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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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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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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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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부 68화. 암영[暗影](1)

DUMMY

하운이 한참 하영에 관해 신경이 쏠렸던 때

정기 연락선을 통해 하운의 서신을 받은 암영(暗影)의 부대장 쿠마는 신음을 흘렸다.

서신의 첫 내용은 그들의 가족이 어떻게 생활을 해왔는지, 새로이 훈련 중인 예비 부대원들의 실력 평가와 언제 정식 배치가 될 것인지에 대해 서술이 되어있었다.

중간에는 활동하면서 필요할 물자들을 보낸다며 각 물품들의 내용과 수량이 적혀있었고 마지막에는 악기를 만들 계획인데 혹여 시간이 남는다면 추운 북부지방에서 질이 좋은 나무들을 공급해 줄 수 있냐는 부탁이었다.

암영(暗影)의 활동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 알고 있던 하운은 자신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자신의 부탁은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려도 상관없으니 다치지 말라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흠...”


자신의 대장이 이렇게 부탁을 한 적이 있나 곰곰이 머릿속으로 생각해 본 쿠마는 이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하운의 첫 부탁이니만큼 꼭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섬에 들렀다 온 지금 하일 왕국의 난민들과 주인을 잃은 병사들이 징집하여 제국과 테폰 왕국의 영토 내에서 난리를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왕국들의 영토였던 곳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내전들과 각종 이권을 위해 전투가 끊이지 않던 대륙이 이내 소강상태에 들어간 줄 알았는데 다시 사람들이 모여서 부흥 운동 및 침략을 벌이고 있었다.


“부대장 뭔데 그리 생각을 하시오?”


부대원의 말에 정신을 차린 쿠마는 아니라고 답을 하며 서신을 부대원들이 돌려 볼 수 있도록 건넸다.

부대원들이 하운의 서신을 보고 있을 때 쿠마는 정기선에 실릴 편지를 작성하여 선장에게 건네었고 선장과 선원들이 쉴만한 집을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부대원들에게 돌아오자 부대원들이 자신에게 생각을 물었다.


“부대장은 어떻게 하고 싶소?”


“일단 상황이 좋지 않으니 대장의 부탁은 잠시 미루는 것이 좋겠군.”


암영(暗影)의 소문을 들은 것인지 왕국의 백성들이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고 그들을 약탈할 이들도 같이 내려오고 있어 부대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미르타에서 인원을 보충하였지만 많은 수의 이들을 상대로는 숫자가 적었고 밤에 주로 활동하였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또한 적들도 자신들이 밤에 활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야간 경비는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하였고 그럴수록 자신들의 피해도 점점 커져갔다.

자신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동안 수복했던 영토들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뭐 수복이라고 할 게 있긴 했나. 지키는 군대도 없이 적들을 내쫒았을 뿐이니.’


쿠마는 테폰 왕국의 백성들을 조금만 더 구한 후 미르타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자신들의 인원으로는 백성들을 구해내는 일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적들은 이미 자신들의 본거지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눈치였으니 시간을 더 소비할 수는 없었다.


‘비밀 동굴은 절대 찾지 못하게 감춰놨고, 이번 정기선에 현재 구조한 사람들을 보내고 다음 정기선 때나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긴급 선박을 타고 탈출해야겠네.’


이곳을 버리고 돌아갔다고 하운이 자신들을 혼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그저 누구도 다치지 않고 돌아오는 것이었으니.


“우선 사람들에게 떠날 준비를 하라고 전해. 우리는 다음 정기선이나 상황을 보고 긴급 선박을 타고 간다.”


““예!””


부대원들이 흩어져 각 집들마다 떠날 채비를 하라고 말을 전했다.

그들이 올 때부터 짐은 별로 없었기에 그동안 쌓아놓았던 식량이나 짐들을 챙길 뿐이었다.

쿠마는 회의실로 사용하는 집으로 들어가 벽에 걸어두었던 천막을 걷었다.

그 벽에는 큰 지도가 붙여있었고, 각 나라들에 대한 현황과 적들의 이동방향, 적들의 추정되는 숫자들이 적혀있었다.


“쉴 새 없이 달려온다면 나흘, 평소와 같은 속도로 온다면 일주일정도인가.”


음 피곤하군.

평소 쓰지도 않은 머리를 쓰다 보니 두통이 몰려오고 눈이 아파왔다.

원래 이런 일은 대장이 하던 것인데.. 역시 자신은 이런 직책과는 맞지 않았다.

하운과 전장 경험이 많고 무예 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부대장이 되었지만 사실 머리를 굴리어 전략을 짜거나 그런 일은 자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에 돌아가면 대장을 한 없이 갈궈야겠군.”


싫다고 했는데도 떠넘긴 벌이다.

흐흐 웃던 쿠마는 벽 앞에 앉아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과거를 회상했다.

어린 소년이 자신들의 앞에서 놀라운 무예 솜씨를 보여주었을 때.

언어가 통하지 않는데도 많은 노력을 통해 짧은 시간에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을 때.

놀라울 정도로 전략을 짜거나 회의를 이끌어 나갔을 때.


“그 어린 소년이 더 이상 소년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느껴졌을 때가 작전 때였나.”


그저 혼자 무예 수련을 하고 공부만 했던 샛님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었지.

죽을 수도 있는 전투에 자원하여 참여를 하고, 첫 전투임에도 적을 사살하는데 거리낌이 없었으며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을 했음에도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은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버려가며 동료들을 지키던 그 등을 보았을 때.

그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그 등이 매우 크게 보였었다.


하운을 진심으로 존경을 하게 된 계기는 전쟁이었다.

작전 임무보다 더 열약한 환경에서, 인원도 적은 수로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로 버티어내며 아군의 피해를 줄였으며 나중에는 적진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는 동료들을 지키며 긴 시간을 대전사들을 상대로 싸웠으니.

그의 가족들은 그가 그렇게 위험하게 싸울 줄은 몰랐는지 나중에는 크게 혼이 났었지만 저 사람이라면 자신의 등을 맡기고, 자신의 목숨을 맡길 만 하겠구나 싶었는데 그와 같은 특수 부대에 속하게 되어 많은 것을 배워왔다.

기척을 죽이는 방법, 흔적을 지우는 방법, 정보를 빼내오는 방법, 빠른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를 갖출 수 있게 도와주는 훈련 등.

그래.

대장에게 많은 것을 배운 만큼 나도 후배들에게 성실히 가르쳐 줄 의무가 있겠지.

지금까지는 대장 없이 부대원들을 통솔하느라 바빴지만 이제는 대장처럼 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하핫! 갑자기 대장 생각이나 하다니. 항상 붙어있다 보지 못하니 머리가 이상해진 건가?”


쿠마는 기지개를 키며 일어나 침대로 향하고는 쓰러지듯 누웠다.


‘내일은 간단하게 훈련을 하고 순찰을....’


그리고는 스르륵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 * *



쿠마가 잠에 빠져드는 한편

한 무리가 은밀하게 카누스 숲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한 사내가 손을 들어 올리자 뒤에 포진하고 있던 이들이 주위로 샅샅이 흩어지며 수색에 나섰다.

손을 들어 올린 사내는 자신의 발치에 있던 흙을 손으로 눌러보고 만져보며 주위를 훑어보았다.


“이곳에 흔적은 없는 것 같은데. 지운 것일까 그저 소문에 불과한 것일까.”


그는 실럿 왕국의 기사 출신으로 자신과 뜻을 함께 한 동료들을 데리고 제국군을 상대로 싸우다 패했고, 남은 인력들을 데리고 도망을 치던 중 암영(暗影)에 관한 소문을 듣고 무작정 찾아온 것이었다.

듣기로는 테폰 왕국 출신으로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테폰 왕국 영토의 남쪽에서 활동을 하며 하나같이 무예가 뛰어나다고 들었다.

그들도 내전을 겪고 적들의 침세를 막으며 싸워왔으니 자신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 무작정 찾아왔지만 그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들이 머무는 곳이 이곳이 맞는지조차 확신을 하기 어려웠다.


‘난민들은 이 어려운 상황에 희망을 품고자 이야기를 지어낸 것일 수도 있지.’


비록 그들이 이곳에 없거나 존재하지 않을지언정 그 소문을 듣고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찾아온 것이었으니 크게 실망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평소 이러한 정보를 듣는다면 철저한 확인 작업 끝에 행동을 했겠으나 추격을 피하고자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끝내 그들의 시선을 분산시킨 후 테폰 왕국 영토로 넘어왔으니 몸도 마음도 성한 곳이 없었다.

30분정도 지났을까.

흩어진 동료들이 차례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산 속 곳곳에 흔적들을 찾으며 식용할 만한 것들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왔다.

하지만 자신들이 찾는 흔적은 전혀 없었으며 숲을 나가기까지는 거리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휴, 아무것도 없어.”


“근데 그 소문들이 사실일까? 나는 왠지 지어낸 것 같단 말이지.”


“만약 없다 하더라도 대륙의 끝에 위치한 이곳에 우리가 숨어있다는 것을 적들은 모를거야.”


“우리가 생각을 한 만큼 그들도 알아차리지 않을까?”


“그들이 우리와 같이 생각을 한다면 오히려 이곳으로 자신들을 보내고 우리는 다른 왕국들의 영토로 도망쳤을 거라 생각을 하며 그렇게 행동을 하겠지.”


사내들은 이 시간에도 혼란스러운 대륙 중심부와 달리 평온 그 자체로 보이는 이곳에 긴장을 풀며 소소한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간의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피로가 몰려든 탓에 각자 자리를 잡고 짧은 수면을 취하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 달이 저물고 해가 서서히 떠오르며 온 세상을 붉은 빛으로 물들일 때

한 사내가 눈을 껌뻑이며 잠에서 깨더니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무기를 손에 쥐고 주위를 살폈다.

항상 쫒기던 탓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으며 잠을 자던 와중에도 공격을 당한 것이 수차례였으니 몸이 자동으로 반응한 탓이었다.

이내 숲 속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상기하고는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동료들이 깨어나기 전에 가볍게 순찰이나 돌자 싶어 자리를 떠났다.

오랜만에 제대로 잠에 들었던 탓인지 몸이 개운했고 활력이 넘쳐 어제보다 빠른 속도로 숲 속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숲의 끝을 보았다.

그는 몸을 숨긴 채 천천히 숲의 밖으로 이동을 했고 거대한 성벽을 마주하게 되었다.

성벽의 위용에 놀란 그는 의외로 성벽이 멀쩡하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하얀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파악했다.


‘사람이다! 저 연기는 불을 떼는 연기가 틀림없다!’


이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려주고자 그는 급히 자리를 떠났고 나무의 위에 몸을 숨기고 있던 암영(暗影)의 부대원 한명이 그 소식을 성 내로 알렸고 몇몇이 그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내가 자신의 동료들 근처에 다다랐을 때 동료들은 이미 잠에서 깨어 몸을 풀고 있었다.

동료들은 그 사내를 보더니 어디 갔었냐고 밤새 들짐승들의 밥이 된 줄 알았다며 농담을 했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저 앞에 성벽이 있어!”


“그야 이곳이 예전 남작령이었으니 성벽은 있겠지.”


“아니 글쎄!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내가 똑똑히 보았다니까?! 그리고 성벽이 웬만한 성벽보다도 높았고 튼튼했다고!”


다들 그 말에 놀라기 시작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곳에 머물고 있으며 성벽을 보수했다는 것이 아닌가.

아니, 성벽 보수가 그리 쉽고 빠르게 되는 것도 아니었지. 어쩌면 미리 이 사태를 파악하고 방비에 나섰던 것일까?

소문의 그들이 이곳에 있을 확률이 높아졌다.


“그럼 채비를 하고 그곳으로 가보자.”


“가서 뭐하려고?”


한 사내의 말에 짐을 챙기던 이들이 낯선 목소리에 닭살이 돋으며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누구지..? 다른 기색은 전혀 느끼지 못했었는데.


“누..누구냐!”


“가서 무엇을 하려는지 물었다.”


목소리에 기백이 넘치고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실력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혹여 당신들이 암영(暗影)이오?”


“묻는 말에 대답을 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으니.”


“뭐야? 우리를 얕보지 마라! 당신 한명에게 당할 정도로 우리는 약하지 않다!”


성질이 급한 한 사내가 검을 뽑아들고 외치자 다른 동료들이 그를 말리려했다.

그들이 모습을 보이기 전까진.


“우리와 한번 붙어보겠다는 건가? 재미있겠네.”


그 말을 시작으로 자신들에게 말을 걸었던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고 주위 나무들의 가지들 위에 인영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정체모를 사내와 대화를 나누며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만 해도 모습도 기척도 전혀 없었고 시선도 두고 있었는데 허공에서 스르륵 나타날 줄이야!

그들의 무위가 자신들보다 높음에 사내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다시한번 묻지. 이번에는 대답을 해주기를 바란다. 저곳에 가서 무엇을 할 생각이었나?”


사내들은 이번에야말로 대답을 하지 않거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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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2부 72화. 준비(3) +6 22.10.08 42 10 11쪽
71 2부 71화. 준비(2) +6 22.10.01 43 10 11쪽
70 2부 70화. 준비(1) +6 22.09.30 34 10 10쪽
69 2부 69화. 암영[暗影](2) +6 22.09.24 47 15 13쪽
» 2부 68화. 암영[暗影](1) +4 22.09.21 56 17 13쪽
67 2부 67화. 하영의꿈(4) +6 22.09.17 47 17 12쪽
66 2부 66화. 하영의 꿈(3) +4 22.09.14 44 18 9쪽
65 2부 65화. 하영의 꿈(2) +2 22.09.10 50 17 11쪽
64 2부 64화. 하영의 꿈(1) +4 22.09.09 47 18 11쪽
63 2부 63화. 도시 발전(2) +6 22.09.07 54 19 11쪽
62 2부 62화. 도시 발전(1) +10 22.09.03 60 20 10쪽
61 2부 61화. 첫 데이트 +8 22.08.31 64 19 10쪽
60 2부 60화. 연주의 결혼식 +8 22.08.30 67 2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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