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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17.07.14 13:26
최근연재일 :
2017.08.02 23:1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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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추천수 :
3
글자수 :
58,323

작성
17.08.0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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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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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에피소드-12 산부인과 풍경들

블랙코미디,환타지,드라마,에세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주재와 소재들의 단편입니다.




DUMMY

산부인과의 풍경들


종합 병원 산부인과 김 혜지는 서른 다섯에 첫째 아이를 출산 했다.

일부러 늦게 아이를 가지려고 한 게 아니라 결혼한지 칠년이 되었는 데도 소식이 없어

부부가 병원에서 검사도 해보고 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위안이 되는 결과를 통보 받았지만 그래도 쉽게 아이가 들어 서지 않아 많이 애태우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열달 전에 기적같이 임신을 했고 이번에 성모종합병원에서 스무시간의 진통 끝에 어렵게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게 되었다.


혜지가 고통에서 벗어난 간신히 정신을 차렸을 때 간호사가 간난아기를 데려와 그녀에게 정식으로 안겨 주었다.

“에구 귀여운 공주님이시네요.”

간호사의 말에 혜지는 속으로 피식 웃어야만 했다. 이런 세상에 공주는 무슨 공주란 말인가. 왕자로도 왔다갔다 하는 데 말이다. 그때 남편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안으로 들어왔다.


칠십 둘의 시어머니는 혜지의 남편이 유일한 자식이라 평소에도 임신을 입에 달며 그녀를 심적으로 많이 괴롭히곤 했는 데 이렇게 무사히 출산을 했으니 내심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으리라.


“바깥에서 들었는 데 공주라니 세상에 여자 아이란 말이냐? 에구 내가 조상님 뵐 면목이 없지. 우리 아들이 삼대 독자라서 반드시 아들을 낳아야 하는 데. 이걸 어떡하나?”

시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을 듯 한탄 성을 터트렸다.


“어머니. 요즘 세상에 아들 딸 구분하는 게 무슨 소용있어요. 몇 시간만 지나면 아들로 저절로 변할 텐데. 그리고 어머님도 두시간안에 아버님 아니 남자로 변하실 거 아니예요.”


그 말에 시어머니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남편을 보다가 이내 겸연쩍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슬그머니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아! 그렇지! 내가 나이가 들어서 요즘 자주 깜빡한다. 미안하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아이를 눈앞에 두고 보니 잠시 정신이 나갔던 모양이다.”

“뭐 그럴 수도 있죠.”

남편은 넌지시 친어머니 편을 들어주었다. 시어머니는 그에 용기를 얻었는 지 며느리의 품안에 있는 아기에게 자상한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그런데 애 이름은 어떻게 정했냐?”

“아들일 땐 박 진호. 딸일 땐 박 희연이라고 정했어요.”

남편이 아기를 향해 방긋 웃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박 진호? 박 희진? 왜 이름이 두 개냐?”

시어머니는 남편을 돌아보며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이번에는 혜지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남녀 일 때 따로 부를 수 있는 이름을 두 개 정해서 가지는 게 유행이예요. 그리고 법도 그렇게 가능하도록 개정했고요.”

“이름을 두 개 가진다고?”

시어머니는 여전히 납득하지 못한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자일 때 여자이름 부르는 거 어색하고 여자일 때 남자 이름 부르는 거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성일 때 맞는 이름을 가지는 경우가 점점 늘어 나잖아요. 어머니 이름도 여자일 때는 당연하지만 남자일 때 안 어울리잖아요. 남자일 때 김 순희라고 부르면 좀 그렇잖아요.“

시어머니는 그말에 잠시 얼굴을 붉혔다.

“남자일 때 그 이름은 좀 그렇지. 그래도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귀찮게 새로 이름을 가진다냐. 우리 같은 노인들은 새 이름가지면 적응이 안돼서 오히려 잊어먹고 헷갈리기만 한다.”

혜지와 남편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그 맘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 그 시각에 맞은 편 입원실에는 만삭의 여자가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그 대상이 바로 옆에서 어쩔 줄 모르고 난처해하는 서른 살 초반의 여자였다.


“이놈의 빌어먹을 여편네. 도대체 날 속여서 이렇게 날 임신시키고 아홉 달이나 여자로 고생시키다니 또 출산할 때 그렇게 아프다는 데 나보고 그런 고통을 어떻게 겪으라고. 이놈의 미친 세상. 미친 여편네!”


서른 세 살의 임산부는 오남인 김 근태였다. 문제는 십개월 전 그가 여자일 때 아내와 잠자리를 가졌는데 –물론 아내는 남자로 변해 있었다.- 그 한번의 잠자리로 인해 덜컥 임신해 버린 것이었다.


남녀가 최대 스무네시간 안에 무조건 변하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십개월가까이 또는 넘게 절대로 성이 변하지 않고 유지는 되는 경우가 딱 하나 있었는 데 그게 바로 여자가 임신했을 때였다. 한번 임신이 되면 출산할 때까지 여성성이 절대로 변하지 않고 출산 한 뒤에 다시 정상적(?)으로 남자로 변하는 것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오남들이 여자로 변해 가장 억울해 하는 순간이 임신하는 것이었다. 원래 남자로서 여자로 변하는 것도 난처(?)해 하는 데 덜컥 임신해서 십 개월 가까이 여자로 지내며 출산의 고통을 겪을 팔자라니 괜히 억울한 심정이 드는 것이었다.


한편 오녀들은 그점을 슬기롭게 이용하기 시작했다. 오남 남편이 여자로 변하고 자신이 남자로 변했을 때 남편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하여 잠자리를 가지고 임신을 시키는 일이 흔치 않게 일어났다.


또는 남편여자 몰래 콘돔에 구멍을 내어 거사를 치루고 임신을 시키거나 여자로서 아무것도 모르는 탓에 배란주기에 관해 당연히 모르는 남편여자를 틀린 정보로 안심시키고는 –여보 이시기에는 절대로 임신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안심해. 나 믿지?- 덜컥 사고를 치게 만드는 것이다.


오녀들 입장에서는 오남들을 임신시키면 자신들이 겪어야 할 임신과 출산의 짐을 덜면서 귀여운 자녀들을 가질 수 있으니 그녀들의 남편임신 작전과 그 방법은 점점 더 치밀하고 교활해서 오남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김 근태가 산통에 비명을 지르며 저주를 퍼붓는 것도 나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었다.


그 시각 아래층에는 스물 중반의 여자가 남자의사를 마주 한 채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임신 육 개월 차로 배가 봉긋 불러 있었다.

“엉엉~의사 선생님! 저~ 어떻게요. 엉엉~”

그녀는 어깨를 들썩거리며 서럽게 울었다. 얼마나 서글픈지 보는 사람이 동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엉~엉~그년이 절 덥석 임신시키고는 제가 임신했다고 하니까 헤어지자고 하면서 그만 연락 끊고 도망쳐버렸지 뭐예요. 절대로 임신 안된다며 저한테 피임약까지 먹였는 데 알고 보니 비타민 영양제였지 뭐예요. 그런 년을 믿은 내가 미친 놈이지...엉~엉~”

남자 의사는 검은 테 안경을 고쳐 끼며 난처한 표정으로 하소연을 하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


어쩔 줄 몰라 하다가 헛기침으로 입을 열었다.

“어..흠...저기....성함이?”

“엉..엉...저요? 저.. 강 한철이라고 해요.”

그녀는 의사의 질문에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다.

“강 한철씨! 아니 강 한철양? 아무튼 이런 말씀 드리기 미안한데....”

의사는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 땀을 옷소매로 닦고 나서 어렵게 다음 말을 보탰다.

“죄송하지만...여긴...항문외과인데요.....”



오늘의 교훈..............반드시 병에 맞는 과를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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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에피소드-13-오공주의 만남 17.08.02 68 0 8쪽
» 에피소드-12 산부인과 풍경들 17.08.01 103 0 7쪽
12 에피소드-11-성파괴 패션(유니 치마)의 시초 17.07.31 87 0 15쪽
11 에피소드-10-이 반 짱이 누꼬? 17.07.30 82 0 8쪽
10 에피소드 -9- 대화가 필요해. 17.07.29 56 0 9쪽
9 에피소드-8 군대에서-사겨 줄래? 17.07.28 70 0 9쪽
8 에피소드 - 7 테러리스트 17.07.27 85 0 13쪽
7 에피소드 6- 2차 성교육 17.07.27 80 0 10쪽
6 에피소드-5-목욕탕의 신풍경 17.07.23 78 0 12쪽
5 에피소드 4-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의 종말 17.07.21 130 0 8쪽
4 에피소드-3 김위원장 동영상 (여성호르몬의 위력) 17.07.19 97 1 11쪽
3 에피소드-2 꿈 같은 원나잇 스탠드 17.07.16 216 0 8쪽
2 에피소드 1 - 한밤중의 추격전 17.07.14 188 1 9쪽
1 Mr and Miss J의 프롤로그 +2 17.07.14 691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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