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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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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42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5.31 12:05
조회
153
추천
2
글자
9쪽

< 45. 불독을 완전 제거하다 >

DUMMY

아버지는 청소년기의 나를 거의 괴물 취급했다. 돌이켜보면 나의 반항이 너무 거셌으므로 아버지가 나를 버거운 시선으로 바라봤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도 보통 사람이었기에 나의 특이한 행동들을 이해하고 보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사고를 치고 반정부 시위를 하면서 감옥을 들락거려도 늘 따뜻한 엄마였다.


나는 결국 몇 번의 구속과 감옥생활을 거친 끝에 학업을 그만두고 말았다. 사실 나, 홍길동이 21세기 한국의 대학에서 배울 일이 없기도 했다.


나는 그때부터 어머니로부터 독립을 준비했다. 그 사이 나의 특별한 능력은 내 몸과 머리에서 거의 완성돼 가고 있었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을 내 손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독립하는 데 돈은 문제가 안 되었다. 나는 나의 이능(異能)을 조금만 살려도 얼마든지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차산 자락에 단독주택을 마련해 독립해 나갈 때도 어머니는 어디서 돈이 났느냐며 혹시 깨끗하지 못한 돈이 아니냐며 걱정을 했지만 사실은 나의 이능으로 간단히 마련한 돈이었다.


친구들이 대학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할 때쯤 나는 지하 ‘비밀의 공간’을 완성하고 앞으로 내가 이 사회에서, 나아가 지구촌에서 무엇을 해서 인류에 기여할까에 대한 대강의 계획을 구체화 할 수 있었다.


***


이런 우리 부자의 과거사 때문인지 아버지는 아직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게 편치만은 않아 보인다. 이날도 아버지는 ‘못난 애비의 허물을 잊어달라’고 했지 ‘잘못했다’거나 ‘미안하다’ 같은 직접적인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 않았다. 아들이 성공했다고 갑자기 저자세를 보였다면 아들로서 오히려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늘 당당한 아버지여야 하니까.


나는 이날 형에게 신성의 수장이 되면 최우선해서 할 일이 하나 있는데 다름 아닌 불독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해 두었다. 대주주인 나의 요구대로 형은 신성의 회장으로서 단행한 첫 인사에서 자회사 대표인 불독을 해임했다.


그리고 그룹 감사실에서 대대적인 감사를 시작했다. 아버지 빽을 믿고 저질렀던 각종 비리와 횡령이 파도 파도 끝이 없었다.


당국의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불독은 알거지가 될 것이 분명했다. 인심이란 건 참 믿을 것이 못 된다. 나는 다시 한남동의 불독집을 찾아갔다.


놈은 거실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겠지. 놈은 술기운에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야, 최서장, 너 정말 이럴 수 있어?”


나는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최서장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야, 임마, 어린놈이 누구한테 반말이야? 똑바로 못해?”


“하아, 이 새끼 봐라, 너 내 개 아니었냐? 내 앞에서 눈도 제대로 못 맞추던 놈이...”


“야, 임마, 그게 너를 보고 그런 줄 알았다면 너 세상 잘못 산 거야. 지금이라도 똑바로 알아 둬라. 사람들이 너한테 설설 긴 것은 너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니가 갖고 있던 돈 때문이었다고, 임마, 알겠어?”


“뭐여? 너 말 다했어?”


“까불지 말고 더 들어. 그런데 말이지, 그 돈을 니가 지금은 갖고 있지 않잖아? 갖고 있었던 것일 뿐이지. 과거형이란 말씀야. 그렇다면 사람들이 변하는 게 당연한 거지, 뭘 엉뚱한 소리를 하고 그러냐?”


“야,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냐, 너?”


“야, 임마. 이 정도는 양호한 거야. 너 그동안 나하고 지낸 세월이 있어서 이나마 내가 친절하게 대해 주는 거야. 다른 사람들한테도 이런 철부지 같은 행동 하면 나처럼 안 봐줄 거야. 알아들어?”


“이런 놈들인 줄도 모르고.. 그동안 내가...”


“너도 이제 인생의 쓴맛도 좀 보고, 다른 사람들은 니가 떵떵거릴 때 어떻게 살았을지도 좀 느껴보라고. 자, 그럼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말고 씩씩하게 잘 살아라. 전화 이만 끊는다.”


최서장이 전화를 끊어버리자 불독은 어안이 벙벙했다. 언제나 사랑만 줄 줄 알았던 엄마한테 태어나서 처음 매를 맞은 느낌이랄까? 세상이 이제 내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오는 충격이라고 할까?


한동안 휴대폰을 들고 서성이던 불독은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휴대폰을 대리석 바닥에 던져 박살을 내버린다.


미친 듯이 거실의 가구들을 부수기 시작한다. 도자기도 박살이 나고 벽에 걸려있던 값비싼 그림들도 액자가 부서지고 그림이 찢어졌다.


그러나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 마누라도 아이들도 없다.


나는 투명 모드를 해제하고 놈 앞에 나타났다. 놈이 ‘이제 헛것이 보이나?’ 하는 표정이다.


“어차피 이 집도 경매에 넘어갈 테니 조금 부수는 것도 관계없지. 더 부숴보지 그래”


내가 입술에 비웃음을 올리며 말을 하자 놈이 이번에는 태도가 달랐다. 이 모든 불행의 배후에 내가 있는 걸 확실히 깨달았던 것이다. 놈은 잽싸게 무릎을 꿇었다.


“너 이것이 몇 번째 무릎 꿇는 건지나 알아?”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내가 계속 속을 순 없잖아?”


내가 냉정하게 대답하자 놈은 무너졌다. 바닥에 상체를 쓰러뜨리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나는 놈이 울다 지칠 때까지 내버려 뒀다. 놈이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을 즈음 나는 놈에게 일어나 맞은편 소파에 앉도록 했다.


“너, 반성은 조금 한 거니?”


“네, 정말 잘못했습니다.”


“아니야, 너는 아직 충분히 반성하지 않았어.”


“살려주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래, 뭐든지 하겠다고?”


“네, 뭐든지 하겠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 더 주지. 니가 이 테스트를 잘 통과하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어. 하지만 테스트를 견디지 못하고 낙오하면 너의 인생은 아마 암울할 거야.”


“알겠습니다, 홍길동님이 시키시면 지옥에라도 가겠습니다.”


나는 사실 참교육을 실시하는 이유가 단순히 못된 놈을 응징하고 파멸시키는 데 있지 않다. 참교육의 목적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나의 참교육 회초리에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사람이 되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으면 얼마든지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나의 참교육 정신이다.


돈이 떠나가자 사람도 떠나가는 단순한 진리를 뼈저리게 체감한 불독이 지금 당장 급한 마음에 새사람이 되겠다고 맹세를 했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나는 놈을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불독이 어느 정도까지 낮은 자세로 세상을 다시 살아낼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로 했다. 나는 우선 놈에게 아차산 우리집의 관리를 맡겼다. 청소도 하고 운전도 하고 기타 내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일자리였다.


지금까지 나에게 참교육을 받은 수많은 문제아(問題兒)들을 나는 이런 방식으로 새사람을 만들어 사회에 복귀시킬 계획이다.


대한민국의 정국은 매일이 소용돌이 판이었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을 받고 어리석은 윤재명은 청와대를 떠나야 했다. 광화문의 시민들은 평화로운 시민혁명을 완수했다는 뿌듯함을 세계만방에 과시할 수 있었다.


대통령이 공석이 되자 그동안 촛불시위 현장의 한구석에서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며 ‘윤재명 물러가라!’를 외치던 야당 정치인들이 물을 만난 물고기가 되었다. 야당에서는 차기 대통령 후보감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야당 대표인 김홍석이 선두주자였다. 잘 생긴 외모와 깨끗한 이미지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정철민 의원도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 나서 낙선한 바 있는 최준표도 세력을 규합하고 있었다.


언론들은 일제히 이들 세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춰 셋 중의 하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B장 사태’에서 여당 의원들과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에 대해서 천하의 부도덕한 집단이라고 필봉을 휘두르던 언론인들은 야당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호의를 보였다.


정상적인 대선이라면 어느 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한쪽 편을 드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백 퍼센트라고 믿었기 때문에 야당에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언론들의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야당 후보 중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력 언론들은 하루가멀다하고 여론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서히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가 유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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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 69. 두 조폭보스, 아차산에서 목놓아 울다 > 22.06.12 9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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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 67. 왕년의 보스를 참교육하다 > 22.06.11 99 3 9쪽
67 < 66. 북한 처녀랑 결혼하라우 > 22.06.11 94 3 9쪽
66 < 65. 남북정상에게 비차를 설명하다 > 22.06.10 97 3 9쪽
65 < 64. 김정은, 비차를 타고 서울에 오다 > 22.06.10 91 3 9쪽
64 < 63. 비차를 타고 김정은을 만나다 > 22.06.09 106 3 9쪽
63 < 62. 대통령에게 비차를 브리핑하다 > 22.06.09 108 3 10쪽
62 < 61. 비차, 공군의 요격을 받다 > 22.06.08 111 3 10쪽
61 < 60. 참교육회초리의 사용법 > 22.06.08 137 3 9쪽
60 < 59. 이번에는 B채널 김강욱 차례 > 22.06.07 113 3 9쪽
59 < 58. 선관위 해킹을 분쇄하다 > 22.06.07 109 3 10쪽
58 < 57. 예측과 다른 개표 결과 > 22.06.06 119 3 10쪽
57 < 56. 참교육회초리를 분양하다 > 22.06.06 112 3 9쪽
56 < 55. 국정원의 경호대상이 되다 > 22.06.05 126 3 9쪽
55 < 54. 대선후보 구도를 바꾸다 > 22.06.05 125 2 9쪽
54 < 53. 국정원장에게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6.04 127 3 9쪽
53 < 52. 천재 청년 김윤대를 영입하다 > 22.06.04 138 3 10쪽
52 < 51. 인재를 모아 언론사를 설립하다 > 22.06.03 140 3 10쪽
51 < 50. 비차, 쇼케이스하다 > 22.06.03 131 2 9쪽
50 < 49. 홍길동을 잡아라 > 22.06.02 143 2 9쪽
49 < 48. B채널에 경고하다 > 22.06.02 139 2 10쪽
48 < 47. 진짜 배춧잎으로 바뀐 신사임당 > 22.06.01 142 2 10쪽
47 < 46. B채널 회장, 음모를 꾸미다 > 22.06.01 153 2 9쪽
» < 45. 불독을 완전 제거하다 > 22.05.31 154 2 9쪽
45 < 44. 이신성을 밀어내다 > 22.05.31 156 3 9쪽
44 < 43. 비밀결사, '아차산 그룹' > 22.05.30 169 3 10쪽
43 < 42. 동지들, 비차에 타다 > 22.05.30 177 2 10쪽
42 < 41.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5.29 19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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