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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 서재

방구석 타워 소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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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4.05.22 09:25
최근연재일 :
2024.07.06 22:2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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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4,255

작성
24.05.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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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글자
12쪽

9화 : 바람이 분다

DUMMY

9화 : 바람이 분다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쾅쾅쾅!


아무런 응답이 들리지 않자, 초인종을 누른 누군가가 집 문을 두드렸다.


“허태민 헌터! 안에 없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하다.


“안에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중얼거리던 사내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갔나?”


허태민이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상태로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자신의 인생은 ‘F급’에 대한 헌터넷 글을 올린 다음부터 180도 바뀌었다.


악플과 협박이 담긴 메일을 받는 건 일상다반사가 되었고.


무엇보다 연락처와 집주소까지 노출되어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밖에 다닐 때에는 어디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으며.


온몸이 근육질인 남자들, 무투가 헌터들이 자꾸만 지나다니면서 어깨를 치곤 했다.


도저히 밖을 다닐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집 안에 틀어박혔더니 끊임없이 협박이 담긴 편지가 집 앞에 쌓여있고, 초인종을 누르고, 문열라고 소리치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거지?”


허태민은 현실부정을 하며 침대 속에 틀어박혔다.



***



오진성.


공식 마력 수치 155, 대한민국 헌터 랭킹 1위, 길드 랭킹 1위의 오성 길드 마스터, 삼산 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대통령조차 본인의 힘으로 세울 정도의 입지전적의 사내.


별칭, 국가전력급 헌터.


실제로 미국 항공모함 11척과 오진성이 싸우면 누가 이길지에 대한 토론을 커뮤니티에서 진지하게 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사람의 기준을 아득히 넘어버린 오진성이었지만, 그의 하루는 대기업 총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찍 일어나고, 개인적인 몸관리를 하고, 길드 관리를 위한 업무를 보고, 때로는 A급 게이트 폐쇄 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출근을 위해 리무진을 타고 비서에게 각종 보고를 들으며 지시를 내리는 건 그의 평범한 아침 루틴이었다.


“오진성 길마님. 대통령께서 오늘 아침에 또···.”


“하아···. 또입니까? 도대체 몇 번째입니까?”


“오늘까지 합치면 총 열 네번째입니다.”


“후우···. 오늘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전하시죠.”


“예, 알겠습니다. 다음 보고는 F급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헌터에 대한 보고입니다.”


오진성은 축약된 보고서의 내용을 쓱 훑어봤다.


“E등급 게이트만 돌고 있다라···. 미래전략실에서는 이 헌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합니까?”


“게이트 연구소에 정밀 검사를 맡겨서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 헌터라고 평가합니다.”


“하긴, 총쏘고 폭탄 던지는 타워를 소환하는 능력이라···. 그런 능력은 정말 처음이니까요.”


오진성은 알이 없는 안경을 고쳐썼다.


“그게 최선이면 그렇게 하라고 하시죠.”


“예, 알겠습니다.”


오진성도, 비서도 F급 헌터에 대해 섭외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섭외’를 위한 방법은 사실상 무엇이든 가능했다.


정체를 알아내는 것도, 원하는 만큼의 연봉 협상을 하는 일도, 소원을 들어주는 것도, 혹은 불법적인 무력을 행사하는 것도···.


오진성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존재였기에.



***



좁은 땅, 적은 인구수로 세계에서 마석 채굴 1위 국가가 된 대한민국.


학자들은 대한민국이 이런 환경이 된 원인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놓았다.


총기 규제가 완벽한 나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산지지형이 많고 접근하기가 쉬운 나라, 국민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헌터와 마석산업에 올인하는 나라 등.


그 중에서도 가장 타국과 차이나는 점은 마석거래소를 국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모든 마석은 정부를 통해 정식적으로 거래되었고, 세금도 어마어마하게 붙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 9:1로 비율 변하니까 장난 아닌데?”


4일간 게이트 방어조로 일한 실적이 메일에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지금까지 모은 마석을 판매할 경우, 받는 정산액은···.


2억 원.


겨우 4일 만에 번 돈이다. 1주일을 채우면 얼마를 더 벌 수 있을까?


저번에 태민22라는 놈의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정산비율이 조정되었다.


이후에도 괴상한 수준으로 샤벨 타이거 길드에서 내 편의를 봐줬다.


애초에 세금을 10% 이상 떼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9:1이라는 정산 비율은 샤벨타이거 측에서 손해를 보는 계약이었다.


더군다나 계약 기간 1주일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바꿔준다니?


뭐, 나로선 개꿀이지만.


황금사자 길드에서도 내 영입에 혈안이 되었는지, 수 많은 메일들을 보내곤 했었다.


거의 집착에 가까운 수준.


물론 부담되어서 다 읽씹했다.


정확히는 답장을 보내기에는 가슴이 답답해서 자꾸만 미뤘다.


“어쨌든 일주일이 되기 전에 빨리 5렙 찍어야 해.”


영웅 소환을 하는 것이 내 첫 번째 목표였다.


전에는 영웅 소환을 해서 마석을 줏어오라고 시킬 생각이었지만.


대리판매를 맡겼으니, 현찰을 받되 영웅을 통해 가져오면 되니까.


입금도 소액으로 통장에 넣으면 문제 없겠지?


물론 ATM 기계가 있는 곳까지 가는 일조차 영웅에게 시킬 생각이었다.


띵동!


때마침 샤벨타이거 측에서 메일이 왔다.


이번에는 D등급 게이트 폭주 지원 요청이었다.


“오, 드디어···!”


게이트에 대한 정보가 담긴 메일을 자세히 읽었다.



***



[D-976307번 게이트.]

- D급 헌터 세 팀이 진입조로 입장했으나, 한 개의 팀이 보스 몬스터에게 몰살당했으며 귀환에 성공한 두 개의 팀 생존자들의 정보를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 보스몬스터는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이며, 미개척 지역이 80%로 추정 중입니다.


- 폭주 방어 임무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되어 C급 헌터팀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이라.”


익히 아는 몬스터다.


집보다 더 큰 크기의 무지막지한 거미형 몬스터.


이 놈의 끔찍함은 실시간으로 새끼 거미를 알에서 부화시킨다는 점이었다.


게이트 내부에 들어가는 헌터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지형 자체도 거미줄이 많아 이동의 제약도 심한 편.


그런 곳에서 끊임없이 태어나는 새끼 거미들을 죽이며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나한테는 개꿀인데?”


거미형 몬스터에게 불은 최고의 공격 수단이었으니까. 많아봤자 화염병 한 병이면 다 해결될 터.


[소환 가능한 타워 목록]

[라이플 타워 Lv.9]

[애로우 타워 Lv.4]

[소드 타워 Lv.2]

[폭탄 타워 Lv.9]


내 든든한 타워들을 흐뭇하게 확인했다.


9레벨에서 10레벨로 올라가는 경험치는 이전과 다른지, E등급 게이트에서는 아주 조금씩만 증가했다.


D등급 게이트에, 물량 폭발하는 보스 몬스터까지 나온다니, 빨리 소환사 레벨을 올리라는 뜻이 아닐까?


소환사 레벨은 3레벨 98퍼센트.


“이번 한번만에 5렙까지 폭업했음 좋겠다.”


나는 곧바로 스테이지 시작 스킬을 사용했다.



***



지도로 확인해보니.


이미 폭주한 게이트 앞에서는 폐쇄에 실패하고 돌아온 진입조 헌터들과 대기하던 방어조 헌터들이 진열을 갖춰 싸우고 있었다.


대략 스무 명 정도.


붉은색 게이트에서는 끊임없이 거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미친듯이 빠르게 기어다니는 거미, 거미줄을 멀리서 쏘아대는 거미, 산성액을 찍 뿜어내는 거미, 등에 맹독을 품고 달려와 터지는 거미, 사람보다 더 큰 거미 등···.


1초에 한 마리씩 나오는 수준이어서, 스무 명의 헌터들이 세운 진열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러면 바로 전력으로.”


나는 공격범위까지 계산한 뒤, 제일 적절한 위치에 타워를 소환했다.


[마력 1을 사용해 라이플 타워를 소환합니다.]

[마력 1을 사용해 라이플 타워를 소환합니다.]

[마력 2를 사용해 폭탄 타워를 소환합니다.]


그 다음으로 내가 할 일은 한 눈에 보이는 싸움 구상을 살피는 일이었다.


혹시나 함께 싸우는 헌터들에게 지시할 일이 있으면 전달해야 했으니까.


몬스터들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고, 내 타워까지 다가오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다.


뭐, 혹시나 위험한 헌터들이 있다면 경고도 해 주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난 새로 낀 쓰레기 위장 카고 스킨을 착용한 뒤, 헌터들에게 할 말을 적은 뒤.


[현장 사운드 듣기]를 눌렀다.



***



까드득.


이번 D등급 게이트 공략조의 공대장은 이를 짓씹었다.


이렇게나 많은 거미들이 끝없이 나올 줄은 몰랐었다.


하나의 팀을 잃은 것도, 결국 폐쇄에 실패해서 폭주까지 온 것도 결국은 자신이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일.


“어떻게든 버텨! C급 헌터팀 지원 10분 후에 온다고 했다!”


“끄으으으···. 너무 많습니다, 공대장님!”


“이 꽉 깨물고 버텨! 버티지 못하면, 안에서 죽은 동료들 볼 낯이 없잖아!”


“으아아아아악!”


냉병기가 빛에 번쩍이고, 피가 튄다. 각종 마법이 작렬하며 거미가 타는 냄새가 가득하다.


“파이어 볼!”

“체인 라이트닝!”

“익스플로젼 애로우!”


어떤 마법사 클래스 헌터는 마나 폭주 현상으로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으며.

아쳐 클래스 헌터는 활 골무가 뜯어지고 손가락에 피가 줄줄 흐르고 있어도 시위를 당겼으며.

방패를 든 워리어 클래스 헌터는 가까스로 맹독거미의 폭발을 막아냈다.


하지만···. 적은 끝이 없었다.


아직 보스몬스터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


미개척 지역이 80%이니, 그만큼 잡지 못한 몬스터가 꾸역꾸역 쏟아져 나온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 순간, 붉은색의 게이트가 크게 일렁였다.


“제 2파, 시작합니다!”


“젠장! 벌써? 마법사들, 빨리 더 퍼부어!”


게이트 안에 남아있는 몬스터가 많을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나오는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지금도 거미들이 나오는 숫자가 많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는데···.


“전위들은 일 보씩 후퇴! C급 파티 오기전에 물약 다쓰면 답이 없어!”


“으으으으윽! 이런 상황에 어떻게 전선을 물립니까!”


“여긴 게이트 안이 아니라고! 여기서는 회복 스킬이 통하지 않아! 몸뚱아리 소중한 줄 알면 조금씩 빼!”


공대장은 마음을 뒤덮는 암울함을 가리고자,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이번 공격대에 귀하디 귀한 클래스인 힐러가 있었지만.


게이트 바깥에서는 회복 스킬이 먹히지 않는다는 건 헌터계의 상식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물약은 똑같이 적용되었지만, 실시간으로 상처가 아무는 회복 스킬과 비교하면 회복 속도는 현저하게 느렸다.


그렇기에, 전위를 맡고 있는 최전선 헌터들이 뚫리면 사실상 공격대 괴멸이었다.


공대장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젠장, 10분이 이렇게 긴 시간이었나···? 응?”


공대장은 기시감에 뒤를 돌아보았다.


세 개의 건물이 있었다. 아니, 생겨났다.


하나같이 초라한 쓰레기를 벽에 달아놨고, 마치 군용 초소마냥 카고무늬를 페인트칠 해 둔 건물.


‘원래 이런 게 있었나?’


더 이상한 점은, 그 건물들 앞에는 이름표마냥 두 글자씩 써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풍속] [마법] [시전]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하지만 세 개의 건물 중 가장 가운데에 있던 건물에서 양 팔이 달린 조형물이 튀어나오자, 공대장은 상황을 이해했다.


“······화염병? F급?”


화염병이 날아간다. 공대장의 시선 또한 화염병을 따라갔다.


타탕! 타탕! 콰아아앙!


“으억, 뭐, 뭡니까?”


갑자기 총소리가 나고, 지축을 울리는 굉음이 들리자 모든 헌터들이 깜짝 놀랐다.


공대장은 화염병이 폭발한 지역을 쳐다봤다.


거미 몬스터 떼가 일순간 하얀 연기가 되며 사라졌다. 마석도 그만큼 떨어져 있었지만···.


제일 눈에 띈 것은 화염병이 터진 곳에 남아 있는 불길이었다.


“마법사 클래스! 당장 풍속성 마법 시전해! 바람을 일으키라고!”


아까와 똑같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공대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안색이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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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 길드 마스터 (수정) +5 24.06.09 3,780 78 15쪽
21 21화 : 리콜 +2 24.06.08 3,775 82 12쪽
20 20화 :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24.06.07 3,830 81 14쪽
19 19화 : 줄건 줘 +2 24.06.07 3,826 83 13쪽
18 18화 : 화살을 품은 달 24.06.06 3,825 85 13쪽
17 17화 : 파견 보상 24.06.05 3,882 88 15쪽
16 16화 : 쩔해주는 예쁜 누나 24.06.04 3,929 87 13쪽
15 15화 : 고등급 장비 +6 24.06.03 3,985 86 14쪽
14 14화 : 시너지 +2 24.06.02 3,973 101 12쪽
13 13화 : 세레나 윈드워커 +1 24.06.01 4,012 84 12쪽
12 12화 : 김지우 +3 24.05.31 4,043 89 12쪽
11 11화 : 마정석 +2 24.05.30 4,076 87 12쪽
10 10화 : 자이언트 스파이더 퀸 +1 24.05.29 4,118 84 13쪽
» 9화 : 바람이 분다 24.05.28 4,297 81 12쪽
8 8화 : 거물 +4 24.05.27 4,630 86 13쪽
7 7화 : 태민22 24.05.27 4,685 99 12쪽
6 6화 : 마석 경쟁 +2 24.05.26 4,873 96 16쪽
5 5화 : 메일 +1 24.05.25 5,055 106 13쪽
4 4화 : 가지세요 +2 24.05.24 5,103 111 12쪽
3 3화 : 소환사 레벨 +3 24.05.24 5,370 108 14쪽
2 2화 : F급 +8 24.05.23 5,691 106 14쪽
1 1화 : 히키코모리 +17 24.05.22 6,481 10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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