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연재수 :
276 회
조회수 :
21,491
추천수 :
410
글자수 :
1,705,606

작성
20.05.12 14:26
조회
28
추천
0
글자
13쪽

226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3)

DUMMY

"으, 으윽... 으악!"


단말마에 가까운 비명.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난 현우는 아직 침침한 눈을 연신 비벼댔다.

깨끗해진 시야에 비치는 것은 이미 죽어버린 모닥불과 계속 흘러내리는 비.

그들이 머무는 아름드리나무 아래는 잎과 잎 사이가 촘촘하여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일은 없었다만, 모닥불 쪽은 한차례 물줄기가 헤집어놓고 갔는지 축축해진 숯덩이만이 여기 불이 있었음을 말해주었다.

옆을 둘러보니 붉은 머리카락의 엘프 소년 또한 자신의 옆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으, 으읍!"


깃펜의 끝으로 위장을 지르는 것 같은 고통이 다시 현우를 엄습해왔다.

혹여 레인이 잠에서 깰까 몸통을 비틀며 고통을 참아보려는 그의 행동은, 폐부와 아랫배를 번갈아 가며 툭, 툭 건드리는 통증에 백기를 들었다.


"뭐, 뭐지... 분명히 고기나 비스킷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다시 한번 쿡쿡 안에서 뱃가죽을 찌르는 아픔이 현우에게 찾아왔다.

마치 안에서 바깥을 향해 발길질을 하는 것마냥 계속하여 자신을 때려잡는 고통에는 제아무리 고된 수련으로 강건한 육체를 자랑하는 기사라 할지언정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

별별 일을 겪는 와중에 고통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몸 안쪽에서 자신을 때리는 미지의 무언가는 색다르게 그를 압박해왔다.


"으으으... 으읍!"


날개의 마법사는 손으로 바닥을 긁으며 몸을 움직였다.

팔을 크게 뻗을 때마다 그의 입에서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기를 몇 차례, 현우는 자기 전 레인이 있던 모닥불까지 오는 데에 성공했다.

모닥불 근처에는 어제 그가 먹고 내버려둔 죽 찌꺼기가 남아있는 나무 그릇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잠을 자던 사이 내려 그릇에 고여있는 빗물은 죽과 섞여 희뿌옇게 변한 상태였다.

혹시 몰라 현우는 새끼손가락으로 죽과 뒤섞인 빗물을 콕 찍어 입에 대어보았다.


밍밍한 물의 맛과 그 끝에 감도는 곡물 특유의 꺼끌꺼끌한 뒷맛이 혀에 느껴졌다.

알싸하거나 느글거리는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볼 때, 결코 건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완전히 말린 육포와 빵 같은 것에 무슨 이상이 있을까. 어제 끓는 물에 그것들을 넣기 전에도 곰팡이가 슨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 찬찬히 살펴보며 아예 반으로 쪼개보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현우의 눈에는 전혀 곰팡이라던가 썩은 부분은 보이지 않았었기에, 그는 잘게 쪼갠 건량들을 물에 퐁당 넣었던 것이었다.


"그럼 뭐, 뭐가 문제인 거야!"


짧게 탄성을 내지른 현우는 한쪽 눈을 감은 채로 정신을 집중했다.

체내에 들어찬 마나를 순환시켜 고통을 억누르려 했다.

몸을 완벽히 관조할 수는 없어도, 대강 마력이 흐르는 길이 몸 어디어디에 위치해있으며 어디를 돌고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문제가 되는 곳은 위장 혹은 그 근처의 어딘가. 서둘러 흐르는 마나를 몸의 중심으로 이동시킴에 현우는 자신에게 가해지는 고통의 크기가 전보다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


"뭐, 잘못 먹었어?"

"어? 언제 일어나셨습니까."

"그쪽 소리가 너무 커서 나도 모르게. 뭐야, 아직 제대로 날이 밝으려면 멀었잖아."


어슴푸레한 밝기는 아직 제대로 아침이 찾아오려면 멀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곳은 빽빽하게 나무들이 우거진 데다가 도처에 높은 산들이 깔려있는 마수의 숲.

장애물이 없는 평원보다 당연히 이곳에서 태양을 마주할 기회가 적으리란 건 누구나 알 수 있으리라.


"이미 아침이 되었을 지도 모르... 윽!"

"많이 아파? 미안, 나는 별다른 도움이 못 되겠어. 누나처럼 정령과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라서."

"괜찮아요. 이건 제가, 끄응!"

"하, 아까워 죽겠는데."


또각. 무언가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린 뒤, 레인은 큰 선심 쓴다는 표정으로 현우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어제 보았던 것이었다, 말린 나무 뿌리.

레인의 눈 밑에 자리잡은 어두운 피로감과 비슷한 색깔의 그것.

분명 별로 가지고 있지 않다 했거늘, 거짓말이었는지 어제 그렇게 입에 질겅질겅 씹어놓고서도 몇 뿌리 정도는 숨겨두었던 것으로 보였다.


"자, 먹어."

"...이상한 건 아니죠?"

"싫으면 먹지 말던가. 이거만 먹으면 아픈 것도 금방 잊어버릴 수 있을 텐데."


일종의 진통 성분을 가진 나무뿌리인가. 현우는 약용식물학 수업 때 배운 것을 떠올렸다.

실제로도 몇몇 나무들의 뿌리나 껍질의 경우에는 충분히 약용으로 쓸 수 있을 농도의 진통 성분이 우러나지 않던가.

일례로 물이 많은 곳 등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버드나무의 껍질은 우리기만 해도 훌륭한 회복 포션의 베이스가 된다.

다만 지금 그들이 머무는 곳은 버드나무라고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제 미처 보지 못했는데, 저 나무를 그릇으로 쓴 거였어?"

"저게 문제가 됩니까?"

"저거, 나무 결 자체에 독성을 가지고 있는 나무라서 먹으면 심하게 배앓이를 하는 나무야. 불쏘시개로도 쓰지 않거든."

"그걸 알고 있으면 진작에 말해줄... 으윽!"


목 아래서부터 바닥을 긁는 듯한 거친 목소리가 현우의 입에서 토해졌다.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것을 보면 위로 토하거나 밑으로 싸거나 하지 않는 이상 도통 해결할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가방에 있을 회복 포션을 하나 따기만 하면 전부 해결될 일이었다.

학회에서 구매한 포션은 저잣거리에서 노상 마법사들이 판매하는 믿을 수 없는 저질의 회복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품질의 제작품인 데다가, 더욱이 이제는 현우와 제법 가까워진 니암이 직접 하나하나 눈과 마력으로 판별하여 골라준 것이었기에 지금의 고통도 단번에 말끔히 사라지게 할 수 있으리라.


허나 어째 현우는 그것을 쓰기 싫었다. 그건 막연하게 드는 추측이면서 예상에 불과했다.

분명히 저 포션이 언젠가 큰 도움을 줄 것이며, 즉 자신에게 포션을 써야만 하는 항거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오리란 예측.

그러나 나름대로의 근거는 있었다. 라이카 의장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으니까.


[어머니 나무께서 가로되, 내 어머니께서 나를 붙잡고 있는 검디 검은 덩굴과 간악한 입을 보고 말씀하셨다.]


엘프들이 모두 입을 모아 어머니라 숭배하는 나무, 그리고 그 어머니 나무의 어머니라 하면 현우로서는 단 하나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세계. 그 자가 정말..."


이미 현우는 세계에게 거래를 했었다. 자신의 운명을 걸겠노라고.

그렇기 때문에 운명의 수레바퀴는 현우를 이곳 엘리안으로 인도했다.

세계는 과연 그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자신의 딸 격인 어머니 나무를 구해달라는 것?

과연 그것이 일개 마법사의 작달막한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일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마법의 힘을 다루는 이라 하여도?


어찌되었든 그런 드높은 고난이 현우가 마주해야 할, 더불어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벽이라면, 회복 포션의 존재는 그의 목숨을 지탱해줄 구원의 동아줄이었다.

최대한 소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책이었다.

그것이 날개의 마법사의 계산이었고, 그가 아직까지도 가방에 온전히 보관되어 있는 포션의 유혹을 떨쳐내기 위해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고통을 참는 이유였다.


"좋아요. 그거라도 주세요."

"감사합니다는?"

"네?"

"누나가 그랬어. 남에게 도움을 받았으면 감사합니다 하는 거라고."

"...감사합니다."

"그래."


아주 귀중한 것을 주는 것이라며 레인은 현우의 입에 나무 뿌리를 물려주었다.

투덜거리는 것도 선후가 있는 법. 지금은 일단 고통을 덜어내는 게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할 일이었다.

마법사는 혀로 천천히, 검게 말라 비틀어진 나무 뿌리를 입 안으로 당기며 침을 묻혔다.

막연히 딱딱하기만 했던 목질의 뿌리가, 침과 함께 가해지는 어금니와 송곳니의 합작에 점차 연한 질감으로 탈바꿈한다.


"으음."


다소 만족스런 미소와 함께 현우의 입 안으로 달콤함이 퍼져나간다.

어째서 레인이 현우의 제안도 거절한 채 모닥불 앞에 앉아 질겅질겅 뿌리를 씹어댔는지 이제야 현우는 이해가 갔다.

달달한 것이 입에 들어가며 내뿜는 기운은 봄에 피어나는 아지랑이처럼 목을 지나 위장에 도달하였고, 한껏 들떠진 기분은 몇 번이고 할퀴어진 현우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손길이 되었다.


그러나 고통을 감경하여 현우를 배앓이로부터 구해준 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현우의 목으로 내려가는 이질적인 마나의 파도.

마법사는 자신의 몸으로 파고드는 마나의 진원이 어딘지를 파악하고 경악에 찬 눈빛을 지었다.


"무어야, 이거는!"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현우에게 또 다른 변화가 닥쳤다.

심상의 문이 활짝 열리고, 광활한 심상세계를 휘젓던 바람이 현우의 입안에서 씹혀지던 나무 뿌리에 반응하여 폭발적으로 그의 몸 속을 휘저었다.

이미 배앓이는 전혀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요동치는 마나의 통로가 이리저리 치이며 더욱 탄력적으로 변한다.

마법사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떠한 물약보다 지금 입에 물려있는 이 나무 뿌리 한 조각이 훨씬 더 많으면서, 더 농밀한 마력을 품고 있음을.

더군다나 그 맑음 또한 다른 것들에 견줄 바가 아니었다.

계곡을 타고 산에서 솟아오른 물처럼 맑은 것은 아니었으나, 으레 현우가 다뤄보았던 포션에 사용되는 마나의 탁한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온전했다.


"크흡!"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멀리 물러나!"


현우의 외침에 레인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선 슬슬 뒷걸음질을 쳤다.

어느새 마법사의 뒤쪽에 드리운 순백의 날개를 본 그는 쩍 입을 벌렸다.

마을에서만 틀어박혀 있다 이따금씩 마수림을 왔다 갔다 하는 정도에 불과했던 레인의 삶에서, 지금의 광경은 너무나 아름답고, 또 놀랍기 짝이 없었다.


"진정해라, 진정해! 진정하라고!"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현우는 날개를 활짝 펼쳤다.

일시에 뼈대에서 떨어져나가는 하얀 깃털들, 그러나 하얀 조각 무리는 땅으로 소복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다.

깃털에 달린 한 올, 한 올의 실이 낱낱이 흩어진다. 뿌연 실들의 구름이 마법사를 둘러싼다.


그리고 그 고치가 갈라지는 순간, 인분(鱗粉)가루가 휘날리며 날개의 마법사는 슈테판의 마지막을 함께한 날개를 찬란히 펼쳤다.

마치 진주층(Nacre, 조개껍데기 안쪽에 있는 광택이 나는 부분)을 얇게 썰어놓은 것마냥 말간 새벽녘의 빛을 산란하는 마법사의 날개는, 반대편이 비쳐 보이는 얇은 막질로 이루어져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가벼워 보였다.


고치 안에서 느껴지던 검은 손길 또한 휘날리는 가루와 돌풍에 모습을 감춘 지 오래였다.

음습하게 땅 위를 기어 마법사를 노리던 모종의 마력은 씻겨 내려갔고, 폐부를 찌르던 배앓이 역시 현우를 떠나가 어디론가 사라진 덕분일까.

현우는 최근 그 어느 때보다도 상쾌한 표정을 지으며 레인을 쳐다보았다.


"어, 어라."


사방으로 퍼져나가던 빛무리의 파동이 레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간 뒤, 레인에게도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눈 밑에 뿌리를 내리던 검은 자태는 원래부터 없었다는 듯 말끔히 사라졌다.

그 역시 지금의 사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어벙한 태도로 현우를 바라보았다.


"저기..."

"저기..."

"먼저 말해. 장...이라고 했던가?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져서 뭔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으니."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레인을 쳐다본 현우는 무언가 변했음을 눈치챘다.

하지만 이를 밝히는 것보다도 먼저, 그는 이 빨간 머리의 소년에게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 나무 뿌리, 직접 구한 겁니까?"

"나무 뿌리?"

"아니지, 분명히 상인에게 샀다고 했지. 내 정신 좀 보게, 이미 그가 말한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고개를 뒤흔들며 생각을 정리한 마법사는 다시 조곤조곤히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주머니에 있을 말린 나무 뿌리, 혹시 기억나는 게 있어요?"

"아, 이거? 마을에 이따금씩 들르던 드워프 상인이 주고 간 거야. 보기엔 이렇게 생겼어도 정말 소중해. 아무튼 그런 느낌이 들어."

"느낌?"


필시 그 숨겨져 있던 마력의 흔적에 마음이 이끌린 것이라. 현우는 그런 판단을 내렸다.

그토록 작은 조각을 입에 물고 씹었음에도 그는 마법사로서 가지는 지각의 지평선을 한 단계 확장했다. 가히 성물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그런 지고의 보물이 변방 마을의 일개 엘프에게 들려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거기에 변화를 겪던 와중, 마법사의 몸에 모종의 영향을 끼치려 했던 음습한 손길을 현우는 잊지 않았다.


진한 음모의 냄새가 흘렀다. 하지만 여기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을 종류의 것이었다.

결국 호기심을 해결할 수단은 단 하나.


"슬슬 날도 꽤 밝아지고, 비도 그쳤으니까. 레인, 당신이 사는 마을에 나를 데려다 주겠어요?"


드워프 상인이 들렀다는 그의 마을에 발걸음을 향하는 수 밖에 없으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7 237화. 이스윈의 그녀는 울부짖노라(1) 20.05.28 28 0 14쪽
236 236화. 상견(2) 20.05.27 31 0 14쪽
235 235화. 상견(1) 20.05.26 29 0 14쪽
234 234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3) 20.05.22 28 0 13쪽
233 233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2) 20.05.21 26 0 13쪽
232 232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1) +3 20.05.20 30 0 14쪽
231 231화. 마이-아우카흐티 20.05.19 25 0 14쪽
230 230화. 탐닉의 뿌리(4) 20.05.18 24 0 13쪽
229 229화. 탐닉의 뿌리(3) 20.05.15 30 0 14쪽
228 228화. 탐닉의 뿌리(2) 20.05.14 27 0 13쪽
227 227화. 탐닉의 뿌리(1) 20.05.13 27 0 14쪽
» 226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3) 20.05.12 29 0 13쪽
225 225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2) 20.05.11 29 0 14쪽
224 224화. 여기가 엘리안은 맞는 거지?(1) 20.05.08 25 0 14쪽
223 223화. 불과 달의 윤무(4) 20.05.06 27 0 14쪽
222 222화. 불과 달의 윤무(3) 20.05.05 30 0 14쪽
221 221화. 불과 달의 윤무(2) 20.05.04 27 0 14쪽
220 220화. 불과 달의 윤무(1) 20.05.01 31 0 14쪽
219 219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4) 20.04.30 30 0 14쪽
218 218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3) 20.04.29 33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