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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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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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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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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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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부 69화. 암영[暗影](2)

DUMMY

“잠깐! 잠시만 기다리시오!”


한 사내가 두 손을 올리며 나무 위에 서있는 이들에게 말했다.


“내 이름은 데이먼이오. 실럿 왕국의 기사였고 이들도 마찬가지였다오. 하지만 내전과 각종 전투로 인해 갈 길을 잃은 자들이고, 제국군들에 의해 쫒기고 있었소.”


“그리고 핍박받는 백성들을 돕는다는 당신들에 대한 소문을 들었고, 우리들이 추구하는 바와 같았기에 협력이 가능할지 물어보려고 왔소.”


데이먼의 말에 주위 동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무 위에 포진해있던 암영(暗影)의 부대원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들을 바라만 보았다.


그러한 그들의 행동에 데이먼 일행은 식은땀을 흘리며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설마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일까? 하긴 나라도 저들의 입장이었으면 그렇게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군.’


데이먼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나 고민을 하려고 할 때


“협력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지?”


한 사내의 말에 데이먼은 급히 말했다.


“당신들과 같이 죄 없는 이들을 핍박하는 자들을 처벌하고, 힘없는 백성들을 지키고자 하는 일이오.”


“당신들은 우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군.”


“잘못 이해를 했다...?”


“우리의 원초적인 목표는 그것이 아니오. 물론 대장의 뜻과 대원들의 뜻이 같아 백성들을 구하기는 하지만 그건 부차적인 것이지 주가 된 것은 아니오.”


“그 주가 된 것은 어떤 것이오?”


“수복(收復)”


그 한 단어에 데이먼 일행은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나라를 잃은 자들이 갈망하고 그토록 원하는 것, 수복(收復).


자신들은 힘도 사람도 부족하여 포기를 하고 있던 것들을 저들은 그러한 것에 제한받지 않고 그 뜻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기사가 아니라고는 하나, 자신들이 충성하던 영지, 국가를 되찾는 것을 꿈꾸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현실적으로 힘이 들고 지쳐서 잠시 포기를 했을 뿐.


그런데 저들이 그러한 일을 추구한다고 하니 저들과 협력을 한다면 그 뜻을 이루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우선순위는 이곳 테폰 왕국이 되겠지만, 이후에는 실럿 왕국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도 상관없소! 우리 역시 많은 제한이 있어 잠시 뜻을 놓았지만 포기를 한 적이 없으니!”


“그 대상이 자네들의 왕국이 아니라도?”


“이곳 테폰 왕국이 우선시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소. 이곳이 수복이 되고 인원을 모으면 그때는 실럿 왕국도 가능하지 않겠소?”


“다른 이들은?”


“우리 역시 같은 생각이오.”


“나 역시.”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일행들과 다 같이 땅으로 내려왔는데 땅에 내려온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고 기척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에 다시 한 번 소름이 돋았다.


“그러면 안으로 안내하지. 단 만약 우리를 속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계획이었다면 포기하는 것이 좋겠군. 그렇게 된다면 편히 죽지 않을 것이니.”


“그럴 일은 없소. 내 비록 지금 기사는 아니나, 명예를 걸고 약속하지.”


“명예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믿기로 하지.”


쿠마는 그리 말하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대장에게 듣고 자신이 알기에도 기사들과 기사였던 이들은 함부로 자신의 명예를 언급하지 않았으니 저들의 말이 사실일 확률이 높았다.


그럼에도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는데 그 이유는 전쟁으로 대륙의 모든 법과 규칙들이 파괴되고 사라진 와중에 명예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성 안으로 들이고 자세한 대화를 나누어 봐야겠군.’


암영(暗影)의 대원들이라는 사람들을 따라서 외곽 성안으로 들어온 데이먼 일행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건물들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륙의 끝에 위치한 왕국에서도 가장 끝인 외곽의 영지여서 다른 곳들과 같이 평범한 줄 알았는데 도로와 건물들이 깔끔하게 되어있었고 외관도 고급스럽게 되어있었다.


“허...”


“예전에 보았어도 감탄했을 것을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이토록 관리가 되어있다니..”


데이먼 일행이 놀란 점은 이것이었다.


밖은 난장판과 같은 상황에서 이곳만 마치 동 떨어진 듯 평온하고 일상적이었으니.


지리적인 요건과 이곳을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외곽 성으로 인한 여파가 마을까지 끼친 모양이었다.


제국과 국경이 맞닿은 왕국들만 가지고 있는 초대형 공성기와 같은 것들이 여러대 있지 않은 이상 함락할 수 없을 정도로 두텁고 단단한 외성과 외성벽 사이에 위치한 병기들, 성 위에서 적들을 공격할 쇠뇌와 각종 병기들까지.


이정도면 수비를 위해 지은 성이라고 할 정도로 무방했고, 제국이라도 함락을 시키려면 한 달 이상 걸릴 정도로 완벽한 성이었다.


“저 성벽과 병기들은 그대들이 만든 것이오?”


데이먼의 물음에 쿠마가 답했다.


“아니, 이곳의 영주와 우리 대장이 방비를 한 것이었지. 당시 우리들은 없었지만 내가 알기로는 전란이 시작되기 3~4년 전부터 꾸준히 보수하고 건설한 것으로 알고 있소.”


...


정말이지 탁월한 안목을 지닌 영주와 저들의 대장이라는 미지의 사내였다.


물론 그들이 성벽을 보수하고 병기들을 개발한 것이 테폰 왕국의 귀족파의 행동이 수상하고 조사한 결과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준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곳까지 여파가 미친 일은 없었고 결국엔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된 것이었다.


“아. 그리고 그 제안을 한 것이 우리 대장이라는 말이 있었고 영주도 수긍을 했었지.”


“그대들의 대장이라는 사람이 참 궁금하군.”


이렇게 뛰어난 이들보다 높은 직책이라면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병사들의 육성에도 뛰어나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영주께서는 어디에 계시는가?”


“영주님은 여기에 안 계시다네.”


?


데이먼 일행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이렇게 방비가 잘 되어있고 마을도 어디 성한 곳 하나 없는데 이곳에 안 계시다니?


“이곳의 영주님뿐만 아니라 영지민들, 군사들 전부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갔다네. 아마 각 국가들에서 전쟁이 발발한 시점이었나?”


“아니.. 이런 천혜의 요새를 놔두고 말인가?”


“천혜면 무엇 하나? 많은 군사들이 이곳으로 온다면 결국엔 함락될 것이 분명한데. 그리고 이곳에 사람이 많으면 어떻게 해서든 꼬리를 밟힐 수밖에 없지.”


“그러면 다들 어디로...?”


“내가 알려줄 수는 없겠지만 대장이 오셔서 허락을 하면 말을 해줄 수는 있지. 다만 지금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느 곳보다 안전한 곳이라는 정도.”


그런 곳이 정녕 어디에 있는가?


데이먼 일행은 의구심이 들었다.


이 대륙 어디에서도 안전하다고 할 곳이 없는데 그런 곳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


하지만 저자의 얼굴은 거짓말을 하는 얼굴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평온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조만간 대장께서 한 번 들르신다고 하셨으니 그때 물어보시게. 그러면 일단 안으로 들어가지.”


쿠마와 몇몇 대원들을 포함한 데이먼 일행이 회의실로 지정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데이먼 일행은 자신들이 다시 한 번 협력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곳은 암영의 본거지이니 지침을 따른다는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쫒기는 이유와 그들을 속여 이곳까지 당도한 사실을 전해주었고 신변 보호를 원한다고 했다.


쿠마는 알았다고 말을 하며 협력을 받아들였고 그들이 쉴 집과 식량들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대원을 통해 지침서를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지침서에는 함부로 밖을 나서지 말라는 내용과 식량이 떨어지기 1~2주 전에는 자신들에게 알리고 식량을 찾으러 밖으로 나갈 때 자신의 대원과 함께 이동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추가로 쿠마는 훈련이 필요할 경우에는 자신들과 같이 훈련을 해도 상관없고 따로 진행해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데이먼 일행은 자신들보다 실력이 뛰어난 그들의 훈련에 궁금해 했고 같은 훈련을 받겠다는 뜻을 표했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자 데이먼 일행은 쌓인 피로를 풀러 각자 배정된 집으로 향해 들어가 쉬었고 암영의 대원들은 식자재를 찾거나 훈련을 하는 등 평소의 일과대로 진행을 하였다.



* * *



다음날


아무 걱정 없이 푹 쉬고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나온 데이먼 일행은 전해 받은 일과표대로 훈련장으로 찾아왔다.


이미 그곳에서는 대원들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고 데이먼 일행에게 훈련을 알려줄 쿠마와 몇몇 교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도 말했듯이 우리의 훈련은 좀 많이 힘드오. 포기할 정도로 말이지. 그래도 하시겠소?”


험난 훈련들을 수많이 겪은 그들이지만 자신들의 뒤에서 강도 높은 훈련들을 연속으로 하고 있는 대원들을 보고 자신들의 몸을 혹사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면 따르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이를 받아들였다.


“지옥보다 지옥 같은 곳에 온 것을 환영하오.”


쿠마가 씨익 웃으며 훈련장의 한 곳으로 이동했고 데이먼 일행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3시간이 지난 후


데이먼 일행은 온 몸의 근육들이 살려달라는 비명을 지르는 것을 느꼈다.


몸의 부위별로 훈련을 하고 돌아가면서 최대한 근육을 활용하는 훈련들을 생각하면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몇몇 일행들을 실제로 훈련을 하며 토를 하기도 했고, 아침에는 식사를 간단하게 먹거나 먹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당신들 근육은 형편없군. 그저 무식하게 키운 것뿐이야.”


데이먼 일행은 자신들이 그동안 해왔던 훈련 방법에 대해 비난을 하는 쿠마에게 화가 치솟았으나 이 훈련들을 장기적으로 받으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 지을 것 없소. 우리도 예전에 당신들과 같았거든.”


쿠마는 먼 산을 보며 눈을 흐렸다.


그때는 참 지옥이었지...


아 지금도 지옥이기는 하지만.


“이 훈련법은 당신이 만든 것이오?”


“그럴 리가. 우리 대장께서 만드신 것이지.”


“그대의 대장이란 자는 참으로 신비하고 무섭구려...”


“대장이 이 훈련을 직접 하고 만든 것이 9살 무렵이라고 했었나..?”


??


“우리와 처음 만난 것이 11살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그때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과 선배들도 대장과 대련을 하면 대부분 졌었지.”


???


“부대장. 대장이 당시 전투와 전쟁에서도 큰 활약을 할 때는 몰랐는데 이러한 훈련으로 인한 것이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않았어?”


“처음 훈련 받을 때는 그랬지. 물론 죽거나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고.”


“그럼 당신들의 대장은 현재 나이가 어떻게...”


쿠마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옆의 대원에게 물었다.


“대장 나이가 몇이지?”


“그러게?”


지나가던 대원이 그 대화를 듣고 어이없다는 어투로 말했다.


“아니 이제 17살이시지 않아? 그걸 까먹어?”


?!!


데이먼 일행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어제와 오늘 들은 내용으로는 40대의 엄청난 실력자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이제 17살이 된 소년이라니!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이가 아닌가!


“뭐. 나이가 어리다고 얕보지 마시오. 우리와 같은 다른 부대원들과 기사들이 덤벼도 못이길 사람이니까. 실제로 대장과 300명의 기사와 병사들이 대련을 해봤는데 탈탈 털렸었지.”


“아 우리 출정 전에 말이지? 그때 창피하기는 했는데 대장이라 어쩔 수도 없었지.”


“어후. 왜 말을 꺼내서 오한이 오게 만들어?! 그 이야기는 하지 말아!”


암영이라고 불리는 특수부대를 개편하고 대륙으로 넘어오기 전 술자리에서 하운과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대련을 하면 하운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주제가 나오고 그에 따른 대화가 이어지더니 다음날 하운에게 찾아가 실제로 물어보았었다.


“그럼 해보죠.”


그 당시 하운의 말에 의해 시작된 대련은 기사들을 포함한 300명과 붙어도 하운이 이긴다였다.


물론 하운이 처음에 공격적으로 가다가 체력 안배를 위해 수비적으로 받아치기만 했지만 그를 제외하고 모두 뻗었기에 공식적인 승리로 여겨졌다.


더 많은 병력으로 시험을 해볼 수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기에 포기한 것도 있었고 훈련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여서 실력이 현재보다 낮았던 탓도 있었다.


‘지금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하지. 아니 안하지. 대장이 언제 훈련 빼먹는 거 봤어?’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도전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의 대장이 훈련광이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훈련에 미친 사람.


끊임없는 발전을 원하는 사람.


쿠마는 고개를 저으며 대원들과 함께 근육통으로 온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데이먼 일행을 집으로 부축을 해주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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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2부 71화. 준비(2) +6 22.10.01 43 10 11쪽
70 2부 70화. 준비(1) +6 22.09.30 34 10 10쪽
» 2부 69화. 암영[暗影](2) +6 22.09.24 47 15 13쪽
68 2부 68화. 암영[暗影](1) +4 22.09.21 55 17 13쪽
67 2부 67화. 하영의꿈(4) +6 22.09.17 47 17 12쪽
66 2부 66화. 하영의 꿈(3) +4 22.09.14 44 18 9쪽
65 2부 65화. 하영의 꿈(2) +2 22.09.10 50 17 11쪽
64 2부 64화. 하영의 꿈(1) +4 22.09.09 47 18 11쪽
63 2부 63화. 도시 발전(2) +6 22.09.07 53 19 11쪽
62 2부 62화. 도시 발전(1) +10 22.09.03 60 20 10쪽
61 2부 61화. 첫 데이트 +8 22.08.31 64 19 10쪽
60 2부 60화. 연주의 결혼식 +8 22.08.30 67 2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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