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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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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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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08.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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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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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
12쪽

17화 더블헤더 (3)

DUMMY

[희귀미션 첫 번째 완봉승 달성!]

[보상 투수 전체 스탯 5% 상승]

[너클 볼의 숙련도가 24%로 다른 구종을 습득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 이걸 기다렸다고! 드디어 해방이다!'


오른 팔에 아이싱(얼음찜질)을 하면서도 혼자 구석에 앉아 음흉한 얼굴로 실실 웃고있는 선덕을 향해 모두가 머리위로 손가락을 돌렸지만, 지금은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번에는 너클볼때와는 다르지 조사를 좀 해왔거든!'


패스트 볼과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구속이 떨어지며 궤적이 달라지는,


패스트 볼을 생각하고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에게 땅볼과 헛스윙을 유도하기 딱 좋은 ,


'체인지업으로 할게'


[체인지 업을 선택하셨습니다. 현재 숙련도는 47%입니다.]


'역시.. 이전 데이터를 덮어썼다더니 가능했나보네'


이유는 알수없지만 기억을 잃기 전 선덕은 이 체인지업을 실전에서는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본인조차 몰랐던 기억이었는데, 너클볼로 인해 손이 다치자 무심코 건낸 황준표에 한 마디가 이 선택을 하게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아들 차라리 예전처럼 체인지업을 던지는 게 어때?'


물론 공식적인 기록도 선덕의 기억에도 없는 변화구지만 어차피 다른 구종을 배워봤자, 숙련도 0%로 시작할 것이 뻔했기에 체인지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아.. 한번 던져보고 싶은데.."


때마침 오전에 자리를 비웠던 다케노조 감독이 벤치로 들어왔다.


"완봉승으로는 만족 못하시나 봅니다? 허허허"


-오셨습니까! 감독님!


다들 일어나 감독에게 큰 목소리로 인사했다.


"그래요. 오전에는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컨디션 체크 확실히 하고 마지막 히가시 고교와의 경기도 최선을 다해봅시다."


-네!


짧은 감독의 칭찬이 끝나고 오늘의 메인 이벤트 2번째 경기가 시작 전,


"이제 3차전 테이쿄 고등학교 VS 히가시 고등학교 경기가 곧 시작 될 예정인데요. 테이쿄 고등학교가 오전 경기를 아주 빨리 끝낸 덕분에 팀의 에이스 사와다 준페이 군과 핵심타자 다치바나 에이시군의 체력이 아주 남아도는 상황이거든요?"

"맞습니다. 현재로써는 테이쿄의 유일한 전력로스는 한선덕 선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여유롭게 말하는 해설자들과 달리 3차전 경기를 임하는 선배들의 각오는 다른 경기때와는 사뭇 달랐다.


"선배들 포스 장난 아니지 않냐? 아까 점심 먹을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토도가 살금살금 눈치를 보며 말하자 공감한다는 듯 슌스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지난 번 연습 경기에서도 우리가 압승했는데 왜 저렇게 예민하시지?"

"그거야 작년에도 연습 경기는 이겼는데, 본선에서 대참패를 했으니까"


1학년들의 이야기를 뒤에서 몰래 듣고있던 2학년 사이토 후쿠야가 다가왔다.


"작년에도 그랬다구요? 그런데 왜 졌어요?"

"야! 너 실례야!"

"하하 괜찮아 사실인데 뭘, 그래 작년에 우리가 왜 졌냐면.."


당시 테이쿄 고등학교는 이노 상업 고등학교와 비견 될 만큼 거를 타선이 없기로 유명했기에 에히매현 지역 대표가 될 1순위 학교 중 하나였다.


"근데 연습경기에는 나오지 않았던 마츠시타라는 나와 같은 1학년 투수가 등장하면서 모든 게 바뀌게 되었지"


경기 시작 초반에는 히가시 고등학교가 연습경기에서 참패를 당했기에 1학년 애송이를 던져주며 시합을 포기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런 멍청한 생각은 1회말 3타자 연속 삼진을 시작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어떤 피칭을 하길래.."

"굳이 말하자면... 이 녀석 공과 비슷해!"

"예에?? 슌스케랑요?"


얼떨결에 후쿠야에게 붙잡힌 오오토리 슌스케를 어이없는 눈으로 보던 토도가 되묻자,


"이퓨스 피칭(매우 느리게 날아서 타자를 교란하는 공)

느리게 던질때는 70km/h 정도, 빠르게 던질때는 130km/h정도 해"


조금 상기 된 얼굴의 오오토리 슌스케가 후쿠야를 향해 물었다.


"저..저도 그렇게 던질 수 있을까요?"

"무리!"


-에!!


"무리지 녀석의 커브는 슌스케와 다르게 속구도 정확하거든 큭큭

슌스케 너 이 학교 들어와서 하루에 배팅 볼 몇명이나 했었냐?"

"2,3학년 전부 같은데요..?"


-피식..


"그래 전부야 왜 일 것 같아? 이퓨스 피칭은 반발력이 약해 멀리 안 나간다는 속설이 있어

근데 넌 우연히도 마츠시타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68km/h의 비슷한 커브를 가지고 있었어"


후쿠야는 슌스케에게 고맙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히가시 녀석들은 연습경기에도 마츠시타를 내보내지않아, 그 볼은 눈에 익히면 바로 끝이거든! 그래서 올해 역시 안 내보냈던 거고,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올해는 슌스케가 입부했고, 작년에 그렇게 고전하던 이퓨스 볼을 완벽하게 연습할 수 있게 되었지, 네가 던지는 배팅 볼 우리학교 타자 중에 홈런 못 쳐본 사람 있어?"

"아..아뇨? 전원 치던데요..헤헷.."


멋쩍은 듯 얼굴을 붉히는 슌스케에게 2,3학년 선배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슌스케 고맙다."

"나도!!!"

"고생 많았어! 오늘 우리가 승리로 보답할게!"


처음 그가 입부했을 때 배팅 볼이라는 직책에 엄청난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구속이 느리다는 것 쯤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아직 성장중이고 기회는 분명히 찾아 올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독은 도무지 자신의 포지션을 바꿔줄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고, 매일매일 배팅 볼을 기계처럼 시켰을때는 퇴부까지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저..저는.."

"보여줄게 우리가 너의 노력이 결코 쓸모없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선배들은 아까의 날카로웠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늠름한 평소에 모습으로 돌아오자 슌스케의 눈도 같이 붉어졌다.


"가자! 에히매현 대표는!!"


-테이쿄!!


"자 작년과 마찬가지로 히가시 고교는 마츠시타 선수를 선발로 내보냅니다."

"연습경기에는 단 한번도 나오지 못했다고 하는데 과연 컨디션이 제 기량일지!?"


'듣기론 단타 전략은 안 먹힌다고 하더니 왜 또 마음이 바뀌셨대?'


마츠시타가 물끄러미 타석에 들어서는 와타나베 1번 타자를 바라보자, 4번 타자 마코토가 다가왔다.


"오늘 잘 할수 있지?"

"예? 당연한 소리를.."


마코토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팀의 에이스 3학년 준타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더니 귓속말로 속삭였다.


"알지? 저번에 준타 5점이나 날린거? 너만 믿는다."

"우쓰! 걱정마세요."


'연습경기를 못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기껏해봐야 테이쿄 정도로 뭘 그렇게까지..'


-타앙!!


'저봐! 우리 팀 장타력으로 걱정할 팀이..'


"아웃!!!"

"뭐라고!!?"


1번타자 와타나베의 타구가 완벽히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가 되기 직전!


지난 번 이노 상업 고등학교전에서 실책했던 키타무라 노다가 온 몸을 사리지 않는 환상적인 슬라이딩 캐칭으로 잡아내었다.


-나이스! 노다!! 역시 넌 하면 되는 놈이라니까!!


2군으로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노다는 그저 1군으로 올라갈날을 특별한 노력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더블헤더가 결정되던 날 1군으로 콜업하던 감독의 말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노다군 에러가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은 100명이 넘는 부원들을 대표하는 주전 멤버입니다. 그 무게를 잊지 말도록 하세요'


"맞아 나는 매번 전력을 다해서 부원들에게 보답해야해!"


작년에 비해 월등히 수비력이 올라간 테이쿄 고등학교 모습에 해설진들도 당황할 정도였다.


"지난 번 실책으로 쫓겨났던 선수의 플레이가 맞나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결국 그때의 쓰라린 실책이 지금의 플레이를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아~ 이제 테이쿄 고등학교는 더 이상 수비력에 대해서 뭐라 불만을 못 하겠는데요??"


'훗 저 녀석도 저렇게 힘내는데 나라고 질수없지"


팀의 에이스 사와다 준페이가 오전까지 온전해둔 체력으로 전력투구 했다.


"으아아악!!"


-스으으으윽!! 퍼억!


"스트라이크!!"


시원한 준페이의 기합소리와 함께 자신의 최고 구속 148km/h까지 찍자, 벤치가 떠들석 했다.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야

-근데 초반부터 저렇게 달려도 괜찮겠어?

-무슨 걱정이야? 료헤이가 저렇게 쌩쌩한데


구석에서 독수리 자세로 피칭 연습하는 2학년 료헤이를 가리키며 벤치사람들이 웃는 사이 2번타자를 삼진으로 막아낸 준페이가 마지막 3번 타자를 향해 자신의 필살구를 날렸다.


'이런..씨발! 너무 힘을..'


-파악!!!


준페이 손에서 벗어난 슬라이더가 타자 헬멧에 직격해 버렸고, 맥 없이 쓰러지는 타자를 서둘러 에이시가 부축했다.


'어....어!?'


그리고 선덕에 머리 속에 잊고 있었던 조규환 선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타자는 완전히 기절해버린 상태, 고의로 던졌든 실투를 하였든 준페이의 퇴장은 어쩔수 없었다.


"퇴장!!"


이제 막 1회초 팀의 에이스의 부재, 거기다 대체로 던질 선발 투수는 이미 오전에 100구가 조금 못 미치는 97구를 던지고 오른팔에 아이싱을 하고 있는 상태!


테이쿄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내려앉았다.


"제가 나가겠습니다."


2학년 료헤이가 호기롭게 말했지만, 그의 가장 치명적 약점인 스태미나 문제로 인해 기껏해봐야 3이닝 무리해서 4이닝이 한계임은 테이쿄 부원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전국에서 장타력으로 유명한 히가시 고등학교 타자를 상대로 배팅 볼만 주구장창 던져왔던 오오토리 슌스케를 앞세우는 건 너무도 가혹한 일이었다.


"야 너 지금 뭐해?"


토도가 아이싱을 빼고 어깨를 풀고있는 선덕을 바라보며 묻자 괜찮다는 듯 씨익 웃는 선덕이 감독에게로 다가갔다.


"감독님 제가 한번 더 던지겠습니다."

"안됩니다."

"저 오전에 97개밖에 못 던졌어요. 아직 기력이 충분합니다. 정 무리다 싶으시면 그때 교체를 하시면 되잖아요."


퇴장당하고 벤치로 걸어오는 준페이가 면목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며 다가오자 심판측은 서둘러 다음 선발을 내놓으라는 듯 압박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뭐라 변명할 말이 없습니다."


다케노조 역시 에이스로써 준페이가 어떤 마음으로 전력투구를 했는지 알기에 그의 실투를 탓하지 않았다.


"후.. 좋아요. 경기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혹사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대신! 제가 무리라고 생각했을 땐 무조건 마운드에서 내려오세요!"

"네 감독님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선덕 뒤에서 당황한듯 준페이가 다케노조를 말렸다.


"감독님! 선덕은 오늘 완봉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선덕을 다시 올리는 건.."

"알고 있습니다."


더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꾸욱 다문 다케노조 감독을 보니 더 이상 그의 판단에 토를 달 염치가 없었던 준페이는 자신을 원망했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항상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에게서 원인을 찾았던 준페이가 처음으로 자신을 탓하기 시작했다.


'나 같은 게 도대체 무슨 에이스야! 씨발씨발!'


자책하고 있는 준페이에게 누군가가 다가갔다.


"선배 모자 몇호써요?"

"뭐?"

"나랑 같은 거 쓰시네 잘됐다."

"지금 뭐하는 거야?"


재빠르게 준페이의 모자를 빼앗아 써보고선 선덕이 자신의 모자를 던졌다.


"잠깐 빌릴게요. 에이스의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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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더블헤더 (2) 21.08.04 2,695 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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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홈런 도둑 +2 21.08.02 2,933 49 12쪽
13 12화 팀워크 21.08.02 3,027 48 13쪽
12 11화 불문율따위 개나 줘버려 +1 21.08.01 3,112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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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수호신의 귀환 21.07.31 3,437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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