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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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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36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5.26 12:00
조회
211
추천
2
글자
10쪽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DUMMY

“그럼 내가 우리집 서재의 침대 밑 지하창고에 갔을 때 그 자리에 같이 있었겠군요.”


“궁금증은 풀었을 테고 오신 김에 참교육 회초리나 맞고 가시죠. 여러 사람 앞에서보다는 아무도 없는 여기가 낫지 않겠습니까? 참교육 회초리가 지금 우우웅~ 소리를 내고 있어요. 교육 대상자가 가까이 있으면 감응을 하거든요.”


“네, 각오하고 왔습니다. 그 전에 하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샛별전자가 다시 납품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놓았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그러셨군요.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원상회복이겠죠”


“어찌됐든 상황이 여기까지 온 배경 중에 하나였으니까 내가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참교육은 한국인의 정서상 나이 든 분을 나이 어린 내가 회초리질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봐서 나는 잠시 자리를 피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교육 잘 받으시고 잘 귀가하시기 바랍니다.”


말이 끝나자 참교육 회초리가 부르르 떨면서 웅웅~~ 거리는 진동음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신성은 올 게 왔다는 표정으로 일어나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 맞을 준비를 했다.


나는 이회장의 나이를 고려해 강도를 조금 약하게 조절했다. 그럼에도 이신성은 거의 초주검이 되어 엉금엉금 기어서 대문을 나가야 했다.


다음날 박강림 경감은 출두한 이신성을 정중히 맞아들였다. 이신성은 모든 것이 드러난 이상 변명할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피의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십니까? 저야 좋지만 의외여서요”


“어설픈 변명을 하다 보면 매만 더 번다는 걸 알만한 나이가 되었잖소?”


이신성이 구속되고 나자 신성전자 주가는 이상하게도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대 악재였던 회장의 신병처리가 마무리되면서 경영의 불안요소가 제거됐다는 낙관론이 반영된 결과였다.


주가가 폭락했을 때 대량 매집했던 내 주식 가치는 주가 회복에 힘입어 순식간에 2조 원가량이 불어났다. 지주회사를 대신해 신성전자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데 필요한 자금은 이제 충분하고도 남았다.


신성이 순환출자를 하는 과정에서 위법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질 경우 신성그룹의 지주회사 구조가 무너질 수도 있었다.


언론의 관심은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피의자 줄소환에 모아졌다. 경찰청장 직속 특별수사본부는 인원을 대폭 보강했지만 워낙 소환되는 사람이 많아 박경감은 퇴근을 하지 못하고 아예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소환되는 피의자 숫자가 너무 많다 보니 국민들의 관심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돼 피의자들 중 일부는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보다 도덕적 수치심을 덜 느끼는, 어이없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피의자로 소환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주류로 살아왔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은근히 자부심을 갖는 놈들까지 있었다.


현직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기 때문에 박강림 경감은 대통령의 처남 이충기를 소환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특별수사본부에 도착한 이충기를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충기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의례적인 말만 남기고 특별수사본부 조사실로 직행했다. 대통령 처남답게 옆에는 대형 로펌인 김앤정의 유명 변호사가 동행했다.


박강림 경감은 이충기를 제대로 수사해 구속기소하지 못하면 본인은 물론 국가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다른 피의자들은 동료들에게 맡겨두고 자신은 이충기의 범죄사실만을 파고들면서 신문준비에 만전을 기했었다.


박강림 경감은 모니터를 통해 조사실에 앉아있는 이충기와 변호사를 관찰했다. 현직 대통령인 매형의 빽을 믿어서인지 전혀 얼지 않은 얼굴이었다. 여유마저 느껴졌다.


박경감은 호흡을 가다듬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나도 투명모드로 박경감을 따라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충기는 대뜸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왔다. 본인의 신분만을 확인해 주고 나서는 입을 굳게 닫아버렸다. 아마도 변호사와 충분히 협의한 전략인 것 같았다.


일단 경찰 단계에서의 조사는 묵비권으로 버티고 기소가 된 다음 막강한 변호사 군단을 동원해 재판을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였다.


박경감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지켜보는 나도 울화통이 터졌다. 참을 수가 없었다. 참교육 회초리가 내 손에서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나는 이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투명 회초리로 냅다 놈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놈이 아얏! 하며 두 손으로 뒤통수를 감싸며 일어나더니 한참을 맴돌았다.


박경감은 눈치를 챘다. 입가에 미소가 빙긋 걸렸다. 그러면서 능청을 떨었다.


“이충기씨,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입회했던 변호사도 이충기의 뒤통수를 살피며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이충기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아, 갑자기, 누가 때린 것 같은데... 아, 씨이... 너무 아파요.”


박강림이 고소해 하며 눙쳤다.


“때리긴 누가 때리겠어요? 변호사님, 그렇지 않습니까?”


“아, 예... 그런데 저희 의뢰인이... 이렇게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시니...”


“그럼 병원에라도 가보겠습니까?”


변호사가 이충기와 한참을 속삭이더니 박경감에게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왜요? 가보시죠? 저희들은 혹시 조사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하거나 고문을 당했다고 하거나... 나중에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니까 아무래도 확실히 의사의 소견을 받아놓는 것이 좋긴 합니다만...”


“저희 의뢰인이 문제 삼지 않을 테니 그냥 조사를 계속해 주시죠.”


“조사요? 피의자가 말을 해야 조사를 계속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닙니까?”


“묵비권도 엄연한 피의자의 권리이니 그 부분은 문제 삼지 말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워낙 법을 잘 아시니... 저희들이야 변호사님 말씀을 따르는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혹시 대질 신문은 가능하겠죠? 법에 대질 신문도 못하게 되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이충기와 그의 변호인은 순간 당황했다. 대질? 누구와? 하는 표정이었다.


조사실 문이 열리자 이신성 회장이 등장했다. 이충기와 변호사는 깜짝 놀랐다. 이건 전혀 예상치 않은 시나리오였다.


저 노인네가 대질 신문에 나오다니 그렇다면 누구에게 유리한 건가? 당연히 경찰이 대질 신문을 하자고 나왔으니 경찰에 유리하겠지. 아, 망했구나. 변호사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이신성 회장은 박강림 경감이 준비해 둔 철제 의자에 털썩 앉았다. 일개 협력업체의 대표로서 하늘 같은 신성그룹의 왕회장과 마주 앉게 되자 이충기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인사를 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오, 이 사장, 고생 많소. 이게 다 무슨 날벼락들인지...”


“회장님이야말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나야, 뭐 마음을 비웠소. 이제와서 과거를 돌이키면서 잘못을 곱씹어봐야 무슨 소용이겠소? 다 운명이다, 팔자다, 하면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죠. 이 사장한테도 내 미안하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통령 매형이 아무런 도움이 안 돼 제가 미안하지요”


“그렇게 생각해요?”


이신성 회장이 물끄러미 이충기를 건너다보았다. 이충기는 당황했다.


“아니, 뭐...”


“그러니까 맘에도 없는 말 할 필요 없어요. 하기야 대통령도 뭐 자기 살기 바쁘겠지... 뭐, 어쨌든 이 몹쓸 손으로 만들어놓은 B장인가 뭔가 하는 그 요물 때문에 다들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으니...”


이신성이 자기 손을 들어 한참을 살피더니 한숨과 함께 내려놓았다.


“아닙니다. 다 저희들을 잘 보살펴주시려다가 이렇게 된 걸 어쩌겠습니까? 괘념치 마십시오.”


“그렇게 말해주니 나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네요. 그나저나 오늘 나보고 대질하자고 해서 나왔소만... 박경감님, 대질할 게 있으면 어서 하십시다. 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이렇게 딱딱한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는 것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허허”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조사가 진행되자 변호사가 몹시 당황했다. 많은 수임료를 받았으니 값어치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의뢰인은 모든 범죄사실을 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박경감이 이신성 회장의 말을 받아 대질신문을 시작하려 하자 변호사가 제지했다.


“아, 잠깐만요. 우리 의뢰인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질신문 또한 묵비권 행사의 연장선상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이신성 회장이 끼어들었다.


“아, 이 사장, 묵비권? 그런 거 해서 뭐해? 내가 다 장부에 적어놓은 게 있는데 묵비권 행사한다고 그게 없던 일이 되나?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고 선처를 비는 게 최선이야.”


“그러는 게 나을까요?”


이충기가 이회장과 변호사를 번갈아 보며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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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22.05.29 192 2 10쪽
40 < 39. 대통령은 이렇게 참교육을 받았다 > 22.05.28 199 2 10쪽
39 < 38. 시위대 앞에 나서다 > 22.05.28 191 1 10쪽
38 < 37. 시위의 시대 > 22.05.27 197 1 9쪽
37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22.05.27 203 2 10쪽
36 < 35. 본캐는 대통령, 부캐는 납품업자 > 22.05.26 222 3 10쪽
»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22.05.26 212 2 10쪽
34 < 33. 이신성, 무릎 꿇다 > 22.05.25 234 2 9쪽
33 < 32. 대통령의 두 얼굴 > 22.05.25 207 2 9쪽
32 < 31. 홍길동은 주사파다 > 22.05.24 212 2 10쪽
31 < 30.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하다 > 22.05.24 212 2 9쪽
30 < 29. 지푸라기라도 잡거나 애걸을 하거나 > 22.05.23 216 1 10쪽
29 < 28. 지뢰가 터지고 있다 > 22.05.23 214 2 10쪽
28 < 27. 1조원 줄 테니 장부 내놔 > 22.05.22 220 2 10쪽
27 < 26. 비겁한 간부들 > 22.05.22 223 2 10쪽
26 < 25. 회사 속이기 작전 > 22.05.21 238 3 10쪽
25 < 24.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 +1 22.05.21 248 3 10쪽
24 < 23. 신성에 포문을 열다 > +2 22.05.20 253 4 10쪽
23 < 22. 아차산그룹 결성 > +1 22.05.20 259 4 10쪽
22 < 21. 김연 기자의 작전계획 > +1 22.05.19 276 3 9쪽
21 < 20. 1조원을 요구하다 > +1 22.05.19 281 3 9쪽
20 < 19. 당황한 이회장 > +1 22.05.18 288 3 9쪽
19 < 18. 참교육의 후폭풍 > +1 22.05.18 288 4 10쪽
18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1 22.05.17 295 4 10쪽
17 < 16. 불독, 자객을 보내다 > +1 22.05.17 286 3 10쪽
16 < 15. 구치소의 고문이 되다 > +1 22.05.16 299 3 10쪽
15 < 14. 판사를 참교육하다 > +1 22.05.16 304 3 10쪽
14 < 13. 이회장의 비밀 > +1 22.05.15 305 4 10쪽
13 < 12. 구속되다 > 22.05.15 314 3 10쪽
12 < 11. 박계장, 옳은 선택을 하다 > +1 22.05.14 33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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