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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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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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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6,927

작성
22.09.14 21:00
조회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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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부 66화. 하영의 꿈(3)

DUMMY

하영의 노래를 들은 하운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족 바보 중에서도 동생 바보인 하운이 평가를 좋게 주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하영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자랑하려고 달려와 눈을 빛낼 때도 그림은 형편없었지만 배시시 웃는 동생의 미소에 자신도 모르게 극찬을 하고 말았다.

그 탓인지 한동안 동생이 매일 그림을 그려와 자신을 옆에 앉혀두고는 이것은 공주(자신)고 저 초록 덩어리는 괴물이라며 열심히 설명을 했던 기억이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도 매번 자랑을 했었는데 그것을 그만두게 된 계기가 아버지의 말실수로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충격을 받아 그 이후로는 그림을 그려서 자신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림을 놓은 것은 아니지만 더 잘 그려보겠다며 눈에 불을 키고는 열심히 그렸던 것을 떠올린 하운은 그 일 이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나이도 먹을 대로 먹어서 그렇게 상처받지 않을지도?’


이제 곧 13살이 되는, 어린 아이에서 소녀로 성장 중인 하영은 몸도 사고(思考)도 성숙해지고 있었기에 이 시기에는 헛된 희망보다는 현실을 알려주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하운은 눈을 감고 하영의 노래를 들어보았다.

청아한 음색에 감미로운 멜로디.

가사도 노래에 맞게 서정적인 감성이 듬뿍 묻어있었다.


이별 후 사랑했던 이를 기다리는 소녀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는 소녀

혹은 미치도록 보고 싶은 이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긴 소녀


무엇이 정답일지는 몰라도 하영의 노래는 슬픔과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

노래 실력은 가수들만큼은 아니어도 어렸을 적 거리를 지나가다 노래방에서 들려오는 노래 잘 부르는 형, 누나들의 노래처럼 일반인치고는 잘 부르는 편이었다.

다만 아직 발전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취미로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대단하다고 할 실력이었지만 직업으로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연습한 기간이 짧았기에 하운도 그것을 감안하고 들었고,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하영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기에 최대한 집중을 하고 수정할 만한 곳이 있는지 체크하였다.


‘근데 문외한인 내가 들어봤자 뭘 알기는 하려나?’


솔직히 음악을 듣는 고상한 취미가 있는 것이 아닌지라

노래를 들었을 때 자신의 귀에는 그저 좋게만 들렸다.

전문인이 와서 들었다면 이 부분은 음정이... 요 부분은 박자가...

하며 조언을 했겠지만 같은 예체능이어도 계열이 다르지 않은가!

나는 체육인이란 말이지.

그래도 그저 좋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노래가 끝난 뒤 하영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라며 물었다.

하영이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렇게 하영의 노래를 들어본 후 하운은 집무실로 돌아와 예산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영지가 활발해지고 다른 영지와도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어 세금으로 들어오는 돈이 점차 많아지고 있었지만 현재 하운이 벌려놓은 일이 한 두개가 아니었기에 예산이 부족한 지경이었다.

그래도 동생의 꿈을 위해서 무언가 도움을 줄 만한 것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홍보가 되어야 돼. 영지민들이 생활에 여유가 생겼다고는 하나 행동반경도 짧고, 하영의 실력도 모르기에 돈을 받고 공연을 할 수는 없어.’


수입이 늘어나면서 소비도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영지민들의 생활은 비슷했다.

자신의 일터와 집 주변 거리, 그나마 좀 나간다면 여러 즐길 거리가 있는 문화의 거리 - 애초 하운이 설계를 할 때 음악과 미술, 조각 등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리를 만들었다. -에 가지만 그렇다고 돈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돈을 소비하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 때에만 지갑을 열었기에 처음부터 연극처럼 돈을 받고 할 수는 없었다.

연극은 미르타에서 시작할 때 사람도 많고 건물이며 소품 등을 만들어야 했기에 돈을 받고 공연을 열었지만 하영의 경우는 달랐기에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야 했다.


‘SNS가 없는 이 시대에 홍보를 할 것들은 입소문, 일간지 정도 되려나.’


하운이 하루 미르타 섬 내의 소식을 알려주는 월간지, 주변 영지들의 소식을 알려주는 주간지, 하루 영지의 소식을 알려주는 일간지를 집필하는 신문사 - 현재는 수기로 하루 100부씩 발부하지만 활판을 이용한 인쇄를 생각 중이다. - 를 건설하여 영지민들은 하운이 일하는 건물 앞에 무료로 놓인 신문을 자주 이용하고 있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보를 원하기 때문에 주간지와 월간지를 돈을 내고 구매하는 편이었고 일간지는 각 영지 곳곳에 배치하여 영지민들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배치하였다.


‘아무래도 역시 고전과도 같은 방식을 써야 하나?’


하운이 생각한 것은 바로 버스킹이었다.

현대에서는 일반인부터 X튜버, 가수들이 컴백하거나 복귀를 할 때 자주 쓰는 방법으로, 홍보를 하기에는 버스킹보다 좋은 것은 없었다.

다만 현대와의 차이점으로는 버스킹이 일상생활이 된 현대보다는, 이곳에서는 신기하기 독특한 홍보 방법이 되기에 더욱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유시인들이 하는 활동도 버스킹과는 비슷하지만 대체로 어느 날 몇 시, 어느 건물에서 진행을 한다고 알리는 식이었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사고가 박혀있어 거리보다는 건물에서 진행을 하는 식이었다.

쉽게 표현하자면 공연과 같이 큰 건물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 가게에 부탁하여 한정된 공간에서 활동을 하거나 문을 열어두어 거리까지 소리가 들리게 하는 것이었다.


‘대놓고 길거리에서 사전 통보 없이 공연하는 버스킹과는 결이 다르지. 물론 미리 안내를 하고 공연을 한다면 사람들이 모이겠지만 번거롭게 왜 그렇게 해?’


하운이 버스킹으로 선택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귀찮음이었다.

사람들에게 알리고 장소를 빌리고 하는 모든 것이 서류로 올라오며 예산이 들기 때문에 결제를 해야만 했고, 예산이 없는 와중 더 돈을 쓰기는 싫었다.

동생을 위한 일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그것 이외에도 충분히 더 저렴하게 비슷한 홍보를 할 수 있는데 굳이 예산을 써가며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면 궁금증이 생겨 사람들이 모이겠지만 알고 듣는거와 모르고 듣는 것에는 차이가 크지.’


원래 기대도 하지 못할 때 감동을 받는 것이 더 배가 되는 법이었다.

하운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는 하영의 연습실로 찾아갔다.

건물에 들어올 때부터 들리는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잠시 발걸음을 멈추어 음악을 감상하다 이곳에 온 목적을 깨닫고는 하영의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노래가 끝나자 하운은 노크를 하며 들어갔고 하영에게 자신이 생각해 온 홍보방법을 전해주었다.

하영도 쉬는 틈틈이 홍보에 관해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눈을 반짝이며 설명을 들었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영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버스킹보다 더 나은 홍보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물론 더 좋은 홍보방법도 많았지만 하운이 예산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하영은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자신을 잘 챙겨주는 오빠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돈이 최대한 적게 드는 방식으로 선택을 했다.


추가적으로 하운은 하영에게 노래 연습도 할 겸 시간이 된다면 최대한 많은 곡을 준비해달라고 전했다.

좋은 노래를 들으면 사람들은 더 듣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노래 한 두곡만 하고 끝내기에는 사람들도 아쉽고 하영 역시 아쉬울 것이기에 최대한 많은 노래를 준비하여 들려주고, 앵콜까지 한다면 시간도 더 늘어나며 하영이 하는 다양하고 처음 듣는 노래들에 사람들이 관심이 생길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저작권 같은 것이 없구나. 하영의 노래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많아지면 그대로 베끼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으니 저작권을 보호해주는 영지법을 만들어야 하나?’


영지법을 만들어 영지에서 불법 도용을 막고 다른 영지들에게 협조를 구해 도용을 막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 하운은 가지고 있던 종이에 적어두고는 온 김에 동생 노래나 더 듣고 가자며 2시간 동안 노래를 들었다.

처음에는 일하기 싫어서 농땡이를 피고 싶은 마음으로 있었으나 노래가 너무 좋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기에 하운은 하영의 연습이 끝나고 부랴부랴 집무실로 돌아가 늦은 밤까지 서류와의 싸움을 벌였다.


작가의말

이번 하영의 에피소드가 지나가면 다시 스토리 진행이 빨라질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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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9.16 08:26
    No. 1

    하영이 바이올린은 완성이 되었나요^^? 노래와 바이올린 같이 하는 건가유? ㅎㅎㅎ 하영에게도 스승이 필요 할려나^^)? 이런 저런 궁금증이 생겨 났어요. 즐감하고 갑니다.^^)>
    건강 항시 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셔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한시야
    작성일
    22.09.19 23:35
    No. 2

    시범작은 완성이 되었으나 제대로 된 바이올린은 나무 수급에 시간이 걸려 다소 늦습니다 ㅜㅜ
    선생님이 없어 혼자 길을 개척하는 하영입니다 ㅎㅎ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4 우주귀선
    작성일
    22.09.16 17:09
    No. 3

    오늘도 잘 보고 가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한시야
    작성일
    22.09.19 23:36
    No. 4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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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2부 72화. 준비(3) +6 22.10.08 42 10 11쪽
71 2부 71화. 준비(2) +6 22.10.01 43 10 11쪽
70 2부 70화. 준비(1) +6 22.09.30 34 10 10쪽
69 2부 69화. 암영[暗影](2) +6 22.09.24 47 15 13쪽
68 2부 68화. 암영[暗影](1) +4 22.09.21 56 17 13쪽
67 2부 67화. 하영의꿈(4) +6 22.09.17 48 17 12쪽
» 2부 66화. 하영의 꿈(3) +4 22.09.14 45 18 9쪽
65 2부 65화. 하영의 꿈(2) +2 22.09.10 51 17 11쪽
64 2부 64화. 하영의 꿈(1) +4 22.09.09 47 18 11쪽
63 2부 63화. 도시 발전(2) +6 22.09.07 54 19 11쪽
62 2부 62화. 도시 발전(1) +10 22.09.03 61 20 10쪽
61 2부 61화. 첫 데이트 +8 22.08.31 64 19 10쪽
60 2부 60화. 연주의 결혼식 +8 22.08.30 67 2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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