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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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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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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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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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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DUMMY

이름 김세한, 나이 40대 중반, 직업 태권도 사범.


김 사범님은 나를 어렸을 때부터 지켜봐 온 스승이다. 지금은 전국 각지에 태권도 학원들을 운영하는 한편 국회 체육관에서 정치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겉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아저씨이지만 ‘신기(神氣)’가 대단한 분이다. 물론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말이지만 내가 봐도 앞날을 예측하고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체득한, 사람 됨됨이를 판별하는 안목이 대단했고 그러다 보니 주변에 훌륭한 인재들을 둘 수 있었다.


김세한 사범은 내가 어려서부터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나에게는 태권도 같은 무술은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었는데 그래도 태권도 학원에서 다른 어린이들과 어울리도록 도왔다.


내가 도장에 안 나와 어머니한테 전화로 확인할라치면 조금 전까지도 자리에 없던 아이가 도복 차림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신기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은 사범님도 내가 특별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범님은 어린 내가 혹시라도 잘못 될 수 있을까봐 보통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조릿대로 만든 막대기로 이런저런 장난을 치는 걸 보곤 했는데 그 막대기가 이번 B장 사태 와중에 공개된 참교육 회초리의 원조였다는 걸 한눈에 알아보기도 했다.


사범님은 나를 만나 의논할 일이 있었는데 마침 잘 됐다며 우리와 동행을 하자고 요청한 것이다. 아마도 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아차산행을 하셨을 것이다. 한 명이 늘어난 우리 일행은 다시 방향을 틀어 너럭바위 쪽으로 하산했다.


너럭바위를 보니 ‘홍길동tv’를 론칭하면서 구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집채만한 바위를 한 손으로 드는 묘기를 선보였던 생각이 났다.


우리 일행은 아차산 자락의 단골 음식점 골방에 자리를 잡았다. 주말이라 바깥 홀은 등산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나는 바깥 홀을 거쳐 골방으로 들어오면서 불길한 기운이 뻗쳐오는 걸 느꼈다. 나의 표정이 편치 않은 걸 알아챈 사범님이 물었다.


“왜 그러시는가? 무슨 일이야?”


“아, 불길한 기운이 느껴져서요. 저 바깥 홀에 말이죠.”


김연 기자가 물었다.


“불길한 기운이라뇨? 무슨 말씀이죠?”


“우리한테 어떤 놈들이 해코지를 하려는 거 같아. 김 보디가드!”


김영철이 긴장해서 대답했다.


“예, 길동님. 신경 쓰겠습니다.”


“김연 기자 한시도 시야에서 놓치지 마세요. 알겠죠?”


“넵, 알겠습니다.”


주인아주머니가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집은 생선요리가 주메뉴인데 꾸덕꾸덕 말려 찐 가자미, 민어, 가오리 등이 특히 푸짐하고 맛이 좋았다.


오늘은 봄철이라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아차산에서 캤다는 여린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이 추가됐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도다리쑥국이 각자의 앞에 놓이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숟가락을 넣기 바빴다.


시장기를 달래고 나자 주인아주머니가 시골 고향에서 올려온다는 막걸리를 들여왔다. 각자 앞에 놓인 양은(洋銀) 잔에 서로서로 막걸리를 가득 채워 건배 준비를 마쳤다.


내가 먼저 건배를 청했다.


“자, 오늘은 뜻밖에 저의 오랜 스승님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수 있어 정말 영광입니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앞으로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스승님, 저와 저의 식구들, 앞으로 아낌없이 지도편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스승님의 건강과 지도편달을 위하여!”


일제히 낮은 목소리로 ‘위하여!’를 외치고 막걸리를 주욱 들이킨다. 캬~ 소리들이 이 사람 저 사람 입에서 절로 새어 나왔다.


정해진 순서라도 되는 양 이번에는 젓가락들을 들어 생선찜들을 찢어내 한입 가득 씩 넣고 우물우물 씹는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며 정을 나누다 보면 서먹한 사이도 정이 깊어가는 법이다.


내가 스승님에게 한 말씀 청했다.


“뭐 내가 초면에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고 내가 아까 우리 길동씨를 만나서 그렇지 않아도 할 말이 있었다고 한 것은 요즘 시국과 관련된 일입니다.


나는 요즘 국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광화문이다 서초동이다 대규모 집회를 여는 걸 보고 이 기운을 잘 살려야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지만 자칫 잘못하면 나라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라가 이 방향으로 갈 것이냐 저 방향으로 갈 것이냐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이냐일 겁니다. 이런 일들을 우리 길동군과 의논을 좀 해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현직 대통령의 후임을 의논하자는 말에 다들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나 지금의 정국 흐름으로 볼 때 조만간 대통령을 다시 선출해야 할 것은 분명했다.


“선생님은 혹시 주변에 쓸만한 사람이 눈에 띄던가요?”


“음... 이번 일이 예기치 않게 터져서... 평소에 누가 대통령감이냐 하는 시선으로 사람들을 보지 않아서인지 아직 뭐 뚜렷이 부각되는 사람은 없네. 자네는 혹시 그런 사람이 보이는가?”


“저 역시 뭐 특별한 사람이 생각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적격일까요?”


이용준 캡이 물었다. 선뜻 나서서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들 아직 생각들을 깊게 해보지 않은 것 같았다.


“자, 오늘 우리가 후임 대통령감은 이래야 된다, 뭐 이런 결론을 내려고 여기 모인 건 아니니까 차차 생각해 보죠.


오늘은 그동안 고생한 김연 기자하고 이용준 캡의 노고를 치하하고 또 이제 정신없이 바쁜 우리 박강림 경감님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립니다.


잠시라도 일 생각 접어두고 그냥 좋은 계절, 봄의 향취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자, 잔들 다시 채우시고 한 잔씩 더 하시죠.”


우리의 담소와 웃음은 밤이 이슥하도록 계속됐다. 바깥 홀은 손님들이 다 갔는지 조용해졌다. 주인아주머니는 대청마루에 앉아 TV를 보며 가끔 웃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김연 기자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일어섰다. 보디가드 김영철도 자동적으로 일어서서 김기자의 뒤를 따랐다. 김연 기자도 보디가드가 붙는 일상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모양이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고, 우리들은 B장 리스트 공개를 앞으로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지, 시점은 언제로 예상되는지 등에 대해 두서없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방심한 모양이었다. 외마디 비명이 들려오고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들렸을 때야 식당에 들어오면서 느꼈던 불길한 기운이 떠올랐다. 걱정하던 일이 일어난 걸 직감했다. 나를 포함한 네 명의 남자는 일제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우리 네 명이 화장실 쪽으로 들이치니 김연 기자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저앉아 울고 있고 김영철은 쓰러져 손으로 배를 누르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칼에 찔린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식당 밖으로 일제히 뛰어나갔다. 밖에 대기 중이던 SUV에 남자 두 명이 서둘러 타는 것이 보였다.


나는 뒷일을 부탁하고 놈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놈들은 강변북로를 정신없이 달리더니 두무개길로 접어들었다. 놈들은 내가 비차를 타고 SUV와 함께 나란히 날아가고 있는 걸 꿈에도 알 수 없었다.


과속으로 달리던 놈들은 특별히 추격하는 차가 없는 걸 확인하고 속도를 줄였다. 놈들은 한남대교를 지나 우회전해 한남오거리에서 신호를 받더니 푸른 등이 켜지자 직진으로 한남동 언덕으로 올라갔다.


조금 이상했다. 이 동네는 대한민국의 최고 부자들이 사는 동네... 이신성 회장도 이 동네 주민 아닌가...?


그러나 차가 들어간 곳은 내가 우려하던 이신성 회장의 집은 아니었다. 나는 놈들이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가 테러를 사주한 놈들에게 보고하는 걸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회의실에 앉아있던 ‘사주한 놈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참으로 어이없었다. 이신성의 셋째 아들 불독, 서초경찰서 최서장, 김검사, 정현세 판사, 최근 뱃지를 잃은 여당의 중진의원 등등 B장 사건의 등장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불독이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듯했다. 방금 들어온 놈들을 쥐잡듯 잡았다.


“야, 이 병신들아, 그거 하나도 제대로 못해? 에이 나가 뒈져 버려라, 이 밥벌레들아.”


“죄송합니다. 옆에 경호하는 놈이 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야, 이 병신들아, 그걸 변명이라고 하고 자빠졌냐?”


“앞으로는 절대 실수 안 하겠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나저나 그놈들은 뭐하고 있디?”


“글쎄요, 골방에 앉아 밥 먹고 술 먹고 있던 것 같던데요?”


“니들 오늘 죽을래? 식당에서 밥 먹고 술 먹는 건 당연한 거고... 그러면서 무슨 말을 하드냐고? 니들 오늘 내 성질 돋울래?”


“죄송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 듣지 못했습니다.”


“하아~ 야 새끼들아, 꼴도 보기 싫으니까 썩 꺼져,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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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22.05.29 192 2 10쪽
40 < 39. 대통령은 이렇게 참교육을 받았다 > 22.05.28 199 2 10쪽
39 < 38. 시위대 앞에 나서다 > 22.05.28 191 1 10쪽
38 < 37. 시위의 시대 > 22.05.27 198 1 9쪽
»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22.05.27 204 2 10쪽
36 < 35. 본캐는 대통령, 부캐는 납품업자 > 22.05.26 223 3 10쪽
35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22.05.26 212 2 10쪽
34 < 33. 이신성, 무릎 꿇다 > 22.05.25 234 2 9쪽
33 < 32. 대통령의 두 얼굴 > 22.05.25 207 2 9쪽
32 < 31. 홍길동은 주사파다 > 22.05.24 212 2 10쪽
31 < 30.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하다 > 22.05.24 212 2 9쪽
30 < 29. 지푸라기라도 잡거나 애걸을 하거나 > 22.05.23 217 1 10쪽
29 < 28. 지뢰가 터지고 있다 > 22.05.23 214 2 10쪽
28 < 27. 1조원 줄 테니 장부 내놔 > 22.05.22 220 2 10쪽
27 < 26. 비겁한 간부들 > 22.05.22 223 2 10쪽
26 < 25. 회사 속이기 작전 > 22.05.21 238 3 10쪽
25 < 24.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 +1 22.05.21 248 3 10쪽
24 < 23. 신성에 포문을 열다 > +2 22.05.20 253 4 10쪽
23 < 22. 아차산그룹 결성 > +1 22.05.20 259 4 10쪽
22 < 21. 김연 기자의 작전계획 > +1 22.05.19 276 3 9쪽
21 < 20. 1조원을 요구하다 > +1 22.05.19 281 3 9쪽
20 < 19. 당황한 이회장 > +1 22.05.18 288 3 9쪽
19 < 18. 참교육의 후폭풍 > +1 22.05.18 288 4 10쪽
18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1 22.05.17 295 4 10쪽
17 < 16. 불독, 자객을 보내다 > +1 22.05.17 287 3 10쪽
16 < 15. 구치소의 고문이 되다 > +1 22.05.16 299 3 10쪽
15 < 14. 판사를 참교육하다 > +1 22.05.16 304 3 10쪽
14 < 13. 이회장의 비밀 > +1 22.05.15 305 4 10쪽
13 < 12. 구속되다 > 22.05.15 314 3 10쪽
12 < 11. 박계장, 옳은 선택을 하다 > +1 22.05.14 33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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