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40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04 12:00
조회
137
추천
3
글자
10쪽

< 52. 천재 청년 김윤대를 영입하다 >

DUMMY

스승님의 안내를 받고 아차산 집 거실에 들어선 김윤대 군을 나는 반갑게 맞이했다. 나는 김군을 일단 자리에 앉게 하고 내가 직접 내린 커피를 대접했다.


김군은 의례적인 프로토콜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계속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나는 알았다.


”왜요? 비차 보고 싶은 거죠?“


김군은 수줍게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빨리 보고 싶습니다.“


”알았어요. 그래도 내가 내린 커피 맛이나 한 번 보고 봅시다.“


김군은 마지못해 커피를 후루룩 한 모금에 다 마셔버리려다 그만 입안을 데고 말았다. 나는 속으로 웃음을 참지 못했지만 손님인지라 웃지도 못하고 서둘러 찬물을 한 컵 갖다 줬다.


찬물을 들이킨 김군은 이제 일어서서 서성거렸다. 나와 스승님은 눈을 맞추며 같이 일어났다.


”자, 그럽시다. 그렇게 빨리 보고 싶어 하니 소원을 들어줄게요.“


비밀의 공간으로 통하는 시멘트 벽을 열어젖혔다. 내 뒤를 바짝 따라오던 김군의 눈에 비밀의 공간이 확 들어왔다.


다양한 모양을 한 비차 10여 대가 진열돼 있는 걸 본 김윤대 군은 선물 받은 장난감을 향해 뛰어가는 어린애처럼 비차를 향해 뛰어갔다. 투명 유리 쇼케이스에 진열된 비차들은 모양만큼이나 색상도 다양했다.


김윤대 군은 그중 하나를 향해 손을 뻗어 만져보려 했지만 유리에 가로막혔다. 김군은 나를 바라봤다. 나는 웃으며 유리 쇼케이스를 열어주었다.


김군은 비차의 문을 열려고 했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기업 비밀을 그렇게 마음대로 봐도 될까요?”


김군은 예상치 않게 무안을 당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김군이 그러거나 말거나 비차를 향해 정신감응초음파를 발사해 비밀의 공간에 띄웠다.


마치 김군에게 약을 올리기라도 하듯 비차는 김군의 머리 위를 돌다가, 멀리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제자리에 멈춰 서서 좌우 날개를 상하로 흔들다가, 몸체를 90도, 180도 자유자재로 뒤집었다가... 갖은 쇼를 했다.


김윤대 군의 한번 만져보고 싶은, 한번 조종하고 싶은 조바심이 얼굴에서 그대로 읽혔다. 나는 다시 비차를 바닥에 내려 앉혔다.


“자, 비차를 특별 관람했으니 만족하죠?”


“아아, 이게 아니고... 저 한번 타보면 안 될까요?”


“네, 안 됩니다. 세계와 미래를 바꿀 나의 비차 내부를 아무에게나 보여줄 순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요?”


“자, 그럼 사무실로 갈까요?”


나는 아쉬워하는 김윤대 군을 끌다시피해서 비밀의 공간 내 사무실로 데리고 왔다. 스승님은 내내 싱글거리며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봤다.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앉은 나와 김윤대 군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갔다.


“비차를 조종하고 싶고, 만들어 보고 싶다면 조건이 하나 있어요. 간단한 조건이에요”


“이 회사에 입사하면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어떻게... 생각이 정리가 좀 됐나요?”


“그럼요. 여기 오기 전부터 저는 비차와 함께 하기로 마음을 먹었거든요. 그럼...”


김군은 다시 일어서려고 했다.


“지금 당장 비차를 조종해 보겠다고요?”


“아, 예. 제발요.”


아직 청소년 같은 조급함이 그대로 나타났다. 나는 다시 제지했다.


“아직이요, 아직이요. 여기 계약서에 싸인하기 전에는 비차 탑승은 불가능해요.”


내가 씨익 웃으며 계약서를 내밀자 김군은 후르륵 한번 읽어보더니 두말하지 않고 휘갈겨 싸인을 했다. 그러더니 다시 비차 쪽으로 달려갔다. 나는 이번에는 따라가지 않고 리모컨으로 쇼케이스를 열어줬다.


비차 하나를 골라 그 옆에 선 김군은 그러나 어떻게 문을 열지 몰랐다. 나는 정신감응초음파를 발사해 문을 열었다. 김군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비차에 탔다. 자리에 앉는 순간 나는 비차를 띄워 올려 비밀의 공간을 정신없이 돌게 했다.


안에 타고 있는 김군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윽고 비차의 속도를 줄이고 비밀의 공간을 느린 속도로 유영하게 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김군은 비차의 이곳저곳을 만져보며 비차에 빠져들었다.


계약서에 따르면 김윤대 군은 비차와 관련 인프라를 연구개발 할 새로운 법인의 대표를 맡게 되어있었다. 프로토타입은 내가 완성해 놓았으나 이를테면 수작업으로 만든 셈이어서 이를 대량생산 공정으로 전환해야 했다.


또한 지상의 도로를 설계하듯 하늘의 높이와 방향에 따른 3차원 공간에 비차의 하늘길을 설정하고 통제센터와 비차들 간의 통신 방식도 표준화해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인데 김윤대 군은 그저 어린아이 마냥 비차에 정신을 쏙 빼앗기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스승님이 딱 내가 원하는 사람을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호기심과 열정이 없는 사람이었으면 나는 계약을 재고했을지도 모른다.


김군은 사무실 한쪽에 숙식이 가능한 살림집을 하나 꾸며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아차산 우리집 가까이에 유명 호텔에서 운영하는 최고급 빌라형 레지던스를 임대해 줄 수도 있다고 했으나 김군은 노땡큐였다.


“그냥 비차 곁에서 24시간 먹고 자고 싶어요. 헤헤”


나는 바로 김군이 원하는 아담한 살림집을 하나 꾸며주었다.


비차의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밀의 공간은 턱도 없이 작은 공간이다. 비밀의 공간은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연구소의 역할을 하고 양산체제를 갖춘 공장은 따로 건설해야 했다.


좋은 입지를 깆춘 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김군과 함께 3차원 지도로 전국의 괜찮은 후보지를 일일이 검색한 다음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두 곳을 비차를 타고 상공에서 후보지를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두 곳은 강원도 평창의 산악지역 중 산 정상부가 고원 분지로 되어있는 지역과 전남 여수지역의 개도라는 섬이었다.


나는 공장 부지의 조건으로 공업용수와 식수로 사용할 물이 풍부해야 하고 산업스파이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우선했다. 나와 김윤대 군은 두 지역을 비차로 차례로 살펴보면서 어느 곳이 좋을지 저울질을 했다.


최종적으로 개도 지역을 선택했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서 보안에 유리했고 산과 들이 고루 갖춰서 있어 공장은 산을 굴착해 만들고 들판은 부대시설들로 쓰면 딱 좋게 되어있었다.


그뿐 아니라 여수산업단지와 세계 최고 품질의 철강을 생산하는 제철소도 가까이 있어 원료 수급에도 유리한 장소였다.


무엇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 내에 있는 개도 섬 인근은 수많은 섬들로 이뤄진 경치가 실로 비경이라고 할 만했다.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도시지역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공장 직원들을 비차로 출퇴근시킬 생각이었다. 따라서 직원들은 굳이 개도나 인근 여수지역에 거주할 필요가 없었다. 비차를 이용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순식간에 개도에 도착할 수 있으므로 직원들은 공장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이젠 쓸모 없었다.


나는 개도를 살피러 여수지역을 방문한 기회를 이용하여 김군에게 이 지역의 음식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여수가 자랑하는 음식은 바닷가인 만큼 주로 해산물 요리였다. 나는 그중에서 특히 바다 장어 요리가 기억에 남아있었다. 비차에서 내린 우리는 여수 국동에 있는 허름한 상어식당이라는 곳에 들어갔다.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는 촌 식당의 공기를 훅 끼치자 김군은 멈칫거렸다.


“왜? 냄새가 좀 그런가? 괜찮아, 자 들어가자고”


나는 김군의 손목을 잡아끌고 들어가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다. 모처럼 만에 장어 요리를 맛본다는 설렘과 함께 김군이 과연 잘 먹을 수 있을지 보고 싶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이곳 장어 요리는 붕장어라는 바다장어를 토막 내 얼갈이를 넣고 된장을 풀어 푹 끓여낸 장어탕과, 양념을 하거나 소금만을 뿌려 구운 장어구이 두 종류가 있다. 워낙 장사가 잘되는 집이라 음식을 미리 준비해 두었기 때문인지 주문한 탕과 구이 요리가 금방 나왔다.


엊그제까지도 미국 음식을 먹다 온 김군은 장어탕에 숟가락을 넣어보더니 기겁을 하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어른 팔뚝만큼 굵은 장어 토막이 숟가락에 걸려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왜? 무서워? 사나이가 그까짓 것 가지고...”


나는 웃으며 내가 먹는 대로 먹어보라고 안심을 시켰다. 나는 숟가락으로 장어 토막의 살을 걷어내 입에 넣었다. 음식이 입속에서 사르르 녹는다고 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그런 말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맛이다.


내가 재촉을 하자 김군이 마지못한 듯 나처럼 장어살을 떠 입에 넣는다. 찡그린 얼굴이 금방 사르르 풀어지는 걸 보고 나는 그러면 그렇지 하고 빙그레 웃어줬다.


장어살에 맛을 들인 김군은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장어살을 발라 먹는 데 정신을 빼앗겼다. 나는 허겁지겁 밥을 먹는 김군을 보고 친동생 같은 친밀감이 생기는 걸 느꼈다. 어지간히 배를 채운 김군이 이제야 앞에 내가 있는 걸 발견한 것처럼 나를 바라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 70. 암흑가의 두 사람, 함께 하모를 먹다 > 22.06.13 94 1 9쪽
70 < 69. 두 조폭보스, 아차산에서 목놓아 울다 > 22.06.12 94 2 10쪽
69 < 68. 조폭전쟁에 개입하다 > 22.06.12 84 2 10쪽
68 < 67. 왕년의 보스를 참교육하다 > 22.06.11 99 3 9쪽
67 < 66. 북한 처녀랑 결혼하라우 > 22.06.11 94 3 9쪽
66 < 65. 남북정상에게 비차를 설명하다 > 22.06.10 97 3 9쪽
65 < 64. 김정은, 비차를 타고 서울에 오다 > 22.06.10 91 3 9쪽
64 < 63. 비차를 타고 김정은을 만나다 > 22.06.09 106 3 9쪽
63 < 62. 대통령에게 비차를 브리핑하다 > 22.06.09 108 3 10쪽
62 < 61. 비차, 공군의 요격을 받다 > 22.06.08 111 3 10쪽
61 < 60. 참교육회초리의 사용법 > 22.06.08 137 3 9쪽
60 < 59. 이번에는 B채널 김강욱 차례 > 22.06.07 113 3 9쪽
59 < 58. 선관위 해킹을 분쇄하다 > 22.06.07 109 3 10쪽
58 < 57. 예측과 다른 개표 결과 > 22.06.06 119 3 10쪽
57 < 56. 참교육회초리를 분양하다 > 22.06.06 112 3 9쪽
56 < 55. 국정원의 경호대상이 되다 > 22.06.05 126 3 9쪽
55 < 54. 대선후보 구도를 바꾸다 > 22.06.05 125 2 9쪽
54 < 53. 국정원장에게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6.04 127 3 9쪽
» < 52. 천재 청년 김윤대를 영입하다 > 22.06.04 138 3 10쪽
52 < 51. 인재를 모아 언론사를 설립하다 > 22.06.03 140 3 10쪽
51 < 50. 비차, 쇼케이스하다 > 22.06.03 130 2 9쪽
50 < 49. 홍길동을 잡아라 > 22.06.02 143 2 9쪽
49 < 48. B채널에 경고하다 > 22.06.02 139 2 10쪽
48 < 47. 진짜 배춧잎으로 바뀐 신사임당 > 22.06.01 142 2 10쪽
47 < 46. B채널 회장, 음모를 꾸미다 > 22.06.01 153 2 9쪽
46 < 45. 불독을 완전 제거하다 > 22.05.31 153 2 9쪽
45 < 44. 이신성을 밀어내다 > 22.05.31 156 3 9쪽
44 < 43. 비밀결사, '아차산 그룹' > 22.05.30 169 3 10쪽
43 < 42. 동지들, 비차에 타다 > 22.05.30 177 2 10쪽
42 < 41.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5.29 199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