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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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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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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부 67화. 하영의꿈(4)

DUMMY

아무리 음악에 대해서 모르는 하운이라 할지라도, 저작권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는 그러한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으나 대륙에서 어머니와 이모가 가게를 열었을 때, 각 영지에서 비슷한 제품들이 나오며 저작권에 대해서 한참 공부를 했을 때가 있었다.

물론 불법 복제에 대해서만 처벌을 받았을 뿐, 도용을 하여 비슷하면서도 다른 제품들을 만들었을 때는 같은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처벌을 피해가는 것도 많이 봐왔었다.

그리하여 하운은 이번에는 제대로 법을 만들어 비슷한 곡들의 출현을 막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사람들은 똑같은 곡을 베끼지는 않을 거야. 동요나 민요처럼 오래전의 노래들을 리메이크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모의 말로는 한국에서도 같은 멜로디가 쓰이면 안 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4분이라는 곡에서도 음악은 같은 멜로디가 한 노래 내에서 여러 번 반복이 되어 균형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1절과 2절이 비슷한 이유가 노래가 이어지는 것과 그로 인해 마음이 평안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완성도가 더 있게끔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1절과 2절이 전혀 다른 멜로디라면 곡이 이상하거나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하운은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표절이라는 것을 막기 위해 저작권이 있어야 노래를 만드는 이들도 자신의 곡을 빼앗기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어 일의 능률이 더 오를 터였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를 표절이라고 정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모가 말해준 음악 표절 판단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Ⅰ. 음악이 저작권법에서 보호받을 만한 창작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 주된 멜로디가 너무 흔하거나 누구나 알만한 멜로디라면 표절로 보기 어렵다.

- 창작자가 멜로디, 화음 등을 직접 만들어 기존에 없는 창작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Ⅱ. 음악의 창작적 요소를 의도적으로 따라한 것이다.

- 좋은 음악을 접하여 일부분을 자신의 음악 창작에 의도적으로 가져다 썼다면 표절의 기준이 된다.

- 만일 정말로 모르고 썼는데 우연히 미리 만들어진 비슷한 음악이 있었다는 것은 법원에서 판단한다.

Ⅲ. 정말로 유사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

- 소수의 음악 전문가들만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은 표준으로판단하기 쉽지 않다.

- 실제로 일반 대중들이나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법원에서도 들었을 때 유사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1. 표절은 다른 사람의 창작적 요소를 몰래 자신의 창작에 활용하고 자신의 것이라고 속이는 행위이다.

2. 음악에서 표절을 판단하려면 창작적 요소, 의도성, 유사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3. 몇 마디 이상이 같다고 표절이 아니다.

4. 음악 표절은 판단이 쉽지 않으며, 음악의 전체적인 요소를 살펴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


음악을 하는 이모의 친구 덕분에 술자리나 작업실에서 음악 작곡에 대해 곡의 의도는 이러하고 멜로디는 이러하고 등등을 설명을 듣던 이모가 표절에 대해 궁금하여 물어본 것이 하운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물론 수많은 노래들이 있고, 비슷한 노래들이 많은 현대와는 달리 이곳은 노래들이 적어 작곡가들이 표절을 당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제대로 법을 만들어야 뒷일이 편한 법.

물론 판단을 하는 이들이 전문가들이지만 이곳에는 현재 전문가들이 없었기에 많은 교육이 필요했고, 많은 노래들이 나왔을 때 비슷한 곡이 생길 경우 이전에 사례가 없어 판단 자체가 주관적인 부분이 될 가능성이 컸다.

또한 표절 작곡가가 연이 닿은 전문가들에게 뇌물이라도 건네어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을 받으면 작곡을 한 이가 불쌍해지지 않겠는가.


하운은 이모가 말해준 표절 판단 기준을 통하여 관련 사항을 만들어나갔다.

이모가 알려준 조건들에 살을 덧붙이고 부패를 막기 위해 전문가들의 정체는 공개하지 않으며 그들의 임기를 4년 주기로 정하였다. 또한 회의를 할 때에 청렴한 관리들을 회의에 참석시켜 회의 내용을 적으면서 개선할 부분을 파악하여 그것들을 모아 법의 수정이 필요할 때에 참고할 만한 문서를 확보하기로 하였다.

전문가들의 인선은 각 영지에서 영주들의 위임을 받은 이들로 선정하며, 법에 위촉되는 활동을 하거나 뇌물을 받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파악이 되면 직책에서 제외되며 추천한 영주와 각 영지에 이에 대한 것을 알리는 서신을 보내기로 정하였다.


‘자신의 추천을 받은 이가 불명예스러운 짓을 하고 걸려 퇴출당했다는 것을 추천한 영주와 다른 영주들에게 보낸다면?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 분명하겠군. 또한 그러한 일을 막기 위해서 청렴한 이들로만 선정을 할 것이 분명해.’


미르타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주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린다면 다른 영주들의 웃음을 살 것은 물론이고 해당 영주의 영지민들도 같은 영지라는 이유로 창피함을 느낄 것이다.

이는 퇴출당한 이에게 비난을 보내며 그들 스스로도 불법과 관련된 일을 피하고자 노력을 할 것이다.


‘보복을 가하는 것은 뭐 영주가 막아 주겠지. 설마 영주가 직접 보복을 할 리는 없을 것이고.’


만약 영주가 직접 보복을 가한다면 큰 일로, 영지민들과 다른 영주들이 그 사실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명예에 흠이 났다는 이유로 일정 처벌이 아닌 보복을 가한다면 이는 영주의 직책에서 쫓겨 날수도 있을 것이다.


하운은 추가적으로 저작권-표절-에 관한 내용, 우선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 그에 관한 설명들을 작성해 나갔다.

당장 급하게 꼼꼼하게 세부적으로 작성하지는 않았다.

물론 세부적으로 꼼꼼하게 적어서 발표하는 것이 더 좋겠으나 그럴 시간도 능력도 없어, 하운은 앞으로 벌어질 결과를 보고 추가적으로 수정을 해 나갈 계획이었다.

초안을 작성한 하운은 눈동자를 두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수도를 포함한 각 영주들에게 서신으로 보냈다.

문화가 발달할수록 영지민들의 삶은 더 풍족해지고 그에 더해서 세금도 늘어날 수 있으니 모두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 * *



겨울이 되고, 봄이 가까워져 올 시기

하운이 영주들과 만나 회의를 하고 일시적으로 하운의 영지에서 시범을 보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다른 영지들에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몇몇 있었지만 하운의 영지만큼 문화가 활발한 곳은 없었기에 시범적으로 운영을 해보려는 것이었다.

하운은 저작권과 관련된 내용을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에 적어 미르타 곳곳으로 신문을 보냈다.

신문의 내용은 음악과 미술, 조각, 체육 등 문화와 관련된 이들에 관련한 법(초안)이며 추후 결과를 보고 수정될 수도 있으며, 그러한 활동을 지향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하영은 여러 노래를 작곡을 완성하였으며 남는 시간동안 자신의 곡들을 수정해나갔다.

작곡을 하고 가사를 붙인 뒤 직접 노래를 여러 번, 다양한 감정으로 불러본 뒤 노래에 맞지 않는 부분이나 튀는 부분을 집요하게 찾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그로인해 노래의 퀄리티가 월등히 좋아졌고 더 수정을 할 부분이 없어지자 하영은 저작권 협회 - 하운이 일하는 본청의 한 사무실 - 에 찾아가 자신의 노래들을 등록하였다.

그 후로는 사람들이 거기를 돌아다닐 정도로 날씨가 풀리기 전까지는 계속하여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오빠를 도와서 서류 작업을 돕기도 하였다.


날이 어느 정도 풀리자 하영은 거리로 나가 버스킹을 할 준비를 세웠다.

그녀가 입은 옷은 연희와 연주가 꼭 입혀보고 싶다며 만든 캡 모자와 흰 티셔츠 그리고 청바지였다.

무릇 남성들이 시선을 자주 보내는, 일상적인 옷들이면서도 매력을 풍기는 그러한 옷들을 하영에게 입혀보고 싶다며 지난 가을, 겨울에 하영을 위해서 열심히 만들었던 의류들이었다.

하영은 첫 버스킹인 만큼 옷들을 입고 거리로 나와 버스킹을 할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리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만한 공간이 없었기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 도착한 하영은 분수대 주위에 원으로 놓여진 돌 의자에 앉아 심호흡을 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처음 보는 그녀의 행색에 시선을 보냈고 마침 하영은 입을 열었다.


~♩~~♪♪

~♪~♪♬


감미로운 음색이 공원 주변으로 흘러나가자 지나가던 사람들과 대화를 하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하영을 쳐다보았다.

처음 듣는 멜로디와 아름다운 음색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들을 잊고 자리에 서서 그녀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한 곡이 끝나자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며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긴장한 마음과 달리 사람들의 반응이 좋자 하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제가 작곡한 노래인데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괜한 폐를 끼친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자 사람들은 아니라며, 더 불러달라고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영은 그런 사람들을 한번 쳐다 본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들려드릴 노래는 많습니다. 제 노래가 좋은 추억으로 남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말을 하며 하영은 다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내 하영의 앞으로 다가와 거리를 벌리고는 그 자리에 앉아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어느 사람들은 눈을 감으며, 어느 사람들은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며 하영의 노래를 들었다.

먼 곳에서 지켜보던 하운과 가족들, 그리고 각 영주들과 전 베아트리체 공작의 가족들, 전 율리시스 백작의 가족들도 하영의 노래를 들으며 감탄했다.

노래가 끝나고 다시 시작이 될수록 사람들의 반응은 엄청났고, 하영은 그러한 사람들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진 듯 평소보다 더 열심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운은 공원을 한 번 훑어보더니 이런 것이 버스킹의 묘미지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하영은 사람들의 앞에서 인사를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지나가다 노랫소리를 듣고, 지인들이 오지 않아 찾으러 온 사람들과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도 있는지 사람들은 처음보다 몇 배는 더 많아진 상태였고 그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혹시 하영에게 다가가 난리를 치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 된 하운은 하영의 곁으로 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후 하영을 데리고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왔다.

사람들은 하영에게 물어볼 것이 많은 듯 했지만 하운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없었고 노래를 잘 부르는 소녀가 하영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하운은 하영을 가족들에게 데려온 후 그들에게 조만간 일간지와 주간지로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들은 평소와 같은 생활에서 큰 재미를 찾은 듯 눈이 반짝이며 일간지가 나오기를 기대하였고 이러한 버스킹은 큰 소문이 나며 하운의 영지 전역으로 소문이 퍼졌다.

또한 인근의 영지에도 소문이 나며 결국에는 미르타 전역으로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르타에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으며 문화 발전을 추구하는 하운의 영지로 찾아오는 예술가들이 늘어 사람들의 삶은 더욱 더 풍족해지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말

이번 하영의 편은 번외와 같은 내용으로 소소한 일상을 담은 스토리였습니다.

다음 화부터는 다시 하운의 스토리가 시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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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2부 71화. 준비(2) +6 22.10.01 43 10 11쪽
70 2부 70화. 준비(1) +6 22.09.30 34 10 10쪽
69 2부 69화. 암영[暗影](2) +6 22.09.24 47 15 13쪽
68 2부 68화. 암영[暗影](1) +4 22.09.21 56 17 13쪽
» 2부 67화. 하영의꿈(4) +6 22.09.17 48 17 12쪽
66 2부 66화. 하영의 꿈(3) +4 22.09.14 44 18 9쪽
65 2부 65화. 하영의 꿈(2) +2 22.09.10 50 17 11쪽
64 2부 64화. 하영의 꿈(1) +4 22.09.09 47 18 11쪽
63 2부 63화. 도시 발전(2) +6 22.09.07 54 19 11쪽
62 2부 62화. 도시 발전(1) +10 22.09.03 60 20 10쪽
61 2부 61화. 첫 데이트 +8 22.08.31 64 19 10쪽
60 2부 60화. 연주의 결혼식 +8 22.08.30 67 2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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