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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17.07.14 13:26
최근연재일 :
2017.08.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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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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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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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23

작성
17.08.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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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에피소드-13-오공주의 만남

블랙코미디,환타지,드라마,에세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주재와 소재들의 단편입니다.




DUMMY

오공주의 만남


혜화여중 오공주의 모임은 십이년 째로 접어 들고 있고 매년 일 년에 최소한 두 번씩은 꼭 만나고 있다.

호프집에서 다섯 명은 각자 선호하는 맥주들을 앞에 놓고 열심히 얘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박혜선만 보라색 테의 안경을 낀 여자상태이고 나머지 네명은 남자인 상태로 각자 한자리를 잡고 있어서 모처럼 만난 오공주의 기세가 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어째 나만 왕따 같은 기분이다.”

유일한 여자상태인 박혜선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투덜거리며 던졌다. 그녀의 진지한 성격상 진담에 가깝다는 것을 네 친구들은 알고 있었다.

“야! 싸이클을 우리 맘대로 조절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런 걸 어떡해. 그래도 너는 다행이지 나 봐라. 화장까지 다하고 오다가 남자로 변하는 바람에 내 꼴이 지금 뭔지.”

김민희가 불만어린 어조로 열변을 토해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덩치로 온몸에 털이 수북하게 나 있었다.

“어때 일은 할 만해?”

일행 중 가장 성격이 차분한 황유미가 – 바짝 마른 몸매에 길쭉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 김민희를 보며 염려어린 눈빛을 보냈다.

“어휴!”

김민희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소심한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했다.


“요즘 남자로 변해 일하려면 죽을 맛이야. 너희들도 알지만 중학교 때부터 네일 아트에 관심가지고 고등학교도 그 때문에 실업고로 가서 이쪽으로 한 우물만 팠는데.”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네가 최고의 네일 아티스트야.”

통통한 체격에 단발머리를 한 남자 최 희선이 칭찬으로 끼어 들었다.

“요즘 남자로 변할 때 일하려면 아주 죽을 맛이야. 정교한 작업을 해야 되는 데 이 손으로는 불가능하잖아.”

김민희는 솥두껑만한 자신의 두 손을 내보였다. 손등에는 털이 송송 나있는 게 징그럽게 보였다.

“게다가 이손으로 여자 손님들의 손을 만지고 있으면 변태가 손을 주물럭 거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고객들이 불만을 걸때도 있잖아. 그래서 남자일때는 업종 전환이라도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

“아무리 그래도 네가 오녀인걸 알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

앉은 키가 다른 사람 보다 머리 하나만큼 더 큰 박 나미가 구운 오징어를 한가닥 가져가며 말했다.


“당연히 내 이름이 김민희라고 오녀라고 밝히는 데 주민등록증을 보여도 내 여자일 때 모습과 남자일 때 모습이 확연히 다르니 가짜 신분증이라고 오해를 받을 때도 많아.”


다른 네 명의 사람들은 그말에 수긍을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로 변한 김민희의 분위기는 절대로 네일 아티스트가 아니라 격투기 선수나 보디가드같은 직종이 어울렸다.

유일한 여성 모습의 박혜선이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눈빛을 빛냈다.

“너희들 이번에 새로 나온 주민등록증 발급 받았니?”

그러자 모두들 고개를 젓는 가운데에 황 유미가 질문을 던졌다.

“그래 요새 정부 주관하에 새 주민등록증 발급한다는 얘기를 들었는 데 언제부터니?”

박혜선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손 가방에서 신분증을 꺼내 친구들에게 내 보였다.

“바로 이거다. 정부가 그렇게 알리는 데 관심 좀 가져라. 관심 좀.”


동사무소 직원으로 있는 박혜선은 여기에서도 정부의 입장을 대변했다.


“와아! 이게 새로 나온 주민등록증이구나.”

황유미가 새로 나온 주민등록증을 보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기존 주민등록증과 다른 새 주민등록증은 사진이 두 장 붙여져 있었다.


하나는 남자일 때 또 하나는 여자일 때의 사진이 각각 표시되어 있어 서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도 같은 이름아래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너희들도 빨리 신청해서 새로 발급 받아.”

“역시 동사무소 공무원은 다르군.”

박나미가 엄지를 척 올리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최희선 너 최근에 미술공모전에 입상했다며 축하 해.”

“아 맞다. 나도 들었어.”

황 유미의 말에 김민희가 맞장구를 치고 들어왔다.

“뭐. 어쩌다 보니까 운 좋게 된거야.”

“입상했다고 그림이 뭔데?”

이 얘기를 처음 들었던 박혜선이 두 눈을 빛내며 물었다. 최희선은 쑥스러운 듯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

“누드화야.”

“누드화?”

“아주 특별한 누드화라고 평이 났는데.”

박혜선의 반문에 황유미가 지원을 했다.

“특별하다니 어떻게?”

박혜선의 질문에 최희선이 다시 답변을 했다.


“원래 여자 누드모델을 고용해서 반쯤 정도 그렸는 데 갑자기 중간에 남자로 변하잖아. 참 난감했지. 다시 여자로 변할 때까지 기다릴까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촉박하기도 하고 그래서 갑자기 필을 받아서 그 위에 남자 누드를 겹쳐서 반남 반여 누드로 그렸더니 운 좋게 새로운 장르로 받아 주데.”

“입체파 누드. 추상 누드화라고 그러던데.”

황 유미가 또다시 덧붙여 주었다.


“그러더라구. 그건 그렇고 황유미 너는 아이들 발표회 준비한다고 했었는데 잘했어? ”

최희선은 쑥스러운 듯 황급히 대화를 중심을 황 유미로 넘겼다.

“에휴. 말도 마라. 공연 중에 난리가 났었다.”

“무슨 난리?”

박혜선이 질문을 던졌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하는 중에 숲속의 공주역을 하던 아이가 중간에 갑자기 남자로 변해 버린 거 있지.”

“세상에나 그래서?”

다들 깜짝 놀라며 황 유미를 쳐다봤다.


“그래서 발레 제목을 바꿨지. 잠자는 숲속의 왕자로.”

“아하.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최희선이 그 상상을 했던지 웃으며 대답했다.

“박나미. 너는 요즘 어때? 한달 전에 따로 봤을 때 보다 더 마른 것 같다.”

박혜선이 박나미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박 나미는 대답 대신에 한숨을 길게 쉬더니 맥주병을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병을 내려 놓자마자 입을 열었다.


“정말 못해 먹겠다. 아침에 열심히 하자고 출근하면서 저녁이면 내일 당장 때려치워야지 각오를 하는 게 내 일상이다.”

“하긴 유치원에서 애 보는 게 힘들긴 하지.”

김민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해주었다.

“도대체 아이들이 성변화 개념이 없어서 미치겠다. 남자화장실, 여자 화장실 구분을 못하는 거 있지. 남자 일 땐 남자화장실만 가야 돼. 여자 일 땐 여자화장실만 가야 돼. 수없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해 주는 데도 무시하고 자기 편한데로 골라 가는 거 있지.”

“하긴 어린 아이들은 아직 그런 거 구분하기가 힘들긴 하지.”

최희선이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


“남자일 때 장난삼아 훌렁훌렁 벗는 애들이 있는 데 이 놈들이 여자로 변했을 때도 깜빡하고 자꾸 훌렁훌렁 벗어대니 미치겠다.”

“하하하...”

일행은 그 광경을 상상하며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박 나미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불만을 토해냈다.


“애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에 하나가 소꿉놀이인데 아빠 엄마 정하고 놀다가 아빠 아빠. 엄마 엄마. 이렇게 변하니 아이들이 정체성에 혼란이 오나봐.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 나도 머리가 어지러워 죽을 정도야. 게다가 내가 여자일 때는 차분하고 얌전하게 대하다가도 내가 남자로 변해 일할 때에는 애들이 달려들고 험한 장난을 치는 게 정말 진이 다 빠져. 이러니 맨날 녹초가 될 수 밖에.”


박 나미의 손에는 어느 새 새 맥주병이 들려져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 다시 기울였고 다른 네 명의 친구들은 그런 박 나미를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그래 네가 최고로 고생이 많다.”



오늘의 교훈 – 유치원 선생님들 고생 많습니다. 늘 감사하고 홧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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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피소드 4-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의 종말 17.07.21 13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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