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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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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82,708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08.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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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4
추천
39
글자
11쪽

26화 고시엔의 명장 이즈 백

DUMMY

"벌써 시작했나보네요."

"예 감독님 다들 씩씩하게 히데오가 짜온 메뉴얼대로 하고 있습니다."


감독실에서 운동장을 내려다 보는 다케노조 감독을 걱정스러운 듯 보고있던 니시무라 코치가 괜히 더 밝게 대답했다.


"다들 동요하지는 않던가요?"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다카무라의 말처럼 어차피 정점을 목표로 하는 우리가 언젠가는 만날 상대니까요."


-피식..


"다카무라가 그런 말을 했어요? 녀석 많이 컸네 허허허.."


씁쓸하게 웃는 다케노조, 그리고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항상 선덕이 있었다.


"잘하고 있어 하나 더!"

"예!!"


-타앙! 탕탕..


[커브 숙련도 45%달성, 랜덤보상이 지급됩니다.]

[랜덤 보상으로 낙차가 2배 증가합니다.]


'하아...하아.. 낙차? 원래 심한데..."


"좋았어 여기까지! 하루만에 이 정도까지 던질 줄은 몰랐다. 잘했어!"


에이시가 만족스럽다는 듯 다가오자 선덕은 고개를 저었다.


"선배! 저.. 조금만 더 던지면 안될까요?"


하루종일 던져댔던 커브, 슬라이더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자칫 잘못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에이시는 만류했다. 하지만..


"딱 5구..아니 10구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던질 때마다 좋아지고 있는 게 느껴지는 선덕의 커브, 에이시는 못 이기는 척 승낙했다.


"좋아 10구 만이다? 자! 던져!"


'랜덤 보상이면 또 얼마나 좋은..'


-투욱...데굴데굴데굴..


"어?"


방금 전까지 스트라이크 존에 잘만 던지던 선덕이 바닥에 볼을 던졌다.


"역시 지친 거 아니야?"

"다..다시 한번만 더요!"


심호흡을 하고 다시 차분하게 공을 뿌렸지만..


-데굴데굴데굴..


낙차가 2배 이상 늘어서 인지 선덕의 공은 더 이상 커브가 아니였다.


"그만그만! 들어가서 쉬어 괜히 폼 다 망치지말고"


랜덤 보상이라고 하기에 또 얼마나 사기적인 버프인가 싶었지만, 실상은 그저 폭투..

하루종일 연습한 커브가 망가져 버렸다.


***


-타당! 탕탕탕...


"아..미치겠네 계속 떨어지잖아!!"


집에 도착해서도 1시간 째 커브를 연습해봤지만, 여전히 아무소용이 없었다.


"이딴 쓸데없는 보상은 왜 멋대로 주는거야? 그보다 이게 보상이 맞긴 해? 벌칙 아니야?"


[커브 50회 실패! 보상을 회수합니다.]


"어!? 됐다..!"

"됐다니 뭐 잘 되고 있어?"


퇴근 길 집에 들어오는 황준표가 다가오자 글러브를 건넸다.


"아버지 저 오늘 커브 배웠는데 한번 받아 보실래요?"

"커..컨트롤은 되는 거지..?"


강제로 글러브를 착용당하는 황준표가 물었다.


"어...음.."


방금 전까지 폭투를 난발해서 조금 불안 해진 모양인지 말을 정정했다.


"아버지! 그.. 포수 마스크도... 아니 그냥 풀 착용 해주세요."

"아휴.. 적당히 던져 아버지 골병난다."


전직 포수 출신이었던 황준표조차 아들의 공을 받기가 두렵다. 그 이유는..


"오늘은 100개만 딱 100개!!"


적당히를 모르는 선덕의 연습량 때문이다.


"안돼! 어깨 다 빠져 이녀석아! 30개!"

"50개!"

"35개!"

"40개!"

"그래 40개면 뭐.. 괜찮겠지"


초등학교부터 선덕과 이렇게 놀아주던 황준표는 아들이 일본에 오고부터 포수마스크를 쓰는 게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다.


'내가 현역때도 150km/h넘는 볼은 딱 2번밖에 못 받았는데..'


애꿎게도 은퇴를 하고 나서야 지겹도록 받게 되어버렸다.


-스으윽!! 퍼억!!


"커브로 던진다며!"

"에이 우선 구속부터 눈에 익히셔야지"

"됐어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그냥 하던대로 던져 커브도 받아봤으니까"


'우선 아버지에게 직구를 각인 시키고..'


-스으윽! 퍽!


"어때요!?"

"....."


당황한 황준표가 얼떨떨한 얼굴로 선덕에게 물었다.


"너.. 혹시 직구 구속 늦춰서 던졌어? 아니 그보다 커브 이거 지금 구속 몇이야?? 잠깐만 있어봐!"


서둘러 방에 있는 스피드 건을 꺼내 온 황준표가 다시 미트를 '툭툭'쳐댔다.


"다시 직구부터!"


-퍼억!!


"155km/h.. 이 자식.. 그새 구속이 더 올랐네.. 어?"


스피드건을 유심히 보던 황준표가 토탈 스핀에 찍힌 숫자에 납득했다.


"어쩐지 볼 끝이 살아있더라니.."

"아버지 왜 그러세요?"


얼른 공을 달라며 글러브를 흔드는 아들을 보자, 황준표는 뿌듯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 그새 보안 했나보구나 그 다케노조 감독님 덕분인가?'


"아니다. 자! 이번에는 커브!!"


낙하 핸디캡이 사라진 지금 선덕의 좌완 커브는 거침이 없었다.


-퍼억!


"나이스! 좋아!"


***


-드르렁~~~ 드르러어엉~~


평소 수업시간에도 선덕은 항상 기절해 있었지만, 오늘은 유독 심하게 코를 고는 탓에 옆에 앉은 나나가 안절부절 못했다.


"나나! 얼른 깨워!"

"네? 네네..;;"


침을 질질 흘리는 선덕의 얼굴을 보면서도 얼굴을 붉히는 나나가 조심스럽게 선덕을 흔들었다.


"이..일어나 선덕아 선생님이 깨우래.."


깨우는 건지 자장가를 부르는 건지 잔잔한 그녀의 목소리에 더 시원하게 코를 고는 선덕, 그리고 옆에서 같이 자던 토도가 선덕의 뒷 통수를 후려쳤다.


-빠악!


"아악!!"

"아오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네 여기 너 혼자써!?"


-탕탕!!


"그러는 넌 여기가 호텔인 줄 아냐! 너희 둘다 나가서 손 들어!"


화들짝 놀란 나나를 뒤로하고 입에 묻은 침을 닦으며 선덕과 토도가 복도로 나갔다.


'선생님도 참.. 고시엔 진출해서 피곤한 애들인데..'


애꿎은 선생님만 째려보는 나나, 그러거나 말거나 밖에 토도가 오늘 있을 연습에 대해 물었다.


"근데 커브는 할만 하냐?"

"일단 150km/h넘게 속도도 나오고, 제구도 어제 아버지가 받아보시더니 나쁘지 않대"

"하긴 스승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면 맞겠지.."


지난 번 더블헤더 준비를 위해 선덕의 집에서 너클볼 합숙할때 황준표에게 1:1 과외를 받은 이후, 토도는 선덕의 아버지를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다.


"스승은 개뿔.. 그보다 수업 시작 전에 감독실에서 커브 테스트 해봤는데 합격이라고, 오늘 훈련은 직접 내려오신다던데?"

"정말? 드디어 감독님이 훈련 오시는구나.. 난 토호 전 결정되고 포기하신 줄 알았어"

"그럴리가 있겠냐?"

"하긴.."

"아무튼 감독님 말로는 직구 속도와 커브 속도 차이 별로 안 난다고 하니까 있다가 한번 배팅해봐"

"오 좋지!!"


***


하교종이 울리고 모두가 학교를 벗어날 때 운동장에 남아있는 테이쿄 야부구들이 고강도의 대쉬를 하고있었다.


"뛰어뛰어뛰어!!"


스쿠터를 타고 확성기를 목에 건 니시무라 코치, 반면에 땀으로 샤워를 하고있는 주전 멤버,


"오케이! 좋았어! 여기까지! 선덕과 슌스케는 배팅볼 준비하고, 나머지 멤버 전원 훈련준비!"


-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멤버들, 스트레칭 이후 숨 고를 틈도 없이 체력 소모를 했음에도 다들 의연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네 다들 고생 많았어요. 제가 오전에 선덕군에게 테스트해본 결과 커브는 미츠이군과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우선 히데오군이 만든 메뉴얼대로 배팅을 시작해보도록 하시죠"


실전 감각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1번 타자 후쿠야부터 타석에 들어섰다.


"아참! 선덕군의 커브는 구위가 같다는 거지 폼과 습관이 같다는 말은 아닙니다."


-네!!


-스으으윽!! 퍼억!!


솔직히 다들 커브 공략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커브고 나발이고, 배트에 닿아야 말이지!!'


-휘잉~


"후쿠야 삼진! 넌 운동장 10바퀴 뛰고 슌스케에게서 홈런 치고 다시 와! 다른 놈들도 삼진 당하면 똑같이 하고 다시 한다."


-네 코치님!!


-스으윽!! 타앙!!


"좋아 신타로,마치다,다카무라,에이시,히데오 5명 통과!"


확실히 테이쿄 2,3,4,5,6번 타순까지는 다행히 논스톱으로 통과했다.


"다들 조금만 더 갈고 닦으면 미츠이에게 대항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네요. 미츠이에게는 말이죠"

"역시 오니 때문입니까?"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감독, 과거 자신의 제자에 대한 애정이 그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포크볼에 대한 대책은 있으십니까?"


한숨을 쉬는 다케노조 감독이 짧게 대답했다.


"네"


***


토호 고등학교 운동장


-타앙!!


"와아아!! 오늘 좀 뻗어나가는데?? 어때요? 아야카상!"

"감독이라고 불러 감독이라고!"


평소보다 더욱 텐션이 올라가 있는 미츠이,


"미츠이 넌 그거까지만 치고, 다시 불펜장으로 들어가 나머지 인원은 감독실에서 전략회의 들어간다."


-짝짝!


"쳇 다들 왜 저렇게들 유난이람?"

"별수없잖아 그 다케노조 감독님의 팀이니까"


뾰루퉁한 미츠이를 토닥이는 부 주장 오니가 다독였다.


"그래봤자, 고시엔에 발 한번 못 디뎌본 애송이들이 잖아!"

"2명 빼고는 말이지,"

"치잇.. 그 녀석들도 그런 후진 학교에서 2년이나 뛰었으니, 경기 감 잃지 않았겠어?"

"자꾸 뭐가 그렇게 거슬리는 거야? 평소 답지 않게 왜 이렇게 투덜대? 아직도 감독님에게 서운해서 그래?"


-멈칫!


깐족대던 미츠이가 갑자기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마.."


그리고 조용히 혼자 불펜장으로 떠났다.



***


-고시엔 당일


"일본 전국 고교야구대회 봄부터 시작 된 지역 예선전을 거쳐서 49개의 대표팀이 이 고시엔에 올라섭니다!"

"지난해 우승팀인 토호 고등학교의 미츠이 선수가 우승기를 반납하네요!"

"지금 전국 도도부현에서 자신의 지역 학교가 우승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텐데요!"

"다들 좋은 시합으로 멋진 모습 보여주기를 바라겠습니다."


고시엔 당일 날, 엄청난 인파로 인해 새벽부터 티켓팅 전쟁이 벌어져 경찰 출동까지 할 정도였다.


-와아아아!!!


"고시엔 1차전 첫 번째 경기부터 관중석에 환호가 대단하네요! 거기다 47,000여석이 꽉꽉 들어찬 만석입니다. 만석!"

"예! 그렇지 않아도 과거 다케노조 감독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토호의 3학년들과 현 테이쿄의 3학년들의 인연도 경기 보실 때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될 수있겠네요!"

"자 오늘의 선발 투수는...!"


-경기 시작 2시간 전


"지금부터 드리는 번호가 올해 여러분의 고정 등 번호입니다. 다들 호명하는 대로 앞으로 나와주세요."


코치에게서 등 번호표를 받은 다케노조 감독이 가벼운 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고, 호명을 시작했다.


"1번 황선덕!"


'나라고!?'


-짝짝짝짝


당황하는 선덕과 다르게 그 누구도 선덕이 에이스 번호를 갖는 것에 불만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기쁜 듯 소리치는 준페이가 서둘러 선덕의 등을 밀어줬다.


"축하한다. 에이스 우릴 전국 우승까지 견인해줘라!"


선덕을 보내주는 그의 웃음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었다. 순수하게 팀의 에이스를 바라보는 준페이의 올곧은 눈이 무엇보다도 확실한 증거였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최선을 아니 죽을힘을 다해 뛰겠습니다!!"


-오오오!!!


"좋습니다. 자! 다음..."


이어지는 등 번호 호명이 끝이나고, 이제는 꽤 자신의 것으로 길들인 붉은 양손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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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 테이쿄의 에이스 +1 21.08.11 2,270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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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이거 버그 아니야? +1 21.08.10 2,399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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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홈런 도둑 +2 21.08.02 2,932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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