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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혁이구른댜!

치킨은 먼치킨이 진리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퐁자까
작품등록일 :
2020.03.11 23:33
최근연재일 :
2021.02.19 19:26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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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62
추천수 :
805
글자수 :
327,273

작성
20.07.09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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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
추천
14
글자
11쪽

#.20

DUMMY

"전하! 제발 포기하지 마시옵소서!"

"그렇사옵니다! 전하! 아직 저희에게는 20만의 병사와 황실기사단 또한 남아있습니다."


브리튼의 국왕. 그라함 더 브리튼 4세.

약관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뛰어난 무와 기사도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뛰어난 정치적인 수완을 보이기도 하며 브리튼은 여지없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만든 인물이다.


그러나 북쪽의 노스롤라이나가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멸망했다. 마족을 막고 수많은 몬스터들을 막아내던 브리튼의 방패는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브리튼의 모든 기사와 귀족, 관료들은 모였는가."


국왕의 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 무거웠다.


"익일 오전부로 제 1왕자에게 왕의 자리를 넘기겠다. 또한 지금 이자리에 모인 그대들에게 명령이 아닌 부탁을 하겠다. 나와 함께 악신에게 찾아갈 자는 두시간 후 채비를 하고 성문으로 오게..이만 물러가라."


신하들에 외침이 울렸으나 국왕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결의에 가득찬 표정으로 몇십년도 넘게 입지 않았던 갑옷을 입고 말에 올랐다.

그리고 자신의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모두 자신을 따라 나섰음을 보았다.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말은 하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사에는 이기적인 왕으로 남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도망자나 배신자라고 욕을 먹더라도 상관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가족과 브리튼의 백성들을 모두 지키고 싶었다.


일개 군단이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상당수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자진해서 왕을 따라 나섰다.

수도에서 노스롤리아까지 가려면 족히 3일은 행군을 해야했지만 굳이 그럴필요성이 사라져 버렸다.

자신의 행동을 읽기라도 한것일까. 브리튼의 자랑이자 대륙 제일의 기사라고 칭송받았던 카디아가 눈앞에 있었다.

브리튼의 갑옷이 아닌 옆에 오크와 똑같은 갑옷을 입고서 말이다.


"..오랜만입니다. 전하."

"자네를 책망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으니 걱정말게. 지금에 이르러서야 알았네. 그리고 자네를 백번이고 이해하네."


중앙의 전장은 이미 돌파를 당했고 성법국의 모든 요새는 오크들과 아인들로 인해 서서히 점령당한다는 소식은 들었다.

성법국에서 준비하던 비밀명기라고 불리던 템플러들도 인해전술로 인해 대부분이 전사했다고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투항하는 모든 인간들을 살려주었고, 약탈이라고는 병장기를 약탈했는 것 외에는 아무런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반면에 노스롤리아는 폐허가 되었고 모든 인간이 죽었다. 자신을 따라나선 3만에 육박하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있지만 눈앞에 고작 2000명도 채 안되어 보이는 오크기사단에 주눅이 드는것 또한 사실이었다.


오크 기사단이 모두 말에서 내리고 무릎을 꿇는다. 왕이 도열하듯 길이 열리고 전사 모험가와 같아보이는 한명의 미남자가 차가운 눈빛과 살기를 뿜어대며 걸어나왔다.


"브리튼의 왕 그라함 더 브리튼 4세가 카일님을 뵙고자 합니다."

"저사람이 왕이야?"

"네. 저의 신이시여."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무릎을 꿇고 카일을 바라보는 카디아의 눈빛을 보자 그라함 국왕은 느꼈다.

그녀가 자신을 위해 충성을 맹세하던 날에 눈빛이 이제는 자신이 아닌 악신 카일에게로 향하고 있음을 말이다.


하품을 하며 카일이 걸어나오자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 공기마저 얼어붙고 자신의 세포하나하나가 소리쳤다. 도망치라고.

그러나 그라함 국왕은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며 말에서 내렸다. 이미 풀려버린 다리덕에 무릎을 꿇는것은 쉬웠다.


"..인사드립니다. 그라함 더 브리튼 4세 브리튼의 왕이옵니다."

"근데?"

"제..제가 이곳까지 찾아온것은 저희 브리튼은...더 이상 신께..당신에게 대항을 하지 않음을 직접 밝히고자 온것입니다."

"지랄하지마."


왕자 시절부터 자신을 지켜주던 기사단 몇몇은 카일의 살기를 이기지 못하고 기절하기 시작했다.

교육과 훈련수준부터가 다른 기사들이 이러한데 일반 병사들은 어떻겠는가. 카디아가 등장했을 무렵부터 겁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고, 카일이 직접 나서자 졸도하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저 왕이 나서서 고개를 숙인다고 죽은 데이컨은 돌아오지 않는다. 프케는 그저 보여주기 식일뿐이였고 애초에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면 카일은 공생의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브리튼에 소속된자가 자신에 심복중 한명을 죽였다. 고통스럽고 잔인하게.


"제가 가진것은 당신에 비하면 보잘것 없습니다. 허나..신이라면 일말의 자비정도는 있을것이다..미천한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강인한 모습을 가득해서 보이던 브리튼의 국왕은 자신을 낮추고 스스로를 폄하했다.

스캐닝을 이용해 바라본 그라함 국왕의 말은 모두 진실이였다. 두렵고 공포심이 자신을 사로잡았지만 그의 말은 한치의 거짓도 없음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이미 브리튼에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것입니다. 카일님의 위대함과 힘을 말이지요. 그리고 먼저 떠나간 심복에게 드리는 선물로...브리튼의 왕이라는 수급은..아주 멋진 명예가 될테지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분함과 억울함, 나약함 수십가지의 감정이 뒤섞여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라함 국왕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고 카일에게로 몇걸음 다가섰다.


"..처음 요구하신 대로..영지를..국토를 반환하겠습니다..그러니 이쯤에서 신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시지요.."


카일이 아닌 김창묵으로써의 감정이 아닌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세계에 와서 많은 일을 겪고 감정을 통제당하고 사고마저 바뀌었지만 말이다.


"카디아의 말에 따르면 국보가 있다고 들었다."

"..그..그렇습니다.."

"응.내놔.그것까지 해서 퉁쳐줄게."

"..그뜻은.."

"앞으로 내가 세울 나라에 속국이 되어라. 인간을 가축으로 삼거나 노예로 삼거나 하는 그런 같잖은 짓은 안한다. 말그대로 너희가 알고 있는 그런 속국이다."


빠르게 머리를 굴린 카일은 브리튼을 이용해 조금 더 이세계를 확실하게 아는것이다.

고작 몇개의 나라가 얽혀있는 대륙이 아닌 대삼림과 갈루스의 바다 그리고 북쪽의 마족의 삼림까지 말이다.

기억진행도는 더이상의 변화는 없었다. 그렇기에 의미 없는 전쟁을 계속하며 머리를 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이대로 신으로 추앙받으며 살아도 나쁠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전의 인생은 너무나도 덧없었기 때문에.


"마음이 바뀌기 전에 떠나라. 아~그리고 걱정말거라. 전쟁이 끝나면 내 군대는 원래의 터전으로 돌아갈것이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석연치 않은 표정의 카일을 따라 걷던 카디아는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자비를 내려주지 않을것 같아보였는데 의외에 모습을 보였다.


"왜? 내가 브리튼의 국왕을 살려줘서?"

"..그렇습니다."


순간 변명을 하려고 했던 카디아 였지만 이내 관두었다. 검을 맞대어 보기도 했고 가르침을 받기도 했었다.

카일의 눈은 자신의 속마음까지도 바라보고, 표정과 눈빛의 변화를 조절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지금처럼 먼저 말을 꺼내왔기 때문이다.


"브리튼에서 국보는 갑옷과 검이 맞나?"

"예. 브리튼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엄청난 무구들 입니다. 심지어 몇몇의 드래곤은 아직도 그것을 원한다고 할정도입니다."

"그래? 그럼 그걸 갖고 성법국에 법관들의 목을 가져와라. 단 내일 너의 진격을 알고도 항복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카일에 손짓에 카디아는 쥬라와 함께 오크 기사단을 이끌고 성법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모여들고 있는 수십만 마리의 오크들의 무장상태는 이전과는 달랐다.

더이상 돌도끼나 허접한 무기들은 없었고, 군대에 보급되던 무기 혹은 누군가가 소중하게 다뤄온 무기와 갑옷을 입고 성법국에 수도로 진군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힘들어 보인다.이래서. 인간은.약하다고 한다.

"쥬라. 단장이라고 부르라고 했을텐데."

-말하기가.어렵다. 힘들다.

"..카일님을 뵙고 대화를 나누는것 만으로도 나는 벅차..나를 상대할때는 장난을 치신게 분명해.."

-인간.아니다.카일님은.신이다.

"..맞아...."


뒷말을 삼켰다. 그라함 국왕은 자신을 상당히 이뻐했었다. 기사로써 많은 지원과 칭찬을 들었다.

어느때나 강인함의 상징과도 같았던 그라함 국왕의 나약함을 본 카디아는 카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

카디아의 눈에는 성법국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수도를 두고 진을 치고 있는 오크들과 아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성문을 걸어잠그고 극도의 긴장감과 함께 숭고한 표정으로 성법국의 마지막 성벽을 지키고 있었다.


신을 믿고 법을 맹신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악신 카일에게 항복하는 것보다 차라리 죽음이 옳은일이라.

바이올랫이 말해준대로 그리고 카일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며 전장을 누볐다. 더이상 백룡기사단의 카디아 알드리지가 아닌 카일의 심복인 카디아 유칼로써 말이다.


오크와 아인들에게 어떠한 형태로 사기를 올려줘야 할지 몰랐다. 정확히는 알고 있지만 스스로가 그 말을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나는 기사다, 카일님의 기사이자 그분의 검이 되기를 맹세했다.'


카디아는 다음날 해가 뜨는대로 총 공세를 펼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고, 항복하면 살려준다는 이야기를 전했지만 성법국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오크들과 아인들로 이루어진 병사들을 살핀다. 쥬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오크들과 아인들은 상당히 지쳐있었다.

제 아무리 인간보다 뛰어난 육체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몇날 며칠을 쉬지않고 전쟁만 해왔고 그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막사로 들어오자 피로가 몰려왔다. 카일의 살기를 견뎌낸 여파였다.


"많이 힘들어 보이네?"

"바이올랫경!? 어떻게 여기에.."

"명령때문에."


바이올랫은 그 자리에 브리튼의 국보였던 갑옷셋트와 한자루에 롱 소드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카디아를 한번 바라본 뒤 막사를 나서며 이야기 했다.


"능력을 증명해보길."

"....바이올랫 경..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또 차나 한잔 하자. 그럼 이만."


****


폭풍 전야라는 말의 뜻이 이러할까. 브리튼의 국보로 무장한 카디아의 표정에는 굳은 결의가 가득했다.

자신은 기사다. 지금까지 많은 도시를 공격하고 정벌해오면서 항복하는 민간인은 살려주었다.

물론 카일에게 총 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임명받았기에 많은 아인들과 오크들이 그녀의 명령을 따라주었지만 불만이 없지는 않았다.

인간을 살육하고 때로는 잡아먹기도 하고 약자를 유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인들과 오크들.

지금껏 전쟁에서 살아남은 정예나 다름이 없었고, 지쳐있긴 했지만 사기는 떨어질줄 몰랐다.


쥬라를 필두로 직접 훈련을 시킨 오크 기사단이 자신의 옆에 섰다. 그리고 카디아는 자신이 지금 누구의 기사인지를 한번 더 떠올린 후 명령했다.


작가의말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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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1 20.07.07 68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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