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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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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41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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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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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 50. 비차, 쇼케이스하다 >

DUMMY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김홍석 당 대표와 전 대통령 후보였던 최준표 두 사람 중 하나가 되는 걸로 되어 있었다. 언론에서 이렇게 구도를 잡고 몰아가니 국민들도 다들 그렇게 되는 걸로 알 수밖에 없었다.


식자들도 이런저런 자리에서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 정철민이 왜 갑자기 인기가 시들게 되었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식자들일수록 언론에서 몰아가는 방향을 잘 읽고 그 방향에 동조하는 경향이 강했다. 조금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식자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무식함이 탄로날까 봐 언론들이 몰아가는 방향에 동조하는 이른바 밴드왜건 현상이 나타났다.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은 언론들이 잡고 정치권에서는 충실히 따르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외치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인터넷 상의 논객들이나 마이너 언론들이 기성 언론들의 언론플레이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했다.


나는 이제는 서서히 움직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용준 캡과 김연 기자를 만났다. 이용준 캡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김연 기자는 그나마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거칠 것이 없는 몸이라서 겁이 덜 나는 것 같았다.


듣자 하니 사회부장도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회사에서 지시하는 보도 방향을 거부하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B채널의 진필성 사회부장을 시내 모처에서 조용히 만났다. 파격적인 제안을 하나 했다.


“내가 자금을 댈 테니 진부장님이 인터넷 기반의 언론사를 하나 설립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동요하고 있는 휘하의 기자들을 전부 이끌고 나오면 회사 설립하기가 좀 더 용이하지 않겠어요?”


진부장은 갑작스런 제안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B채널에 계속 있는 것보다는 새로운 매체를 설립해 경영을 책임지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진부장이 대답 대신 좀 더 정보를 달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궁금해할까 봐 말씀드리는데... 보수(報酬)는 지금보다는 훨씬 두둑할 겁니다.”


나는 이용준 캡과 김연 기자에게도 진 부장을 만난 이야기를 해주었다.


“먼저 사회부장과 캡, 김연 기자 세 사람이 의기투합이 되고 나면 흔들리고 있는 나머지 사건 기자들도 동참하기 쉬워지지 않겠어요?”


두 사람은 동의했다. 나의 재력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새로 생기는 회사에 대한 불안감은 없는 것 같았다.


국세청 조사국이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안 나자 언론들은 이번에는 B장의 입수 경위에 불법이 개입된 게 분명하다고 공격해 대기 시작했다.


참으로 이상한 언론이었다. 불법이 있으면 증거를 대야 할 텐데 증거는 없이 의심스럽다는 말만 반복했다.


B채널은 수감 중인 이신성 회장에게 특별면회를 신청해서 홍길동이 B장을 훔쳐 가지 않았냐고, 간절히 듣고 싶은 답변을 유도했다. 이신성 회장은 역시 큰 기업을 운영해 본 경륜이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당신들 취재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 날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단념하세요”


언론사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고 나면 그 후에는 자신이 다시 언론의 입질에 계속 오르내려야 할 판이었다.


자신이 잘한 것도 없는 마당에 B장을 홍길동이 훔쳐갔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신성의 불법과 부패를 다시 상기시키는 것밖에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


그리고 비록 홍길동이 B장을 훔쳐간 나쁜 놈이긴 하지만 이신성 회장의 눈으로 볼 때 홍길동은 비범한, 분명히 보통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젊은이였다.


이신성 회장의 셈법으로는 홍길동 같은 사람은 비록 자신을 파멸시키긴 했지만 언젠가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걸 알 나이였다. 망나니 아들, 이선동이를 데리고 있는 걸 보아도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도 언론들이 B장의 출처를 묻고 홍길동의 미심쩍은 행보를 집중 보도하자 수사기관들이 이신성 회장을 상대로 B장 도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신성 회장은 수사기관에도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신성 회장이 입을 연다고 해도 사실 나올 게 별로 없었다. ‘어느 날 보니까 B장이 홍길동 손에 넘어가 있더라’,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경찰은 결국 나를 B장 도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해 출두를 요청했다. 경찰은 나를 너무 요란하게 소환했다가 나중에 무혐의로 풀어주면 체면이 안 설 수도 있다고 보고 가급적 조용히 출두하도록 했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면 기자들 몰래 조사실로 안내하겠다고 배려하는 척했지만 나는 됐다고 했다. 나는 언론사들에 나의 출두 시간과 장소를 알렸다.


나는 기왕 경찰에 출두하기로 한 것, 출두 현장을 세계 단일정부와 우주 시대를 열어줄 비차(飛車)의 깜짝 마케팅 기회로 삼기로 했다.


나는 B채널을 비롯한 TV와 인터넷 언론들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 현관에 비차(飛車)를 사뿐히 착륙시켰다. 아무런 엔진음이나 소음도 없이 하늘에서 웬 비행물체가 지상에 뚝 떨어지자 운집해 있던 수백 명의 취재진의 시선과 카메라가 일제히 비차로 향했다.


나는 일부러 비차에서 천천히 내렸다. 플래시들이 터지는 가운데 운동화에 청바지와 티를 입고 선글라스를 쓴 내가 등장하자 기자들은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비차를 향해 돌진했다.


나를 내려놓은 비차는 기자들이 들이닥치기 직전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소리 없이 사뿐히 다시 떠올라 잠시 중수청 상공을 선회하는 듯하더니 아차산 방향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비차 중 UFO 모양을 골라 타고 왔었다. 기자들의 관심사는 B장 도난이 아니었다.


“홍길동씨, 지금 타고 오신 것이 뭡니까?”


“여기도 질문 있습니다. 금방 그것이 하늘을 나는 모습이 좀 특이하던데 혹시 UFO 아닙니까?”


“그 비행체는 어디에서 구입한 거죠? 아니면 혹시 직접 만든 건가요?”


“그 비행체의 조종은 누가 합니까? 조종하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까?”


“엔진은 무슨 엔진을 쓰는 거죠? 밧데리입니까?”


기자들은 비차에 압도당한 듯 본인들이 홍길동의 B장 도난 사건 중수청 출두 현장 취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나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비차 관련 질문에 한 마디 답도 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비차에 대한 궁금증과 신비감을 극적으로 올려놓겠다는 계산이었다.


기자들이 나의 묵묵부답에 지쳤는지 중수청 현관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나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저는 오늘 제가 신성그룹의 B장을 훔쳤다는 사건의 피의자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질문해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릴 생각이었습니다만...”


기자 하나가 인심 쓰듯 질문을 하나 해주었다.


“중수청에 소환된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아까 그 질문들에 대해서 답변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 준비한 답을 했다.


“소감을 물으시니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참 유감입니다. 소도둑들이 누구인지 알려주었더니 도둑들 잡을 생각은 않고 그 정보를 니가 어떻게 알았냐고 다그치는 격 아닙니까?


중수청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수청이 언제부터 언론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언론의 하부조직이 되었단 말입니까? 본말이 전도됐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그 기자가 다시 질문을 했다.


“자, 소감은 이만하면 됐고요, 그 뭣이냐... UFO는 도대체 뭔지 이제 대답 좀 해주시죠.”


나는 입술 끝에 여유 있는 웃음을 올리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미래의 새로운 이동수단입니다. 뭐 여러분도 아시는 드론 택시의 미래 버전이라고 할까요?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비행속도는 초속 380km입니다.”


기자 하나가 잘못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380km면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는 않네요? 비행기 속도보다 좀 많이 느리네요?”


나는 곧바로 시정해 주었다.


“초속 380km면 그다지 빠른 게 아닌 건가요? 달까지 가는 데 17분 정도 걸리는 속력인데요?”


나의 정정에 기자들이 머릿속으로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일제히 흩어지면서 아수라장이 재연되었다. 기자들은 일제히 소속회사 데스크에 홍길동이 초속 380km UFO를 선보였다고 보고했다.


마하 1000이 넘는 속력은 드론 택시의 미래 버전 정도가 아니었다. 전혀 새로운 추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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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 70. 암흑가의 두 사람, 함께 하모를 먹다 > 22.06.13 94 1 9쪽
70 < 69. 두 조폭보스, 아차산에서 목놓아 울다 > 22.06.12 94 2 10쪽
69 < 68. 조폭전쟁에 개입하다 > 22.06.12 84 2 10쪽
68 < 67. 왕년의 보스를 참교육하다 > 22.06.11 99 3 9쪽
67 < 66. 북한 처녀랑 결혼하라우 > 22.06.11 94 3 9쪽
66 < 65. 남북정상에게 비차를 설명하다 > 22.06.10 97 3 9쪽
65 < 64. 김정은, 비차를 타고 서울에 오다 > 22.06.10 91 3 9쪽
64 < 63. 비차를 타고 김정은을 만나다 > 22.06.09 106 3 9쪽
63 < 62. 대통령에게 비차를 브리핑하다 > 22.06.09 108 3 10쪽
62 < 61. 비차, 공군의 요격을 받다 > 22.06.08 111 3 10쪽
61 < 60. 참교육회초리의 사용법 > 22.06.08 137 3 9쪽
60 < 59. 이번에는 B채널 김강욱 차례 > 22.06.07 113 3 9쪽
59 < 58. 선관위 해킹을 분쇄하다 > 22.06.07 109 3 10쪽
58 < 57. 예측과 다른 개표 결과 > 22.06.06 119 3 10쪽
57 < 56. 참교육회초리를 분양하다 > 22.06.06 112 3 9쪽
56 < 55. 국정원의 경호대상이 되다 > 22.06.05 126 3 9쪽
55 < 54. 대선후보 구도를 바꾸다 > 22.06.05 125 2 9쪽
54 < 53. 국정원장에게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6.04 127 3 9쪽
53 < 52. 천재 청년 김윤대를 영입하다 > 22.06.04 138 3 10쪽
52 < 51. 인재를 모아 언론사를 설립하다 > 22.06.03 140 3 10쪽
» < 50. 비차, 쇼케이스하다 > 22.06.03 131 2 9쪽
50 < 49. 홍길동을 잡아라 > 22.06.02 143 2 9쪽
49 < 48. B채널에 경고하다 > 22.06.02 139 2 10쪽
48 < 47. 진짜 배춧잎으로 바뀐 신사임당 > 22.06.01 142 2 10쪽
47 < 46. B채널 회장, 음모를 꾸미다 > 22.06.01 153 2 9쪽
46 < 45. 불독을 완전 제거하다 > 22.05.31 153 2 9쪽
45 < 44. 이신성을 밀어내다 > 22.05.31 156 3 9쪽
44 < 43. 비밀결사, '아차산 그룹' > 22.05.30 169 3 10쪽
43 < 42. 동지들, 비차에 타다 > 22.05.30 177 2 10쪽
42 < 41.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5.29 19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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