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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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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82,706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08.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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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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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
12쪽

15화 더블헤더 (1)

DUMMY

한심하게 선덕을 바라보는 모두가 '진심이냐?'라는 얼굴이었다.


"140 후반으로 던지는 직구 그 다음에 80으로 들어오는 너클볼 다카무라! 너라면 칠 수 있겠어?"


언제 불펜장으로 온 건지 뒤에서 구경하던 다카무라 료가 고개를 저었다.


"절대 못 치지 아니 저정도 낙차라면 굳이 빠른 직구없이도 충분히 통한다."

"들었지? 선덕 지금 그 감각 잊지말고 살려둬"

"네!"


-휘잉~


이번에는 양쪽으로 요동치는 볼이 에이시 미트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오! 좋아좋아! 이야.. 넌 이걸 도대체 무슨 수로 컨트롤 하는거냐??"

"던지다 보니까 그립을 3손가락으로 잡으면 던질때 조금 더 공이 춤추더라구요."


별일 아니라는 듯 손가락 3개로 그립 잡는 걸 보여주며 가볍게 던지는 시늉을 하자 할말을 잃은 얼굴로 에이시가 엄지를 들었다.


"대단하다 정말"

"거기까지 하고 감독님께서 부르신다. 다들 집합!"


놀란 얼굴로 지켜보던 다카무라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부원들을 데리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


<2차전 테이쿄 고등학교 VS 한케이 고등학교>

<3차전 테이쿄 고등학교 VS 히가시 고등학교>


"2경기 대진이 벌써 나왔어요!? 와 빠르네요!!"


토도가 설레발을 치며 물었지만, 코치가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대며,


"대진표는 보다시피 3차전까지 나와있다."


한숨을 쉬는 니시무라 코치가 대진 날짜를 마저 써내려가자, 다들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더블헤더!??


"그렇다. 공식전 두 번째 경기만에 더블헤더가 결정됐다. 모두 알다시피 작년 에히매현 대표였던 히가시고도 했었던 일정이다. 올해는 우리가 하게 될것 같으니 다들 각오 단단히 하길 바란다."

"아무리 그래도 경기 이틀 남겨놓고 이렇게 통보하는 법이.."


토도뿐만 아니라 부원 모두가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1경기만 실수해도 곧바로 지역예선 탈락인 민감한 공식전을 하루에 2경기나 치뤄내야 한다는 건 너무도 가혹한 일이었다.


"정신 차리십시오. 여러분 작년 에히매현 대표였던 히가시 고등학교도 해낸 일입니다. 벌써부터 포기하실 생각입니까?"


다케노조 감독이 선글라스를 벗으며 헝클어진 백발을 뒤로 쓸어 올렸다.


-아닙니다!!


"아무래도 코치님과 상의한 결과 당일날 발표하는 것보다 지금 선발진을 미리 발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코치님?"

"알겠습니다. 우선 노다! 앞으로"

"네!


지난번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2군 노다가 씩씩하게 앞으로 뛰어나왔다.


"조금 빠른감이 있지만, 지난 번 경기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라"

"흐..흑흑..감사합니다! 죽을힘을 다해 뛰겠습니다!"


처음 더블헤더가 결정 되었을때 중견수 키타무라 노다를 두고 많은 언쟁이 있었다. 책임감을 갖지 않는 선수에게 주전자리를 내어 줄 수 없다는 완강한 감독의 입장과 팀의 승리를 위해 빠른 복귀를 주장하는 코치,


"노다군 에러가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은 100명이 넘는 부원들을 대표하는 주전 멤버입니다. 그 무게를 잊지 말도록 하세요."

"예 감독님! 흐흑.."


노다의 복귀가 확정되자 같은 외야수인 미치다와 히데오가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자 그리고 더블헤더 첫번째 선발은 선덕으로 결정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한케이 고등학교전은 선덕의 선발 첫 데뷔를 장식하기 위한 뜻도 있겠지만, 히가시 고등학교를 막기위해서는 아직 에이스 준페이가 필요하다는 의미도 있었다.


"준페이군은 히가시전에서 선발입니다."

"네! 감독님!"

"자!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무리한 훈련으로 부상당하는 일 없도록 각자 컨디션 관리에 신경쓰십시오. 이상"


더블헤더가 결정되었다는 소식보다 선덕은 자신의 선발 등판일이 정해졌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했다.


[희귀미션! 한케이 고등학교와의 선발전 완봉을 기록하십시오.]

[보상 투수 전체 스탯 5% 상승]


'완봉이라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첫 선발 축하한다. 선덕 가서 마음껏 뽑내봐!"

"그래! 1학년 중에 유일한 대표인 네가 활약해야 우리도 힘이나지!"


고맙게도 선덕의 선발을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다가오자 다케노조 감독이 자신의 머리를 '툭툭'치며 다시 돌아왔다.


"아참 제가 또 깜빡했네요. 토도군?"

"네! 감독님!"


의아한 듯 감독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타케노조가 씨익 웃으며 토도 어깨에 손을 올렸다.


"한케이전 포수는 당신입니다."


감독의 말에 3학년 포수 에이시는 뿌듯하다는 듯 미소 짓고 있었지만, 1학년들은 잠시 얼어 있었다.


"예? 제..제가요!??"


-우와아아!! 토도!!!


누가보면 1학년 전원이 스타팅 멤버가 되었다고 착각이 들 정도로 1학년 모두가 축제 분위기였다.


"야이!! 축하한다 토도! 열심히 하더니 결국 해냈구나!"

"아니..흑흑.. 몰랐어 정말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줄은..!!"

"야 쟤좀 말려봐.."

"너무 고마워 애들아 으허헣헣!!"


옆에서 같이 기뻐해주는 친구들은 계속해서 대성통곡을 하는 토도가 슬슬 귀찮아지려던 찰나 선덕이 머리를 푹 숙인채 울고 있는 토도를 올려보며 피식 웃었다.


"야! 우냐?"


***


짧은 이틀간의 훈련기간 동안 토도는 선덕의 집에 합숙을 할 정도로 많은 대화와 연습을 했다.


"야! 토도! 또 선덕이네 집에서 잤다며? 너도 참 징하다.."


슌스케가 고개를 흔들며 토도에게 삿대질을 하자 공감한다는 듯 선덕이 대답했다.


"자기 딴에는 최대한 후회가 남지 않을 경기를 하고 싶었다나 뭐라나.."

"야 한! 너 눈 밑에 다크서클.. 오늘 선발 괜찮겠냐?"


열심히 합숙 훈련하는 건 좋은데 거친 토도의 코골이는 선덕에게 치명적이었다.


"괜찮아.. 아휴.."


-삐빅!!


"자 오늘의 첫 번째 경기다. 다들 평소처럼 하면 되고, 특히 너희 1학년 배터리! 컨디션 관리 잘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뭐냐! 황선덕! 그 눈 밑에 다크서클은!?"


아니나다를까 코치에게도 역시 선덕의 퀭한 눈은 금방 들통나버렸다.


"괜찮습니다. 하하.."

"아휴 정말 못 살아!

토도 넌 에이시에게 배운대로만 하면 문제 없다. 뒤에 선배들이 언제든 교체해줄 수 있으니까 부담없이 너희들의 플레이를 하도록 해라 알겠지?"

"네! 코치님!!"

"감독님은 협회문제로 오전에 자리에 없으시니 우리들 힘으로 감독님께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하자 다들 화이팅!!"


-오오오!!


***


더블헤더가 진행 되는 날임에도 오전부터 관중석은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물론 지난번 선덕의 명장면으로 관중들 보다는 다른 학교에서 정찰온 학생들과 , 기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말이다.


"자! 오늘 선발은 이번 지역예선의 파란을 일으킨 주역 한선덕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장에 찾아와 주신 분들 역시 그의 활약을 주목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되는 데요!?"

"저도 동감합니다만, 환상적인 외야 수비는 피칭과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과연 선덕 선수의 피칭은 어떨지..!"


마운드에 올라선 선덕은 처음 포지션 테스트할때와는 다르게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 엄청 피곤했었는데.. 거짓말처럼 머리가 맑아진 것 같네'


마운드 위를 몇번 총총 뛰어보는 선덕이 들뜬 모습으로 글러브 속 볼을 이리저리 굴리며 해맑게 웃었다.


'약속했던 대로 초구는 전력투구!'


-스으이익!! 투욱!!


"스트라이크!!"


일본 고교야구 1학년 황선덕의 첫 번째 투구는 무려 150km/h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이런 말은 없었잖아!? 도대체 구속이 몇 인거야!!?"


타석에 들어가 있는 타자와 마찬가지로 한케이 벤치는 스피드 건에 찍혀있는 구속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부..분명히 1학년 애송이가 던진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러게 말입니다. 감독님 에이스 준페이는 오후 경기에 뛰는 게 마..맞습니다.."

"그럼 저 새끼는 어디서 나타난 놈이란 말이야!!?"


에히매현에서도 시골 중 시골학교인 한케이 고교가 고시엔에 갈 것이라고는 본인들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막 입부한 1학년 투수에게 이렇게 처참히 뭉개진다는 것 역시 상상도 하지 못했다.


***


"아!! 선덕 선수! 벌써 6회말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만들지 않았어요! 점수는 4:0! "

"예 아직 투구수가 67개로 충분히 더 던져볼만 하거든요?

테이쿄는 가능한 체력을 온존해야해요! 다음 오후 경기 선수들의 피로도를 생각한다면 말이죠!"

"자! 테이쿄의 다케노조 감독이 부재인 지금 니시무라 코치의 7회말 판단이 주목됩니다!"


-가자!! 우오오!!


해설자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니시무라 코치는 망설임없이 선덕으로 끝을 볼 생각이었다.


"코치님 선덕이를 언제까지 쓰실 생각이세요?"


3학년 주전 포수 에이시가 걱정스러운 듯 묻자 땅콩을 입에 털어 넣는 코치가 씨익 웃었다.


"끝까지 쓸 생각인데?"


-에에??


코치의 신임을 받고 있는 선덕이 마운드로 올라가는 도중 토도가 물었다.


"어때? 이제 슬슬 그거 꺼내볼까?"


음흉한 미소로 선덕의 옆구리를 찌르는 토도를 향해 선덕 역시 같은 미소를 지으며 OK사인과 함께 의외에 말을 꺼냈다.


"토도! 노히트 노런 신경쓰지말고, 더 공격적으로 리드해도 괜찮아! 오늘 우리 2경기 하는 거 알고있지?"

"괜찮겠어? 첫 시합에 대기록인데..?"

"필요없어 기록보다 이기는 게 더 좋아 오히려 상대 타자한테 번트해보라고 도발해버려"

"야!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해?"


선덕의 말대로 억지로 대기록을 달성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망치도록 상대 선수에게 권하라는 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말하기 어려우면 그냥 최선을 다해달라고만 해봐"


의미심장한 선덕의 미소가 꺼림칙 했지만,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

"저..저기!"


계속 고민하던 토도가 결심했다는 듯 타석에 들어서는 한케이 타자를 불렀다.


"최..최선을..."

"뭐?"

"아..아닙니다."


도끼눈으로 타자가 노려보자, 기가 죽어버린 토도가 말을 삼켰다.


'절대 말 못해.. 지고 있는 상대팀에게 그런 말은 실례잖아'


하는 수 없이 입을 꾸욱 다문 토도가 다시 리드에 집중했다.


'집중하자! 내 페이스를 잃어버리면 안돼!'


짧은 사인을 주고 받은 뒤 포수가 미트를 정중앙에 갖다 대자 선덕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첫 개시라서 조금 긴장 되는데..?'


150km/h를 던지던 직구와 똑같은 와인드 업으로 너클볼을 뿌렸다.


-후웅~


앞선 타석에서 경험했던 끔찍한 직구에 절망한 한케이 타자가 번트 자세로 변경했다.


'치사해도 어쩔 수 없어! 우리학교에 명예가 걸린 일이라고!'


번트 자세로 고쳐잡은 타자가 빠른 직구를 예상하고 온 몸에 힘을 가득 주었지만, 미친듯이 흔들리는 첫 번째 변화구를 따라가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우우우!!!


"아 저건 아니죠! 노히트 노런 선수에게 번트를 대다니요!?"

"현장에 나와있는 기자 뿐만아니라 한케이 감독의 표정 역시 좋지 않아요!"


예상했던대로 불문율을 어긴자에게는 차가운 야유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코치진의 사인까지 그를 압박하는 모양인지 타석에 선 타자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있었다.


-삐빅!


"아 결국 타자가 투수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군요!"

"그래요. 승부에 집착하다보면 그럴 수 있습니다."

"어어!? 선덕 선수 타자에게 직접 뛰어가는데요?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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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아 진짜 Tlqkf 미안합니다!!! +4 21.08.14 2,188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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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돌직구 +4 21.08.13 2,255 39 11쪽
29 28화 약속을 지키는 남자 21.08.12 2,250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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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이퓨스 피칭 +5 21.08.05 2,649 50 11쪽
18 17화 더블헤더 (3) 21.08.05 2,709 42 12쪽
17 16화 더블헤더 (2) 21.08.04 2,695 47 11쪽
» 15화 더블헤더 (1) 21.08.03 2,822 47 12쪽
15 14화 첫 번째 변화구 21.08.03 2,899 47 12쪽
14 13화 홈런 도둑 +2 21.08.02 2,932 49 12쪽
13 12화 팀워크 21.08.02 3,027 48 13쪽
12 11화 불문율따위 개나 줘버려 +1 21.08.01 3,111 49 12쪽
11 10화 잘못된 선택 21.07.31 3,301 48 11쪽
10 9화 수호신의 귀환 21.07.31 3,437 54 12쪽
9 8화 황제인가? 폭군인가? 21.07.31 3,647 5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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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화 포지션 테스트 +1 21.07.28 4,382 65 12쪽
5 4화 새로운 시작 +4 21.07.28 5,132 77 16쪽
4 3화 변화 +1 21.07.28 5,589 8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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