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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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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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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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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33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2)

DUMMY

100 갤런이 넘는 양의 우유가 혹시 상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상인 톰슨의 고민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하나는 시간과의 싸움이요, 다른 하나는 시간과 더불어 요구되는 막대한 노동력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에 대해서다.

원래의 방법대로 만들자면 당연히 며칠의 시간이 소요되는 일. 원유에서 크림을 분리하는 것은 오직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오히려 손을 썼다간 애써 뭉쳐져 있던 크림이 다시 우유와 섞여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곤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손끝에서 바람을 만들어내고, 또한 이를 수없이 조절해냈던 마법사는 달리 생각했다.


'회전의 묘리. 더 강하게, 더 거칠게, 그리고 더 빠르게 휘젓는다면 한계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상수로 고정된 시간마저 변수로 만들어버릴 수 있을지도 몰라.'


이따금씩 어머니께서 안겨주는 옷 광주리를 들고 나가 빨래를 한 후 물을 꽉 짜낼 때와 비슷한 느낌이 아니던가.

옷감이 상한다고 해서 크게 혼나긴 했지만, 현우가 팔을 휘저어 옷을 크게 빙빙 돌리다 보면, 어느새 물기는 빠져나가고 의복은 제법 뽀송뽀송해지곤 했다.

회전에 의하여 물과 의복이 분리가 된 것처럼, 지금의 상황 그 원리를 적용할 수 있으리라.

그것이 날개의 마법사가 판단한 결론이었다.


어차피 바람 마법의 기본은 회전. 적을 베는 매서운 칼날부터 꼬리를 살랑거리며 뭇 연인들의 뺨을 비비고 지나가는 보드라운 선풍까지 그 모든 바람의 근간은 이동과 회전에 있었다.

그리고 여기 있는 날개의 마법사는, 바람을 다루는 일이라면 둘째 가면 서러워 할 사람이었고.


"실드."


나무와 철 굴레로 이루어진 목욕통을 다른 손으로 붙잡아 현우는 목욕통 전체를 아우르는 푸르스름한 마력의 막을 만들어내었다.

혹여 강력한 마법의 여파로 이 아까운 양식이 다른 곳으로 쉬이 튀는 법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바람이 그의 손끝에서 펼쳐진다. 봄바람처럼 천천히 우유 사이를 유영하는 바람은 현우의 마력이 더해지며 주변의 액체들마저 이끄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더욱 빠르게. 폭풍이 몰아치듯이."


심상으로 마법사는 맹렬히 회전하는 일련의 폭풍을 그렸다. 솟구치는 물줄기와 함께 회전하는 고리 형태의 바람은 너무나도 빨라 주변의 모든 것을 사방으로 밀어내듯이 자신의 움직임을 반복하였다.

현우가 그려낸 심상이 현실과 겹쳐지는 순간, 백색의 액체는 목욕통을 박차고 넘실거리며 튀어 올랐다.

물론 푸르스름한 막에 부닥쳐 하얀 파도는 다시 목욕통으로 떨어지며 끊임없이 통 안을 휘젓는 바람의 흐름에 섞여졌다. 미리 실드를 펼쳐놓은 것이 다행이었다.


쉬이잉! 쉬이이잉!

바람의 칼날이 무쇠를 찢어버리듯, 오라를 머금은 용사의 검이 악마가 봉인된 궤를 갈아내는 듯, 높고 찢어지는 매서운 소리가 현우의 귀를 찔렀다.

한쪽 눈을 찡그리며 다시금 정신을 집중한 마법사는 한층 더 체내의 마력을 팔로 밀어 넣어 마법을 폭증시킨다. 위이잉 하는 소리가 더더욱 거세졌다.


"관!"

"으, 응? 자네 뭐라 말한 건가!"

"대롱 같은 게 있다면 빨리요! 다른 걸 담을 통 또한!"


현우의 외침에 톰슨은 재빨리 땅을 박차고 내달렸다. 마법사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급박함에 남에게 시키는 것을 잊고 직접 몸을 날린 것이었다.

잠시 후, 상인이 가지고 온 나무로 만들어진 긴 대롱과 목욕통에는 미치지 못하나 그의 사분지 일은 되어 보이는 통을 받은 현우는 적절한 위치를 살핀 뒤 마력으로 감싼 손을 휘두르며 목욕통의 일부분에 구멍을 내었다.


"뭐 하는 짓인가! 아까운 우유가!"

"그러니 통을 달라 한 것이 아닙니까! 목욕통 값은 알아서 물어주시겠죠?"


울분을 터트리는 상인의 고함은 귓등으로 흘려버린 채, 현우는 손에 든 대롱을 구멍에 꽂아 빈 통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톰슨은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며칠에 걸려 운송해왔던 아까운 재산이 물거품으로 날아가 버릴 판이었으니.

허나 콸콸 흐를 줄 알았던 우유는 상인의 예상과는 달리 관을 타고 줄줄 흐르는 선에서 그쳤다.

살짝 색깔이 맑은 것을 보니 톰슨은 그가 익히 보았던 것과 상태가 비슷한 것을 깨닫고 놀랐다.


"봤죠?"


현우는 톰슨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았다.

찰박거리는 소리와 함께 여전히 목욕통 안의 바람과 우유는 돌아가고 있었으나, 벽면에는 연한 치즈를 바닥에 패대기 쳐 놓은 것마냥 살짝 몽글몽글한 크림이 생성되었다.

지금처럼 크림을 제거한 우유(Skim milk)를 완전히 따라내면 비로소 버터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마련된 셈이었다.

저 우유 또한 차를 마실 때 사용하거나 아니면 물 대용으로 마셔도 무방하니 쓸모가 있을 것이라,


톰슨은 어느새 모인 구경꾼들에게 우유를 한잔씩 돌렸다.

어차피 많은 양이 문제가 되어 버터를 만드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던가.

상인에게 감사를 표한 사람들은 기꺼이 집에서 잔이나 통을 가져와 무료로 제공되는 우유를 받았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버터의 재료가 되는 크림을 구한 이상 다음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농민들이 집에서 버터를 제조하는 것과 거의 동일했다.

교반기(Churn, 교유기)의 막대가 크림을 계속 짓이기며 버터와 버터밀크(Buttermilk)를 분리하는 것처럼, 그 역할을 현우가 끊임없이 유지시키는 바람의 마법이 대신하는 것 뿐이었다.

다만 여기에도 기존의 날개의 마법사가 구현해내었던 특별한 마법의 원리가 숨어있었다.


'약독화 마법. 그 때의 원리를 여기에도 접목시킨다.'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회전하는 바람의 충돌,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수 개의 난류(亂流).

이미 팔은 숱하게 튄 우유 방울과 덕지덕지 묻은 크림으로 흉측한 몰골이 되었지만, 마법사는 팔을 거두지 않고 끊임없이 마력을 순환시키며 일에 열중했다.

끊임없이 회전하는 두 개의 바람 고리를 중심으로, 겉에는 다른 난류를 일으켜 위 아래로 크림을 뒤엎는 과정을 반복한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질척거리는 고체는 버터의 모양새를 띄어갔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나, 그리고 직접 손을 더럽혀가며 버터를 주무르고 있는 현우에게나 모두.

아무래도 농민들이나 상인들과 같은 자들에 비해 마법사란 지체 높은 자들이란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도 기사와 동급 내지 그 이상의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영주성, 연구기관, 대학 혹은 자체적으로 공방을 만들어 골똘히 연구에 몰두하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다 보니 마법사가 직접 완드나 스태프도 없이, 직접 손으로 우유를 매만지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진귀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데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마법사의 수도 적을 뿐더러 머리가 아니라 직접 몸으로 부닥치는 이들은 더더욱 적을 테니까.


"저거, 뭐 하는 거래요?"

"마법사가 버터를 만들고 있다지 뭐요. 하는 걸 보니 뭔가 만들어지고 있는 건 맞는데..."

"그걸 이런 대낮에 큰길에서 한데요? 에휴..."


한숨을 쉬며 부정적인 의사를 표하는 이도 적지 않았으나, 그런 사람들 또한 발걸음을 돌리지는 않았다. 그만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거의... 다... 됐다!"


현우의 외침이 들리자 톰슨은 슬쩍 몸을 들이밀어 마법사가 펼쳐낸 결과를 두 눈에 담았다.

꽤나 단단하게 뭉친 연노랑색의 고체들은 그가 십여 년의 세월 동안 수도 없이 보았던 바로 그 물건이 맞았다.

더군다나 파슬리나 타임(Thyme, 백리향속의 식물)과 같은 허브를 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향긋하게 퍼지는 청량함에 톰슨은 상인의 감이 꿈틀거리는 것을 생생히 느꼈다.


"가히 최상품이라 할 법한 물건이 만들어졌군. 혹시 예전에도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뇨. 집에서 소를 키우지도 않고, 다른 집에서 소젖을 짠다거나 해보지도 않았습니다만."


허허. 톰슨은 코웃음을 치며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아무튼 대단하군. 역시 그렇게 엄포를 놓을만한 자신감이 있었군 그래."

"대금부터 먼저 주시죠. 입으로만 번드르르 칭찬을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까."


상인은 돈주머니를 풀어 현우에게 5개의 동전을 휙 던졌다.

제법 마력을 많이 소모했지만 그 정도로 5 다니르를 얻었으면 꽤나 수지가 맞는 장사였다고 현우는 생각했다. 아마 며칠 간은 마법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 조금 주의를 기울여야겠지만, 얼마가 걸릴지, 그리고 얼마가 들지 모르는 기약 없는 임무에서는 많은 자본금만큼 든든한 것은 없을 테니 훨씬 가치 있는 결정이라 그는 평가했다.


"저기, 이제 다 끝난 겁니까?"

"네. 맞습니다.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에잇! 그렇다면!"


구경꾼들 중 한 명이 톰슨에게 곧바로 몸을 날렸다. 혹시 그를 해치고자 하는 자객인 것일까.

길어온 물로 손을 씻고 있던 와중에도 현우는 급하게 아직 물기가 남은 손을 들어 마력탄을 날리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의심은 기우에 그쳤다.


"아까부터 좋은 냄새가 나서 진정하기가 힘들었네! 자네, 이거 얼마에 주면 팔 텐가?"

"그게 무슨 소리요?"

"어서!"

"흐음... 파운드당 30페냐 정도면 어떻소."


그러자 사내는 곧바로 허리춤에 찬 주머니를 뒤지더니 구릿빛 동전을 꺼내 톰슨에게 내밀었다.


"지금 당장. 그대가 줄 수 있을 만큼 주시오."

"저기, 아직 물도 완전히 빼야 하고 무게도 제고 해야 하지 않소. 지금 당장은 여기 저울도 없을 뿐더러..."

"이쪽이 괜찮으니 상관 맙시다, 거. 빨리 달라니까요!"


현우는 성화를 내는 사내의 귀를 살펴보았다.

역시나, 그 또한 숲지기의 피를 가진 것이 확실했다.

현우는 찬찬히, 이제는 물에 크림 등이 완전히 씻겨 내려가 깨끗해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아!"


세계수의 뿌리를 통해 힘을 얻은 만큼, 자신의 마력 또한 아직 어머니 나무의 숨결이 깃들어 있으리라.

세세하게 마력을 조정해가며 우유에서 크림을 분리하고, 다시 그 마력이 듬뿍 담긴 바람으로 버터를 휘저으며 만들지 않았던가.

말라 비틀어진 나무 뿌리에 비하면 하자가 있겠지만, 날개의 마법사가 만들어낸 고형의 유지(乳脂)는 신성한 어머니의 숨결이 가득한, 가히 엘프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물건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청량한 냄새에 이끌린 이들이 하나 둘 톰슨과 현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무턱대고 물로 씻어버린 우유의 잔해 또한 문제였다. 대로를 타고 여기저기로 번져가는 물과 섞인 우유에서 나는 희미하지만 달콤한 유혹에, 무릇 숲지기의 피가 섞인 자라면 적어도 고개 한번쯤은 돌려볼 만 했으니.


"망했다."

"저기, 마법사! 혹시 이 사태도 어떻게 해볼 수 있나!"

"그, 그러게요..."


톰슨은 앞다투어 자신의 앞에 돈을 밀며 서로 버터를 사겠다 하는 손님들의 행렬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분간을 잡지 못했다.

아직 큰 분쟁으로 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따금씩 언성이 높아지는 것을 보아 어쩌면 정말로 문제가 터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삐이익!


휘파람 소리와 함께 인파를 헤치고 경비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인데 엘리아른에서 이리도 소란이 있단 말이냐! 다들 해산하지 못해!"


조금 전에도 톰슨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소튼이 소리를 높였다.

그의 우렁찬 목소리에 사람들은 목을 푹 숙인 채 경비병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대로에는 물이 흐르는 데다가 대충 보아도 스물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군요. 무슨 일이죠?"


여인의 목소리였다. 옅은 금발의 머리카락은 묶어 움직임에 지장이 없게 한 그녀는 얇은 베일을 두르고 있어 정확한 얼굴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어째 날개의 마법사에게 그녀의 목소리는 퍽 친숙했다.


"그, 그게 말이오. 즉석에서 우유를 사용해서..."

"우유를 사용해서 뭐요? 그 아까운 것을 도처에 나누어주고 계신단 말인가요?"

"버터, 버터를 여기 있는 마법사가 만들었는데 그게 향이 너무 좋아 좀 사려고 줄을 선 겁니다. 절대로 다른 소동이 일어나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첫 번째로 톰슨에게 돈을 넘겼던 사내가 급히 이유를 설명했다. 그로서는 이미 돈까지 준 마당에 물건을 얻지도 못하면 말짱 꽝이기 때문이었다.


"마법사? 혹시 그 주의해야 할 인물인가?"


어느새 로브를 다시 뒤집어 쓴 마법사를 향해 베일을 얼굴에 두른 경비병이 눈길을 던졌다.

그러다 서로의 눈이 마주친 순간, 현우는 박수를 치며 소리쳤다.


"아, 누군지 알겠다."

"..."

"야."

"제가 누군 줄 알고 갑자기 말을 낮추는 겁니까.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 그렇게 남을 얕잡아보는 것은..."

"알고 있잖아. 내가 누군지 너는. 망치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네, 정말."


여전히 베일을 벗지 않고 있으나, 이미 커진 눈망울을 어쩔 줄 모르는 여성을 향해 현우는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미아,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작가의말

참고: O'Mahony, F. (1988). Rural dairy technology: Experiences in Ethiopia (Vol. 4). ILRI (aka ILCA and IL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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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237화. 이스윈의 그녀는 울부짖노라(1) 20.05.28 27 0 14쪽
236 236화. 상견(2) 20.05.27 30 0 14쪽
235 235화. 상견(1) 20.05.26 28 0 14쪽
234 234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3) 20.05.22 27 0 13쪽
» 233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2) 20.05.21 26 0 13쪽
232 232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1) +3 20.05.20 30 0 14쪽
231 231화. 마이-아우카흐티 20.05.19 25 0 14쪽
230 230화. 탐닉의 뿌리(4) 20.05.18 24 0 13쪽
229 229화. 탐닉의 뿌리(3) 20.05.15 30 0 14쪽
228 228화. 탐닉의 뿌리(2) 20.05.14 26 0 13쪽
227 227화. 탐닉의 뿌리(1) 20.05.13 26 0 14쪽
226 226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3) 20.05.12 28 0 13쪽
225 225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2) 20.05.11 29 0 14쪽
224 224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1) 20.05.08 25 0 14쪽
223 223화. 불과 달의 윤무(4) 20.05.06 26 0 14쪽
222 222화. 불과 달의 윤무(3) 20.05.05 29 0 14쪽
221 221화. 불과 달의 윤무(2) 20.05.04 27 0 14쪽
220 220화. 불과 달의 윤무(1) 20.05.01 30 0 14쪽
219 219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4) 20.04.30 30 0 14쪽
218 218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3) 20.04.29 3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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