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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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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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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38,244

작성
22.05.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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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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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DUMMY

주변을 지나가던 승용차들이 멈춰 서고 인도에서 트럭을 바라보던 시민들도 차도를 가로질러 트럭 가까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나는 조선시대 홍길동 차림으로 적재함에 뛰어올랐다. 어떤 만화가가 그려서 익숙해진 초립(草笠)을 쓴 홍길동 모습 그대로 의상을 갖춰 입고 적재함에 떡 버티고 섰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궁금하셨을 겁니다. 여기 형틀은 무엇이고 형틀에 묶여있는 사람은 또 누구이고 이게 연극이나 설정인지 아니면 실제상황인지 많이 궁금하셨을 겁니다. 우선 밝혀둘 것은 이건 실제로 죽을죄를 지은 나쁜 놈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응징하는 자리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림이 커졌다. 서로 마주 보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자, 그럼 하나하나 설명을 해 가며 이놈을 혼내보기로 하죠. 우선 곤장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이놈은 이선동이라고... 혹시 아십니까? 저기 보이는 신성전자 이신성 회장의 망나니 셋째 아들놈입니다.”


사람들이 놀라며 트럭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섰다. 재벌 아들이라는 설명에 이제 모든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 촬영했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이보다 더 재밌는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신성이 누구인가? 한국 재계의 상징, 세계 부자 순위에서도 당당히 선두권을 차지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부자, 권력자들은 당대에 권력이 끝나지만 재벌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대표하는 인물 아닌가?


그런데 그의 아들이, 이신성의 아들이 오늘 아버지의 성채랄 수 있는 신성전자 사옥 앞에서 벌거벗겨져 곤장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니...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고도 남음이 있는 빅뉴스였다.


내가 다시 말을 이어가자 주변이 조용해졌다. 한마디라도 놓칠 수 없다는 조바심들이 역력하다.


“이놈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벌거벗고 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걸까요? 여러분 알아맞혀 보시겠습니까?”


나는 말을 잠시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조용하던 군중 사이에서 ‘성희롱이요!’하는 외침이 들여왔다. 사람들이 까르르 웃었다. ‘간음이요’, ‘사기요’, ‘갑질이요’ 등이 이어졌다. 나는 설명을 다시 시작했다.


“네, 이놈의 죄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그중에 몇 가지만 오늘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미성년자 납치폭행죄입니다.”


나는 김은철군을 납치해 아들로 하여금 폭행하게 교사한 그의 죄상을 시민들에게 낱낱이 설명했다. 시민들은 혀를 끌끌 차며 ‘저런 쳐죽일 놈’, ‘그 애비에 그 아들이네’ 등등 증오의 말을 뱉어냈다.


“자, 그래서 저는 이놈이 대한민국의 사법처리를 받기 전에 우선 우리끼리 놈에게 적당한 응징, 참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의견은 어떻습니까?”


“맞습니다.”


“네, 진짜 참교육을 해줍시다”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동의를 받고 나는 말을 이어갔다.


“자, 그러면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내가 이놈에게 참교육 회초리질을 좀 하겠습니다. 좋습니까?”


사람들은 큰 목소리로 ‘좋습니다’를 외쳤다. 나는 나의 황금빛 참교육 회초리를 꺼내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시민들은 회초리가 너무 작아 참교육이 될까?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회초리를 하늘로 던졌다. 회초리는 점점 커지며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황금빛 원 모양을 잔상으로 여러 개 남기며 트럭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이제야 사람들은 단순한 회초리가 아님을 알고 관심을 집중했다.


회초리가 불독의 몸 위에 정지 상태로 호버링을 했다. 웅웅~~ 거리는 소리에 참교육 회초리를 이미 맛본 바 있는 불독은 벌써 초주검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멀리서 천둥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순간 번쩍하며 번개가 내려치더니 곧이어 벼락 떨어지는 소리가 고막을 찢었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놀라 서로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놈의 몸 위에서 정지 상태로 떨고 있던 회초리가 위잉~하는 기계음과 함께 놈의 엉덩이에 떨어졌다. 놈의 엉덩이에서 푸른 불꽃과 함께 스파크가 지지직~ 일어난다.


비명 소리가 테헤란로에 메아리친다. 사람들은 날카로운 비명 소리에 귀를 막는다. 그러나 눈길은 놈의 엉덩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자, 이제 겨우 첫 번째 죄에 대한 참교육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면 이놈의 두 번째 죄를 응징합시다. 두 번째 죄명은 무엇일까요?”


“살인 아닐까요?”


“부녀자 겁탈이요”


사람들이 저마다 한 가지씩 죄목을 들어가며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린다.


“자, 두 번째 죄는 바로... 공무원에게 뇌물을 먹인 죄입니다. 공무원들을 돈으로 매수해 하수인처럼 부려먹었습니다.”


“그럼 그 공무원 놈들도 혼을 내야 하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놈에게 매수됐던 공무원들은 여기서 멀지 않은 검찰청 앞과 경찰서 앞에서 여기 이놈과 똑같이 혼이 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계신 시민들도 여러분처럼 촬영을 하고 있을 테니 참교육이 끝나면 곧바로 생생한 현장 화면이 인터넷에 올라올 겁니다.”


나의 설명에 시민들이 잠시 술렁였다.


또 다른 나, 제2의 홍길동은 지금 검찰청 앞에서 참교육을 하고 있다. 나는 김검사를 불독과 똑같이 윙카 트럭에 실어 치도곤을 내리치고 있다. 구경꾼들은 주로 김검사의 직장인 검찰청의 검사들과 직원들이었다.


김검사로서는 아는 얼굴들 앞에서 치욕을 당하는 게 가장 아픈 대목이었다. 알량한 자존심은 있지만 용기를 내 혀를 빼물고 자결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서초경찰서 앞에서도 다른 두 곳과 동시에 최서장에 대한 참교육이 실시되고 있었다. 불독과 함께 참교육 2회차인 최서장은 자신의 부하들 앞이라 어떻게 해서라도 최소한의 체면은 차리고 싶었다.


그러나 제3의 홍길동이 내리치는 참교육 회초리의 강렬한 타격에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할 수밖에 없었다. 부하들은 최서장의 꼬락서니에 고개를 모로 꼬았지만 자리를 뜨지는 않았다.


다시 불독의 참교육 현장.


불독의 마지막 죄목인 나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한 단죄가 거의 끝나갈 무렵,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들이 요란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차들은 테헤란로가 온통 차들로 엉켜있어 경광등과 사이렌을 아무리 틀어대도 참교육이 행해지고 있는 윙카로 접근할 수 없었다. 경찰들은 하는 수 없이 걸어서 나의 윙카 트럭으로 접근하는 수밖에 없었다.


불독에게 마지막 세 번째 회초리가 떨어지고 난 뒤 경찰관 두 명이 가까스로 윙카에 도착했다. 경찰은 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보시다시피 나쁜 놈을 혼내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교통을 이렇게 마비시킨 것은 도로교통법에 저촉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이때 엎어져 가느다란 신음소리를 내고 있던 불독이 온몸의 힘을 쥐어짜 소리를 질렀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경찰들이 놀라서 윙카 위로 뛰어 올라왔다. 눈앞에 처참하게 망가진 불독이 널부러져 있는 걸 본 경찰들은 나를 향해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이게... 이게... 뭡니까? 당신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아, 이놈은 이선동이라는 놈인데요, 이놈을 경찰서에 데려다주기 전에 일단 우리 시민들과 함께 참교육을 좀 실시했어요. 이놈이 많이 뉘우친다고 말은 했습니다만 경찰에서 일벌백계로 엄히 다스려주시면 선량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아, 무슨 말이야? 당신 지금 공개적으로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잖아? 당신, 폭행 현행범이네? 당신, 이리 와.”


경찰들은 수갑을 꺼내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나를 체포할 심산이었다. 나는 이제 경찰서에 들락거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경찰들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뜻으로 손을 내뻗었다. 경찰들은 반사적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나는 시민들을 향해 작별인사를 했다.


“홍길동 이만 물러납니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나는 투명 모드로 아까부터 내 주위를 맴돌고 있던 비차에 훌쩍 올라탔다. 사람들 눈에는 홍길동이란 사람이 순식간에 펑! 하고 사라진 것 같았다. 나를 체포하려던 경찰들은 어리둥절, 뭘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각종 SNS는 ‘홍길동의 참교육’으로 도배질이 되었다. ‘홍길동tv’에 내가 올려놓은 세 놈의 죄상을 고발하는 다양한 동영상은 조회수가 폭발했다. 시민들은 나의 참교육에 열렬히 호응했다.


경찰도 검사도 판사도 떡 주무르듯 주무르며 보통사람들을 개돼지 취급한 재벌 2세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은 분노했다. 불독도 불독이지만 돈 몇 푼에 불독의 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공무원 세 놈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과 분노 또한 하늘을 찔렀다.


나라를 온통 뒤흔들어 놓은 ‘홍길동 참교육 사건’에 대한 수백, 수천 건의 동영상과 댓글들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나를 재판한 판사였다.


판사 녀석은 자신의 방에 앉아 누가 엿볼세라 핸드폰을 두 손으로 가리고 ‘홍길동 참교육’을 보고 또 보면서 자신은 그 현장에 없었음을 하느님, 아니 홍길동에게 감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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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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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22.05.29 192 2 10쪽
40 < 39. 대통령은 이렇게 참교육을 받았다 > 22.05.28 200 2 10쪽
39 < 38. 시위대 앞에 나서다 > 22.05.28 192 1 10쪽
38 < 37. 시위의 시대 > 22.05.27 198 1 9쪽
37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22.05.27 204 2 10쪽
36 < 35. 본캐는 대통령, 부캐는 납품업자 > 22.05.26 223 3 10쪽
35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22.05.26 212 2 10쪽
34 < 33. 이신성, 무릎 꿇다 > 22.05.25 234 2 9쪽
33 < 32. 대통령의 두 얼굴 > 22.05.25 208 2 9쪽
32 < 31. 홍길동은 주사파다 > 22.05.24 212 2 10쪽
31 < 30.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하다 > 22.05.24 212 2 9쪽
30 < 29. 지푸라기라도 잡거나 애걸을 하거나 > 22.05.23 217 1 10쪽
29 < 28. 지뢰가 터지고 있다 > 22.05.23 215 2 10쪽
28 < 27. 1조원 줄 테니 장부 내놔 > 22.05.22 221 2 10쪽
27 < 26. 비겁한 간부들 > 22.05.22 223 2 10쪽
26 < 25. 회사 속이기 작전 > 22.05.21 238 3 10쪽
25 < 24.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 +1 22.05.21 248 3 10쪽
24 < 23. 신성에 포문을 열다 > +2 22.05.20 253 4 10쪽
23 < 22. 아차산그룹 결성 > +1 22.05.20 259 4 10쪽
22 < 21. 김연 기자의 작전계획 > +1 22.05.19 276 3 9쪽
21 < 20. 1조원을 요구하다 > +1 22.05.19 281 3 9쪽
20 < 19. 당황한 이회장 > +1 22.05.18 289 3 9쪽
19 < 18. 참교육의 후폭풍 > +1 22.05.18 288 4 10쪽
»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1 22.05.17 296 4 10쪽
17 < 16. 불독, 자객을 보내다 > +1 22.05.17 287 3 10쪽
16 < 15. 구치소의 고문이 되다 > +1 22.05.16 299 3 10쪽
15 < 14. 판사를 참교육하다 > +1 22.05.16 305 3 10쪽
14 < 13. 이회장의 비밀 > +1 22.05.15 305 4 10쪽
13 < 12. 구속되다 > 22.05.15 314 3 10쪽
12 < 11. 박계장, 옳은 선택을 하다 > +1 22.05.14 33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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