞다.)


한 손엔 소주병을, 다른 손엔 핸드폰으로 헌터넷을 확인했다.


“기껏해봐야 E등급 도는 놈인데 왜 다들 물고빨고 난리가 난 거지? 씨바···.”


허태민은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하고 올라왔다.


구토감에 허리를 숙이곤 토하려고 했지만, 토조차 나오지 않았다.


“아우, 개 같은···.”


더 답답해졌다.


이 기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소주병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핸드폰을 잡은 다음 헌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 닉네임 F급의 실체를 폭로합니다.


폭로라기보다 망상과 비하에 가까운 글이었다.


하지만 허태민은 과음으로 인해 평상시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를 저질렀다.


작성자 : 태민22


익명으로도 쓸 수 있는 헌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헌터 정보가 담긴 실명계정으로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에 댓글이 하나 달리면서 순식간에 화제글로 올라갔다.


- 글쓴이가 샤벨타이거 길드원인데? F급 샤벨타이거로 들어감?



***



-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나는 샤벨타이거 측에 오늘은 그만하겠다고 메일을 보냈다.


어제 하루동안 흥분하고 늦게 자서 그런지, 오늘은 더욱 피곤했다.


아니면 청소를 빡세게 해서 그런가?


하여튼 D등급 게이트 폭주 건도 없다보니 기대감도 푹 꺼진 상태.


소환사 레벨은 5는 커녕 4를 찍기에도 멀었고, 라이플 타워도 결국 10레벨을 찍지 못했다.


“그래도 뭔가 보람찬 하루를 산 거 같긴 하네.”


청소하고, 씻고, 게이트 방어조로 활동하며 마석도 벌었고.


아직 정산금을 어떻게 입금받을 것인지 정하진 못했지만···.


나름 뿌듯한 하루였다.


E등급이든, D등급이든.


게이트를 방어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래, 김우성! 이젠 인생패배자가 아니라, 새 인생으로의 출발 시작이다!


나는 처음으로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들었다.


내일이면, 집안을 가득 채웠던 쓰레기가 제작 공방을 통해서 쓸만한 아이템으로 나올 테니까.


‘기왕이면 경험치 부스터 이런 거 안나오나? 빨리 5렙 찍어보고 싶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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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타워 소환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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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 길드 마스터 (수정) +5 24.06.09 3,774 78 15쪽
21 21화 : 리콜 +2 24.06.08 3,771 82 12쪽
20 20화 :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24.06.07 3,824 81 14쪽
19 19화 : 줄건 줘 +2 24.06.07 3,818 83 13쪽
18 18화 : 화살을 품은 달 24.06.06 3,817 85 13쪽
17 17화 : 파견 보상 24.06.05 3,874 88 15쪽
16 16화 : 쩔해주는 예쁜 누나 24.06.04 3,917 87 13쪽
15 15화 : 고등급 장비 +6 24.06.03 3,974 86 14쪽
14 14화 : 시너지 +2 24.06.02 3,964 101 12쪽
13 13화 : 세레나 윈드워커 +1 24.06.01 4,003 84 12쪽
12 12화 : 김지우 +3 24.05.31 4,036 89 12쪽
11 11화 : 마정석 +2 24.05.30 4,070 87 12쪽
10 10화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1 24.05.29 4,112 84 13쪽
9 9화 : 바람이 분다 24.05.28 4,290 81 12쪽
8 8화 : 거물 +4 24.05.27 4,622 86 13쪽
» 7화 : 태민22 24.05.27 4,676 99 12쪽
6 6화 : 마석 경쟁 +2 24.05.26 4,863 96 16쪽
5 5화 : 메일 +1 24.05.25 5,045 106 13쪽
4 4화 : 가지세요 +2 24.05.24 5,093 111 12쪽
3 3화 : 소환사 레벨 +3 24.05.24 5,358 108 14쪽
2 2화 : F급 +8 24.05.23 5,677 106 14쪽
1 1화 : 히키코모리 +17 24.05.22 6,465 10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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