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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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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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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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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28화. 탐닉의 뿌리(2)

DUMMY

휙!

도끼를 휘두르는 건 요령이 필요한 법이다.

무게 중심이 도끼자루가 아니라 저 단단한 무쇠 쪽에 쏠려있어, 자칫 잘못했다간 발을 헛디딜 수 있기 때문에 꽤나 많은 연습이 요구된다.

도끼를 휘두른 다음은 또 어떤가. 단단한 나무의 결을 단번에 쪼개기 위해 날카롭게 갈린 도끼의 날은 가죽신발 정도는 가볍게 찢고 발등 역시 쪼개버릴 수 있을 정도로 위험했다.

결국 도끼질이란 숙달된 요령과 이를 지탱하는 강력한 육체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함부로 시도할 수 없는 행위였다.


휙, 휙!


"누나! 누나, 미쳤어?"


그렇기 때문에,


"아오! 왜 저 주머니는 끊어지질 않는 건데!"

"누나!"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런 말 하는 게 실례라는 건 알지만... 단단히 미쳤다고, 저건!"


현우에게 도끼를 휘두르며 표홀히 발걸음을 내딛는 엘프 소녀는 도끼질에 숙련된, 어찌 보면 수십 년간 나무만 패던 유능한 나무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선으로, 그리고 다시 횡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때로는 가벼운 타지(Targe) 정도 크기의 실드를 구현하여 도끼를 막아내는 마법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도끼(Hatchet)가 아니다.

길게 자루가 나있어 큰 나무를 두 개 내지 네 조각으로 쪼갤 때 쓰는 그런 큰 도끼였다.

처음과 다르게 검을 사용하는 것마냥 한 손만으로는 제대로 휘두를 수 없어, 라헬 역시 전력을 다해 현우를 쪼개려 할 때는 두 손으로 도끼를 집었지만, 햇빛에 반짝이는 도끼 날의 날카로움은 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누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겠어요, 어서!"


마법사의 단호한 말에 레인은 멀찍이 라헬에게서 물러섰다.

캉! 현우가 펼쳐낸 실드에 라헬이 휘두른 도끼가 튕겨졌다.

강해진 마력은 별다른 주문 없이 이름만으로 펼쳐낸 마법에도 영향을 주었다.

엄연히 병기로도 인정받는 도끼임에도 불구하고, 오라가 실리지 않은 도끼의 일격은 방벽을 뚫고 마법사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다.

더욱이 상대는 기사도 아닐 뿐더러 그저 평범한 엘리안의 엘프들 중 한 명이지 않는가.


허나 놀랍게도, 엘프 소녀는 튕겨진 도끼에 몸을 실어 그대로 한 바퀴를 돌며 땅에 착지했다.

아무리 보아도, 일반 농부라고 보기엔 너무나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젠장! 마법사였다니!"

"...그 말은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라고요. 레인, 당신의 누나 이름은?"

"라헬, 라헬 누나야."


처음 본 사이에게 이렇게나 깊은 적개심을 품을 수 있을까.

심지어 조금 전에는 자신의 동생에게마저 도끼를 휘두르려 했던 그녀였다.

물론 현우와 같이 있었기 때문에 공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며, 그와 떨어진 지금에는 레인을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추론이 맞아떨어지긴 하지만.


"라헬, 당신의 목적은 이 주머니겠죠?"

"그래, 맞아. 레인 녀석이 집을 나갈 때 절반을 들고 가서 말이야!"

"...분명 자기도 적게 가지고 있다며 제게 이야기하지 않았었나요?"


날개의 마법사는 자신의 누나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는 소년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레인은 자기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답을 회피했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쉰 현우는 다시 공격을 준비하는 레인의 누나를 향해 말머리를 돌렸다.


"당신은 이게 뭔지 알고 있습니까?"

"글쎄, 하지만 내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들 중 하나야. 그리고 그건 절대로 너 같은 인간에게는 너무나 아까운 것."

"어차피 그쪽이나 나나 다 같은 인간 아니었나요."


현우는 푸르르 입을 떨며 앞머리를 휙 불었다.

위로 솟았다가 다시 내려앉은 머리카락을 옆으로 빗겨 넘기며, 그는 한 가지 계산한 바를 입으로 읊었다.


"제 경우도 마찬가지였죠. 분명히 그 나무 뿌리는 강력한, 아주 강력하기 짝이 없는 고밀도의 마나를 품고 있었어요. 그게 라헬, 당신에게도 적용이 되었다면."

"그래서 우리 누나가 뭐!"

"지금의 저 행태가 가능할지도 모른단 이야기죠. 모종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셈이라면... 이크!"


어디에 숨겨둔 것인지 라헬은 현우가 익히 보았던 나무 뿌리를 입에 가져가 마구잡이로 씹어댔다.

그 결과는 명확했다. 연두색 마나가 응집된 도끼의 날은 전보다 더 날카로웠고, 이제는 단순히 반사적인 반응으로 펼쳐내던 실드 정도로는 그녀의 도끼를 막기가 버거워 보였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라헬의 마력은 그 전보다 한 단계 더 증폭되었다.

현우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인했다. 압도적으로 풍부히 들어찬 마력을 바탕으로, 지금 저 엘프 소녀는 일시적으로 각성 상태에 돌입했다는 것을.


"야, 장. 혹시 우리 누나를 되돌릴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왜요. 되돌리면 잠이라도 재워 주시려고요?"


딴에는 지금의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고개를 돌린 순간 현우는 자각했다. 이번에는 자기가 좀 지나쳤다는 것을.

그가 본 레인의 눈망울엔 촉촉함이 가득했다. 곧 흘러내릴 것만 같이 흐려지는 눈빛과 더불어, 눈물샘에 고이는 액체가 볼과 코 사이의 길을 닦는다.

코마저 찡해졌는지 붉은 머리카락의 소년은 자신의 머리카락처럼 붉어진 눈을 비비며 말했다.


"겨우 그것만이라면 좋아."

"네?"

"우리 집에서 재워줄게. 그러니까 누나를 살려줘. 나한텐 이 나무 뿌리보다도 더 소중한 누나니까. 여기서 누나마저 잃어버리면 나는 혼자 이 집을 지킬 자신이 없어."


그 순간, 라헬은 괴성과 함께 도끼를 휘두르며 다시 현우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날개의 마법사는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이 광경을 본 레인은 현우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했으나, 정작 마법사는 이미 라헬은 안중에도 없는 듯 여전히 레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여기서 싫다고 하면 어쩔 건데요?."

"어, 어... 어. 그렇다면은..."

"거짓말이에요. 크흑, 크흐흐."

"장!"

"이래서 에릭 형이 나를 가지고 놀려먹은 거로구나. 재미있긴 하네."


날개의 마법사는 자신의 이명을 뽐냈다.

그의 눈이 감겼다가 부릅떠진 순간, 그의 날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마나 윙, 지금은 새를 닮은 날개가 더 적절하지."


마법사로서 관조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진 이상 현우는 그전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마법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한 우연과 기적의 일치로만 알았던, 나비의 날개를 피워내는 것과 기존의 마력유형화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 첫 번째 각성이었다.


카강!


연두색 마나가 듬뿍 담겼던 도끼는 가벼운 충돌 소리만 난 채로 마법사의 날개에 막혔다.

마력의 밀도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이미 충분한 질량을 가진 유형의 것으로 거듭난 현우의 날개는 오라를 끌어올린 검사의 일검이 아니라면 상처도 주지 못할 만큼 강화되어있었다.


마법사의 의지를 받은 날개가 가볍게 도끼를 튕겨내고, 그 사이 다른 날개에서 뿜어지는 깃털 세례가 도끼를 잡은 라헬의 손을 저격했다.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손에 부상을 입힐 수도 있었지만 현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되지, 안 돼. 나를 재워줄 중요한 분이신데 말이야."

"장!"

"걱정 말아요. 당신의 누나 라헬에게 폐를 끼치진 않을 테니까. 지금은 그저..."


연두색 마력이 흩어진 도끼가 저 하늘로 멀찍이 날아가 밭의 중간에 푹 꽂혔다.

이제 라헬에게 남은 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현우를 찢어 죽일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으르렁거리는 것이 꼭 짐승을 보는 듯 하여, 마법사는 조금 불쾌해졌는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간단한 제압만 필요할 뿐입니다, 지금은."

"죽어!"


현우는 지금이라면 펼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 동안 틈틈이 개발에 개선을 거듭하여 마침내 그 결실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름이 바뀌어진 것은 아니나, 마법을 펼치는 마법사의 능력이 훨씬 출중해진 마당에 구태여 훤히 보이는 단점을 가진 마법을 계속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오래 전 마드라드에서 있었던 교류제 당시의 결투에서부터였다.

현우가 아직 날개의 마법사라는 이명을 얻기도 전, 그가 펼쳐냈던 바람의 감옥을 카인 하인츠는 결국 뚫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지금과 그 당시의 현우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마력과 경험, 그 모든 것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카인 하인츠 또한 제대로 된 기사가 아니었다.

그는 아직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정식 서임을 받지 못한 수련생에 지나지 않은 루고의 학생이다.

카인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나, 이제 현우가 상대해야 할 적들은 카인처럼 아직 불완전한 수준의 실력을 넘어, 그 어느 나라에 간다 한들 실력자의 위치에 설 능력을 가진 이들 투성이였다.


'한번 뚫린 마법은 다시 한번 뚫리게 되어있다.'


그렇기에 마법의 주문에 함부로 '절대', '무적'이나 '필사'와 같은, 한 번 깨져버리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유리와 같은 조건들을 피하는 것이 거의 법칙으로 지정되어있지 않나.


"자유로운 바람이여, 때로는 적을 옭아매는 그 무엇보다도 강한 수단이 되리니."


그럼에도 현우는 감히 주문에 '그런 것들'을 넣었다.

믿음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자신의 마법에 대한 '신뢰'이기도 했고.

구체적인 형태 또한 이미 생각해둔 것이 있었다.

친애하는(그래야만 에릭이 흔쾌히 허락하므로) 에릭의 비전 중 하나에서 모방해낸 그것.


"풍압세."


현우의 주문에서 뿜어지는 바람의 사슬이, 날뛰려는 라헬의 몸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제압했다.


* * *


똑똑.


"문을 두 번 두드리는 자가 아직도 있군. 나는 분명 세 번 두드려달라 이미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을 텐데."


마을의 수장인 갈란드는 투덜거리며 문을 열었다. 붉은 머리카락의 소년이 보였다.


"웬일로 불렀느냐, 레인. 또 요전번처럼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레인이 아니라 이쪽입니다, 당신에게 볼 일이 있는 사람은."


처음 들어본 목소리가 들려 그는 본능적으로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나 그 시도는 문과 벽 사이의 틈에 파고든 손에 의해 간단히 제지되었다.


"무언가 켕기는 것이 있는가 보죠?"

"저리 꺼지게!"


갈란드는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한 힘을 전부 써가며 어떻게든 문을 원래대로 돌려 놓으려 했다. 틈 사이에 낀 현우의 손은 아랑곳하지 않고서 말이다.

하기야 자기가 위험에 처했는데 눈에 보이는 것이 있을 리가 없다.


"저는 싸우려 온 게 아니니까."

"그걸 어떻게 믿나!"

"조용히 하죠, 우리. 문짝을 뜯어내버리기 전에."


갈란다는 우연히 문과 벽 사이의 틈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람의 것임이 분명한 손의 주변으로 웅대한 마력이 맺히는 것이 선했다.

위험한 자다. 그리고 그런 자가 지금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 갈란드의 심장은 마치 마수림의 괴수를 눈 앞에서 목도한 것마냥 빠르게 뛰었다.


"뭐, 뭘 원하는 건가!"

"아뇨. 그냥 들어가서 이야기나 하고 싶을 뿐인데요."

"...들어오게."


쾅! 하고 문이 닫힌 뒤, 갈란드는 현우가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배정된 의자에 앉을 때까지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휙 돌려서는 만만한 상대에게 눈을 부라렸다. 눈총이 제법 매서운 데다가 소년 역시 완전히 떳떳하다고는 할 수가 없어서, 레인은 가만히 고개를 숙이며 숨을 죽였다.


"애먼 사람 다 잡게 생겼네요, 수장님. 촌장님이라고 불러드리면 될까요?"

"갈란드일세. 이 마을의 수장을 맡고 있지. 보시다시피 엘리안의 수많은 잎들 중 하나네. 이 마을에 자네에게 줄 것은 남아있지 않네. 다들 농사나 근처 숲들의 열매 등을 따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자들 뿐이니."

"제가 그런 남의 것을 빼앗는 도적처럼 보이십니까?"


현우의 물음에 갈란드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힘이 있는 자는 무릇 그 힘을 과시하고 싶어하지. 자네가 내게 보여준 것에서 그대로 드러나지 않나."

"하하... 이거, 오해를 사게 되었네요."

"아니라면 말해보게. 그대가 누군지를."

"여기서 불쑥 꺼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밝히라니 밝히겠습니다."


현우는 품 속에서 증표를 꺼내 갈란드의 앞에 놓인 탁자에 던졌다.

팅- 소리와 함께 한 번 튕겨 오른 백금색의 메달을 이 엘프 노인은 똑똑히 보았다.

멀리 있는 숲의 나뭇잎마저 또렷이 볼 수 있는 축복을 타고난 일족의 노인은 곧이어 메달에 새겨진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선 입을 턱 벌렸다.


"자아, 자암만..."

"아셨습니까? 저는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지만 어르신께서는 충분히 읽으실 수 있으실 거라 보는데요."

"내게 시간을 주게."


침을 꿀꺽 삼키며 턱을 되돌린 갈란드는 거친 손으로 백금색의 메달을 집으며 눈에 그 문자를 담았다.


"그대가 어찌 엘리안의 가지들만이 가지고 있을 증표를 소유하고 있는가."


현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당연히 귀한 손님으로 초대받아서죠."


날개의 마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왕실 연회 당시 속성으로 배웠던 예법을 펼치며 입을 열었다.


"제 소개가 늦었군요. 라이카 님의 초대를 받고서, 여기 엘리안 공화국에 발을 들이게 된 마법사 장현우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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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237화. 이스윈의 그녀는 울부짖노라(1) 20.05.28 28 0 14쪽
236 236화. 상견(2) 20.05.27 31 0 14쪽
235 235화. 상견(1) 20.05.26 28 0 14쪽
234 234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3) 20.05.22 28 0 13쪽
233 233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2) 20.05.21 26 0 13쪽
232 232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1) +3 20.05.20 30 0 14쪽
231 231화. 마이-아우카흐티 20.05.19 25 0 14쪽
230 230화. 탐닉의 뿌리(4) 20.05.18 24 0 13쪽
229 229화. 탐닉의 뿌리(3) 20.05.15 30 0 14쪽
» 228화. 탐닉의 뿌리(2) 20.05.14 27 0 13쪽
227 227화. 탐닉의 뿌리(1) 20.05.13 27 0 14쪽
226 226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3) 20.05.12 28 0 13쪽
225 225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2) 20.05.11 29 0 14쪽
224 224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1) 20.05.08 25 0 14쪽
223 223화. 불과 달의 윤무(4) 20.05.06 26 0 14쪽
222 222화. 불과 달의 윤무(3) 20.05.05 29 0 14쪽
221 221화. 불과 달의 윤무(2) 20.05.04 27 0 14쪽
220 220화. 불과 달의 윤무(1) 20.05.01 30 0 14쪽
219 219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4) 20.04.30 30 0 14쪽
218 218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3) 20.04.29 3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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