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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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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94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12 12:05
조회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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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 69. 두 조폭보스, 아차산에서 목놓아 울다 >

DUMMY

박도현이 이장수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그럴 수도 있었겠죠. 이놈이 저를 죽이려 떼거지로 몰려왔으니까요.”


“이장수씨, 오늘 박도현 회장 죽이려고 했어요?”


“아닙니다. 제이홉클럽만 넘겨주면 조용히 물러갔을 겁니다.”


“안 넘겨주면요?”


“그때는...”


나는 잠시 아무 말 없이 먼 산을 바라봤다. 검단산과 예봉산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저녁놀을 받아 붉은색을 머금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태어났으면 좋은 일 하다 가야 하지 않겠어요?”


나는 누구에게라도 할 것 없이 안타깝다는 투로 그들에게 말을 던졌다. 이장수가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보통 분이 아니신 것 같은데 뉘신지요?”


놈이 사극 톤으로 질문하는 걸 듣고 나는 그만 풋! 하고 실소를 하고 말았다.


“나? 물론 보통사람은 아닙니다. 뭐 그렇지만 여러분과 똑같은 보통사람이기도 하죠”


박도현과 이장수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점점 더 궁금해졌다. 나는 문득 조선 시대 세종대왕 시절 내가 도적 떼들에게 보여주고 우두머리가 되었던 바위 들기 신공이 생각났다.


이곳 아차산에는 집채만 한 바위들이 이곳저곳에 많았다. 헬기장 옆에도 구리시의 아치울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는 거대한 바위가 하나 있었다.


바위로 다가간 나는 두 손바닥에 가뿐하게 바위를 올려 헬기장의 H자의 한가운데로 걸어 나왔다.


두 조폭 보스는 눈을 비비며 바위 한 번 보고 나를 한 번 보고를 반복했다. 나는 그들을 향해 씨익 웃어줬다.


이장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아차산의 도사십니까?”


나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하도 우스워 한참을 웃었다.


“도사요? 아차산에 도사가 있다는 말이 있나 보죠? 하하하하”


이장수가 무안해 했다. 박도현이 입을 열었다.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말씀해 주시죠.”


“좋습니다”


나는 거대한 바위를 헬기장 가장자리에 툭 던졌다. 쿵! 하는 소리에 이어 지진이 난 듯 땅이 한동안 흔들렸다. 두 조폭 보스는 완전히 겁을 먹은 표정이었다.


“내가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이 착하게 살아야 한다, 이것입니다. 착하게 살기 위해서는 두 사람은 지금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고 바로 고쳐야 합니다.


만약 지금의 잘못을 고치지 않고 계속 지금과 같은 악행을 계속한다면 나는 두 사람을 처벌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처벌이 어떤 수준일지 가늠하기 위해 두 사람은 나에게 오늘 참교육회초리를 맞아야 합니다.”


그제서야 두 사람은 내가 홍길동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아, 몰라뵀습니다. 홍길동 선생님.”


“저도 죄송합니다. 진작 알아뵀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김영철이 나섰다.


“뭐 죄송할 건 없구요. 참교육회초리 맞을 준비나 좀 합시다. 두 사람은 벤치 뒤에 있는 소나무 두 그루 보이죠? 각각 소나무를 붙잡고 서세요. 아, 그리고 종아리를 걷어 올리세요.”


한국 폭력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 보스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어쩌겠는가? 집채만 한 바위를 공깃돌 들 듯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마당에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재간이 있겠는가?


나는 김영철에게 참교육회초리질을 하도록 했다. 그동안 참교육회초리를 다루는 솜씨가 얼마나 늘었는지 볼 겸 해서 말이다.


김영철은 왕년에는 눈도 마주칠 수 없었던 조폭계의 두 보스를 상대로, 한 자리에서 동시에 참교육회초리질을 하게 돼 이게 실화인지 얼떨떨했다.


김영철은 회초리를 최대한 키웠다. 아차산의 제5보루 위 상공에서 저녁노을을 받아 붉은빛을 반사하고 있는 참교육회초리는 서서히 회전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머리를 돌려 곁눈질로 참교육회초리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자기들이 지금 붙잡고 서 있는 소나무보다 큰 참교육 회초리가 만약 자기들 종아리에 떨어진다면 십중팔구 다리 몽둥이가 부러지는 건 물론 생명을 건진다는 보장도 없었다.


김영철은 참교육회초리의 크기를 점차적으로 줄이면서 움직임은 더욱 빨리하도록 조종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달라졌다. 웅웅~~ 거리던 소리가 획획!! 소리로 바뀌었다.


두 사람은 참교육회초리가 어느 순간에 자신의 종아리에 떨어질지 몰라 눈을 질끈 감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자, 첫 번째 참교육회초리가 떨어집니다.”


김영철이 차분한 목소리로 예고를 하자 두 사람은 드디어 올 게 왔다 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첫 번째 회초리가 드디어 떨어졌다. 타닥! 하는 소리와 함께 참교육회초리는 두 사람의 종아리를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두 사람은 어윽! 하는 신음과 함께 무릎이 꺾였다.


“여러분, 이것이 참교육회초리입니다. 여러분은 고통에 몸부림치지만 말고 내가 왜 이 고통을 받고 있는지, 내가 과거에 그리고 현재 무슨 잘못을 저질렀고 또 저지르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참교육회초리 교육이 끝나고 내가 물어보겠습니다. 그때 만약 여기 홍길동 선생께서 듣고자 하는 답을 못하면 참교육 회초리질은 계속될 것입니다.”


김영철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참교육회초리를 능숙하게 잘 다룰 뿐 아니라 훈화 솜씨도 제법이었다.


두 번째, 세 번째 참교육회초리가 두 사람의 종아리에 세 줄짜리 자국을 만들었다.


굵게 부풀어 오른 회초리 자국에서는 금방이라도 핏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종아리에서 시작해 온몸, 영혼까지 이어지는 극강의 아픔에 두 사람은 신음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두 사람은 겨우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수습하고 다시 벤치에 앉았다.


“그래, 뭘 잘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이 좀 들었습니까?”


박도현이 먼저 대답했다.


“합법적인 비즈니스 외에는 모두 정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합법적인 사업도 법에 맞게 경영하겠습니다. 세금도 제대로 잘 내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부정하게 모은 돈은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습니다. 정말 잘못 살았음을 반성합니다.”


마치 교회의 간증 같은 박도현의 반성문이 끝나자 이장수도 입을 열었다.


“제가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크게 후회했습니다. 저도 박도현 형님과 같이 사업도 법대로 하고 세금도 잘 내겠습니다. 앞으로는 정말 잘 살겠습니다.”


“사회에 환원할 생각은 없나 보죠?”


“아닙니다. 사회환원 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제가 깜빡하고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나는 나름대로 교육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김영철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두 사람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자, 여러분의 반성과 각오, 높게 평가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말한 것처럼 새사람이 되어서 과거와 결별하고 살게 되면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거느리고 있던 조직원들은 어떻게 할 작정입니까?”


두 사람은 이해를 못한 표정이었다.


“여러분 혼자만 새사람이 되어 착하게 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그동안 쌓아놓은 업보가 있습니다. 여러분을 따르던 조직원들, 어떻게 할 겁니까?


여러분처럼 다시 조직을 결성하고 마약을 유통하면서 살아야 합니까? 여러분이 책임져야 할 사람들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맞습니다.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박도현이 먼저 말하자 뒤질세라 이장수도 한마디 보탠다.


“챙기겠습니다. 다 나만 바라보고 충성을 바친 동생들인데 그냥 버릴 수는 없습니다. 제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책임을 지겠습니다.”


이장수가 말을 끝내는가 싶더니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흐느낌은 이내 통곡으로 바뀌어 갔다. 이장수가 우니 박도현도 울기 시작했다.


두 조폭 보스는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서러워서인지, 나에게 재산을 빼앗긴 게 억울해서인지, 아니면 뭔가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목을 놓아 엉엉 울었다.


아차산이 생기고 이런 울음소리가 메아리치기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엉엉 우는 두 사람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한국의 밤을 호령하던 두 사나이가 대성통곡하는 모습은 약간은 감동적인 데가 있기도 했다.


두 사람을 달래주고 싶었다. 나는 두 사람에게 시장할 테니 밥을 먹자고 했다. 두 사람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종아리에서 올라오는 통증을 겨우겨우 참아가며 산을 내려왔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자 이신성이 롤스로이스를 주차해 놓고 차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신성은 나를 보자 깍듯이 예를 갖춘 뒤 차문을 열고 내가 타기를 기다렸다.


나와 두 조폭 보스가 타자 이신성은 가락시장으로 향해 출발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살았던 두 조폭 보스는 운전기사가 왕년의 신성전자 셋째 아들 이신성이라는 걸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가락시장 회센터에는 내가 두 보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김정길은 몸집이 거대하고 얼굴도 잘생긴 중년 남성이다. 어려서 지방에서 상경해 어느 파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직 생활을 하다 보스 대신 감옥에도 몇 차례 들락거렸다.


그러나 나이가 차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도 생기면서 조직 생활을 계속할 마음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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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 70. 암흑가의 두 사람, 함께 하모를 먹다 > 22.06.13 94 1 9쪽
» < 69. 두 조폭보스, 아차산에서 목놓아 울다 > 22.06.12 95 2 10쪽
69 < 68. 조폭전쟁에 개입하다 > 22.06.12 84 2 10쪽
68 < 67. 왕년의 보스를 참교육하다 > 22.06.11 100 3 9쪽
67 < 66. 북한 처녀랑 결혼하라우 > 22.06.11 94 3 9쪽
66 < 65. 남북정상에게 비차를 설명하다 > 22.06.10 97 3 9쪽
65 < 64. 김정은, 비차를 타고 서울에 오다 > 22.06.10 91 3 9쪽
64 < 63. 비차를 타고 김정은을 만나다 > 22.06.09 106 3 9쪽
63 < 62. 대통령에게 비차를 브리핑하다 > 22.06.09 108 3 10쪽
62 < 61. 비차, 공군의 요격을 받다 > 22.06.08 111 3 10쪽
61 < 60. 참교육회초리의 사용법 > 22.06.08 138 3 9쪽
60 < 59. 이번에는 B채널 김강욱 차례 > 22.06.07 113 3 9쪽
59 < 58. 선관위 해킹을 분쇄하다 > 22.06.07 109 3 10쪽
58 < 57. 예측과 다른 개표 결과 > 22.06.06 119 3 10쪽
57 < 56. 참교육회초리를 분양하다 > 22.06.06 112 3 9쪽
56 < 55. 국정원의 경호대상이 되다 > 22.06.05 127 3 9쪽
55 < 54. 대선후보 구도를 바꾸다 > 22.06.05 125 2 9쪽
54 < 53. 국정원장에게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6.04 127 3 9쪽
53 < 52. 천재 청년 김윤대를 영입하다 > 22.06.04 138 3 10쪽
52 < 51. 인재를 모아 언론사를 설립하다 > 22.06.03 141 3 10쪽
51 < 50. 비차, 쇼케이스하다 > 22.06.03 131 2 9쪽
50 < 49. 홍길동을 잡아라 > 22.06.02 144 2 9쪽
49 < 48. B채널에 경고하다 > 22.06.02 139 2 10쪽
48 < 47. 진짜 배춧잎으로 바뀐 신사임당 > 22.06.01 142 2 10쪽
47 < 46. B채널 회장, 음모를 꾸미다 > 22.06.01 153 2 9쪽
46 < 45. 불독을 완전 제거하다 > 22.05.31 154 2 9쪽
45 < 44. 이신성을 밀어내다 > 22.05.31 156 3 9쪽
44 < 43. 비밀결사, '아차산 그룹' > 22.05.30 170 3 10쪽
43 < 42. 동지들, 비차에 타다 > 22.05.30 177 2 10쪽
42 < 41.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5.29 20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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