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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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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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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8.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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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11화 불문율따위 개나 줘버려

DUMMY

[폭투 하셨습니다. 체벌이 시작됩니다.]

[체벌 면제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할게.. 젠장!! 이게 벌써 몇번째냐.. 그냥 체인지 업으로 할껄!!'


선구안때와는 다르게 전혀 제구가 먹히지 않았던 선덕의 너클볼은 전국급 수준의 3학년 포수 에이시 조차 캐치는 커녕 블로킹 조차 할 수 없었다.


순순히 변화구를 해보겠다는 선덕에 말에 좋아했던 것도 잠시 제구력 제로에 가까운 투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선덕아 꼭 너클로 해야겠어? 다른 구종을 선택하는 게.."


'저도 당장 그러고 싶습니다만..'


[너클볼을 선택하셨습니다. 숙련도 20%를 달성 전까지 다른 구종을 손댈 수 없습니다.]


"듣고있어!?"

"아..예 근데 제가 다른 공은 제가 던질줄 몰라서요..오늘 처음 던져서 그럴수도 있으니 제가 따로 연습해 오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선덕! 그렇다고 가면..조금만 더.. 야..야야!!"


'더 이상 막 던지다가는 남은 면제권 전부 탈탈 털리겠어.. 우선 대책을 마련해야지'


30분간의 피칭동안 어마어마하게 날아간 체벌권은 이제 고작 5개밖에 안 남았다. 그럼에도 너클볼에 대한 숙련도는 단 1%도 오르지 않았기에 계속 맨땅에 헤딩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던 선덕은 생존을 위해 서둘러 불펜장을 벗어나려고했다.


"선덕 벌써 가게!?"


2학년 료헤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다보니 이제 제법 프레이밍이 그럴싸해진 토도가 연습장을 나가는 선덕을 향해 묻자 도망치듯 선덕이 뛰쳐나갔다.


"어 미안 갑자기 시험해보고 싶은 게 있어 내일 보자!"


***


-스으윽! 퉁! 퉁! 퉁!


"제기랄..제구가 전혀 안 먹히네, 너클볼에는 제구라는 단어가 적용되기는 하는 거야?"


집에 도착해서도 배팅 망에 오늘 낮 선구안 훈련할 때처럼 스트라이크 존을 그려넣고 계속 연습하고 있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직접 포수를 상대로 할때 받았던 패널티가 없다는 정도


'그래도 면제권 안 날아가는 게 어디냐 이제 남은 건 5개밖에 없는데..'


-스으윽! 퉁! 퉁!


하교 후 벌써 밖에서 3시간째 자신의 폼을 체크하며 연습하는 아들이 황준표는 대견스러웠다.


기억을 잃고 야구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선덕이지만 막상 야구를 시작하게 되니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선덕은 열혈야구인이 되고 있었다.


"아들! 오늘 저녁은 메뉴는 카레다."

"예 조금만 더 하고 들어갈게요!"


'모르겠네, 모르겠어..왜 볼이 휘는지도 모르겠고, 제구도 왜 안 먹히는 건지도...거기다 불문율도 공부 해야 하는데 아오 답답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벅벅 긁던 선덕은 결국 이론부터 이해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너클볼은 회전이 없다.-

-회전이 없는 공은 공기의 저항만으로도 뒤틀린다.-

-야구공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와 세기...-


공부 재능이 전혀 없던 선덕에게 너클볼은 공부하면 할수록 더욱 멀게 느껴졌다.


"음.. 그러니까 회전이 없기 때문에 공이 공기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어 가고 또 순수 무회전인 만큼 중력에도 영향을 많이 받.. 아씨 나 지금 뭐라는거야"

"아들! 밥 먹자"

"예 아버지!"


복잡한 생각은 잠시 미루고 식탁으로 가는 선덕은 은은한 커피향이 올라오는 카레냄새에 입맛을 다시며 앉았다.


"먹자 아들!"

"잘 먹겠습니다!!"


꾸덕하고 진한 향을 풍기는 황준표식 카레에 감탄하는 선덕, 그런 아들에게 직접담근 파김치를 올려주었다.


"고아어! 아아도 억어(고마워 아빠도 먹어!)"


누구를 닮아서인지 엄청난 식탐을 자랑하는 선덕은 밥 한솥을 통째로 들고 먹는 주제에 아버지를 챙기는 척 하는 가식을 선보였다.


"그 밥통이나 내려 놓고 말해라 이 애비는 아직 밥도 못 떴다."

"아..미안 흐흐 너무 맛있으니까 그렇지!"


민망하게 밥솥을 내려 놓는 선덕에 모습에 미소짓던 황준표는 다시 밝아진 아들의 성격을 보며 뿌듯해 했다.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너클볼에 대해 공부하려고 해봤지만 검색하면 검색할수록 머리만 더욱 복잡해지던 와중 선덕에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몸으로 떼우는 쉬운방법이 있기는 한데..'


하지만 그 방법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셀프 고문이기에 선뜻 선택을 하지 못했다.


'어차피 불문율 공부 하려면 변화구 훈련에 소홀해질테고.. 한번 질러봐?'


"아들 이 시간에 어디가?"

"아.. 조금만 더 연습하려구요."

"내일 해 옆집에 민폐야"

"그냥 머리 식힐겸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던질꺼에요."


당장 각오를 다진 지금이여야만 하기에 황준표에 만류에도 고집을 부리며 밖으로 나갔다.


[너클볼 숙련도 0% 핸디캡 미션을 수락하시겠습니까? YES or NO]


"예쓰.."


[핸디캡 미션! 10구 안에 스트라이크 존으로 너클볼을 성공시키십시오.]

[실패시 체벌이 시작됩니다.]


'아오!! 진짜 하기 싫어!!'


[1구 실패, 2구 실패, 3,4,...10구 실패 체벌이 시작됩니다. 면제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어 써라 써'


피땀흘려가며 벌어두었던 체벌권 1개를 어처구니 없이 날리는 선덕이 이어서 가망없는 핸디캡 미션을 내리 4회를 더 해 가지고 있는 체벌권 전부를 소진 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떨리는 손을 애써 붙잡고 다시 한번 더 핸디캡 미션을 수락했다.


[1,2,3~10구 실패 체벌이 시작 됩니다.]


'흐읍!!'


이전 체벌과는 다르게 근육에 특별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유독 한 곳만이 미친듯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으아아아 내 손!!'


마치 거대한 해머로 내리 찍은 것처럼 손가락이 납짝해지는 기분, 손가락 주름 사이로 검은 핏방울이 맺히기 시작하자 그 고통은 점점 사라져갔다.


"하아하아... 이거 썩은 거 아니야?"


거무튀튀한 양 손, 끈적한 검은 색 핏물에 식겁했지만 서둘러 어두운 마당을 벗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밝은 곳에서 확인한 손가락은 검다는 정도로 끝날 수준이 아니였다. 피부는 붓다 못해 어마어마하게 팽창해 소세지처럼 굵어졌고, 핏물을 모두 씻고나니 마녀처럼 손톱 마저 길게 늘어나 있었다.


거기다 손가락 전체가 부러진 건지 아니면 혈관이 터진 건지 고통은 잠잠해졌지만, 양 손가락을 전혀 움직일수가 없었다.


[너클볼을 위한 손가락이 20% 완성 되었습니다.]

[너클볼 숙련도 14% 상승]


'성공하기는 했는데.. 이거 원래대로 돌아오긴 하는거야?'


늦은 시간인지라 인근 병원에도 갈 수 없었던 선덕은 다음날 바로 아버지와 함께 정형외과로 갔다.


***


"얘..손이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겁니까?"

"검사 결과로는 어디 부러진 곳 없이 멀쩡합니다. 여기 보시면 일반인 손가락과 차이가 없잖아요? 현재 상황으로는 정확한 이유를 알수없지만, 팽창 된 혈관으로 인해 손은 당분간 깁스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손이 저 모양인 겁니까?"


손가락이 팽창할 정도에 혈관 손상이라면 분명히 어디한군데는 부러졌어야 하는데 최종 소견을 말하는 의사 역시 황당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아휴..들었지? 깁스 풀기 전까지 절대 손 사용하면 안돼! 야구부에 당분간 못 나간다고 말해둘까?"

"아냐 손이 이런데 야구부에서 뭘 시키겠어? 그냥 런닝하면서 가볍게 달릴게요"

"아휴.. 제발 몸좀 챙기면서 해라 이 녀석아!"

"아악! 아파!!"


***


"한!! 싸웠어?? 손이 왜 이래!!?"


'역시나 학교에 양팔 깁스는 너무 눈에 띄었나..?'


한손에 깁스만 하고 와도 반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한데 양손 깁스를 하고 등교하니 1학년 전체에 소문이 돌 정도로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아.. 골절은 아닌데 손가락이 조금 다쳐서 허허.."


자신에게 쏠린 관심이 민망했던 선덕이 대충 얼버무리려고 하자, 토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어제 따로 연습한다고 가더니 잘 안된거야? 그래서 홧김에 주먹을 부순거야!? 그런거야!?"

"아이 아니야!! 뭔 소리를 하는거야"


그리고 소식을 전해 들은 다케노조 감독은 수업 시작 전 선덕을 서둘러 호출했다.


"선덕군 도대체 손이 왜 이렇게 된겁니까?"

"아..그게 제 부주의로 손이 조금 다쳤습니다. 싸운 거는 절대 아니구요."

"어디를 얼마나 다친 건데요!"


평소와는 사뭇 다른 다케노조 감독의 호통이 조금 어색했지만 선덕은 차분하게 설명해나갔다.


"저..잠시 이 핸드폰좀 네네 거기 사진첩들어가시면 예예 거기 사진이 오늘 아침에 찍은 겁니다."

"정말 부러진 곳은 없네요. 의사는 뭐라고 하던가요?"

"잘 모르겠답니다. 부러진 곳 없이 손가락만 부어서 붓기만 빠지면 바로 깁스 풀어도 된다고..."


휴대폰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다케노조 감독이 다시 선덕의 주머니 속으로 폰을 넣어줬다.


"당분간 훈련은 무리일것 같습니다. 대신 그 만큼의 훈련양을 채워야겠죠 인정하십니까?"


다시 원래의 야쿠자 얼굴로 돌아온 감독이 묻자 움찔한 선덕이 고갤 끄덕였다.


"몇바퀴던 상관없습니다. 훈련이 끝날때까지 선덕군은 런닝입니다."

"네!!"

"그만 가보세요."


***


"와...선덕이!! 니가 왠일이냐? 수업시간에 잠을 다 안 자고? 하하하 앞으로도 그렇게 수업 열심히 들어라 알겠지?"

"선생님 토도 자요~"

"뭣이!?어이! 토도! 이번에는 니가 자냐!!?"


수업시간에 매번 취침중이던 선덕이 이렇게 생기가 넘치는 얼굴인 이유는..


'승부가 끝난 상황에서 도루나 번트하지 말아라.. 왜?'

'노히트 노런이나 퍼펙트 게임 혹은 연속 탈삼진 기록을 하는 투수에게 번트를 대지말아라.. 이것도 왜??'


몰래 준비해온 야구 불문율을 공부 하기 때문이었다.


'선수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작 개인의 기록 때문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불문율이라는 건 배우면 배울수록 백해무익해보였다.


'이미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 룰? 염병을 하네 왜? 점수차 작게 이기면 소고기라도 사주나?'


지금 선덕이 읽고있는 불문율은 아마추어 야구단에서 말하는 룰이 아닌 야구에 메카라 불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룰이었다.


스포츠맨 쉽이란 집요할정도로 상대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거기다 많은 팬들의 사랑과 어마어마한 연봉으로 먹고사는 프로라면 더더욱 저런 말장난 같은 룰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거기다 야구는 시간제한이 없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았아 있어도 경기는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이해할수가 없군..다들 요기베라 형님 말씀 다까먹었나봐?'


하지만 불문율을 읽어 나갈수록 선덕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홈런 치고 배트플립하면 다음 타석에서 처맞는다..?

에이씨 장난해? 세레머니도 못 하는 스포츠가 어딨어!'


축구도 배구도 그 밖에 다양한 스포츠에 선수들이 펼치는 세레머니는 하나의 밈이 될정도로 파급력이 있다.


그러나 유독 야구만이 갖고 있는 이 꼰대문화로 인해 세레머니를 볼 수가 없다는 건 팬들을 향한 일종에 기만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점심 맛있게 먹어라!"

"고생하셨습니다!"


어느새 수업이 종료되었고, 점심시간에 들뜬 토도가 다가오자 선덕이 물었다.


"토도 너가 만약에 어깨 부상이 있어서 도루견제를 못하는 상황인데 상대팀에서 집요하게 도루를 한다면 어떨것 같아?"

"어? 음.. 분하겠지만 몸 관리를 못한 나를 탓해야지"

"그렇지? 도루하는 상대팀을 비난할 수는 없는 거잖아 그치?"

"당연한거 아니냐? 야구가 개인전도 아니고 팀을 위해서 최선을 선택하는 게 당연하잖아!"


'맞지 그게 정답이지 역시 이 녀석과는 잘 통한다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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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가을감시
    작성일
    21.10.14 06:42
    No. 1

    너클 선택 관련해서 그나마 있던 독자중 10%는 떨어져 나갔겠군요. 공감 어려운 에피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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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잘못된 선택 21.07.31 3,301 48 11쪽
10 9화 수호신의 귀환 21.07.31 3,437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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