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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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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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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04,904

작성
21.07.2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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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2쪽

5화 포지션 테스트

DUMMY

쉬는 시간에 여러 구종의 공을 잡는 연습을 했었지만, 그 어느것도 제구할 자신이 없었기에 어제 송구했던 기억을 더듬어 온 힘을 다해 던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뭐!? 150?? 장난해?'


갑자기 뜬 미션을 인식하는 순간은 이미 오른 손이 가슴을 지나가고 있었고, 선덕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손끝에 모든 힘을 쏟는 것 뿐이었다.


"끄아아아악!!! 체벌 멈춰!!"


-쨔아아악!!! 파앝!


일전에 레이저 빔 송구로 어느정도는 예상했지만 실제로 선덕의 투구가 에이시 미트로 들어가는 순간 2,3학년 선배들은 모두 두 눈을 의심했다.


"스트라이크!!"


-우와...엄청빠른데..?


"다카무라가 1학년 상대로 헛 스윙을 했다고?"

"그보다 지금 구속 몇이야!??"


선배들의 소란과 친구들의 환호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선덕의 표정은 어두웠다.


[구종 직구 속도 143km/h 속도 미달로 체벌이 시작 됩니다.]

[면제권을 사용하겠습니까?]


'이런 젠장할...사용할게'


다시는 어제와 같은 통증은 겪고 싶지 않았던 선덕은 그 온몸에 근육이 뒤틀리는 고통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구속 143km/h 입니다!"


하지만 선덕의 좌절과는 정반대로 들뜬 목소리로 니시무라 코치가 스피드 건에 찍힌 속도를 외쳤다.


-와아!! 143이라고?? 저 녀석 정말 기억 상실 맞아??

-삐비빅!


"아아 누가 멋대로 자리를 이탈하라고 했습니까? 테스트 속행입니다.

다들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스피드건에 찍힌 속도에 모두가 들뜬 것도 잠시 확성기를 키고 엄하게 경고하는 감독의 말에 화들짝 놀란 1학년들이 다시 호다닥 제자리로 돌아갔다.


'역시 고시엔의 명장은 다르다 이건가? 1학년 애송이가 140이 넘는 공을 뿌려대고 있는데 전혀 동요하지 않네'


다카무라 뿐만 아니라 모든 2,3학년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었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바로 직접 미트에 공을 받은 포수 타치바나 에이시 였다.


'아직도 손끝이 찌릿찌릿한데!?'


에이시는 같은 팀 에이스 투수 준페이에게 평소에도 134km/h 정도의 투구를 받고 있지만 예전 그가 다녔던 토호 고등학교에서는 140km/h가 넘는 투구를 밥 먹듯이 받아봤다. 그럼에도 지금 손 끝에 남아있는 이 떨림..


이 공 하나에 에이시는 2년 전 다카무라와 함께 고시엔에서 퍼왔던 흙을 되돌려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 볼 좋았어! 이번에는 컨트롤을 조금 더 신경써서 던져봐!"

"어떠냐 에이시 네가 볼땐?"


시원하게 헛스윙을 한 다카무라가 진지하게 묻자 포수 마스크를 내리며 에이시가 미소지었다.


"중앙으로 오더할테니까 한번 맞춰봐 깜짝 놀라게 될거다"

"뭐!?"


-삐이이익!!


중앙으로 미트를 대는 에이시의 사인에 머리를 끄덕이며 다음 투구를 준비했다.


[150km/h 이하로 투구시 체벌이 시작 됩니다.]


'이런 망할 매회 투구마다 이런거야!? 이제 면제권은 마지막 한장 뿐인데..?'


"뭐해! 얼른 던져!"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쨔아아악!!! 타앙!


이미 에이시가 예고했던 방향에 공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테이쿄 주장의 스윙은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볼이 히트하는 순간 다카무라는 알 수 있었다.


'밀렸어 제기랄!'


그의 예상대로 시원하게 뻗지 못한 타구는 결국 외야를 넘지 못하고 내야 플라이로 끝이 났다.


"어떠냐? 다카무라"

"준페이 녀석이 긴장 좀 해야겠는데?"


평소에 잘 웃지 않는 다카무라의 미소를 본 에이시 역시 같은 생각이였다.

그런 선배들의 흐뭇한 생각과는 다르게 선덕은 지금 매우 초조한 상태이다.


[구종 직구 구속 140km/h 구속 미달로 체벌이 시작 됩니다.]

[면제권을 사용하겠습니까?]


'하아.. ㅈ됐다.. 아까보다 줄었잖아? 대..대체 뭐가 문제 였던 거지...?'


[면제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3초가 지나면 자동 체벌이 시작됩니다.]


'이런 씨..더럽게 보채네 알았다고! 사용한다고! 너 같으면 안 쓰겠냐?'


[면제권이 전부 소진 되었습니다. 다음 패널티 적용시 체벌이 시작됩니다.]


초조한 마음으로 마운드에서 안절부절중인 선덕을 바라보는 다케노조 감독의 마음은 또 달랐다.


'기억상실 이후에도 꾸준히 훈련했었나보군 그의 아버지 덕분인가? 흠.. 아직 그 결승전에서 보여줬다던 최고구속 150km/h는 무리인가보군.. 그럼 145km/h 정도까지만 목표로 해야겠어'


[기준 점이 하향됩니다. 145km/h 이하로 던질 시 체벌이 시작됩니다.]


'145? 왜? 아..아니야 고마워! 최선을 다해 볼게! 후우.. 좋아 한번 해보지뭐!'


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황선덕은 지금 자신이 얼마나 황당한 요구를 받고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한채 메세지를 향해 고마움까지 느끼고있었다.

남들이 들었으면 코웃음치고 무시한 미션이지만 선덕은 그저 미션으로 인한 매질을 피하기 급급했다.


'발이 아닌 무릎으로 끌어올려서..으윽!!'


-찌릿!


알수 없는 전류가 무릎에 울려 거의 어깨까지 올라오는 특이한 폼이 되어버렸다.


-스으이익!!! 타앙!


이전 투구에서 나던 소리와 다르게 조금 더 잔잔해진 소리 하지만 미트 속에 들어가는 순간 만큼은 그 묵직함이 느껴졌다.


"뭐..뭐야!? 언제 들어갔어?"


순간 타석에 타자가 공을 잃어버린 채 귀신에 홀린 듯 뒤를 돌아봤지만, 공은 이미 포수에 미트속에 들어가 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정신 안 차려?"

"네넵! 죄송합니다!"


한편 이제는 아예 니시무라 코치 옆에 딱 붙어서 구속을 체크하던 다케노조 감독은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맞네 한국의 황제가"


[축하드립니다. 우완으로 146km/h를 기록하셨습니다.]

[기록 갱신 보상으로 체벌 면제권 5회 지급합니다.]


"우와아아악!!! 살았다!!"


생존의 기쁨을 온 몸으로 포효하는 그 순간 선덕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어릴적 자신의 기억이 조금씩 떠올랐다.

마운드 위에서 포효하는 어릴적 선덕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 오버랩 되듯 하나로 겹쳐지며 찰나의 기억이 돌아왔다.


"이렇게 시작했구나 과거의 나도..."


***


-삐비빅!! 테스트 종료!


"집합! 1학년들 포지션은 곧 감독님께서 지명하실거다. 그때까지 2학년 선배들을 따라서 런닝 실시할..."

"저...저기..죄송합니다. 주장!"


다카무라의 말을 짜르고 들어온 건 의외로 1학년 중 가장 싹싹한 토도였다.


"뭐야?"

"저 원래 포수가 포지션인데 테스트를 받지 못했습니다!"

"너 였구나? 기다려 에이시! 너 때문에 테스트 못 받았다잖아! 니가 책임져!"


그렇게 토도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인원은 그라운드를 달리고 또 달렸다.


짧았던 포지션 테스트 이후 무슨 훈련을 할지 기대했었던 1학년들의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과연 이곳이 야구부인지 육상부인지 헷갈릴정도로 달리고 또 달렸다.


오바이트하는 사람, 눈물 콧물 다 흘리며 나자빠지는 사람, 근육 파열로 다리를 저는 사람까지 운동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하는 난장판이었다.


그럼에도 선덕의 발걸음 가벼웠다. 그 이유는


[일일미션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체벌 면제권이 1회 추가 됩니다.]

[체벌 면제권이 1회 추가 됩니다.]

[체벌 면제권이 1회 추가 됩니다.]

[스태미나 5%가 추가 되었습니다.]


달릴수록 쌓이는 체벌 면제 포인트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간간히 떠오르는 과거 야구의 기억들이 정말 반가웠기 때문이다.


'맞아.. 이렇게 뛰면서 왼 손에는 야구 공을 항상 쥐고 있었지 그리고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지'


"한! 조금 천천히.. 천천히가.."

"음?"


뒤를 돌아보니 1학년 중 뒤늦게 합류한 토도를 제외한 모두가 운동장에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에라도 쓰러지기 직전으로 보이는 토도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선덕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고 있었다.


"아..미안 괜찮냐?"

"너어..잇.!!끼.."


그 말을 끝으로 녀석이 쓰러지자 주장의 호출이 이어졌다.


-삐이이익!!


"다들 집합해! 가장 늦게 오는 놈은 집에 가기 전 운동장 10바퀴 추가다!"


주장에 말에 방금 전까지 드러누워 있던 1학년들이 좀비처럼 느슨해진 몸을 삐걱 거리며 일어서고는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전력질주를 해댔다.


물론 선덕 앞에 쓰러졌던 토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10바퀴!! 안돼!!"


-벌떡!


"오? 부활했다."

"뭐? 부활? 이 몸은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있었다고!!"


하지만 당당하게 말하는 녀석의 입과는 다르게 몸은 솔직했다.

선덕의 페이스에 맞춰 무리하게 뛰었던 토도의 다리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걸어가는 선덕보다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약속대로 토도 넌 운동장 10바퀴 추가다 몰래 도망쳤다간 내일 100바퀴 될 줄 알아라 잠시 대기!"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손으로 얼굴로 감싸며 혼자 뭉크의 '절규'같은 표정으로 영혼이 떠나간 척 연기하자 훈련에 지친 모두가 낄낄대고 웃어 댔다.


"오 이번 신입생들은 패기가 좋군요. 아직 웃을힘이 남아보죠? 허허허"


-아닙니다!!


"뭐 좋아요. 시간 관계상 오늘은 포지션 지명만 하고 끝내겠습니다."


다들 한껏 들뜬 마음으로 고시엔 명장에 입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다 히로 보결, 기무라 카즈야 보결, 신이지 료 보결, 쿠리 히로타 보결, 보결 보결 보결.."


1학년 대부분은 보결이 확정되자 다들 침울해졌다.


"오오토리 슌스케 배팅 볼, 우에키 토도 2군 포수, 황선덕 투수&외야수 이상!"


감독이 오기 전까지 토도가 띄워놨었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고, 어깨가 축 처진 1학년 부원들이 하나 둘 교문으로 걸어나갔다.


"한은 안가?"

"같이 뛰자 어차피 할일도 없는데"

"오오!!? 정말로? 괜찮겠어?? 고맙다!! 역시 믿을 건 친구뿐이구려"

"아니 뭐 내 페이스 맞추다 이렇게 된 거기도 하고.. 어느정도는 내 책임도 있으니까 고마울 필요는 없어"


과하게 감사하는 토도에게 민망하지만 선덕은 그저 체벌 면제 포인트를 더 얻기 위함이었기에 괜스레 양심에 가책이 들었다.


***


-띠리리리리


"모시모시~ 어이 전에 부탁하던 자료 찾았어 내가 진짜 우리 학교 우승 영상만 아니였어도 진작에 불태워버렸을텐데 다행히 남아있는게 있더라고 용량이 커서 축소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

"고마워 종훈짱 한번 일본으로 오시게 내가 거하게 대접 하겠네"

"아이고 그래 뭐 죽기전에 한번은 가지 않겠나? 고생하시게"


-뚜욱


"자칭 기억상실증 걸렸다던 녀석이 오늘 최고 구속이 146km/h 이었는데, 기대되는구먼 허허허"


그리고 전국중학교야구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아 이게 무슨 일인가요! 견제구가 너무 높았습니다. 1루수의 키를 넘겨버렸네요."

"공이 빠진 틈을 이용해 발빠른 2루 주자가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자꾸 어깨를 만지는 황선덕 선수 정말 부상이 아닐까 걱정됩니다."

"부상이 아니더라도 지금 타이밍에는 타임이라도 할 필요가 있어보이는데.."


그리고 그날 최악의 장면을 확인 한 다케노조 감독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기억 상실은 거짓이 아니야 이 녀석 사우스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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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새로운 시작 +4 21.07.28 5,132 7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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