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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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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84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5.18 12:05
조회
288
추천
3
글자
9쪽

< 19. 당황한 이회장 >

DUMMY

나는 잘못 들었나? 했다. 세상에 당신 회사 살리자고 이신성 회장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으라니... 갑자기 이신성 회장이 오히려 괜찮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회장은 어쨌거나 아들을 끝까지 감싸지 않는가? 그런데 홍대곤 회장은 아들이야 어떻게 되든 회사만 지키면 다인 것인가?


“나는 네가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을 너무 키울까 봐 늘 걱정이다.”


“어머니 눈에도 그렇게 보이죠? 네, 맞아요. 저, 아버지 이루 말할 수 없이 밉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 미움 때문에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들까지도 너무 미워할까 봐 나는 늘 조마조마하다.”


“내 참교육이 아버지에 대한 미움에서부터 시작했다고요?”


“아니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게다.”


“물론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죠. 나의 출생의 비밀이 사회를 좀 더 예리하게 관찰하게끔 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어머니 걱정 마세요. 이미 이 사회는 꼭 내가 아니더라도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너무 썩었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잘 모르겠다. 하여간 나는 네가 이러다 잘못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어머니 알았어요. 그리고 납품 문제는 내가 생각 좀 해볼게요. 그러나 나는 이신성에게 빌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그렇게 전해주세요. 혹시 물어오거든요.”


어머니는 처진 어깨를 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안다. 어머니가 끝내 홍대곤 회장과 절연을 못하는 것은 내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애비 없는 자식은 만들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홍대곤 회장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언젠가는 나와 홍대곤 회장이 실낱같더라도 부자지간의 연으로 연결되기를 바라면서.


이제 이신성 회장을 만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를 붙잡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어 하는 이신성 회장을 대면해야 한다. 이신성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나? 나는 칩거하면서 생각을 좀 정리했다.


지난번 만날 때와는 달리 비서실을 통해 정식으로 만남을 청했다. 그러나 일언지하에 거절해 왔다. 나는 다시 한번 면담을 요청했다.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자신의 아들을 그 모양으로 만든 범죄자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이회장에게 홍길동이란 자가 ‘침대 밑을 살펴보라’고 하더라고 전하라고 했다. 예상대로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왔다. 당장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튕겼다.


나는 약속을 일주일 후로 잡았다. 그사이 나는 시간 여행자로서 잠시 소홀했던 국내 주식시장을 살펴봤다. 1년, 5년, 10년, 20년 후 미래로 잠시 넘어가 그 시점의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제지표들을 살폈다.


나는 지금의 한국 땅으로 넘어온 이후 시간여행을 통해 얻은 정보를 이용해 코인과 주식, 현물 등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그 결과 국내외 금융기관에 분산 예치해 둔 현금성 자산이 10조 원을 넘었다.


나는 이 자금으로 때가 되면 조선 시대 때의 율도국과 같은 이상향을 건설하는 꿈을 키워왔으나 불가피하게 계획을 다소 변경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나는 우선 예치된 자금을 조금 헐어내 신성전자와의 납품계약이 해지된 아버지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에 상장된 아버지 회사는 납품계약이 해지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지금은 거의 휴지 조각이 되어 있었다.


내가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하자 샛별전자의 주가는 나의 사자 주문에 힘입어 잠시 오르기도 했으나 팔자는 주식들이 더 많이 쏟아져 큰돈 안 들이고 샛별전자 전체주식의 절반 정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써 샛별전자의 1대 주주가 되었다.


이신성과의 약속 날, 나는 신성 본사 회장실로 찾아갔다. 비서실은 왜 그런지 짐작은 가지만 어쨌든 나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차렸다. 김용수 비서실장이 직접 나를 접견실로 안내했다.


접견실에 손님이 당도하면 손님의 비중에 따라 대기시간을 조절해 이 회장이 느긋하게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신성 회장실의 프로토콜이었겠으나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이 회장이 접견실에서 초조한 모습으로 서성이고 있었다. 얼마나 똥줄이 탔으면 이러겠나 싶었다. 나는 오늘 가급적 말을 적게 할 작정이었다. 아쉬운 사람이 말을 많이 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사실 아쉬운 게 별로 없었다. 아버지 회사의 납품 재개문제가 걸려있지만 재개하든지 이대로 끊어지든지 내 계획상으로는 상관이 없었다.


나는 오늘 단지 이신성이 세상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확인하러 온 것뿐이었다.


예상대로 이신성은 할 말이 많았다. 내가 자리에 앉아 차 한 모금도 채 마시기 전에 헛기침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내 장부는 어딨소?”


나는 짐짓 정중한 태도로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다.


“아이, 이 사람, 당신이 침대 밑을 보라고 했다며?”


“하하하, 회장님, 나는 도대체 회장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습니다.”


“당신 이러면 못써. 아버지 뻘 되는 사람을 놀리면 죄 받는다고.”


“아니 회장님, 제가 어떻게 회장님을 놀릴 수 있겠습니까?”


“그래, 원하는 게 뭐요? 내 다 들어주겠소.”


“무슨 맥락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걸 말하라고 하시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 얼마? 얼마면 돼?”


“뭐가요? 뭐가 얼마란 말씀입니까?”


“당신 자꾸 이럴 거야? 남자답게 이야기를 해요. 많으면 깎고 적으면 올려받고, 그게 거래 아니요?”


“자꾸 무슨 얘긴지 모르는 말씀만 하시는데 하여간 일단 내가 오늘 드리려던 말씀, 그냥 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


“샛별전자 납품계약 해지, 다시 살려주시죠.”


“뭐야? 그건 이미 끝난 이야기야. 대타도 이미 구했다고. 그리고 말이야, 신성을 대놓고 엿 멕인 회사를 내가 어떻게 봐줘? 그건 불가능한 얘기야. 그러니까 그거하고 당신이 갖고 있는 그거하고 합쳐서 돈으로 그냥 해결하잔 말이야. 알아들어?”


“죄송하지만 못 알아듣겠습니다. 그리고 회장님 말씀대로 신성을 엿 멕인 건 저 홍길동이지 아버지가 아닙니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3천 명이 넘습니다. 죄 없는 그 사람들 생계가 막막합니다. 재고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건 말이야, 다 지들이 복이 없어서 그런 거야. 어쩔 수 없어. 아들 교육 잘 못 시킨 홍대곤 회장 같은 인간을 만난 게 내 탓은 아니잖아? 옳아, 그러고 보니 다 당신 때문이네, 신성에게 엿을 멕인 게 당신이라고 조금 전에 당신이 인정했지?”


“그건 말이 그렇다는 말이죠.”


“아냐, 당신이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야. 당신 때문에 샛별전자 직원 3천 명이 직장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된 거란 말이야.”


“회장님, 그래서요, 저보고 어떡하란 말이에요?”


“당신이 나한테 사과하고 훔쳐간 장부 돌려줘야지”


“샛별전자 직원들은 그럼 살려주시겠습니까?”


“내가 왜 그 직원들을 책임져야 해? 따지고 보면 다 당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 당신이나 아니면 당신 아버지가 수습해야지 왜 나한테 책임을 미루냐고?”


나는 슬며시 화가 났다. 목소리가 올라갔다.


“회장님 이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그게 왜 내 탓입니까? 망나니 이선동 때문 아닙니까? 아들 교육으로 말하자면 회장님이야말로 아들 교육을 개판으로 시키지 않았습니까?”


배석하고 있던 비서실장이 안 되겠다 싶었는지 끼어들었다.


“아, 홍길동님, 조금 자제해 주시죠. 부탁드립니다.”


나는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아니, 비서실장님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지 아들은 개판으로 가르쳐놓고 남의 아들 교육 못 시켰다고 지적질이나 하고... 이 모든 사태가 일어난 게 이선동이 그놈 때문이란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이렇게 아들을 감싸고 도니 내가 어이가 없네요.”


“이 사람, 막돼 먹었구만. 어른한테 하는 말본새하곤...”


“회장님, 저는 오늘 회장님하고 이렇게 입씨름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 정리하죠. 우선 샛별전자는 이대로 내치겠다, 재고의 여지가 없다 이거죠?”


이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직원들만 살려주신다면 제가 무릎이라도 꿇으려고 왔는데 회장님의 뜻이 그렇다니 굳이 무릎은 꿇을 필요는 없어 보이고요... 자, 그러면 저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내가 일어나 가볍게 목례를 하고 돌아서자 이회장이 다급하게 나를 부른다.


“아니, 아니... 이렇게 가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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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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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40. 나의 비밀을 일부 공개하다 > 22.05.29 192 2 10쪽
40 < 39. 대통령은 이렇게 참교육을 받았다 > 22.05.28 200 2 10쪽
39 < 38. 시위대 앞에 나서다 > 22.05.28 192 1 10쪽
38 < 37. 시위의 시대 > 22.05.27 198 1 9쪽
37 < 36. 불독, 또 자객을 보내다 > 22.05.27 204 2 10쪽
36 < 35. 본캐는 대통령, 부캐는 납품업자 > 22.05.26 223 3 10쪽
35 < 34. 대통령 처남을 소환하다 > 22.05.26 212 2 10쪽
34 < 33. 이신성, 무릎 꿇다 > 22.05.25 234 2 9쪽
33 < 32. 대통령의 두 얼굴 > 22.05.25 208 2 9쪽
32 < 31. 홍길동은 주사파다 > 22.05.24 212 2 10쪽
31 < 30.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하다 > 22.05.24 212 2 9쪽
30 < 29. 지푸라기라도 잡거나 애걸을 하거나 > 22.05.23 217 1 10쪽
29 < 28. 지뢰가 터지고 있다 > 22.05.23 215 2 10쪽
28 < 27. 1조원 줄 테니 장부 내놔 > 22.05.22 221 2 10쪽
27 < 26. 비겁한 간부들 > 22.05.22 223 2 10쪽
26 < 25. 회사 속이기 작전 > 22.05.21 238 3 10쪽
25 < 24.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 +1 22.05.21 248 3 10쪽
24 < 23. 신성에 포문을 열다 > +2 22.05.20 253 4 10쪽
23 < 22. 아차산그룹 결성 > +1 22.05.20 259 4 10쪽
22 < 21. 김연 기자의 작전계획 > +1 22.05.19 276 3 9쪽
21 < 20. 1조원을 요구하다 > +1 22.05.19 281 3 9쪽
» < 19. 당황한 이회장 > +1 22.05.18 289 3 9쪽
19 < 18. 참교육의 후폭풍 > +1 22.05.18 288 4 10쪽
18 < 17. 이것이 참교육이다 > +1 22.05.17 295 4 10쪽
17 < 16. 불독, 자객을 보내다 > +1 22.05.17 287 3 10쪽
16 < 15. 구치소의 고문이 되다 > +1 22.05.16 299 3 10쪽
15 < 14. 판사를 참교육하다 > +1 22.05.16 305 3 10쪽
14 < 13. 이회장의 비밀 > +1 22.05.15 305 4 10쪽
13 < 12. 구속되다 > 22.05.15 314 3 10쪽
12 < 11. 박계장, 옳은 선택을 하다 > +1 22.05.14 33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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