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자웅동체 세상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17.07.14 13:26
최근연재일 :
2017.08.02 23:1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038
추천수 :
3
글자수 :
58,323

작성
17.07.14 18:08
조회
188
추천
1
글자
9쪽

에피소드 1 - 한밤중의 추격전

블랙코미디,환타지,드라마,에세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주재와 소재들의 단편입니다.




DUMMY

김미진은 열 한시를 넘어서야 퇴근을 했다. 원룸과 연립주택이 집중한 곳에 골목들은 가로등 불빛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도 완만한 경사길을 올라 십오분정도 걸어야 자취하는 원룸이 나왔다.

“정말 다른 회사 알아 봐야겠어. 맨 날 야근이야.”

미진은 친구와 통화를 하며 퇴근길의 심심함을 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귓가에 인기척이 따르는 것을 알아차렸다.

“선희야! 나 무서워!”

“갑자기 왜 그래?”

“왠 남자가 아까부터 따라오는 거 같아!”

“뭐라고? 어머 어떡해. 빨리 경찰에 전화해.”

치마를 입은 미진의 다리가 떨리면서 그대로 푹 주저앉을 것 만 같았다.

“전화 끊기 무섭단 말이야.”

미진의 목소리가 마구 떨렸다.

“그대도 어떡해. 빨리 끊고 경찰에 신고해야지.”

미진과 선희가 어떡할지 몰라 맘만 애태우고 있을 때 뒤쪽에서 따라오는 남자의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고 상대적으로 거리는 더욱 더 좁혀져 왔다.

“엄마! 어떡해!”

미진은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나도 신고할테니까. 빨리 끊고 경찰에 전화해.”

선희가 용기를 내어 전화를 끊었다.

미진은 긴급전화 버튼을 눌러 112로 전화를 했다.

상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 지 신호음이 제대로 울리기 전에 누군가 받았다.

“여보세요! 구미 경찰서입니다.”

“도와주세요.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요.”

미진은 스피커안으로 뛰어 들어 갈 듯 다급하게 말했다.

“아! 누가 따라온다고요?”

상대방은 전문가답게 목소리가 무척이나 침착했다.

“예. 아까부터 자꾸 따라오고 있어요.”

“지금 어디시죠?”

“장천 농협 뒤쪽 길이예요.”

“장천 농협 뒤쪽요. 예 잘 알겠습니다.”

미진은 ‘출동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기다렸고 그러면 좀 안심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럼 몇가지 질문 좀 하겠습니다.”

하지만 전화기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 흘러나왔다.

“예?”

미진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저절로 그 말이 튀어 나왔다.

“지금 뒤에 쫓아 오는 사람이 남자입니까?”

“뭐라고요?”

미진은 정말 어이가 없어 화를 낼 기운도 없었다.

“지금 뒤에 쫓아 오는 사람이 남자가 맞냐고요.”

“예.”

미진은 지금 이성을 잃어봤자 자기 손해라는 것을 깨닫고 극도의 인내력을 발휘해 대답했다.

“지금 빨리 출동해 주세요.”

물론 이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답변에 감사합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여자로 변한 게 몇 시간 전이었나요?”

“예? 아마 점심 식사 때였으니까.열 두시간 정도 전에요.”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미진은 경찰이라고 생각되는 상대방의 질문과 반응에 어이가 없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뭐라고요? 다행이라고요? 당신 경찰 맞아요?”

미진의 분노가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는 듯 상대방은 여전히 느긋했다. 결국은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라 알바가 아니라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자!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아니 꼭꼭 씹어서 새겨 들으세요.”

“뭐라고요? 어서 출동...”

“자! 지금 뒤에서 쫓아오는 변태남자는 아주 무섭고 나쁜 놈일 겁니다. 인생 갈 때까지 간 놈으로 세상에서 무서운 게 없는 놈이죠. 아마 그 일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간범에 강간으로 끝나지 않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연쇄살인범이나 다름 없는 놈이죠.”

“아니 도대체... 무슨 얘기하는... 거예요?”

미진은 공포에 질려 눈물이 글썽거렸다.

“지금 점점 더 거리를 좁혀오고 있죠?”

경찰관은 미진의 상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놀리듯이 질문을 던졌다. 미진은 온 신경을 뒤쪽으로 쏟아 부었다.

‘저벅..저벅..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노골적으로 빠른 박자를 흘려 보내고 있었다. 가로등에 의해 앞으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벌써 자신의 발꿈치 뒤를 따라 잡은 것 같았다.

“살려주세요. 바로 뒤까지..흑흑..저 어떡해요....”

미진의 목소리가 울음소리에 끊겨 버렸다.

“자. 아마 뒤에 있는 놈에게 잡히시면 처절하게 당하실 겁니다. 잡히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낳을 정도라고 여기실 정도로...하아..차마 입으로 꺼낼 수도 없고 상상하기도 싫네요.”

미진은 그만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경찰관이 도움은커녕 오히려 놀리고 겁을 주는 게 뒤쪽에서 따라오는 변태남 보다 더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미진은 눈물을 흘리며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몸이 물먹은 솜 덩어리마냥 무거웠고 다리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몸이 금속으로 되었고 뒤쪽에 자석이 당기는 듯 점점 뒤로 가는 기분마저 들었다.

‘띠리리리~띠리리리~’

스마트폰이 다시 울렸다.

발신자표시에 한 선희라고 적혀 있었다. 미진은 짙은 어둠속에 한 줄기 빛이라도 발견한 듯

손가락을 움직였다. 하지만 손가락마저 남의 것인 냥 잘못 눌러 전화가 끊겨 버렸다.

“흑..흑...”

땅바닥이 꺼져 버린 듯 가슴이 철렁거렸고 눈앞이 아찔거렸다.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등 중간에서 나오는 듯 들렸다.

한편 뒤쪽에서 따라오던 변태 남은 삼십대 후반의 얼굴을 후드 모자 안에 깊숙이 감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만은 붉게 충혈 된 채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따라가는 과정 또한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즐거운 일이었다. 물론 거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을 느끼고는 온몸의 아드레날린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사실 십분 전 버스에서 내리는 미진을 보고 그녀의 짧은 치마를 보고 그녀를 먹이로 삼았을 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아드레날린이 생겨나기 시작했었다. 그녀가 팔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닿았을 때 온몸은 달콤한 번개라도 맞은 듯 짜릿했다.

그의 우악한 오른손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움켜잡았다.

“어머! 왜 이러세요!”

미진의 입에서 비명성이 튀어 나왔다. 동시에 그녀의 등이 가로등 불빛 범위 밖 어둠이 깔린 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변태남이 밀어 붙인 것이었다.

변태남의 온몸이 블루스 춤을 추듯 미진에게 바짝 붙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잠시 할 말을 잃고 서로를 멍하니 쳐다 보았다.

김미진은 어느새 남자로 변해 있었다. 더 이상예쁘장한 여자가 아니라 우락부락한 남자가 되어 버렸다. 반면에 아드레날린을 풀풀 풍기던 변태남은 입고 있던 옷 들이 커버린 듯 마르고 왜소한 체격의 여자로 변해 버렸다.

“아이! XX. 그 동안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미진의 첫마디가 거친 욕이 쏟아져 나왔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게 거친 인상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머! 죄송해요.”

방금 전 까지 변태남이었던 여자는 그 한마디를 내뱉고는 황급히 미진에게 떨어졌다. 그리고는 황급히 지금까지 자신이 쫓아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남자로 변한 미진은 그녀를 순순히 돌려 보낼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시간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었다.

“너 당장 거기서. 안 서.”

미진은 황급히 그녀를 뒤따랐다. 하지만 힐을 신은 관계로 속도가 날 리 없었다. 힐뿐만 아니라 치마는 물론 전체적으로 옷이 몸에 꼭 껴서 느릴 수 밖에 없었다. 앞에 도망치던 여자는 미진의 분노에 찬 말을 듣고 발걸음을 더욱 빨리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커져 버린 구두가 방해가 되었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끌어 올린 탓에 그만 구두가 훌렁 벗겨져 버리더니 뒤쪽 저만치에서 뒹굴어 버렸다. 눈가에 아쉬움과 망설임이 어렸지만 원귀같은 분위기로 따라오는 미진의 모습에 그만 구두를 모두 벗어버리고 맨발로 뛰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미진은 힐 때문에 발이 아파오자 자리에서 멈춰 힐을 양손에 집어 들고 다시 그녀를 쫓아갔다.


그 시각 112센터 경찰관은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옆의 신참 후배가 그를 존경의 눈초리로 올려다 보고 있었다.

“선배님! 어떻게 그렇게 여유 있게 대처하실 수 있습니까?”

“명심해. 여섯시간 넘은 경우에는 언제든지 조건만 맞으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극도로 겁을 먹게 해야 돼. 그럼 변할 수 있거든.”

“그래도 혹시 변하지 않을 수도 있잖습니까?”

신참이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듯 조심스레 물어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백건 중에 98건이 이렇게 변했단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가까운 파출서에 연락해서 출동하라고 그랬으니 별 문제 없을거다.”

선배경찰관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 지금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오늘의 교훈 뭔지 아시겠죠?


- 끝 -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자웅동체 세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에피소드-13-오공주의 만남 17.08.02 69 0 8쪽
13 에피소드-12 산부인과 풍경들 17.08.01 103 0 7쪽
12 에피소드-11-성파괴 패션(유니 치마)의 시초 17.07.31 88 0 15쪽
11 에피소드-10-이 반 짱이 누꼬? 17.07.30 83 0 8쪽
10 에피소드 -9- 대화가 필요해. 17.07.29 56 0 9쪽
9 에피소드-8 군대에서-사겨 줄래? 17.07.28 70 0 9쪽
8 에피소드 - 7 테러리스트 17.07.27 86 0 13쪽
7 에피소드 6- 2차 성교육 17.07.27 81 0 10쪽
6 에피소드-5-목욕탕의 신풍경 17.07.23 78 0 12쪽
5 에피소드 4-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의 종말 17.07.21 130 0 8쪽
4 에피소드-3 김위원장 동영상 (여성호르몬의 위력) 17.07.19 98 1 11쪽
3 에피소드-2 꿈 같은 원나잇 스탠드 17.07.16 216 0 8쪽
» 에피소드 1 - 한밤중의 추격전 17.07.14 189 1 9쪽
1 Mr and Miss J의 프롤로그 +2 17.07.14 692 1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