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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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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37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5.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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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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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 37. 시위의 시대 >

DUMMY

무슨 일인지 이해가 됐다. 나에게 당한 놈들이 작당을 해서 복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장 나를 상대하기는 부담스러우니 연약한 여성 멤버를 본보기로 노린 것이었다.


그런데... 저 놈의 불독은 감옥에 있어야 하지 않나? 내 기억으로는 테헤란로에서 나에게 참교육 회초리를 두들겨 맞고 입원한 뒤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벌의 힘은 있는 죄도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었나 보다.


나는 상황을 대충 파악하고 우리 식구들이 모여 있는 병원으로 날아갔다.


“내가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김영철 경호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내가 화장실을 막 나서는데 괴한 두 놈이 달려들더라고요. 그걸 김영철 경호원이 온몸으로 막다가...”


“정말 큰일 날뻔 했네요. 김영철씨 없었으면... 생각하기도 무섭네요. 김기자는 좀 진정됐어요? 많이 놀랐을 텐데”


“네, 저는 괜찮아요. 김영철 경호원한테 무슨 일 안 생기기만 바라고 있어요”


우리 둘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박경감이 안심을 시켰다.


“의사 선생님 말씀이 생명에는 지장 없다고 했잖아요? 그나마 천만다행이라 생각하고 빨리 회복되기나 바랍시다”


“상처가 깊었다는 뜻인가요?”


“네, 김영철 경호원이 내공이 간단치 않았어요. 칼에 찔리는 순간에도 나머지 한 놈이 김기자에게 접근하는 걸 막았다는 거예요. 그 바람에 상처가 장기 깊숙이 커진 것 같아요.”


“아아, 큰일날 뻔 했네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저 대신 말이에요”


김기자가 훌쩍이기 시작한다.


“지난번에 경호 그만 하자고 했을 때 펄쩍 뛰더니... 이렇게 되고 보니 김영철 경호원이 생명을 구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내 대신 저렇게 된 게 미안하기도 하고...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반대로 김기자 혼자 있다가 그일을 당했다고 생각해 봐. 그러면 김기자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기도 끔찍하지만 그런 최악의 상황이 안 생기게 김영철 경호원이 방패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자고”


이용준 캡도 후배 기자가 큰일을 안 당한 게 천만다행이라는 심정이었다.


나는 멤버들에게 괴한들을 보낸 불독 일행에 대해 말해 주었다.


하기야 놈들이 나에게 한 번 당했다고 끝까지 죽어 지내겠는가? 편안한 엄마 품속 같은 세상에서 눈보라 치는 황량한 들판으로 나온 것 같은, 생각지도 않았던 처지에 놓이자 놈들은 이를 갈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겠지.


나는 오늘 일로 이제 내가 생각해 오던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는 박경감과 김연, 이용준 두 기자를 내세워 일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인원을 보강하고 조직과 체계를 갖춰 내가 직접 진두지휘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


참으로 무서운 게 민심이다. 평소에는 순한 양 같던 국민들이 한 번 들고 일어나면 끝을 보지 않고는 가라앉지 않는다. 대통령이 처남 명의로 대기업의 납품업체를 운영해 치부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들고 일어났다.


대통령 처남이 이실직고를 하는 바람에 대통령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변명을 할 수도 없게 되었다. 박강림 경감의 수사팀은 대통령 처남 이충기로부터 자신이 대표로 있는 협력업체의 실소유주는 대통령이라는 진술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소식은 B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가 돼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자기는 그러면서 부정과 부패를 엄단하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으니 사람은 참 하루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미련한 존재인 것 같기도 했다.


주말이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광화문으로 집결했다. 시간이 갈수록 집회 참가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제는 광화문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꽉 메웠다.


나는 요즘 한국 사람들이 머리가 까맣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집회 현장 상공에서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보면 온통 새까맣게 보였다.


갓난아기를 태운 유모차들까지 시위대에 합류하면서 한국의 시위 사태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시위대 중간중간 마련된 무대의 전광판에는 내가 그동안 펼쳤던 참교육 장면이 다양하게 편집돼 방송되고 있었다.


참교육 회초리가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다 나쁜 놈들의 종아리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저게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하다가도 요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저것보다 더한 장면들도 CG를 이용해 만들어내는 걸 본지라 ‘그럴 수도 있지’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 각종 뉴스나 유튜브 같은 인터넷 매체, 그리고 요즘처럼 시위 현장에서 참교육 현장을 수없이 접한 시민들은 나를 ‘참교육 선생’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사람들은 상대가 무슨 잘못을 하거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할 때 어김없이 ‘참교육’을 받아야겠느니 ‘참교육 선생’을 초빙해야겠느니 하면서 ‘참교육’을 언급하는 게 유행이었다.


‘참교육’은 요즘 말 그대로 ‘핫’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또 여자 남자 구분 없이, ‘참교육’은 대한민국의 유행어가 되었고 나의 참교육 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국민들이 많았다.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시위현장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나를 직접 보고 싶어하니 한 번 나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나는 자칫 사람들의 종아리를 때리는 행위가 인권을 침해하는 걸로 비칠 수도 있고 나의 정체를 온전히 밝히는 것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여겨 좋은 말로 사양해 왔다.


시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시민들의 분노는 점점 더 커졌다.


실제로 대통령집무실로 향하는 도로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버스를 줄지워 만든 이른바 ‘차벽산성’을 스크럼을 짠 시민들이 밀어 넘어뜨리는 아찔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자칫 대통령집무실이 분노한 시민들의 발길에 짓밝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제일 걱정인 것은 군의 개입이었다. 강경 군부세력들이 빌미를 제공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흥분한 시민들이 청와대와 군이 쳐놓은 덫에 걸릴 수도 있었다.


나는 이런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주항쟁 같은 일은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들에게 발포한 주범들은 결국은 단죄를 받았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리고 자손대대로 물려줄 엄청난 규모의 부정축재까지 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의 대한민국의 실제상황 아니었던가?


내가 시위대 앞에 나서는 문제를 두고 아차산그룹은 여러차례 회의를 했다.


“지금 이 상황은 사실 우리가 만든 상황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우리의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을 설득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러다 만약 시위대가 길동님의 설득을 안 듣고 폭력화된다거나 하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악화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책임이 길동님에게 오롯이 돌아갈 거고요”


“시위대의 분노가 갈수록 증폭되고 일탈 행위가 많아지고 있어요. 시위대에 질서를 부여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어요. 내가 설득할 자신 있습니다.”


토론 끝에 우리는 ‘홍길동이 등장할 때가 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은 어제 긴급 성명 발표를 통해 하야 대신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 위험을 고려해 임기는 마치고 임기 후에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조사를 받겠다는 카드를 내놓았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밖에 안 되는 대통령의 성명 때문에 오히려 오늘 집회는 사상 가장 많은 참가자를 불러모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차벽산성을 밀어뜨리고 청와대로 진격할 가능성도 높았다.


우리 아차산 그룹은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멈추는 지하철 5호선과 경복궁역을 지나는 지하철 3호선, 시청을 지나는 1호선, 2호선 등 모든 지하철 노선이 시위 현장 근처의 역들은 멈추지 않고 통과했다.


우리 아차산 그룹은 을지로4가역에서 내려 을지로, 청계천, 종로를 거쳐 광화문으로 걸어갔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시민들은 개돼지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나온 이웃집 아저씨, 아줌마, 총각, 아가씨, 어르신들이었다.


공권력과의 사소한 충돌이 이런 시민들을 향한 발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 연단에 서서 시민들에게 질서를 호소하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설득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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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22.05.29 192 2 10쪽
40 < 39. 대통령은 이렇게 참교육을 받았다 > 22.05.28 199 2 10쪽
39 < 38. 시위대 앞에 나서다 > 22.05.28 191 1 10쪽
» < 37. 시위의 시대 > 22.05.27 198 1 9쪽
37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22.05.27 203 2 10쪽
36 < 35. 본캐는 대통령, 부캐는 납품업자 > 22.05.26 222 3 10쪽
35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22.05.26 212 2 10쪽
34 < 33. 이신성, 무릎 꿇다 > 22.05.25 234 2 9쪽
33 < 32. 대통령의 두 얼굴 > 22.05.25 207 2 9쪽
32 < 31. 홍길동은 주사파다 > 22.05.24 212 2 10쪽
31 < 30.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하다 > 22.05.24 212 2 9쪽
30 < 29. 지푸라기라도 잡거나 애걸을 하거나 > 22.05.23 216 1 10쪽
29 < 28. 지뢰가 터지고 있다 > 22.05.23 214 2 10쪽
28 < 27. 1조원 줄 테니 장부 내놔 > 22.05.22 220 2 10쪽
27 < 26. 비겁한 간부들 > 22.05.22 223 2 10쪽
26 < 25. 회사 속이기 작전 > 22.05.21 238 3 10쪽
25 < 24.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 +1 22.05.21 248 3 10쪽
24 < 23. 신성에 포문을 열다 > +2 22.05.20 253 4 10쪽
23 < 22. 아차산그룹 결성 > +1 22.05.20 259 4 10쪽
22 < 21. 김연 기자의 작전계획 > +1 22.05.19 276 3 9쪽
21 < 20. 1조원을 요구하다 > +1 22.05.19 281 3 9쪽
20 < 19. 당황한 이회장 > +1 22.05.18 288 3 9쪽
19 < 18. 참교육의 후폭풍 > +1 22.05.18 288 4 10쪽
18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1 22.05.17 295 4 10쪽
17 < 16. 불독, 자객을 보내다 > +1 22.05.17 286 3 10쪽
16 < 15. 구치소의 고문이 되다 > +1 22.05.16 299 3 10쪽
15 < 14. 판사를 참교육하다 > +1 22.05.16 304 3 10쪽
14 < 13. 이회장의 비밀 > +1 22.05.15 305 4 10쪽
13 < 12. 구속되다 > 22.05.15 314 3 10쪽
12 < 11. 박계장, 옳은 선택을 하다 > +1 22.05.14 33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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