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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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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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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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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22화. 불과 달의 윤무(3)

DUMMY

"콜 탑주님?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는 알고 계시는 건가요?"

"그럼. 잘 알고 있지, 장현우 학생. 아니, 막내 사제라 불러야 하나? 하기야 지금은 휴학을 선택했으니 학생이라 부르는 것도 조금 이치에 맞지 않는 듯 하니... 그럼 무어라 불러야 할까."


니암은 자신의 말에 혼자 까르르 웃다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박수를 치며, 다시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띠었다.

조금 전 니암을 맞아 현우가 방문을 열었을 때는 맡지 못했던 코를 찌르는 향기, 독한 술의 냄새를 이제는 맡을 수 있었다.

그와는 열 발자국이 넘게 떨어져 있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라도 현우는 코 끝으로 느껴지는 알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이명이 있지 않습니까. 날개의 마법사라 불러주시던지요."

"그래, 그랬었지. 하마터면 내 제자를 죽인 마법사라 콕 집어 부를 뻔 했군."


확실히 그의 말이 맞았다. 현우는 결코 니암 콜을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가 루크와 함께 니암의 공방을 찾았을 때 그가 보았던 모습은 단지 니암 콜의 일면에 불과했다.

오직 그 때를 포함한 소수의 순간들, 그리고 이번의 여정만이 현우가 그와 직접적으로 맞대었던 기억에 불과했으니, 너는 자신을 알지 못한다는 니암의 선포는 틀린 것은 아닌 셈이었다.


"...제게 원망을 품고 계신 건가요? 아니면 지금처럼 손을 쓰고 싶을 정도로 뼈마디까지 깊게 사무친 복수심?"

"글쎄. 원망이라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나 작고 추악한 것에 지나지 않아, 그런 거창한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 그저 누군가의 한탄, 그만하면 족하다."

"엄청 감성적이시군요. 몇 주간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그건, 아마도 슈테판에게만 보여주었던 당신의 민낯이 아닐까 하는데 말이죠."

"후후후... 함부로 넘겨짚지 말도록."


화르륵!


슈테판의 불꽃이 조금 더 패도적이며 상대를 잡아먹을 듯이 화려하게 타올랐다면, 니암이 피워내는 불꽃은 그것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게 상대를 에워싸는 느낌으로 조용히, 허나 결코 미약하지 않게 타올랐다.


바람이 주변의 공기를 끌어 모아 불꽃의 몸집을 키워냈다. 깊은 바다를 닮은 색깔로 푹 적셔졌던 밤하늘은 어느새 진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이미 공터의 추위를 몰아낸 니암의 불꽃은 현우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게 했다.

현우는 왼손으로 땀을 훔쳐 털어냈다.

이 열기, 이 긴장감. 모두가 슈테판과 있었던 결전과 유사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압적인 환경을 조성하신 이유나 한번 들어보죠, 탑주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바람의 마탑주가 본인이 이끄는 마탑의 일원을 핍박하는 것으로밖에 느끼지 못할 겁니다."

"나는 너를 탓하지 않는다. 슈테판 리는 마드라드와 마탑에 머무는 이들 중 손가락으로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목숨을 앗아간 녀석이었지. 죄를 지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하는 법이니, 결코 그것에 대하여..."

"그렇게 그런 변명만 구질구질하게 늘어놓으실 거라면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탑주님."


현우는 뒤로 돌아서서는 손아귀에 바람의 마력을 응축했다.

그를 둘러싼 화염의 벽을 뚫는 방법은 단박에 저 공간을 제압하는 것 뿐이었다.

억눌러놓은 돌풍을 순간 터트리는 것만이 그에게 지금의 공간을 벗어나게 해줄 길이 되리라, 현우는 그렇게 생각을 함과 동시에 주문을 외우며 손아귀에 쥔 마법을 거세게 던졌다.


"아직 내 말은 끝나지 않았다, 장현우."


그러나, 현우의 오른쪽 뺨을 화끈거리게 만든 한줄기 불꽃의 화살이 그의 구체를 꿰뚫고 지나갔다.

화살에 꿰인 구체는 온전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불규칙하게 사방으로 터져나가는 돌풍은 열기에 달궈져 불쾌하게시리 현우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순순히 보내주진 않겠다, 이 말이로군요. 이게 핍박이 아니고 어떤 단어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아니, 내가 하고픈 것은... 그래, 말해주마. 추모다."

"네?"


이해할 수 없는 니암의 발언들을 곰곰이 씹어보면서, 날개의 마법사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어째서 그가 지금 자신을 이렇게 붙잡고 있는지를 열심히 추론해보았다.

죽은 제자에 대한 복수심? 자신을 배반한 슈테판의 증오에 대한 한탄?

허나 그 무엇을 생각해보아도, 방금 니암의 입에서 흘러나온 단어는 현우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장현우, 혹시 춤은 출 줄 아는가?"


* * *


일반적인 모닥불이었다면 장작이 타면서 쌓아놓은 나무가 무너지는 소리 등이 났을 것이 분명하겠으나, 니암의 마력을 먹고 몸집을 불린 불꽃은 별 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넘실거릴 뿐이었다.

즉, 니암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 이후로 이어지는 침묵은 현우가 아니고서는 깨트릴 자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춤이라고요?"

"하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래도 살아온 문화가 다를 테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는 목을 가다듬고선 현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조금 전과 다르게, 그의 눈은 확실히 흐리멍덩했던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탁함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내가 자란 마을에서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슬픔과 침묵으로 떠나 보내는 것보다는 음악과 춤으로 그를 보내는 제례가 열리곤 했다. 그리고 슈테판이 말하기론, 자신의 가문 또한 그런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들었다."

"그건 저는 모르는 이야깁니다."

"그렇군. 바다건너 온 검은 머리 사람들의 후손이라 하여도 모두가 똑같은 생활을 해온 것은 아닐 테니."


물론 현우는 알 턱이 없었다. 그런 것들을 알려줄 이는 허구한 날 집을 버려두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인생을 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어찌되었든 말입니다. 추모란 건 그래도 죽은 사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하는 게 아닌가요? 어째서 저를 선택한 겁니까?"

"그건..."

"제가, 제 손으로 직접 슈테판의 목숨을 거둬버린 제가 과연 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신 거라면 정말 크나큰 오산이라고 이 자리에서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현우의 감정이 고조됨과 동시에, 그의 주변에 일렁거리는 마나가 급속도로 유형화되었다.

더없이 날카로운 끝자락을 가진 날개가 현우의 어깻죽지에서 피어났다.

에블린 디어의 '형상 변환'의 마법을 부린 것도 아닌데, 이미 그의 날개는 수없이 벼려낸 장인의 무기처럼 그 날이 너무도 매서웠다.


"그래, 물론 내 제자이자 마탑의 장로였던 슈테판 리는 용서할 수 없는 죄인이다. 그리고 너는 그에게 피해를 입었던 자들 중 한 명이다."

"그래서..."

"그렇기에,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자격 또한 너에게 있다.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마지막에 너는 분명히 슈테판을 용서한다 해주었지."


자신을 운명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음을 대가로 하여 불러낸 정화의 비.

슈테판이 말한 '업' 자체를 경감시켜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불꽃의 심지를 꺼트린, 현우의 바람이 몰고 온 결과였다.

그리고 그 근원은 슈테판에 대한 용서, 오직 슈테판에게 당한 자만이 행할 수 있는 가장 크나큰 선택이었다.


"이번 한번만 더, 그를 용서하고 완전히 떠나 보내는데 동참해줄 수는 없나?"

"사실을 말해드리죠. 슈테판은 이런다고 해서 절대로 천국이나 다른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없다는 것을요."


'이면의 별'에 속한, 혹은 속했던 이들을 제외한다면, 날개의 마법사 장현우는 그 어떤 누구보다도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마드라드에 입학하자마자 당했던 에블린 디어와의 충돌, 그리고 제니퍼에게 당했던 납치.

이오니아의 항구도시 미네바에서 있었던 엘라인과의 만남과 역병과의 사투.

기사의 도시 루고에서 있었던 캐서린과의 만남.

바람의 마탑을 손에 넣으려 했던 슈테판 리의 음모를 저지한 것과 그를 처단한 것까지.

한두 번도 아니고 이미 수 번을 부딪히며 그들의 세태를 어느 정도 깨달은 데다가, 이번의 대륙 마법 학회 또한 '이면의 별'의 입김이 어느 정도 서려있음을 확인하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에블린은 현우와의 비밀 과외에서 많은 것들을 털어놓았다. 그들이 모시던 신 이자나드가 그녀의 육신을 그릇으로 삼아 강림하려 들었을 때, 그녀의 정신과 심상세계에서 조롱조로 말했던 사실까지도 모두.

그렇기에 현우는 니암에게 확신에 찬 말투로 슈테판에게 남은, 혹은 이미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미래에 대해 말할 수 있었다.


"슈테판의 영혼은 그가 모시던, 아니 거래하던 신에게 귀속될 겁니다. 어떤 거래가 오고 갔는지는 몰라도, 분명히 어떠한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는 평생 이자나드라는 신에게 희롱당할 겁니다."

"...그렇군. 잘 알겠네."

"그런데도 불구하고 콜 탑주님께서는 꼭 그걸 하셔야 합니까? 그건 순전히 자기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결코..."

"모르지 않네. 허나 장현우, 그대가 차마 거부감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이건 어떤가. 나를 위해서 같이 동참해줄 수는 없는가?"


마탑의 수장을 위하여.

그가 명령을 내린다면 현우로서는 딱히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 명령이라면 말이다. 스스로가 속해있는 마탑과 대학의 권위를 깎아 내릴 필요는 딱히 없다 생각한 결과에서 비롯된 판단이었다.

하지만 니암은 명령조가 아닌, 부탁과 청원에 가까운 어투로 현우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탑주님."

"장, 너는 여태껏 내게 대한 호칭을 탑주님으로 정리했더군. 나쁘지 않은 명칭이긴 하지. 하지만 루크에 대해서는 말이 달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건 어디서 들은 이야기입니까."

"이미 루크가 네 스승이 아니란 건 나 또한 알고 있는 사실. 그리고 너는 루크를 같은 스승님을 모신 사형으로 대해주었다. 하지만 내게는 왜 그렇지 않는 걸까."


현우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자기도 모르게 코를 씰룩거렸다.

겨우 그런 이유로, 이런 밤이 깊어가는 새벽에 사방에 불을 질러놓고 자기를 이 자리에 못박아둔 것인가?


"단지 그런 대우를 받고 싶으셔서 말씀하시는 겁니까? 하! 정말 뭐라 해야 할지..."

"네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아라. 그 행동이 슈테판과 있었던 일 때문에 네 스스로 나를 피하려는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는지. 네가 말했던 그런 대우, 결국 그런 사소할지도 모르는 것 때문에 너는 나를 피하고 있지."


쿵!

현우의 마음에 무거운 쇳덩이가 내려앉는 소리였다.

한층 더 무거워지며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니암은 다시 한번 현우의 결심을 뒤바꿀 말을 입에 담았다.


"망자를 떠나 보내는 것은 내게도, 그리고 네게도 필요한 일이겠지. 그렇게나 슈테판 리의 그림자가 네게 남아있는 이상, 과연 그를 완전히 용서했다 너는 네 자신에게 말할 수 있나?"


핵심을 찔렸다. 애써 눈웃음을 지어보지만 떨리는 입술 주변의 근육은 쉽사리 현우에게 미소를 허용하지 않았다.

몇 번의 노력 끝에서야 현우는 입술을 달싹이며 겨우 그에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만약 제가 탑주님에게 도움을 드린다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려고요?"


무슨 춤인지도 모르는데 어찌 되었든 춤이라도 춰야 하냐며 비아냥거리는 현우의 말에, 니암은 스태프를 자신의 앞에 들어올리며 이를 받았다.


"마법사에게는 마법사로서의 법도가 있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인데요. 제가 만났던 그 어떤 이들도 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그럴 지도. 하지만 내게 협력해주기로 너는 약속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마땅히 따라와주길 바란다."

"예, 예."


니암은 스태프를 땅에 박은 채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에게서 퍼져나가는 붉은 파동은 주변의 마나를 물들이며 끊임없이 불꽃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법사의 춤은 그 역시 마법으로 귀결된다. 더없이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광경을 구현함으로써, 덧없이 스러진 한 마법사를 완전히 보내는 것. 그게 고대로부터 전해지던, 이제는 아는 이들이 없는 사문(死文)에 가까운 규약이지."

"제가 그 마법들에 한 팔을 보태면 되는 겁니까."


현우의 물음에 니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루크와 다른 점이 많다. 그는 냉기와 바람을 다루고, 나는 불꽃과 바람을 다루지. 그는 조금 더 냉철한 면이 없지 않은 데, 나는 아직까지도 죽어버린 제자 녀석을 잊지 못해 이렇게 미친 듯이 막내 사제를 부여잡고 있으니 말이야."

"그만 하시죠. 스스로를 더욱 상처 입힐 뿐이에요."

"하지만 재미있게도 비슷한 게 하나 있지. 루크의 비기가 서리 늑대를 부르는 것처럼, 나 또한 마나로 이루어진 환영을 다룬다는 거지. 마침 적절한 마법이 하나 있어, 그것으로 시작해볼까 한다."


니암은 불꽃의 벽을 스태프로 그었다.

그 즉시 잘라지는 화염의 자락은 마나로 환원되며 자잘한 불티들만을 남겼다.

수를 셀 수 없이 그저 많다고 밖에 말을 잇지 못하는 정도로, 이제는 거대하다는 표현을 써야 할만큼 불어난 불씨의 무리는 니암이 불러낸 바람의 결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노란색, 주황색, 그리고 백색에 이르기까지.

꽤나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불씨의 향연은 니암의 주문이 끝나자 그 빛을 더욱 맹렬히 내뿜었다.


"자, 제례의 시작은 반딧불이의 춤(Dance of firefly)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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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237화. 이스윈의 그녀는 울부짖노라(1) 20.05.28 28 0 14쪽
236 236화. 상견(2) 20.05.27 31 0 14쪽
235 235화. 상견(1) 20.05.26 29 0 14쪽
234 234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3) 20.05.22 28 0 13쪽
233 233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2) 20.05.21 26 0 13쪽
232 232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1) +3 20.05.20 30 0 14쪽
231 231화. 마이-아우카흐티 20.05.19 25 0 14쪽
230 230화. 탐닉의 뿌리(4) 20.05.18 24 0 13쪽
229 229화. 탐닉의 뿌리(3) 20.05.15 30 0 14쪽
228 228화. 탐닉의 뿌리(2) 20.05.14 27 0 13쪽
227 227화. 탐닉의 뿌리(1) 20.05.13 27 0 14쪽
226 226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3) 20.05.12 28 0 13쪽
225 225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2) 20.05.11 29 0 14쪽
224 224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1) 20.05.08 25 0 14쪽
223 223화. 불과 달의 윤무(4) 20.05.06 26 0 14쪽
» 222화. 불과 달의 윤무(3) 20.05.05 30 0 14쪽
221 221화. 불과 달의 윤무(2) 20.05.04 27 0 14쪽
220 220화. 불과 달의 윤무(1) 20.05.01 30 0 14쪽
219 219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4) 20.04.30 30 0 14쪽
218 218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3) 20.04.29 3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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