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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시야 작가입니다.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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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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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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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부 65화. 하영의 꿈(2)

DUMMY

공연은 코미디 연극으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과장하여 꾸민 공연이었다.

공연은 주제에 걸맞게 활발한 분위기와 그에 알맞은 음악이 흘렀다.

하운은 휴식인 만큼 공연을 보고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어나가고 있었고, 그 옆의 하영은 음악 감상 위주로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평범한 자신의 귀에 좋으면 다른 사람들의 귀에도 좋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객관적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판단을 내렸다.


‘이 장면과 이 음악은 살짝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네.’


가끔 단원들의 대사가 묻힐 정도로 음악이 크게 들릴 때도 있었고 가끔은 음이 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였다.

하영은 지금까지 자신이 파악한 바를 머릿속에 새겨두면서 공연을 관람했다.

후에 자신이 악기를 연주한다면 제일 먼저 연주를 할 곳이 연극이라 생각했기에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음악적 요소를 중점으로 관람을 했다.

공연이 끝나고 하운은 전에 에리나와 같이 갔었던 식당을 찾았다.

인테리어도, 주변 풍경도 좋았고 음식도 맛이 있었기에 하영 역시 만족할 것이라 여겼다.

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하면서 하영은 공연장에서 자신이 느꼈던 것을 하운에게 재잘재잘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그 음이 아니라 좀 더 낮은 음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았는데..”


하운은 하영의 말을 들으며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공연에 집중하느라 음악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으나 자신에게는 크게 거슬리거나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없었던 것 같았다.


“오빠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그건 오빠가 공연에만 집중해서 그런 거 아닐까?”


하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음? 그런가? 하긴, 대부분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가지 음악 위주로 감상하지는 않으니까.”


하운은 그리 말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몇 개의 멜로디가 아닌 음이 거슬린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은 모르지 않나?

특히 수많은 연습을 해왔던 단원들이 몰랐다면 하영이의 귀가 밝은 편인가?

상대음감이 뛰어난 것일까 아니면 절대음감일까?

하운이 알기로는 기준음을 가지고 다른 음을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음감이라면 절대음감은 어떠한 기준도 없이 모든 음의 절대적인 음낮이를 아는 것이었다.

선율을 듣고 바로 계이름을 확실히 알고 말할 수 있다면 절대음감, 악기나 기준음이 주어졌을 때 상대적인 음의 높낮이를 안다면 상대음감.

하영의 경우는 무엇에 해당하는 지 잘 모르는 하운이었다.

만약 절대음감이라면 10000명중의 5~10명에 해당하는 음의 천재고, 상대음감이라면 절대음감만큼은 아니더라도 음악에 조예가 있는 편이니 하영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그러한 음감이 있다면 음악을 하는 것에 더 도움이 될 테니.


“그래도 음감이 뛰어난 편이니 음악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네. 상대음감이라 하더라도 많은 노력을 하면 어느 정도 절대음감을 키울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잘되었네! 절대음감이라면 더 좋은 일이고!”


하운이 자신의 일인 마냥 기뻐하자 하영은 괜한 쑥스러움에 음식만 먹기 시작했다.

오빠의 말대로 절대음감이라면 좋겠지만 상대음감이라도 하영은 슬프지 않을 것 같았다.

어릴 적부터 키워오던 꿈을 펼치기에 어느 것이던 도움이 될 테니.

아직은 피아노와 같은 악기가 없었기에 테스트를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얼른 악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하영의 마음이 얼굴에 드러나자 하운은 하하 웃으며 제일 먼저 동생의 악기 제작부터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 *



하운이 집으로 들어오고 호선과 둘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하영이가 음악이 하고 싶다고?”


“네. 보아하니 어릴 때부터 꿈을 꿔온 것 같은데 이곳에는 노래를 부르는 직업이나 제대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포기할까 싶은 마음이더라고요.”


호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이곳에는 아직 음악이 발달하지 않았다.

그나마 대륙이 여기보다는 발달한 편이었지만 중세시대의 유럽처럼 오케스트라나 악기를 통한 음악이 발달한 것이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악기들이 막 만들어지려는 시기에 전쟁이 일어나 없어진 사례랄까.

호선은 종종 하영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현대에 있던 노래만큼은 아니었지만 멜로디는 발라드와 비슷했고 대륙과 미르타의 음율도 아니었던 것 같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저 흥얼거리며 만든 노래이겠지만 어렸을 때 들었던 노래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

취미로 흥얼거렸던 그때와 달리 마음을 잡고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면 후에 현대와 같은 음악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 만들어 본 적은 없지만 한 번 만들어보마.”


자기의 작업실로 돌아온 호선은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고 떼를 쓰지도 않고 언제나 묵묵하게 주위에서 알려준 것들을 보고 배우며 자란 하영이 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고 하자 그 꿈을 도와주고 싶었다.

오죽했으면 오빠인 하운과 달리 하영은 즐길 거리가 없어 안타까워했던 호선과 연희였을까.

하영을 제외한 하운 가족은 전원 덕업일치의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호선은 만들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작게는 공예부터 크게는 건설까지 참여하였고, 연희와 연주는 옷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 매번 계절마다 새로운 의상들을 만들기도 했었다.

페일 역시 전과 달리 승마와 호선이 알려준 골프를 즐겼고 하운은...


‘음? 하운은 덕업일치라 해야 하려나..?’


물론 몸을 쓰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 검술을 배우고 무예를 배웠다.

하지만 하운이 해왔던 일들을 보면 전투와 탐색과 같이 위험한 일이 많았었다.

그것을 보고 덕업일치라 해야 싶은 호선이었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가지고 부대원들을 키우고 새로운 병사들을 키우고 있으니 덕업일치라 해야 할까. 참 애매했다.


호선은 작업실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예전에 목공을 하던 시절 바이올린을 제작하고자 공부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제작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식 자체는 가지고 있었다.

바이올린의 본체는 전체가 70개로 앞, 뒤 ,옆판과 목(왼손으로 잡는 부분) 그리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지판까지 다섯 부분으로 되어있었다.

앞판은 주로 침엽수 종류인 가문비를 사용하는데 소리의 울림이 좋아 다른 악기들에도 많이 사용이 되었다.

뒤판은 포플러나 단풍 같은 활엽수를 사용하였고 옆판은 뒤판과 같은 재료를 1mm 정도의 두께로 얇게 깎아 활로 연주할 때 부딪히지 않게 구부렸다.

목 부분은 단풍나무를 주로 사용하였고 지판은 가장 내구성이 좋다는 흑단을 대패로 깎아서 제조했다.

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이탈리아 장인들의 비법과 같지는 않겠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나무가 사용되고 어떠한 것이 필요한 지는 파악을 하고 있었다.

호선은 처음으로 딸에게 줄 선물을 대충 만들고 싶지 않았고 그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와 같은 명품 악기를 만들고 싶었다.

바이올린에 대해 공부할 적에 18세기의 악기들이 왜 현대의 바이올린보다 뛰어난 지 연구결과를 본 적도 있었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제작된 당시 기후가 유난히 추워 나무의 나이테가 촘촘하고 나뭇결의 밀도가 높아 소리의 스펙트럼이 균일하고 음정 변화가 거의 없다는 연구와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제자들이 벌레로부터 바이올린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적인 도료를 발랐는데 그 도료로 인해 잡음을 제거하는 효과를 주어 뛰어난 음색을 만들어졌다는 연구도 있었다.


호선은 이러한 지식들을 통해 추운 지방의 목재와 바이올린에 바르는 도료에 신경을 써야할 것을 깨달았다.

미르타 섬은 안타깝게도 남부에 위치한 곳이었기에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비록 목재는 많았으나 제대로 된 명품 악기가 만들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목재와 재료들을 사용해서 한 번에 만들기는 어려웠기에 기존의 가지고 있는 해당되는 종류의 목재들을 가지고 제작을 하기로 결정했다.

추운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대륙에 있는 인원들을 통해 구해야 할 것 같았다.

호선이 바이올린 제작을 시도하기 위해 공방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하운은 대륙으로 호선의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주기적으로 갈 연락선이 출발을 할 시기였기에 다른 지시 사항들 및 편지를 보냈고 현지의 상황에 대해 알려달라고 전했다.

아마 목재가 도착하기에는 오래 걸릴 것이기에 하운은 다른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하며 서류들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호선과 하운이 일로 바빠지자 하영은 아무도 없는 건물에서 노래 연습을 시작했다.

종이에 오선지를 그리며 음계들을 적어나가며 음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했다.

연주 이모로부터 들은 7개의 온음계와 12개의 반음계를 적고 직접 소리를 내어보며 음에 익숙해지도록 했고 그 후에 자신이 생각했던 음을 적어보며 직접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수정해 나갔다.

첫 시작부터 작사하는 것이 어렵고 무도해보이지만 온음계와 반음계를 아는 사람은 가족을 제외하고 없었으며 미르타의 악보들과도 달라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어려웠다.

또한 노래 역시 오선지에 표기된 온음계와 반음계와 달리 미르타의 악보와 달랐다.

예를 들면 미르타의 악보의 도에 해당하는 음이 자신이 만든 악보에서는 미와 파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아직 음악이 발달하지 않은 탓도 있었으며 표기와 음이 달랐던 탓도 있었다.

미르타의 악공들이 연주하는 곳에 찾아가 부탁하여-하영은 영지에서 예쁘고 착하기로 소문이나 많은 이들이 좋아했다.- 악보와 연주를 들어보았으나 연주의 음과 악보에 표기된 것도 다른 적도 많았다.

보통 음계를 적고 그 밑에 악기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써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음계나 음표 등이 정확하게 정립이 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그래서 하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발달해온 현대의 지식을 빌려 시도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인 만큼 어려운 노래로 하기에는 힘이 들었기에 평소에 자주 흥얼거리며 만든 멜로디를 수정하며 오선지에 그려나갔다.

많은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완성이 되자 악기로 연주를 해보고 싶었으나 아직 제작이 완료되지 않았기에 노래에 어울리는 작사를 생각하며 대입해 나갔다.

작사는 예전부터 심심하면 멜로디에 붙여보았던 적이 많아 작곡보다는 시간이 훨씬 적게 들었다.

노래가 완성이 되자 그 소식을 들은 가족들이 달려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쳐다보자 하영은 쑥스러운 마음을 잡고 가족들 앞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노래를 불러보았다.

노래가 끝나고 가족들에게 성대한 박수와 환호를 받은 하영은 기쁜 마음에 헤헤 웃었다.


미르타의 음악계를 흔들어버릴 사건들 중 하나의 시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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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9.11 06:59
    No. 1

    낮은 음자리가 필요 하다면 비올론첼로가 필요하겠군요.
    개인적으로 바이올린의 경쾌한 소리도 좋아하지만 첼로의 묵직한 중저음 연주를 좋아합니다. ㅎㅎ 같은 바이올린족이쥬... 하영이 연주를 하는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ㅊ.ㅊ)~ 즐감하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우주귀선
    작성일
    22.09.13 21:44
    No. 2

    잘 모르는 분야임에도 흥미진진하게 잘 읽어지네요. ^^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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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부 70화. 준비(1) +6 22.09.30 34 10 10쪽
69 2부 69화. 암영[暗影](2) +6 22.09.24 47 15 13쪽
68 2부 68화. 암영[暗影](1) +4 22.09.21 56 17 13쪽
67 2부 67화. 하영의꿈(4) +6 22.09.17 48 17 12쪽
66 2부 66화. 하영의 꿈(3) +4 22.09.14 44 18 9쪽
» 2부 65화. 하영의 꿈(2) +2 22.09.10 51 17 11쪽
64 2부 64화. 하영의 꿈(1) +4 22.09.09 47 18 11쪽
63 2부 63화. 도시 발전(2) +6 22.09.07 54 19 11쪽
62 2부 62화. 도시 발전(1) +10 22.09.03 60 20 10쪽
61 2부 61화. 첫 데이트 +8 22.08.31 64 19 10쪽
60 2부 60화. 연주의 결혼식 +8 22.08.30 67 2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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