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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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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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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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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부 64화. 하영의 꿈(1)

DUMMY

오늘 하루는 자체적으로 휴무라는 계획을 세운 하운은 느긋하게 아침까지 늦잠을 자고 있었다.

아침까지 늦잠이라는 말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하운의 평균 기상시간은 오전 5시 30분에서 6시 정도로, 이른 새벽에 깨어나 간단한 스트레칭 및 운동을 하고 업무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왔다.

하지만 자체 휴무를 맞은 지금 오전 10시가 다 되도록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자유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아침에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인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마음.

휴무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하운이었다.

사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놀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에 집중을 하다보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자각하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었지만.

하운이 침대에서 밍기적거리며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하며 생각하는 와중 누군가 침대로 몸을 던졌다.


“일어나아아~~!”


“으억!”


엎드려있는 하운의 등에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익숙한 목소리와 익숙한 무게, 그리고 자신의 방에서 이렇게 행동을 할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었다.


“영아.. 오빠 힘드러..”


바로 하운의 동생인 하영이었다.

평소에 하영이라 부르는 하운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종종 부르던 애칭인 영으로 하영이를 부른 하운은 죽겠다며 툴툴거렸다.

하영은 말로는 그렇게 해도 항상 자신을 생각해주는 오빠가 좋았기에 더 달라붙으며 애교를 부렸다.


“일어나아~ 해가 뜬지 한 참이나 지났어!”


12살이지만 자신과 이렇게 놀 때면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는 동생이 귀여워 하운은 웃으며 머리를 흩트렸다.

보통 자신의 머리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여자들이 많지만 하영에게는 가족만큼은 예외였다.

자신도 예쁘고 귀여운 것을 아는지 종종 이렇게 아이처럼 굴며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선수인 동생이었다.


“히. 엄마가 일어나서 아침 먹으래!”


하운은 그 말에 자동처럼 5분만을 외쳤다가 하영에게 등짝스매싱을 당했다.

엄마보다는 아니지만 손이 점점 매워지는 것 같았다.

하운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하며 일어나 자리를 정돈한 후에 하영과 아침을 먹으러 이동했다.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 하운은 하영의 재잘거리는 말을 들어주며 호응을 해주고 있었다.


“아니! 그래서 자꾸 싫다고 했는데도 자꾸 그러잖아! 짜증나.”


대화의 주제는 싫다고 해도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애에 관한 것이었다.

딱 들어보니 남자애가 하영이를 좋아해서 관심을 끌려고 장난을 치는 것이었지만 애석하게도 하영에게는 점점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아끼고 좋아하는 동생을 건드려..? 하는 마음이 일었다.

장난치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마음까지 있다고?

누구인지 꼭 알아내서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었다.


“그래? 못된 아이네. 그래서 누군데?”


“쟈프라고 같이 수업 듣는 애!”


하영이 미르타에 오면서 연희가 교육을 해주다 일이 많아져 친분 있는 귀족의 자제들과 젠카 부족의 아이들을 모아 과외식 교육을 하는 인원들 중 한 명이었다.

쟈프는 수업 전에 부모님을 따라서 아이들과 만났을 때 하영을 보고 첫 눈에 반해 열심히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관심을 끌려했으나, 하영이 쳐다도 보지 않자 시선을 끌기 위해 점점 툭툭 건드는 것을 시작으로 장난을 치는 것으로 발전했다.

물론 자신의 마음 한 켠에는 그렇게 하면 하영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라도 하영과 말을 섞고, 그 시간동안에 자신에게 관심이 향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기에 그만 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 장난이 자주 지속되다보니 하영에게는 그저 싫은 괴롭힘으로 느껴졌고 오히려 하영이 쟈프를 싫어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빠가 가서 따끔하게 혼내줄까?”


하운은 감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동생을 괴롭힌 쟈프라는 아이를 용서치 못했다.

속으로 조용히 분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았다.


“아니야. 오빠는 바쁘잖아. 이렇게 쉬는 날에 나랑 놀아야지! 걔한테 가는 시간조차 아까워!”


하영은 평소에도 바빠 시간을 잘 내지 못하는 오빠와의 시간을 허투루 버리기 아까웠기에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한 반응에 하운은 앞으로 자주 이렇게 시간을 내어 하영과 놀아주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식당에 도착한 하운은 먼저 도착해있는 이모와 이모부에게 인사를 한 후 엄마가 힘껏 차리신 음식을 먹었고, 하영은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재잘재잘 떠들며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었다.

활기찬 아침 식사가 끝난 후 하운은 하영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현대처럼 딱히 재미있게 즐길 거리는 많지는 않았지만 현대와는 다르게 자연과 공존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집들과 자연이 어우러져있는 풍경 하나만큼은 정말로 멋진 광경이었다.

그러한 풍경들을 감탄하면서 지나가다 하운은 문득 동생에게 궁금한 것이 떠올라 질문을 하였다.


“하영이는 꿈이 뭐야?”


“응? 꿈?”


“응. 하영이도 12살이고 하고 싶은 것이 있나 싶어서.”


하영은 하운의 말에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행동을 본 하운은 더욱 궁금해져서 다시한번 더 물었다.


“왜? 무엇을 생각을 했길래 고개를 젓는 거야?”


“옛날에는 가수나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요새는 모르겠네?”


그 말에 하운은 어렸을 적 가족과 음악 영화를 보았던 것이 떠올랐다.

당시 한국에서 예상과는 달리 어마어마하게 히트를 친 영화는 고아였던 한 아이가 보육원에 자주 들르는 후원자에 의해 바이올린을 배우게 되어 성인이 될 때까지 열심히 노력을 하며, 남들과 다른 천재성으로 심금을 울리는 깊이 있는 연주와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 자신과 같이 돈이 없어 음악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보육원의 아이들에게 후원과 기회를 주어 그 아이들과 같이 연주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아름다운 영화였었다.

당시 하영은 즐겨 듣던 발라드를 부른 가수처럼 되고 싶기도 했고 저 영화처럼 바이올린을 배워 따뜻한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었다.

당시 5살이었던 아이에게는 귀로 들리는 연주와 음악이 더욱 더 아름답게 들렸을 것이리라.


“지금은 왜?”


“여기선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악기를 하는 사람들이 없잖아.”


하영의 말처럼 대륙과 미르타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음유시인은 그저 반주를 통하여 이야기를 하듯 노래하는 것이었고 다른 연극에서의 악기도 분위기를 낼 정도로만 배워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연극의 시장도 아직 커지지 않고 점점 더 발전해 나가는 중인 이유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전문적으로 음악 하나를 생업으로 밀고 나가는 사람들은 적었다.

또한 노래 역시 미르타의 원주민들은 전투와 의식과 같은 일들이 있을 때 용기를 북돋게 하거나 제례와 같은 노래가 전부였다.

대륙 역시 마찬가지로 평민들은 삶을 유지하기 힘들어 노래를 부를 시간이 없었고 귀족들은 노래를 부르는 것 보다 다른 귀품있는 행위들로 명예를 채우려고 노력을 했었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여기에 그러한 사람들이 없다고 하지 않으면 후회하지 않을까? 그리고 음악은 사람들과는 뗄 수야 없는 관계여서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충분히 먹고 살만 해지면 음악을 찾게 되어있어. 그래서 오빠는 지금부터 해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하운의 말에 하영은 생각에 잠겼다.

오빠의 말대로 아직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예전과 달리 충분히 먹고 살 만큼 돈을 벌고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오빠의 도시 발전 계획으로 경제가 활발해지고 사람들의 소비도 늘은 만큼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문화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 예로 단막극이었던 연극이 늘어나고 장편으로 시간도 늘어나며 공연이 활발해 진 것이 특징이었다.

이러한 반응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금과는 달리 가수처럼 노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 옛 조선처럼 악기와 노래를 하는 기생들, 오케스트라와 같이 전문적인 집단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마음도 큰 하영은 오빠의 말에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그래. 이왕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김에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를 하는 거야!’


하영은 자신이 직접 사람들에게 음악과 연주를 들려주며 음악의 시장이 커지기를 희망했다.


‘노래는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을 하면 되지만 악기는 어떻게 하지?’


하운처럼 욕심이 많은 하영은 두 개의 꿈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지만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가 없었기에 고민이 들었다.

연주를 하려면 악기가 있어야하는데 악기가 없으니 시작부터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그 고민을 들은 하운은 웃으며 하영을 달랬다.


“어차피 기타와 비슷한 악기는 있잖아. 장인들에게 부탁해서 만들어달라고 하면 되지. 어쩌면 현대와 비슷한 악기가 나올 수도 있고 아예 처음 보는 악기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잖아? 현대에서 본 악기들이 나오면 더 쉽게 적응하고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처음 보는 악기들이 나온다고 해도 새로운 음색으로 새로운 연주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난 재미있을 것 같은데?”


기타와 비슷한 바이올린은 그대로 만들 수 있겠으나 오히려 처음 보는 악기가 등장하여 더 풍부하고 다양한 음색들로 채워진다면 얼마나 더 예쁠까!

하영은 하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감이 솟았다.


“오빠가 내일 아버지와 만나서 이야기 해볼게. 우선은 놀자!”


만드는 것이 취미인 호선이라면 하영에게 알맞은 바이올린을 만들어주시리라 믿는 하운은 하영과 놀 계획을 세웠다.

재미있는 것을 찾던 와중 시간도 보낼 겸 하영의 취향에 맞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바로 코미디 연극이었다.

즐겁게 감상하며 연주도 같이 흘러나오는 하운과 하영에게 딱 알맞은 것이었기에 지체하지 않고 바로 티켓을 사서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슬쩍 옆을 보니 기대감과 흥분으로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하영을 보고는 하운은 그만 웃고 말았다.


작가의말

즐거운 명절, 추석 되시기 바랍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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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부 70화. 준비(1) +6 22.09.30 35 10 10쪽
69 2부 69화. 암영[暗影](2) +6 22.09.24 47 15 13쪽
68 2부 68화. 암영[暗影](1) +4 22.09.21 56 17 13쪽
67 2부 67화. 하영의꿈(4) +6 22.09.17 49 17 12쪽
66 2부 66화. 하영의 꿈(3) +4 22.09.14 45 18 9쪽
65 2부 65화. 하영의 꿈(2) +2 22.09.10 51 17 11쪽
» 2부 64화. 하영의 꿈(1) +4 22.09.09 48 18 11쪽
63 2부 63화. 도시 발전(2) +6 22.09.07 54 19 11쪽
62 2부 62화. 도시 발전(1) +10 22.09.03 61 20 10쪽
61 2부 61화. 첫 데이트 +8 22.08.31 64 19 10쪽
60 2부 60화. 연주의 결혼식 +8 22.08.30 67 2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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